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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가득남 작품섬

대뜸 재벌집 아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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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가득남
작품등록일 :
2024.04.01 15:20
최근연재일 :
2024.04.09 11:5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7,556
추천수 :
207
글자수 :
47,242

작성
24.04.01 15:22
조회
1,079
추천
26
글자
9쪽

001.

DUMMY

1.




[우리 회사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보내주신 정성스러운 이력서를 면밀하게 검토 진행하였으나, 이번에 모실 수 없게 됐습니다.]


[귀한 시간을 쪼개 우리 회사에 지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쉽지만 이번에는 저희와 함께하는 건 어려울 거 같아 연락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채용 담당자입니다. 경력자 지원이 많아서 아쉽게도 이번 채용에.........]


모두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좋은 말들로 치장된 악랄한 내용이다.

그냥 뭐가 맞지 않아 불합격이라고 솔직하게 말하면 될 것을.

불합격 얘기를 그럴싸하게 꾸미려 드는지, 이건 사람을 조롱하는 거나 다름없었다.


“내 신세가 어쩌다 이리됐나.”


어릴 때는 꽤 촉망받던 몸이었다.

명동에서 우연히 아동복 모델 제의를 받고 아동복 모델을 했었다.

이후 감독의 눈에 들어 소개를 통해 아역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아역 배우 길은 꽤 순탄했다.

한번 본 대본은 절대로 잊는 법이 없었다.

연기 선생님께 배운 건 바로 흡수해 수준급의 연기를 선보였다. 방송국 관계자 사람들은 크게 감탄했다.

모두는 미래가 기대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랬던 배우의 길은 아역 배우에서 막을 내렸다.

천재성을 엿본 부모님은 배우보다는 다른 길로 걷기를 바랐다. 모델과 배우 생활로 벌어들인 돈은 모두 영재 학원비로 들어갔다.

주산, 암산, 웅변 등등을 공부했고, 악기 하나 정도는 다룰 줄 아는 게 좋을 거라며 피아노 학원에 다니기까지 했다.

이 또한 수준급으로 익혔다.

하나, 이 모든 건 헛짓으로 끝났다.

불행하게도 부모님은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모든 걸 내려놨다.

나름 유복하던 삶은 한순간에 풍비박산이 났고.

대학은 그저 꿈으로 끝났다.

보장받던 미래는 우수수 무너져 내렸다.

긴 시간 슬픔에 빠져 살다 스무 살이 되는 해에 바로 입대했다. 슬픔을 잊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커다란 상처를 치유하는데, 긴 시간이 걸렸다.

다른 건 생각하지 않기 위해 몸을 마구 굴렸다.

지칠 때까지 연병장을 뛰었고, 체력단련실에서 쉬지 않고 땀을 흘렸다.

2년이 흘러서야 슬픔이 조금은 흐려졌다.

군대를 전역하고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생계를 위해서 무엇이든 해야만 했다.

세상에 남은 건 자신 혼자였으니까.


“하.”


하지만, 세상은 냉혹했다.

젊고 건강하다고 일자리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현장이라도 들어가려고 했지만, 기업은 경력직 신입 사원을 원했다.

일을 시켜줘야 경력이 생기고 그에 맞는 실력을 키울 게 아닌가?

라고 불만을 터트려 보지만.

이딴 말을 들어 줄 이는 아무도 없었다.

있는 거라고는 바닥에 놓인 구인 구직 신문뿐이었다.


“휴.”


연신 한숨만 터졌다. 고개를 떨구고 구인 구직 신문을 내려봤다.

온통 빨갛게 칠해진 ‘X’ 표시가 시야로 들어온다.


“운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이 중에서 한 곳이라도 연락이 올 번도 하련만.

연락이 오면 전부 불합격 통보였다.

어떤 기업도 자신을 뽑아 주지 않았다.

빨갛게 칠하지 않은 기업에 손가락으로 훑고 지나갔다.


남은 건 물류, 건설업.


【“여기 또 임금체불(賃金滯拂)이네. 대체 이딴 회사 광고를 왜 계속 해 주는 거야?”】


“역시 이곳은 무리야.”


신문에 깃든 누군가의 기억이 머릿속으로 스며들어 온다. 마땅히 지급해야 할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뒤로 미뤘다는 정보가 머리에 박혔다.

신문은 들어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흠.”


언제부터인지는 모른다. 그냥 자연스럽게 그런 정보가 머릿속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지금껏 이러한 정보들로 인해 피해를 본 적은 없었다. 정보가 잘못된 적 또한 없었다.

신뢰도는 1,000%.

다른 회사는 알아보지 않기로 했다.

내 코가 석 자이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사기를 당하는 것보단 이게 나았다.


“아직 연락이 오지 않은 회사에 기대를 걸어봐야 하나.”


신문을 옆으로 치웠다.

더 본다고 없는 회사가 나오진 않았다.

아직 연락이 오지 않은 회사에 기대를 걸어 보기로 했다.


“산책이나 하고 오자.”


급 스트레스가 밀려온다.

돌아가는 상황을 보아, 더는 연락이 오지 않을 거 같다.

머리를 박박 긁고는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갔다.


“그나마 살 거 같다.”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스트레스 뜨거워진 열을 식혀주었다. 하나, 그것도 잠시일 뿐이다.

근본적인 문제를 풀어 주지 못했다.


“휴.”


재차 한숨이 터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답답한 마음이 풀리기보다 계속 쌓였다.

터벅터벅.

길을 천천히 걸어본다.

축 처진 어깨가 오늘따라 무척 무겁다.


쿵!


“악!”


그러던 때, 무언가 갑자기 날아와 자신과 부딪혔다.

덕분에 뒤로 넘어가 엉덩이를 바닥에 찧었다.


“아야, 방금 뭐였지?”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통증과 머리에서 느껴지는 얼얼함을 느끼며 시선을 정면으로 가져갔다.


“아야, 내 대가리.”


정면에 자신처럼 이마를 문지르며 일어나는 남자가 시야로 잡혔다.


“죄송합니다. 제가 한눈을 파는 바람에, 괜찮으세요?”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남자에게 다가가 허리를 숙였다. 자신의 부주의로 타인에게 피해를 주었다.


“아, 아닙니다. 제가 잠시......... 어라?”


남자가 고개를 들어 서로의 눈이 맞닿는 순간.

남자의 눈이 크게 떠졌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나?”


남자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위아래를 세심하게 살폈다.


“.........”


이런 반응은 류선율에게서도 나타났다.

둘은 놀랍다는 눈으로 다른 말은 주고받지 않고 서로를 살폈다.


“우리 엄청나게 닮았네요. 키도 비슷한 거 같고. 세상에 이런 일이 다 있나?”


황당한 감정이 담긴 음성이 남자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러게요.”


닮아도 너무 닮았다.

둘이 같은 부모의 밑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똑 닮았다.

키, 머리카락 색깔, 눈, 코, 입에 체형까지.

모든 게 완벽하게 일치했다.

그래서일까?

서로 초면인데도 불구하고 서로가 닮았다는 사실에 어떤 친밀감을 느꼈다.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설마, 이름까지 같지 않겠죠?”


남자의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가 맺혔다.

꽤 붙임성이 좋아 보인다.


“하, 하하. 그럴 리가.”


외모는 비슷? 같을 수는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름까지 같을 수 있는 확률이 대체 얼마나 될까?


“혹시, 모르죠. 전 류선율입니다.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어, 제 이름도 류선율인데요.”


놀랍게도 이름도 같았다.

동명이인.

세상에 이런 일이.


“와아. 진짜요? 나이, 아니 우리 생년월일 확인해 보지 않을래요?”


남자의 얼굴에 호기심이 짙게 머물러 있었다.


“음, 1967년 2월 17일. 올해 스물둘이에요.”


선율이 말했다.


“와, 대박. 어떻게 이럴 수 있나요?”


전신에 소름이 쫙 돋았다.


“설마?”


또 다른 선율의 동공이 크게 확대됐다.


“저도 2월 17일이에요.”


나이도 같고, 생일도 같다.

다른 건, 부모와 환경이다.

그런데 태어난 시간도 같진 않겠지?

이쯤 되니 물어보기가 겁난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


너무너무 신기했다.

길거리에서 닮은 사람을 만날 확률과 이름, 나이, 생일까지 같은 사람을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될까?

둘은 너무 신기하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하고.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제대로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


“음, 좋아. 결정했다. 우리 인연 같은데, 친구 하자.”

“친구?”


대뜸 손을 내밀어 친구를 하자는 말에 류선율은 눈을 깜박인다.

한눈에 보기에도 동명이인 류선율은 부잣집 도련님으로 보였다.

자신과 사는 세상이 전혀 다른 그런 부류.

그런 이가 겨우 이름, 나이, 생년월일이 같다는 이유로 친구를 맺자고 하니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심지어 존칭에서 대뜸 말을 놓았다.

좋아 죽겠다는 감정이 고스란히 얼굴에 드러났다.


“하자. 우린 인연이라고.”


부잣집 류선율은 더욱 적극적으로 설득했다.


“하지만.........”

“우리 친구 한 거다? 이건 내 번호. 네 것도 알려줘.”

“어?”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이렇게 쉽게, 자기 정보를 공개한다고?


류선율은 거울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드는 부잣집 류선율을 빤히 바라봤다.


“내가 이렇게 번호를 알려 주는 건 네가 처음이야. 아주 특별한 일이라고. 친구 하자.”


절실함마저 느껴졌다.


“.........”


어째서일까?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류선율은 내민 손을 내려봤다.


‘손을 잡으면 알게 되겠지.’


어떤 누구도 자신에게 거짓말은 할 수 없었다.

물건, 타인의 몸 등을 터치하면 대상의 속마음부터 과거를 알 수 있었다.

무슨 이유로 이렇게까지 하는지, 손을 잡아보고 다음 순서를 파악하기로 했다.

손을 가져가 내민 손을 붙잡았다.


“아.”


부잣집 류선율의 생각이 머릿속으로 전달됐다.

그 순간, 류선율의 동공이 크게 확대됐다.

손을 타고 머리로 전달되는 정보를 받아들인 류선율은 복잡한 감정이 담긴 시선으로 밝게 웃는 그를 직시했다.


“그래, 친구 하자.”


이윽고, 류선율의 입술이 힘겹게 떨어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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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43 sy****
    작성일
    24.04.02 09:17
    No. 1

    고아의 경우 원하면 입대가능하지만 부모 둘 다 사고시로 고아가 된 경우(고아의 10%)는 입대가 불가능함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8 朝霞
    작성일
    24.04.05 09:40
    No. 2

    작가님
    오랜만에 뵙네요
    대박 응윈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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