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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니스 님의 서재입니다.

얀데레 게임 속에 빠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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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나스
작품등록일 :
2019.06.18 23:14
최근연재일 :
2020.02.10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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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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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9.06.18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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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위험한 소녀들.

DUMMY

얀데레 게임 속에 빠져버렸다.

위험한 소녀들.

by 마로나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나는 침대에 누워서 지금의 상황에 대해 깊은 고찰을 했다.


최초의 발단은 친구 놈에게서부터였다.


친구 놈에게서 '얀데레에게 사랑받고 싶어'라는 게임을 추천받았다.


마음이 맞는 친구이고, 취향도 비슷한 부분이 많았기에 친구 놈이 추천해준 작품은 지금까지 내게 엿인 적은 없었다.


그러므로 마음 놓고 게임 패키지를 샀다.


게임의 총 플레이 시간은 8시간 반.


얀데레라는, 정확하게는 범죄성이 넘쳐나는 스토리였지만 동시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배경설정이나 주인공 캐릭터와의 관계가 무척이나 마음을 울렸다.


요약하자면.


약간의 스릴감과 함께 재미도 있었고 감동도 있는 게임이었다.


별점을 주자면 5점 만점에 4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정도로.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게임'에 한정해서였다.


현실에서 얀데레들에게 사랑받아?


그래. 얀데레라는 속성을 좋아하는 마조들은 좋아하겠지.


그렇지만 말이야.


"이걸 현실에 반영하면···."


죽을 수도 있다는 소리다.


조금만 잘못해도 화내고, 자해하거나 죽이려고 들고, 소유욕에 미쳐서 다른 여자랑 조금만 대화를 해도 자신을 버리는 게 아니냐며 울먹인다.


여기까지라면 그나마 견딜 만 하다.


일단은 여기까지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근원으로 하니까.


하지만 만약 다른 여자랑 얽히는 순간 이제 사랑이라는 감정을 이유로 든 범죄가 시작된다.


구속, 속박, 납치, 감금, 심지어 폭행까지.


소유욕이라는 세글자의 표현으로는 부족한 광기 어린 집착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데···?"


자, 지금의 상황에서 가장 큰 문제이며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은 친구 놈에게서 추천받은 게임인 '얀데레에게 사랑받고 싶어'의 게임 속 세계라는 점이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이며 동시에 지금의 현실이다.


어쩌다가 게임 속에 들어오게 된 걸까. 사실 나는 아직까지도 지금의 상황을 현실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게임 속으로 들어왔다고는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절대 생각할 수 없었으니까.


애초에 말이지.


"자고 일어났는데 게임 속이라니."


누군가의 음모냐, 아니면 현실감이 부여된 자각몽이냐.


나는 깊은 한숨을 내뱉고서는 머리를 손으로 쓸어내렸다.


똑똑똑.


복잡한 상황에, 그리고 혼란스러운 감정을 애써 추스리고 있자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들어와."


사실 아직은 조금 더 혼자 있고 싶었지만, 혼자 있고 싶다고 해서 혼자 있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어때. 오빠? 정신이 나갔던 머리는 조금 돌아왔어?"


"난 원래부터 이랬어."


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상황을 계속해서 부정해도 의미가 없다는 것 정도는 이해한 상황이었다.


방문을 열고 들어온 소녀.


은발적안의 미소녀. 컴퓨터 화면으로 보았던 2D 캐릭터와는 너무나도 다른, 비현실적이지만 동시에 모순적이게도 현실미를 가진 외모였다.


"그래도 걱정해줘서 고마워. 유리야."


"뭐, 뭐야?! 어울리지 않게! 고맙다는 인사는 됐어! 징그럽잖아!"


···어울리지 않았다라···.


게임 속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그리고 이것이 현실이라고 받아들이고자 다짐한 나는 조용히 유리를 바라보았다.


은발적안이라는 특징을 제외하더라도 유리는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한국인의 특징인 검은색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었어도 크게 어색하지 않았으리라.


그러나 그런 외모적인 부분을 제외하고서 나는 유리에게 묻지 않으면 안 되는 게 있었다.


이 게임에서. 그리고 게임이지만 현실인 이 세계의 '설정' 이었다.


게임 속의 플레이어의 설정이 그대로인가, 아니면 등장하는 캐릭터만 같고 설정은 다른가.


전자라면 얀데레들로부터 어떻게 살아남을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반면, 후자는 생존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어진다.


얀데레라는 설정 자체가 없으니까.


나는 입을 열어 물었다.


"하연이는?"


"하연 언니? 갑자기 하연 언니에 대해서는 왜 물어?"


"그야···."


"뭐, 바로 얼마 전에 하연 언니한테 고백하고 거하게 차였으니,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한 것도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니지만."


이유를 말하기도 전에 알아서 착각해주어서 고맙구나. 유리야.


나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면서 조용히 유리의 말을 귀담아들었다.


"하연 언니는 평소랑 같아. 오빠가 고백했다는 사실조차도 그냥 농담으로 받아들인 것 같던데?"


"아, 그래?"


"애초에 평소에 고등학교로 올라가면서 사이도 자연스럽게 멀어졌잖아?"


좋아. 듣고 싶은 이야기였다.


"그랬었지."


유리는 아무런 감정도 담지 않은 내 긍정에 눈을 빛내더니 입가에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건 명백한 비웃음이었다.


"아아. 그렇구나."


"뭐가?"


"오빠가 오늘 제정신이 아닌 게, 아직도 차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그런 거였구나. 이해했어. 과연. 확실히 상심이 클만하지."


아까 거실에서 보았던 측은한 시선을, 나는 또다시 받게 되었다.


이거 은근히 짜증 나는데.


하지만 굳이 오해를 풀 이유는 없었다. 이대로 착각해준다면 딱 좋겠고.


그나저나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졌다'라는 유리의 말은 알아둘 필요가 있었다.


친구 놈에게서 추천받은 '얀데레에게 사랑받고 싶어'라는 게임에서 '이하연'이라는 캐릭터는 주인공의 소꿉친구이며 주인공과 가장 많이 엮이는 캐릭터였다.


당연히 게임의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 얀데레 속성을 가지고 있고 주인공 몰래 가장 많은 범죄를 저지른 소녀이기도 했다.


주인공은 흔한 남자친구조차 없는 외톨이라는 설정이었는데, 주인공이 외톨이라는 설정을 가지게 된 이유가 이하연이라는 소녀 때문이었다.


남자든 여자든, 주인공의 근처에 다가오려는 이들을 모조리 배제한다.


그것이 이하연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설정이고, 성격이며, 행동방식이었다.


때문에 유리의 말은 내게 있어서 무척이나 달가운 이야기였다.


아직 확신하기 이르지만, 본래의 공식 설정과는 상당히 다른 상황에 나는 속으로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아무튼 내일부터는 학교에 가야하니까. 너무 상심이 크더라도 멘탈은 챙겨. 오빠."


"그래. 그러도록 할게."


"밥은 알아서 챙겨 먹고."


"어디 가게?"


"누구와는 다르게, 나는 황금 같은 주말에도 바쁜 편이거든."


"그러냐."


되게 짜증 나네. 이 녀석.


하지만 알아서 나가준다니까. 내버려 두자.


혼자 있을 시간이 필요하니까 말이다.


"······."


"······."


왜 안 나가?


"나, 진짜 가?"


"황금 같은 주말에도 바쁘다며?"


내 말에 유리의 표정이 기묘해졌다.


"진짜 간다?"


"아니 갈 거라면 얼른 가지?"


작은 짜증마저 담은 내 말에 유리는 혀를 한번 작게 차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갈 거야."


"오냐."


"···고백한테 차였다길래 걱정해준 내가 멍청했지···."


"하?"


걱정해준 거라고?


비꼬듯 말한 게?


하지만 내가 무어라 입을 열기도 전에 유리는 내 방을 떠났다. 약속이 있다는 건 정말이었는지, 잠시 뒤에 문을 열고 나기는 소리가 들렸다.


"이걸로 혼자인가."


드디어 혼자가 되었다.


나는 조용히 내 방을 훑어보았다.


"뭐가 바뀌고, 무엇이 바뀌지 않았는지. 일단, 차근히 확인해볼까."


어쩌다가 게임 속에 들어오게 된 건지는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일단 모르는 것은 미루어두고, 당장에 알아두어야 할 것을 찾아봐야 할 터였다.


일단은 내 방.


딱히 달라질 게 없는, 완벽한 내 방이다.


하지만 원래 단출한 원룸에 살고 있던 내 기억과는 달리, 문 바깥으로 나가면 컴퓨터의 모니터 화면으로 보았던 4인 가정의 집 내부의 모습이 보였다.


방 3개에, 거실 하나, 주방 하나, 욕실 2개. 평수까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넓다.


"어디 보자···."


집 내부를 적당히 둘러보면서 알 수 있었던 것이 있었다.


학교에는 친구조차 없었던 주인공. 그리고 점점 음침한 성격이 되어가는 주인공을 버리지 않고, 따뜻한 사랑으로 감싸주던 친근한 주인공의 부모님은 게임 속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 했다.


테이블이나 거실에 보이는 사진이 그것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사진에 찍힌 건 중학교 졸업식으로 보이는 모습이었다.


동생인 유리와 지금의 내가 사진에 들어가 있는 모습이 어색하게만 느껴졌지만 적어도 가족에 대한 설정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가족이라."


가족이라는 두 글자의 단어.


내게는 어색하기만 할 뿐이지만.


마음 한쪽 구석에는 기쁜 감정도 적지 않게 있다.


현실에서의 나는 아쉽게도 가족이라고는 단 한 명도 살아있지 않았으니까.


"가족 놀이 같은 건 어색하기도 하고, 어울리지도 않겠지만."


가족을 바라던 나에게 있어서 이 상황은 적어도 나쁘지는 않았다.


가족 놀이에, 제대로 어울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걸 확인해볼까."


이곳은 게임 속이다. 또 다른 현실이라고 밖에 느껴지지 않는 상황 속에서, 이게 게임이라고밖에 확신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면 그건 바로 내 눈에 보이는 시스템창 때문이었다.


보통 흔히 미연시라는 장르의 게임에서 볼 수 있는 '세이브'. '로드'의 기능은 잠겨있었다.


하지만 아까 동생을 볼 때 내 눈에 보였던 그 숫자는 내 눈이 환각을 본 게 아니었다.


그건 분명 게임의 시스템의 일부.


표시된 호감도의 수치와는 다르게 행동한 유리에 대해서는 이해가 되지 않지만···.


나는 집 안을 돌아다니는 것을 멈추고 내 휴대폰을 찾았다.


게임의 설정과 다른 부분이 있는 반면, 동일한 부분도 분명 있었다. 또한, 본래의 현실에서의 내 방과 게임인 이 세계 속에서의 내 방의 모습이 같다는 것도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었다.


틀린 부분과 같은 부분.


그 차이를 확실하게 알기 위해서 조사해볼 필요가 있는 건 휴대폰이었다.


휴대폰 역시 현실에서의 내가 사용하던 기종이 맞았다. 잔기스가 난 부분도 완벽하게 같으니, 원래 현실에서 사용하던 휴대폰과 똑같은 거라고 봐도 틀리진 않겠지.


휴대폰의 락을 풀고 주소록에 들어가자 나는 그제야 이 상황에 대해서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었다.


현실에서의 친구 놈들의 번호는 등록되어 있지 않았다.


"휴대폰에 등록되어 있는 번호는···대충 주인공이 게임 속에서 알고 지냈던 이들이 전부인가."


휴대폰 자체는 현실에서의 내 것이었지만 등록된 번호는 전부 모르는 번호였다.


그마저도 몇 없었다.


주인공이 외톨이라는 설정은 그대로인 듯 했다.


"하지만 차라리 이 편이 낫겠지."


오히려 아는 사람이 많았다면, 오히려 적응하기 힘들었을 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날짜가···."


4월 12일. 게임 속에서 주인공이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기 이전의 날짜였다.


휴대폰을 더 뒤적여보았으나 더 이상 얻을만한 건 없어보였다.


학교에서는 친구 하나 없는 외톨이.


4인 가족에, 음침한 성격의 주인공에게도 사랑을 아끼지 않는 평온한 가정.


거기다가 '얀데레에게 사랑받고 싶어'라는 게임의 설정과는 다르게 얀데레와 얽힐 요소가 없어 보이는 상황까지.


"···뭐야. 이거."


이 게임 속으로 들어오기 전까지, 가족이라고는 한 명도 없고 믿을만한 친구라고는 딱 하나뿐인 쓸쓸한 내 인생과는 다르게.


이곳은 완전히 낙원 그 자체였다.


어쩌면 내가 바라던 이상향이 아닐까 싶을 정도의.


"완전 개꿀이잖아?"


이쯤 되면 현실로 돌아갈 이유가 없는데?


작가의말


 그는 그렇게...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 작성자
    Lv.73 신컨의재
    작성일
    19.07.02 20:39
    No. 1

    친구놈은신일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티폰
    작성일
    19.07.17 09:08
    No. 2

    죽을수도 있은데 미쳤습니까 휴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CC8mon
    작성일
    19.07.25 11:24
    No. 3

    하긴 얀데레라는 것들이 주인공한태 관심없으니깐
    거기에 없던친구에 가족까지? 그럼 개꿀이지.
    하지만 잊었습니까 휴먼? 주변에 친구가 없다는건
    결국 아닌듯해도 이미 설계에 들어갓다는걸....

    찬성: 7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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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위험한 소녀들. +2 19.06.19 2,355 34 13쪽
5 위험한 소녀들. +3 19.06.19 2,431 41 12쪽
4 위험한 소녀들. +4 19.06.19 2,521 41 12쪽
3 위험한 소녀들. +4 19.06.18 2,730 48 13쪽
» 위험한 소녀들. +3 19.06.18 3,046 47 12쪽
1 프롤로그 +5 19.06.18 3,981 34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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