돌연변이 캄무알트 - 2
"그런데 우리 언제까지 이렇게 도망치고 있어야 하지!"
"저놈이 안 쫓아오면 안 도망쳐도 되겠지!"
"언제 안 쫓아오는데!"
"지금."
"엥?"
아이시스는 지금 안 쫓아오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 얼 빠진 소리를 냈지만 사실 원래부터 쿵-이라는 소리가 들리지 않고 있기는 했었다. 단지 너무 뛰는 것에만 열중해서 모르고 있었을 뿐. 그리고 굳이 뛸 필요도 없었지만 말이다.
뒤를 돌아보니 앨리아스는 이미 멈춰있었던 듯, 조금 멀리에 나무 위쪽에 서있었다.
알려주지도 않고 혼자 나무에 올라가 있다는 것이 비겁하기는 했지만 앨리아스로서는 아무래도 소리를 내면 다시 신경 쓸 것 같아서 조용히 있었던 건데···. 그래도 캄무알트가 신경을 쓰지 않으니 상관은 없다.
"왜 안 쫓아오는 거지?"
앨리아스 옆쪽으로 와서 물어보니 답하기를.
"그야 저거 먹고 있잖아."
"응?"
고개를 돌린 아이시스는 캄무알트가 자신들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오크를 먹는 것에만 열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왠지 도망친 것이 무색해지는 광경···이었다.
"저 놈 뭐야···. 난 맛 없어 보인다, 이거야? 어쨌든, 그래서 그 마을 놈들도 살아남은 건가?"
"그런 거겠지···. 단순한 녀석이네···. 에휴···."
"아무튼 그러면 잡기 딱 좋지 않나?"
"그렇겠지. 대충 간단한 거 하나 날려봐. 얼마나 쎈지 알아야 뭘 하든 말든 하지."
"그냥 큰 거 하나 날리면 될 것을···. 그래 아무튼 [바람 칼날]!"
아이시스가 언제 꺼낸 것인지 모를 지팡이를 꺼내 들어서는 바람의 칼날을 내보냈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바람의 칼날이 예전처럼 작지 않고 좀 더 커다랗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무래도 들고 있는 세가트리 지팡이의 위력 증가 효과를 시각적으로 보여준 것 같았다.
"우와···. 저렇게 커질 줄이야···. 역시 지팡이는 위대해!"
"뭔 소리를 하는 거지···. 아무튼···."
-팍!
앨리아스가 말을 하던 도중 바람 칼날이 캄무알트에 맞은 것 같았지만···. 이상하게도 찢기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팍! 소리가 났다.
"엥···.?"
"뭐지···.?"
궁금증을 표하는 둘이었지만, 결과는 바로 나타났다.
놀랍게도 캄무알트는 거의 데미지를 입지 않은 모습이었다. 거기다가 이상한 노란빛의 막까지 몸 주변에 두르고 있어서 돌연변이 중에 돌연변이 같았다. 안 그래도 거대한 캄무알트가 노란색의 막까지 두르고 있으니, 이런 것이 돌연변이가 아니라면 무엇이 돌연변이겠는가.
"그러고보니 캄무알트 저거 원래 노란색이었나? 이상한데?"
"그러게, 저거 막 보니까 생각난건데 캄무알트 원래 검은색이잖아. 물론 멧돼지처럼 생긴건 여전하지만···."
아직까지 묘사를 하지는 않았지만 사실 캄무알트는 원래 검은색의 멧돼지다. 조금 더자세하게 알려주자면 다 자란 제주도산 흑돼지와 비슷한 크기의 멧돼지였는데, 거대 캄무알트는 노란빛이 도는 하마 수준의 크기를 자랑하는 거대한 놈이었다.
"그보다, 저 막은 또 뭐지···."
"공격하다보면 부서지지 않을까?"
"그 주민 놈들은 왜 저런건 말 안한거야···."
"애초에 가까이 다가갈 시도를 했었겠냐···. 생각좀 하고 살아라. 애초에 다가가서 공격 한다고 통할 상대도 아닌 게 뻔하잖아. 그러니 다들 소리가 들리자마자 도망친 거겠지. 그럼 자연스럽게 저런 막의 존재도 몰랐을 테고."
"나도 생각은 많이 하거든!"
"그래, 그래."
몬스터를 앞에 두고서 뭔 짓거리를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중요한 점은 저 노란빛이 도는 막이었다. 저 막을 어떻게 먼저 해야 공격을 했을 때 데미지가 들어갈 것 같았는데···.
"끙···. 큰 거 날리면 또 여기 숲 파괴될 거 아니야···. 그러면 바람 칼날이나 연사 해야 할까···나?"
"그러든가."
"좋아... [바람 칼날]! [바람 칼날]! [바람 칼날]! [바람 칼날]! [바람 칼날]! [바람 칼날]! [바람 칼날]! [바람 칼날]! [바람 칼날]!"
"9개나 쐈네···. 이 정도면 되겠지? 어디 보자···."
-팍! 팍! 팍! 파바바···. 펑! 펑! 펑! 펑! 펑!
3개까지는 막아낸 것 같았지만 4번째에서는 막이 옅어지더니 사라졌고, 5번째 칼날 부터는 그냥 맞아댔다. 경쾌한 소리를 내면서 베인 멧돼지···가 아니라 캄무알트는 꾸애애액-이라는 돼지 같은 소리를 내더니 쓰러졌다. 어째서 바람 칼날에 맞았으면서 펑-이라는 효과음이 난 건지 매우 의문스럽지만 그 점은 넘어가도록 하자.
-쾅!
"오옷···. 죽은 건가?"
"음? 잠깐만 뭔가 이상한데?"
앨리아스가 경고를 하자마자 캄무알트의 시체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번쩍!
캄무알트의 시체에서 눈이 멀정도로 환한 빛이 나더니 금방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다시 빛이 사라지고 나서 확인해보니, 달라진 것은 거의 없었다.
"뭐야? 뭔 일이 일어난 거지? 그런데··· 숲이···."
너무나도 환한 빛 때문에 열기를 느낀 것인지 주변의 나무와 풀들이 까맣게 타있었다. 그건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은 했지만 앨리아스는 그렇지 않나 보다.
-빠드득···
이를 가는 소리가 조금 들린 것 같았지만 일단은 무시하고 , 캄무알트를 죽였다는 증거를 위해서 가죽을 벗겨내서 일단 챙겨두었다. 그 외에도 이것저것 챙기다 보니, 마정석으로 보이는 것을 찾을 수 있었다.
"그래! 이런 보스몹한테는 드랍 아이템이 있어야지! 상급은 되겠지?"
"뭔 소린지···."
"[관찰]!"
옆에서 들리는 앨리아스의 말은 무시하고 아이시스는 관찰을 사용해서 캄무알트가 떨어뜨린 마정석으로 보이는 돌의 정체를 확인해보았다.
[빛의 돌]
- 설명 : 빛을 머금고 있는 돌이다. 어디선가 캄무알트가 주워 먹고는 빛의 힘을 얻었지만, 원래는 그런 용도가 아니니 먹지는 말자. 캄무알트가 먹었었기 때문에 약간의 불순물이 섞여서 힘이 10% 정도 줄어든 상태다.
- 상태 : 현재 봉인 상태
- 봉인 해제 조건 : 마나를 불어넣는다. 소모 MP : 2400
"에···엥?! 마정석도 아니고 빛의 돌이라니 이건 또 뭐래?!"
- 작가의말
뭔지 알아맞추는 재미가 쏠쏠! 그냥 맞춰보세요! (맞추시면... 뭐 드려야 하나...? 예를 들면 하루에 6편을 올린다든가... 가능하기는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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