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꿈가득남 작품섬

대뜸 재벌집 아들이 되었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꿈가득남
작품등록일 :
2024.04.01 15:20
최근연재일 :
2024.04.09 11:5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8,339
추천수 :
222
글자수 :
47,242

작성
24.04.09 11:50
조회
583
추천
22
글자
11쪽

010.

DUMMY

10.




【아버지는 늘 말하셨다.


“이렇게 국가가 힘들어도 네 배가 부른 이유는 우리가 하지 못하는걸, 다른 사람이 하기 때문이야. 우리의 이익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내 이익을 포기하는 것도 이익일 때도 있는 법이란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는 인간관계를 중요하게 여기셨다. 또한, 이득만을 좇는 사람은 되지 말라고 하셨다.


“이 씨를 보거라. 그냥 이대로 두면 아무것도 아니게 되지. 하지만 말이다. 이 씨를 네가 잘 키워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한다면. 이땐 어떨까?”

“누군가에 팔 수 있으니, 가치가 있겠죠?”

“그렇지. 인간관계도 그렇고 네가 말하는 신입도 마찬가지야. 그들은 아직 씨란다. 땅에 심기만 해서 싹이 나는 게 아니야. 해도 보고, 물도 주고,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해 줘야 튼튼하게 자라 맛있는 열매를 맺는 법이지. 그런 시간과 노력 없이 어떻게 좋은 사람을 구별하는 게냐?”

“음.”

“천재를 찾기보다 네가 그들을 전문가로 만들어 네 회사에 맞는 이를 키워라. 그들이 성장하면 천재보다 믿고 맡길 너의 전우가 되어 줄 거다.”】


증조할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나누던 기억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사람을 경영하라.’


류지열의 기억을 되새기며 참된 미림인(美林人)을 떠올려 봤다.


‘내가 너무 생각이 없었구나.’


타인의 기억을 가져와 경험으로 만든다고 한들, 누구의 기억을 전달받고 성장하느냐에 따라 생각의 방향성이 갈린다.

그동안 자신이 전달받은 기억에는 ‘사람’은 있었어도 ‘동료’는 없었다.

모두 ‘이익 관계’에 얽혀 손해 보지 않는 법만을 공유했다.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제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러냐?”

“네, 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사람을 키우는 경영을 할게요. 그리고 그들을 꼭 제 편으로 만들게요.”

“좋구나, 좋아. 그래. 이 할아버지는 널 믿고 있으마.”


경영자는 기업의 사명과 목적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 직원과 가치관을 합치해 가는 과정을 거북하게 여겨선 안 된다.

기업의 방향은 경영인이 만들지만, 기업의 문화는 직원이 만든다.

문화는 회사가 움직이는 역할을 하며 기업의 분위기가 경직되는 걸 막아준다.

경직된 문화를 풀고 활기찬 기업을 만드는 것이 기업주의 역할이다.

오늘 류선율은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되면서 몇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기술이 없는 회사는 직원이 기술이다.

직원을 소중하게 여기는 기업은 어떤 기술보다 우위에 선다.

새로운 개념이 류선율의 정신에 똬리를 틀었다.




*




회장실에서 나오면서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됐다. 태어날 때부터 시작해 미림 건설에 입사하여 지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억들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내가 모든 걸 너무 당연하게 여겼구나.”


사람이 존댓말을 쓰는 것.

자신의 눈치를 보는 것.

이 밖에 다른 것들을 ‘난 기업 주인 자식이니까’로 합치며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당장 자신만 하더라도 자신보다 위에 있는 이를 볼 때면 눈치를 봤으니, 자연의 섭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잘못된 행동이었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적당한 눈치는 필요하나, 그렇다고 타인이 눈치를 보게 하는 건 좋지 않았다.

자신이 회장의 직계라고 눈치를 보며 편의를 봐주려는.


하권호 부장.

이현우 과장.

권종수 대리.

이나라 주임.


등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너무 바보였어. 그게 너무 당연한 건 줄 알았어. 내가 뭐라고.”


사무실로 내려가며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집안의 배경을 빼면 자신은 아무것도 없는 그저 일반인에 지나지 않았다.

그저 돈 걱정 없이 사는 정도가 다였다.

지금껏 살아온, 지금껏 해왔던 모든 행동을 반성했다.

문을 열고 사무실 안에 들어왔다.

종이와 잉크 냄새가 콧속으로 들어온다.

귓가로는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전화를 받는 소리.

종이를 넘기는 소리.

펜이 지나가는 소리 등등.

다양한 소리가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걸음을 옮겨 책상에 얼굴을 처박은 채 열심히 손을 움직이는 하권호 부장에게 다가갔다.


“부장님, 다녀왔습니다.”


전이었다면 바로 자리로 돌아갔을 테지만.

지금은 그때의 자신이 아니다.

하권호 부장에게 자신이 왔음을 먼저 알렸다.


“어, 왔어요? 별일은 없었지요?”

“예. 할... 회장님께 조언을 듣고 왔습니다. 회사 생활부터 시작해 조직문화에 대해서요.”


회장실에서 나눴던 얘기를 부장에게 알렸다.

부장은 팀에 장이다.

충분한 알 권리가 있었다.


“좋은 얘기를 듣고 왔나 보네요.”


하권호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류선율의 얘기에 호기심을 드러냈다.


“네, 회장님께서 부장님에게 많은 걸 배우라고 하셨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허리를 굽혀 진심을 담아 얘기했다.


“하하, 내가 뭐라고요. 나야 열심히 해주면 감사하지요. 들어가 보세요.”

“예.”


존댓말은 하지 말고 다른 직원처럼 똑같이 대우해 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당장 말한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다고 판단했다.

시간에 기대어 팀원들이 부담스럽지 않게끔 천천히 녹아들기로 했다.


“과장님, 다녀왔습니다.”


이후, 이현우 과장에게도 자신이 왔음을 알리고 권종수 대리, 이나라 주임을 거쳐 자리로 돌아왔다.

책상 위에 쌓인 서류를 바라봤다.

다른 직원들과 달리 자신의 자리에 있는 서류가 무척 적었다.

눈을 감고 서류의 기억을 읽었다.


【“선율 씨가 이걸 다 할 수 있을까? 업무 능력은 뛰어난데, 그래도, 이걸 다 시키는 건 좀 그렇겠지? 회장님 손자기도 하고.”


이나라는 서류를 책상 위에 올려놓으며 걱정한다.


“이건 내가 하자.”


책상의 올려둔 서류의 반을 이나라가 가져갔다.】


‘어쩐지 너무 적다 했어.’


자신의 책상 위에 올려진 서류에서 이나라의 책상 위에 올려진 서류 더미를 봤다.

다보탑이 피사의 사탑으로 변하는 과정이 시야로 잡혔다.

지금껏 자신이 편하게 일했던 이유.

거기에는 자신의 배경과 이나라의 희생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 참 내가 이기적으로 지냈구나.”


【“오늘은 일이 많아서 일찍 퇴근하기 힘들겠다. 병원은 내일 가는 게 좋겠다.”】


“바꾸자. 모든 걸 바꾸는 거야.”


병원을 뒤로 미루고 자신의 편의를 봐주려는 모습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본 업무를 뒷전으로 미루고 대표실, 회장실을 오가며 상당한 시간을 까먹었다.

이건 좋지 않았다.

그동안 까먹은 시간을 만회하기 위하여 집중해서 빠르게 업무를 소화했다.

여유를 부리는 건방진 자세를 지워나갔다.


“이 주임님, 제가 도울 일 없을까요?”


집중하니 생각보다 일을 빠르게 마무리 지어버렸다. 바로 이나라 곁으로 다가갔다.

그녀의 일을 덜어주고자 했다.


“어머, 벌써 다했어요?”

“예. 여기에 있는 거 좀 가져가면 될까요?”


옆으로 쓰러지기 직전인 서류 탑을 가리켰다.


“음, 이렇게 해봐요.”


이번에도 그녀는 류선율을 챙긴다고 적은 양의 서류를 건넸다.


“이건 좀 적은데요. 이만큼 가져갈게요.”


류선율은 그녀가 준 서류의 세 배에 해당하는 양을 집어 들었다.


“너무 많지 않아요?”

“저 옆에서 일 보조한 지 벌써 한 달이 넘었다고요. 이 정도는 가뿐하죠. 그리고 오늘 병원 간다고 하셨잖아요.”


슬쩍 병원 얘기를 꺼냈다.


“예? 제가 그런 말을 선율 씨에게 얘기했던가요?”


이나라의 얼굴에 놀라운 감정이 떠올랐다.


“아뇨, 지나가다 혼잣말하는 걸 들었어요. 기분 나빴다면 죄송해요.”

“아, 아녜요. 아, 괜찮아요. 내일 가면 돼요.”

“시기 놓치면 더 힘들잖아요. 제가 힘껏 도울게요.”


류선율은 소매를 걷어붙이고 팔을 ‘ㄴ’ 자로 꺾어 힘을 과시했다.


“정말 괜찮을까요?”

“일보다 중요한 게 자기 몸이고 건강이에요. 오늘은 절 믿고 일찍 퇴근하세요.”


류선율은 활짝 웃으며 그녀를 안심시켰다.


“음, 그러면 이 정도 하고. 퇴근 시간까지 다 못하면 남기고 퇴근하세요.”

“예.”


류선율은 서류뭉치를 가져가 다시 일에 집중했다.

이나라는 힐끔힐끔 류선율을 보았다.

어딘가 달라진 모습에 그녀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달렸다.

한 시간 뒤, 이나라는 일을 마무리 짓고 퇴근길에 올랐다.


“과장님, 결재할 보고서 여기에 올려놓겠습니다.”


완료한 서류를 이현우 과장에게 내밀었다.


“선율 씨, 퇴근 안 해요?”


벽에 걸린 시계를 보니 저녁 6시가 넘어간다.

이현우는 서류를 건네받으며 다른 날과 달리 늦게 퇴근하는 선율에게 물었다.


【“오늘 부장님도 일찍 퇴근해서 일찍 퇴근하려고 했는데. 어쩌지? 대표 아들을 두고 그냥 가긴 그렇고. 게다가 신입이잖아.”】


동시에 이현우의 생각이 류선율에게 전달됐다.


‘아, 이런 문제도 있구나.’


또 생각해 보지 못한 문제를 알게 됐다.

이현우 과장은 자신으로 인해, 눈치를 보느라 퇴근하고 싶어도 퇴근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러고 보니 자신과 시계를 중간중간 번갈아 보는 팀원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이때는 내가 잠시 빠지는 게 좋겠다.’


아직은 이들과 사이가 가깝지 않다. 가까워진다고 한들, 자신이 회장의 직계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기에 그들과 장벽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을 것이지만.

그들이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상황에 맞게 움직여 보기로 했다.


“이제 퇴근하려고요. 오늘 고생 많으셨습니다. 먼저 퇴근하겠습니다!”


류선율은 바로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한 뒤, 가방을 챙겨 후다닥 사무실에서 벗어났다.


“회사 생활, 정말 배울 게 많구나.”


이제야 일반 직장인에 대해 조금은 알 거 같다고 여겼는데, 그게 아니었다.

알아갈수록 복잡했고 그들의 생각을 공유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

밑바닥 경험이 있지만, 직장인 경험은 아예 없었다. 그래서 그들의 삶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심해에 있다가 바로 재벌과 엮였으니.

저들의 생활을 공감하는 건 무리다.


“하지만, 노력해야겠지. 내가 기업인이 되고자 한다면.”


바닥을 모르면 사람은 성장할 수 없고.

사회의 경제 흐름의 중축을 알지 못하면 기업을 이끌 수 없다.

류선율은 사람들 속에 녹아 그들의 생활을 유심히 관찰해 완벽한 미림인이 되기로 했다.


“자, 다시 들어가 볼까?”


회사에서 나온 지 약 한 시간이 지났으니, 사무실 안에는 아무도 없을 거다.

류선율은 다시 회사로 출근해, 이나라에게서 넘겨받은 일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어라? 사무실에 불이 켜져 있네?!”


모두가 퇴근했을 거라고 여겼던 사무실에 불이 켜져 있었다.

여덟 시가 넘어가는 늦은 시간이다.

류선율은 걸음을 천천히 움직여 사무실 문을 열어 안을 슬쩍 들여봤다.


“어?”


그곳에 생각지도 못한 인물이 시야로 들어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대뜸 재벌집 아들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대뜸 재벌 집 아들로 착각을 당했다 제목 변경합니다. 24.04.08 318 0 -
» 010. +2 24.04.09 584 22 11쪽
10 009. 24.04.08 535 18 11쪽
9 008. +3 24.04.07 549 17 10쪽
8 007. 24.04.07 559 19 11쪽
7 006.(마지막 내용 수정) +1 24.04.06 595 17 10쪽
6 005 24.04.05 634 17 10쪽
5 004. +1 24.04.04 682 22 11쪽
4 003. +1 24.04.03 790 23 11쪽
3 002. +2 24.04.02 950 23 10쪽
2 001. +2 24.04.01 1,188 28 9쪽
1 000. 24.04.01 1,266 16 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