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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가득남 작품섬

대뜸 재벌집 아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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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가득남
작품등록일 :
2024.04.01 15:20
최근연재일 :
2024.04.09 11:5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7,555
추천수 :
207
글자수 :
47,242

작성
24.04.02 13:00
조회
870
추천
23
글자
10쪽

002.

DUMMY

2.




【“암입니다. 앞으로 오래 산다고 해도 1년은 넘기지 못할 겁니다.”】


말기 암 선고를 받았다. 그는 시한부 인생을 살았다.

그런데 얼굴에선 어떤 괴로움도, 슬픔도 자리하지 않았다.


【“보호자께 연락을.........”】


보호자에게 연락하고 바로 입원해야, 된다는 말을 들었지만.


【“지금은 입원할 순 없어요.”】


그는 거절했다.


【“부모님이 알면 힘들어할 거야. 그런 모습은 보기 싫어.”】


자신이 아프다는 사실을 외부로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자신만을 바라보는 부모님의 눈물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운명적인 만남이 이뤄졌다.


【“이 사람 나랑 너무 닮았어. 어쩌면 이 사람이 내 대신이 될 수 있을지도 몰라.”】


죽음을 평생 숨길 순 없는 법이라 고민이 많았는데, 외모, 키, 나이, 생일, 혈액형 등등이 같은 이를 만나게 됐다.

심지어 목소리마저 비슷해, 자신을 대체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이번 기회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다.


‘바보 같은. 그런 일이.’


류선율은 엄마와 아빠를 동시에 잃었다.

그런 경험이 있기에 그의 심정이 조금은 이해되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자기 빈 자리를 채워주기를 원한다니.

자신이라면 절대 생각하지 못할 일이었다.

오지랖일지도 모르지만, 알게 된 이상 물러설 순 없었다.

친구 제안을 일단 받아들이기로 했다.


“캬, 역시! 우린 좋은 친구가 될 거야.”


친구 하자는 제안을 거절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그는 크게 반색하며 두 손으로 류선율의 손을 잡고 극렬하게 좋아했다.


“그래.”


류선율은 씁쓸하고 슬픈 마음을 숨기고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이쯤 되고 보니 그의 병이 완치되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




둘이 친구가 된 지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거의 매일이라고 할 정도로 둘이 만나 이런저런 많은 대화를 나눴다.

가족관계, 취미 등등.

서로에 대해 많은걸, 공유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이야, 나도 피아노 좀 치는데. 닮아도 이렇게 닮을 수 있냐?”


류선율은 정말 놀랐다. 살아온 환경만 다르지 모든 관심사부터 모든 게 너무도 같았다.

정말 거울 속에 있는 자신을 보는 기분을 느꼈다.


“그러게. 나도 놀랍네. 일찍이 널 알았다면 좋을 뻔했다.”

“나도 그래. 나를 만난 거 같아 신기하기도 하고. 묘하다.”

“나도 네 기분과 똑같아. 그나저나 재수가 없어도 그렇게 없냐? 남들은 어렵지 않게 막 취업하던데. 넌 매번 떨어지냐?”


정말 신기하다는 눈으로 류선율을 바라봤다. 자기 주변에 깔린 사람들과 비교하면 조금 그렇지만, 취업이 그렇게 힘든가? 싶었다.


“다 내가 부족해서 그런 거지.”

“이 정도면 정신 승리다. 보통은 막 거부감 보이면서 회사 탓하는데.”


류선율은 다른 사람과 다른 성향을 지녔다.

알고 지내면서 느낀 건데, 한 번도 세상을 비판하는 말은 꺼내지 않았다.

오히려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어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한 모습을 볼 때면 ‘다행이다, 나보다 나은 녀석이라’ 이런 생각을 가지며 크게 안도했다.


“나도 세상 욕 많이 하는 사람이야.”


부모님을 데려간 하늘을 얼마나 원망을 해댔는지 모른다.

자신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다고, 괴로운 벌을 내렸느냐고 수백 번은 따지고 원망했다.

하나, 들려오는 건 공허한 메아리뿐.

그때 느꼈다.

자신이 어떤 말을 해도 들어 줄 이는 없다는 것을.

모든 건 스스로 짊어져야, 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슬픔을 이겨내고 인생을 개척해 보려고 노력했다.

물론, 신입을 뽑는 회사가 경력을 갖춘 신입을 뽑으려 하는 건 이가 갈렸다.

그것만 아니었다면 진즉 열심히 일하고 있을 터다.


“그 정도면 애교에도 끼지 못한다고. 음, 그래. 너 내가 일자리 소개해 줄까?”

“일자리를? 나보고 낙하산 타라고?!”

“낙하산도 능력이야. 소개받을 사람 있으면 100에 99는 소개받고 들어갈걸?”


부모를 잘 만난 것도.

주변 지인이 부자인 것도.

외모가 출중하고, 머리가 좋은 것도.

모든 게 능력에 속한다.

물론, 이걸 이용하는 건 당사자의 몫이다.


“음.”

“너 돈 다 떨어진다매? 내 돈은 받기 싫고.”

“윽.”


아픈 곳을 쑤신다.


“그리고 넌 그럴 능력이 돼. 난 너처럼 머리가 좋은 놈은 보지 못했다고. 한 번 대충 본 걸 바로 외워버리는 놈은 네밖에 없을걸?”


대학도 안 나온 놈이 숫자도 밝고.

영어도 적당히 할 줄 안다.

이 부분은 조금만 도와주면 무리 없이 금방 익히리라 내다봤다.


“음.”

“그렇게 걸리는 게 많으면 네가 잘하면 돼. 그만큼 노력도 많이 하고. 회사는 결국 실력이 우선이야. 공부 백날 잘해 봐야 실적 내지 못하면 명문대도 평생 대리이고 과장이야.”


처음이야 학벌과 같은 스펙을 위주로 직원을 채용하지만, 입사한 순간부터는 오로지 실력을 우선으로 삼는다.

능력이 되지 않는다면 진급도 하기 전에 해고 통보를 받는 곳이 회사다.

지금껏 자신이 보고 듣고 경험한 걸 류선율에게 말해줬다.


“음.”

“내가 추가로 첨언을 하자면 정의에 불타올라 타인을 생각한다는 건 무척 건방진 생각이다. 당장 내 코가 석 자인데, 누굴 챙겨. 정 양심에 찔리면 더 열심히 일하고 더 잘하면 돼.”


계속해서 고민하는 모습에 답답함을 느꼈는지, 조금은 화난 얼굴이 되어 류선율을 나무랐다.


“사람들은 생각처럼 도덕적으로 살진 않아. 내로남불인 거지. 내가 하면 합법, 남이 하면 불법. 이게 우리 사회에 잡힌 것들이야.”

“음.”


류선율은 눈을 감고 생각했다.


‘저 말도 틀린 건 아니지.’


당장 군대만 떠올려도 그랬다.

다른 병사들은 휴가가 전부 잘렸는데, 참모총장을 배경으로 두고 있는 병사는 어떤 제지 없이 휴가를 나갔다.

분명 좋지 않은 행동이나.

이득을 좇는 자본주의 경쟁 사회에서 도덕만을 찾는 건, 바보 같은 행동이었다.

고민을 끝냈다.


“생각해 줘서 고마워. 부탁할게.”


맞고 틀린 건 모른다.

이제 이득을 좇는 이가 되어 보기로 했다.


“잘 생각했다. 정직, 도덕도 중요하지만. 결국 이 두 가지는 네가 여유 있을 때 지키는 거란 거 잊지 마.”


내가 여유가 없는데 정직, 도덕을 지키고 남을 돕는다는 건 바보 같은 행동이다.

도덕을 지키는 건 여유가 생기고 나서 해도 늦지 않았다.

사람을 죽이고 재산적 피해를 주는 짓만 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이러면서 아빠의 소원을 들어주는 거지. 부탁한다. 선율아. 나 대신 우리 아빠의 꿈을 들어줘.’


검은 속내를 숨기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




류선율과의 시간을 끝내고 오랜만에 본가를 방문했다. 동명이인 선율은 아버지인, 류승균이 오기를 기다렸다.

째깍째깍.

시간은 흘러 저녁 여덟 시가 조금 넘어가는 때, 류승균 미림 건설 대표가 집에 도착했다.


“오셨어요.”


들어오는 소리에 맞춰 류승균을 맞이했다.


“오랜만이구나. 네가 웬일이냐? 나와 시간을 다 갖자고 말하고.”


보통이라면 열 시 정도는 되어야 집에 도착하던 류승균은 갑작스러운 아들의 연락에 시간을 앞당겨 퇴근했다.


“다른 건 아니고요. 전에 아빠가 그랬잖아요. 일 배워보라고요. 군대 가기 전에요.”


전부터 반년이든, 일 년이든 회사에 출근해 일을 배우라며 제안했던 적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생각이 없다고 거절했었다.

실은 일할 몸도 아니었지만, 부모님께 아픈 모습을 걸릴까 싶어서 계속 거절했었다.

집에서 독립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건 자신만 아는 비밀로 간직하고 싶다.


“응? 그 말이 정말이냐?”

“예.”

“허, 내일은 해가 다른 데서 뜨겠구나.”

“자리 있죠?”

“물론. 언제부터 할 테냐?”


류승균의 얼굴이 무척 들떴다.

아들과 함께 일이라니.

결혼하기 전부터 갖고 있던 로망을 비로소 이룰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하니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다음 주부터요.”

“다음 주? 그래, 알았다. 들어가고 싶은 부서는 있고?”

“쉬운 데로 주세요. 아직 어리기도 하고 모르는 게 많은데. 바닥부터 시작해야죠. 그리고 곧 군대 갈 거잖아요.”

“하, 하하. 내 아들이 또 이렇게 생각이 깊은 줄은 몰랐네. 좋다. 그렇게 해주마.”


류승균은 화통하게 웃으며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다.


“감사합니다. 아빠.”

“녀석도 원, 어떠냐? 모처럼 한잔 어떠냐?”

“아녜요. 다음 주까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준비해야죠. 다음에 해요.”


아픈 몸에 술을 마시면 어떻게 될지 몰랐다.

술은 피하는 게 좋았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었다.


“전 이만 가볼게요.”

“그래. 거 아쉽게 됐다. 조심히 가고. 도착하면 연락해라.”

“예!”


류선율은 활짝 웃으며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섰다.

그의 얼굴엔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은 슬픔이 자리했다.




*




다음 날 아침이 밝았다.


따르릉.


류선율의 방에 놓인 전화기가 아침부터 시끄럽게 울어댔다.


“여보세요.”


아침을 간단히 먹고 설거지하던 선율은 들려오는 전화 소리에 후다닥 방으로 들어가 수화기를 귀에 가져갔다.

물기 묻은 손을 바지에 쓱쓱 문질렀다.


─ 선율아, 나야. 내가 주소 알려줄 테니까. 우리 집으로 와라.

“너희 집으로?”

─ 어, 이 기쁜 날을 그냥 보낼 순 없지. 너한테 보여줄 것도 있고.


수화기 너머에서 부잣집 도련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음, 내가 뭐라도 사고 싶은데. 필요한 거 있어?”


목소리가 무척 들떠 있었다.

첫 방문이고 일자리를 구해준 이에게 뭐라도 해주고 싶었다.


─ 올 때 시원한 음료수나 사 와. 술 대신 음료수로 축하주 나누자. 거대한 무언가를 챙길 생각하지 말고. 나 있을 건 다 있으니까.

“내가 고맙기도 하고. 미안도 하고. 그래서 그렇지. 정말로 그걸로 되겠어?”

─ 당연하지. 내가 좀 능력자냐. 난 그거면 돼.

“알았어. 과자도 사 갈게.”

─ 그 자세 좋아. 센스 있어 좋네. 여기가 어디냐면. 청담동.........


곧 수화기 너머에서 그의 집 주소가 흘러나왔다. 류선율은 주소를 수첩에 메모하고 수화기를 내렸다.


“빨리 준비하자.”


류선율은 입고 있던 옷을 탈의하고 곧장 공용 욕실로 향했다.

곧 욕실 안에서 물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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