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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가득남 작품섬

대뜸 재벌집 아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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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가득남
작품등록일 :
2024.04.01 15:20
최근연재일 :
2024.04.09 11:5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7,558
추천수 :
207
글자수 :
47,242

작성
24.04.07 20:52
조회
502
추천
16
글자
10쪽

008.

DUMMY

8.




【“미림 그룹이 그쪽 땅을 들고 있다고?”

“그렇습니다.”

“미림 그룹이 눈치채지 못하게 그쪽 땅을 매입하게.”

“혹, 신공항 개발이 그쪽으로 확정된 건지요?”

“그건 아직 몰라. 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쪽이 될 가능성이 커.”

“그렇게 생각하시는 이유가 있으신지요?”

“지역은 수요층 대부분이 수도권이라 힘들고. 시흥은 우리나라가 갯벌을 밀 정도로 경제력이 없다는 거지. 그렇다면 남은 건 한 군데지 않나?”

“아.”

“그러니 최대한 매입하게.”

“알겠습니다.”】


중년 남성의 기억을 읽은 류선율의 얼굴이 심각하게 변했다.


‘아마, 지금 영종도 땅값은 똥값이겠지? 인천공항 개발이 발표되면 땅값은 미친 듯이 오를 거고? 그렇다는 의미는.’


미림 그룹이 손해보는 꼴이다.

미림 그룹이 손해를 본다는 건, 류선율의 집안에도 좋지 않음을 의미했다.

그건 류선율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었다.


‘어쩌지? 이걸 막아야 하는데.’


딱 보니 오늘 계약서에 서명하고 매각하려는 거 같은데, 당장 막을 방법이 없었다.

저곳에 서명하면 끝이다.


“뭐하나?”


컵을 놓지 않고 버티는 류선율의 손을 보며 인상을 굳혔다.



“아, 죄송합니다. 잠시 딴생각에.”


몰려오는 기억의 소용돌이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컵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다.

류선율은 급히 컵에서 손을 떼고 자리로 돌아갔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 위치에서 저 계약을 막는 건 힘들어.”


‘가만, 내 위치?’


그러다 ‘위치’란 부분에서 머릿속이 번쩍였다.

잠시 잊고 있었다.

자신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말이다.


‘굳이 어렵게 생각할 필욘 없었구나.’


자신은 미림 그룹의 손자이자, 하나뿐인 외아들이다.

그렇다는 건 해당 거래를 막을 힘이 있다는 의미다.

일개 사원은 하기 힘든 행동을 자신은 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전화보다는 직접 찾아가는 게 낫겠지?”


여기서 되놓고 전화하기보다, 직접 찾아가는 게 나을 거 같았다.


‘그 전에 계약은 하지 못하게 막아 놓자.’


고민을 끝냈다.

자리로 돌아와 이런저런 생각하던 걸 끝내고 다시 칸막이로 가려진 현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팀장님.”


손님과 대화를 나누는 하권호 팀장을 불렀다.

단번에 사무실에 자리한 사람들의 이목이 류선율에게 고정됐다.

총무팀부터 시작해 땅을 매입하기 위하여 찾아온 이들까지.


“무슨 일입니까?”


하권호의 얼굴에 의문이 새겨진다.


“대표님께서 계약 잠시 뒤로 미루라는데요.”


손해 보는 계약 막기 위한 패기를 선보였다.

거짓말이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회사를 위한 일이었다.

거짓말이 걸려 혼이 나더라도 당장은 계약을 막는 게 중요했다.


“대표님이 계약을?”


갑자기? 왜?


수만 가지 의문이 얼굴에 새겨진다.


“이게 무슨 말입니까?”


잠자코 있던 중년 남성이 묻는다.


“글쎄요. 저도 잘. 대표님께 여쭤봐야 알 거 같습니다. 다른 얘기는 없었습니까?”


중년 남성의 질문에 답한 하권호는 시선을 류선율에게 돌려 물었다.

목소리가 무척 조심스럽다.


“그것까지는 듣지 못했습니다.”


류선율은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거짓말을 이어 나갔다.


‘이런 걸 선조치, 후처리라고 하는 거겠지.’


이게 꼭 나쁜 건 아니다. 보고하고 결재하는 과정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과정들은 기회를 놓치는 시간이 되기도 하고, 위기에서 벗어나는 타이밍을 놓치게 만들기도 한다.

이걸 알면서도 하지 않는 건.

잘 되면 모르겠지만, 반대의 경우 안고 가야 할 위험 요소가 크기 때문이다.

위험한 일을 겪는 건 누구라도 싫을 거다.


‘하지만, 위험이 있다는 건 다르게 생각해 보면 보상이 크다는 거지.’


대답하며 주판을 튕겼다.


“대표님께 여쭤보고 오겠습니다.”


그리고 대놓고 ‘나 대표 아들이야’라고 당차게 공개하는 발언을 했다.


“아? 아. 그래 주겠습니까?”


당연하게도 하권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여쭤보고 오겠습니다.”


류선율은 고개를 작게 숙여 보인 후 자리를 떴다.


“과장님, 저 대표님께 다녀오겠습니다.”

“어? 아! 그래요.”


팀원들의 반응이 참 재밌다고 생각하며 류선율은 대표실이 있는 장소로 걸음을 옮겼다.




*




미림 그룹 대표실.


“그들이 왔다고?”


업무를 보던 류승균의 시선이 정면에 고정됐다.

그의 눈앞에 비서 실장을 맡고 있는 박도영이 서 있었다.


“예, 지금 하 부장이 계약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는 미림 건설 사무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을 보고했다.


“좀 아쉽단 말이지.”

“저도 그렇습니다만. 미래가 어찌 될지 모르나, 사업 자금을 늘리는 방향이 더 좋은 선택이라 봅니다.”


현 한국 기업들은 규모의 싸움에 돌입했다. 계열사를 늘리는가 하면 중소기업들의 기술을 인수해 사업 영역을 다변화시켰다.

기업들의 순자산 비율은 18% 미만.

그나마 높은 곳이 20% 인근이다.

대부분 대출로 무장한 기업들이 대한민국의 경제를 이끌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국내 기업들의 자산총액 순위가 빠르게 변화를 거듭했다.

이러한 상황 중에 미림 그룹은 오히려 대출 비중을 낮추고 어음 거래를 최소화하는 안전한 운영을 고수했다.

덕분에 재계 순위는 해를 넘길 때마다 아래로 떨어졌다.


“그렇겠지. 나도 그렇고, 회장님도 그리 생각하고 계시니 말이야.”


언젠간 개발할 거라고 여기며 영종도 땅을 꾸준히 매입했건만.

정부에선 용도 변경도 해주지 않고.

어떤 호재도 터지지 않은 채, 돈만 나가고 있었다.

오랜 고민 끝에 매각을 결정했다.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선택이라 여겼다.

똑똑.

그러던 때 노크 소리가 들렸다.

두 사람의 시선이 문으로 향했다.


“대표님, 혹시, 류선율 사원이 대표님을 뵙고자 하는데 어떻게 할까요?”

“선율이? 내 아들이 여기에 왔다고?”


흠칫.


안으로 들어온 직원의 몸이 움찔 떨렸다.

아들이란 말에 표정이 하얗게 탈색됐다.


“대표님 아드님도 보통은 아니네요. 하하.”

“아주 활달한 아이지. 정도 많고. 의리도 있더군. 들여보내게.”


얼마 전 친구의 묘지 앞에서 쉼 없이 울던 아들의 모습이 떠나질 않는다.

그렇게 서럽고 구슬프게 우는 아들의 모습은 처음으로 경험해 봤다.

웃음과 장난기로 가득하던 그동안 알고 있던 아들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때를 떠올리며 모처럼 찾아온 류선율을 안으로 불러들였다.


“오랜만이구나.”


비서 실장이 안으로 들어서는 류선율을 보고는 알은 채를 했다.


“아저씨, 아. 여기선 실장님이시지. 실장님 안녕하세요.”


후딱 말을 바꿨다.

실수할 뻔했다.


“하하, 편하게 부르거라. 대표님, 전 나가보겠습니다.”


비서 실장은 가볍게 웃고는 류선율의 등을 살포시 두들기고는 대표실을 빠져나갔다.


“그동안 조용하더니, 예까지 웬일이더냐? 갑자기 내가 보고 싶어서 온 건 아닐 것이고? 거기 앉거라.”


류승균은 업무용 책상에서 벗어나 바로 앞에 자리한 소파로 몸을 이동해 상석에 앉았다.

류선율은 그가 앉은 왼쪽에 자리를 잡았다.


“먼저 말도 없이 갑자기 찾아와서 죄송해요.”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갑자기 대표실을 찾은 건에 대하여 머리를 숙였다.


“아니다, 괜찮다. 그러니 말해 보거라.”


조용히 지내던 아들이 이곳을 찾은 이유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여겼다.

아들은 결코 생각이 짧지 않다.

오히려 생각이 다른 이들보다 깊고 마음이 따스한 아이였다.

그러한 사실을 잘 알기에 이해하고 가볍게 넘겼다.


“영종도 매각 건 때문에, 급히 이곳으로 왔어요.”

“영종도 매각 건 때문에? 그걸 왜?”

“매각, 다시 생각해 보시라고요.”

“왜냐?”

“영종도가 기회의 땅으로 변할 거라고 여겨서요.”

“음, 기회의 땅이라.........”


알쏭달쏭한 말에 미간을 가운데로 모았다.

아들은 무엇을 얘기하고 싶은지에 대해 심도 있게 생각해 봤다.


“신공항 개발 건이 예전부터 심심치 않게 나오는 중이에요. 1984년에 지역발전 균형과 북한을 염두하고 충북 청원군에 선정한 적 있지만.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거세 포기했잖아요?”

“그렇지. 그런데?”

“지금 나라에선 신공항 부지를 찾으려 혈안일 건데, 그러한 상황에서 영종도 부지를 매입한다? 이상하지 않나요?”

“신공항 개발은 시흥에서 할 거라던데 말이다.”


시흥에서 한다는 소식이 국내에 떠돌아다니고 있다. 그래서 시흥 부지의 가치가 급상승하고 있었다.


“아뇨, 거기는 무리예요. 이유는요. 우리나라는 갯벌을 밀 경제적인 여력이 없다는 거예요. 그렇다면 소음 공해에서 자유롭고 공항 개발에 적절한 부지를 갖춘 곳이 어딜까요?”

“네 말은 내가 갖고 있는 영종도다 이거냐?”

“네, 맞아요. 저는 결국 영종도에 신공항을 개발할 거라고 확신해요.”


김포 공항과의 연계의 이점, 주 수요 차가 서울인 점.

수심이 시화보다 적어 공사에 유리하다는 여러 이점을 류승균에게 설명했다.


“허.”


생각지도 못한 아들의 견해에 순수하게 감탄했다.


“거기 말고는 없거든요.”


사무실에서 얘기 중인 중년 남성의 머리에 있던 정보를 토대로 류승균에게 설명하고 영종도가 왜 신공항 개발로 적절한지를 설명했다.


“듣고 보니 네 얘기에 일리가 있어. 음, 그런데 이걸 어쩌냐? 지금쯤 계약이 끝났을 걸로 보이는데 말이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순간, 그걸로 끝이다.

다신 무를 수 없게 된다.

류승균의 얼굴에 안타까운 감정이 서렸다.


“풋,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팀장님께 그랬거든요. 아빠가 매각을 다시 생각해 본다고 멈추라고 했다고요.”


안타까워하는 류승균의 얼굴을 보며 류선율은 활짝 웃어 보였다. 이윽고, 한 손을 앞으로 쭉 뻗어 ‘V’ 자를 그렸다.


“.........”


혼낼 수도, 칭찬할 수도 없는 묘한 감정에 사로잡히는 순간이었다.

아들의 말을 들은 류승균은 황당한 얼굴로 멍하니 정면을 바라봤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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