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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가득남 작품섬

대뜸 재벌집 아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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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가득남
작품등록일 :
2024.04.01 15:20
최근연재일 :
2024.04.09 11:5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7,302
추천수 :
189
글자수 :
47,242

작성
24.04.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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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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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003.

DUMMY

3.




손이 가는 과자 하나와 우유가 생각 나는 과자, 커피가 생각나는 과자를 고르고 음료는 게토레이, 과일 주스를 골라 메모한 주소지로 이동했다.

약 10분 정도 걸어 목적지에 도착했다.


“부자인 줄은 알았지만, 어마어마하네.”


청담동에서도 고급 단지가 즐비한 아파트 단지에 도착해, 아파트 건물을 빤히 올려봤다.

보는 것만으로 목이 절로 움츠러들었다.

살고 있는 집에서 가까운 아파트는 아파트 축에도 끼지 못했다.


“재벌 3세라도 되려나?”


재벌의 자녀가 아니고선 홀로 청담동 아파트에서 산다는 건 일반 서민은 상상하기 힘든 삶이었다.


“대체 어느 집 아들일까?”


태성? 명인? 선진?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을 떠올리며 어느 가문의 자제일지 생각해 봤다.


“그나저나 얼마나 괴로울까?”


그것도 잠시.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동명이인 류선율의 병명을 떠올렸다.

밝고 착한 녀석이 왜 그런 병이 생겼는지.

안타까운 일이었다.


“어떻게 말해야 할까?”


자연스럽게 얘기를 꺼내게끔 하고 싶은데, 딱히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아직 말해주지 않은 사실을 먼저 말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고.

자칫 뒷조사를 했냐는 오해를 받아 그에게 상처를 줄 수 있었다.

그건 사양이다.

그의 믿음을 배신하고 싶지 않다.


“역시, 먼저 말해줄 때까지는 기다리는 게.........”


맞으리라.


옷매무새를 정돈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씁쓸한 표정을 지우고 위로 올라갔다.


딩동.


철컥.


초인종 소리가 울리고 얼마 걸리지 않아 문이 열렸다.


“우리 집에 온 거 환영한다.”


선율은 얼굴에 만개한 미소로 자신의 거울을 맞이했다.

두 손을 허공에 쭉 뻗어 안으로 들어오는 류선율을 꼭 안았다.


“남자끼리 안는 거 아니다.”


류선율은 기겁하며 손으로 밀어냈다.


“친구를 밀어내는 놈이라니. 내가 이런 녀석에게 일자리를.”


훌쩍.


손가락에 침을 발라 눈가 아래에 톡톡 찍으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슬퍼하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그런데, 우아. 진짜 멋지다.”


콧방귀를 뀌며 안으로 집 내부를 확인한 류선율의 동공이 크게 확장됐다.

공용 화장실, 공용 욕실을 사용하는 게 당연시 되어버린 류선율에게 있어 시야로 들어오는 공간은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몇 걸음만 옮기면 되는 집과 달리 현관문에서 거실까지 이동하는 거리가 원룸 방보다 더 넓고 길었다.

눈이 정신없이 이리저리 움직였다.


‘진짜 솔직하다니까. 순수하기도 하고. 뭐, 저런 점이 좋지만.’


보통은 시기와 질투가 아니면 위축되고는 한다.

하지만, 류선율은 위축되거나 시기, 질투하는 게 아닌 환경을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전시관에 입장한 손님처럼 이곳저곳을 감상했다.

저 모습은 손님보다는 전시관 관람객이라고 부르는 게 더 좋아 보인다.


“어때? 좋지?”


류선율의 옆으로 다가가 슬쩍 떠봤다.


“좋지, 기가 죽는다.”

“여기서 살고 싶지 않아?”

“아서라, 사는 것도, 능력이 돼야 사는 거지. 설사 산다고 해도 난 여기 유지 못한다.”


이런 집은 나가는 것도 장난 아니게 많이 나갈 거다.

관리비, 전기세, 난방비 등등.

직장인 월급으로는 절대 무리였다.


“유지는 무슨. 내가 해주면 되지?”


귀에 대고 낮게 속삭였다.


“됐네요. 내 분수에 맞게 사는 게 오래 사는 방법이다.”


맞지 않는 옷을 입으면 탈이 나는 법이다.

단칼에 잘랐다.


“풋, 첫 취업 축하한다. 내가 준비한 취업 선물이다.”


소파 위에 있는 쇼핑백을 류선율에게 내밀었다.


“무슨 선물을 준비해. 네가 꽂아 준 거면서.”


생각지도 않은 선물에 화들짝 놀라 부담이 가득한 눈빛을 보냈다.


“그거 알아? 넌 내가 믿고 의지하는 유일한 친구다.”

“우리 알게 된 지 이제 한 달이다.”

“기간이 중요한 게 아니야. 내가 신뢰할 수 있단 거지.”


한 달을 알든, 일 년을 알든.

기간은 중요하지 않았다.

십 년을 알고 지내도 사기 치는 게 이 세상이다.

그러한 면에서 볼 때, 류선율은 비록 가진 거 하나 없지만 신뢰가 가는 이였다.


‘뭐, 지금은 선율이가 사기꾼이라고 해도 무의미하지만.’


자신의 대체제.

지금은 이것만으로 충분했다.


“거참, 나도 특이하단 얘긴 종종 듣고 살지만. 넌 나보다 더 심하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후후, 아무튼 고맙지?”

“그래, 고맙다. 일자리도 주고. 신뢰도 해주고. 선물도 주고.”

“내게 잘해라, 자, 한 잔 받아.”


식탁 위에 올려놓은 음료수를 개봉해 컵에 따라 류선율에게 건넸다.

어느새 과자도 개봉해 식탁 위에 깔린 상태였다.

컵을 허공에 올렸다.


“음료수로 축하 건배하긴 또 처음이네.”


류선율도 컵을 허공에 올려 어이없는 미소를 지었다.


“선율이의 건강과 밝은 미래를 위하여!”


선창과.


“그래, 위하여.”


후창이 이어졌다.

둘은 키득키득 웃으며 음료수를 단숨에 들이켰다.


“이건 회사 조직도랑 우리 가족 가계도다. 읽어, 업무랑 관련된 거니까.”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시점, 책 한 권을 식탁 위에 올리며 류선율에게 읽어보라 권했다.


“업무가 뭐길래, 이걸 다 읽어?”

“경영진들을 알아야 하는 건 직원의 기본이고. 기업의 주인에 대한 정보를 아는 것 또한 직원이 가져야 할 기본이다.”


류승균이 아들에게 한 말이다.

그걸 류선율에게 그대로 전해줬다.


“대기업도 그러진 않겠다.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내가 입사할 회사 상호가 어떻게 돼?”


가장 중요한 부분을 이제야 묻는다.


“미림 건설, 관리팀에서 시키는 거 하면 돼.”

“아, 미림 건설에 관리를, 뭐? 방금 미림이라고 했냐?”


가벼운 마음으로 얘기를 듣던 류선율의 눈이 재차 번쩍 떠졌다.

그의 얼굴에 뜨악한 표정이 자리했다.


“응, 우리 아빠가 대표로 있는 회사야.”

“서, 설마.........”


류선율은 황급히 책을 펼쳐 가계도를 확인했다.


[미림 그룹 회장 류지열.

미림 건설 대표 류승균.]


“......... 너.”


멍한 시선을 정면으로 던졌다.

예상은 했지만.

막상 들으니, 정신이 얼얼했다.

미림 그룹은 국내 100대 기업에 속하며 건설업계에선 5위 안에 들어간다.

당장 지금 있는 청담 아파트도 미림 건설이 착공한 아파트였다.


“딱 보면 알잖아. 나 재벌인 거?”


헤실헤실.


류선율의 마음도 모른 채, 그는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흘렸다.


“......... 하하.”


그런 기업에 자신이 그것도 관리직으로 들어간단다.

류선율은 감정이 사라진 메마른 웃음을 흘렸다.


“무르기 없기다.”

“아, 어. 어. 응.”


순간 저도 모르게 거긴 힘들겠다고 말하려다, 들려오는 말에 입을 꾹 다물었다.

뻣뻣한 고개를 위아래로 흔들었다.


‘정말 잘해야 하잖아.’


열심히 잘할 준비는 되어 있다. 하나, 이건 그냥 열심히 잘하기만 해선 안 된다.

친구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회사!

특급으로 잘해야 친구의 면을 세워줄 수 있다.


“흐흐, 여기서 더 주면 기겁하겠는데?”


그러던 차, 의미심장한 웃음과 함께 불안한 음성이 들려왔다.


“오늘부터 이거 네가 타고 다녀. 지하 주차장에 XXXX 아우디 차량 있을 거야. 그리고 뒤에 있는 열쇠는 우리 집 열쇠야.”

“?”

“앞으로 우리 집에서 지내.”

“아니, 차는 뭐고 이 집에서 살라니? 그건 또 뭔 소리야?”

“말 그대로야.”

“내가 왜? 나도 집 있는데.”

“우리 집이 회사에서 더 가깝잖아. 기숙사라고 생각해. 그리고 너 양복 많아? 없잖아?”

“.........”

“앞으로 양복 입고 출근해야 하는데. 양복은 있어야지. 너 그 차림으로 갈 건 아니잖아. 안 그래?”

“음, 그것도 그렇지만.”


저러니 할 말이 없어진다.


“?”


어, 잠깐만. 어쩌면?


그러다 문득 어떠한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같이 산다면, 어쩌면.’


자연스럽게 그의 병세를 알게 될 거다.

가족과 주변에 숨기기 위해 혼자 사는 녀석이 같이 살자고 권유하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거다.

류선율은 손을 소파에 가져가 고민하는 사람처럼 눈을 감고 신경을 소파에 집중했다.

잠시 후, 소파에서 어떠한 기억이 손을 타고 머리로 흘러들어왔다.


【“악, 큭. 아파, 너무 아파. 큭.”】


소파 위에서 눈물을 흘리며 머리를 부여잡고 고통을 호소한다. 얼마나 괴롭고 고통스러운지 몸을 이리저리 비틀며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안간힘을 썼다.


【“약, 약.........”】


약을 찾아 먹는 모습까지.

비슷한 장면이 몇십 번이고 반복하여 류선율의 머릿속으로 전달됐다.


“.........”


그의 고통을 소파로부터 전달받았다.

자신이 모르는 곳에서 홀로 아파하는 모습.

얼마나 괴롭고 힘들고 고통스러울까?

생각이 바뀌었다.

함께 살면 도울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좋아, 딴말하기 없기다?”


감았던 눈을 뜨고 자신과 똑 닮은 선율의 얼굴을 주시했다.


“당연. 그리고, 나 부탁이 있다.”

“응, 말해.”

“나 내일 신검이다. 대신 받아줘라.”


두 손을 가운데로 모아 합장한다.

눈빛이 무척 애처롭다.


“뭐어어어?”


어느 정도 얘기가 끝나간다고 생각했는데.

대뜸 신체검사 얘기가 나왔다.

아직도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것도 황당한 일인데.

신체검사를 대신 받아달라니.


“나 아직 군대 안 갔거든. 내가 꼭 군대 가고 싶은데 말이야. 내 몸이 안 좋은 데가 있어서 좀 미루다가 낼 받기로 했거든. 부탁 좀 하자.”

“야, 그거 불법이야.”

“그게 뭔 불법이냐. 조국을 지키겠다고 입대하겠다는데. 애국심으로 똘똘 뭉친 청년의 행동에 훈장을 줘야지. 남들은 군대 안 가려고 다른 나라로 가거나 이빨 뽑기 바쁜데.”

“아니, 그야 그렇지만.”

“부탁 좀 하자.”

“꼭 군대에 가려는 이유가 있는 거야?”


면제를 받으면 될 일을 왜 군대에 가겠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후계자는 군대를 다녀와야 해. 그게 우리 할아버지가 정한 룰이야.”

“그거 걸리면 우리 둘 다 끝장이야.”

“누가 우릴 알아보냐. 외모는 판박이에. 혈액은 같고. 키도 그렇고. 목소리도 그렇고. 이 정도면 우린 하나나 다름없어. 나라도 알아보지 못하겠다.”

“.........”


저 말이 맞긴 했다.

자신이 보더라도 그놈이 그놈이었다.

다신 군대의 냄새도 맡기 싫었건만.


‘검사받다가 걸리기 싫은 거겠지.’


거절하는 게 분명히 맞는 일이지만.

그의 사정을 알고 있기에 마냥 거절하기 어려웠다.

또한, 어차피 군 복무는 사정상 어려울 테니 신체검사만 받으면 다른 건 문제 없을 거란 판단이 섰다.


“알았다. 대신, 이번뿐이야. 다음엔 이런 부탁은 하지 말아줘.”


긴 고민 끝에 부탁을 들어주기로 했다.

대신 조건을 달았다.


“당연. 절대로 도가 넘어서는 부탁은 이후로 절대 하지 않을게.”

“그래.”


그의 선언에 류선율은 고개를 끄덕였다.


“야, 이제 놀자!”

“그래, 마시자.”


쨍!


음료수가 들어 있는 컵이 허공에 부딪히며 청명한 소리를 흘렸다.

둘은 군대 얘기를 끝내고 본격적으로 파티를 즐겼다.


류선율은 알지 못했다.

이번 결정으로 자신에게 찾아올 시련의 공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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