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화] 경복궁(景福宮)
해당 소설은 실제 역사적 사실과 인물 사건을 바탕으로 진행 하지만 세부 사항이 다를 수 있으며, 가공된 인물이 등장할 수 있으며, 인물들의 묘사는 전부 허구입니다.
“사위! 혹···”
이공이 정천에게 물으려다 멈추자, 정천이 대단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답했다.
“태기이옵니다. 감축드리옵니다! 상황 폐하.”
-감축 드리옵니다! 상황폐하!
대소신료들과 백성들까지 밝게 웃으면서 축하해 주자, 얼떨떨한 표정으로 있던 이공은 활짝 웃으면서 태후를 조심스럽게 안았다.
“부인! 참으로 장하오! 하핫!”
이공의 말에 양 뺨에 홍조가 발그레해진 태후 김 씨가 어쩔 줄을 몰라 하면서 말했다.
“부, 부끄럽사옵니다. 이제, 소첩은 할미인데···”
“어마마마? 소녀의 동생이 생기옵니까?”
옆에 서있던 올해 여섯 살이 된 귀여운 외모의 복온공주가 태후 김 씨를 올려다보자, 이공이 호쾌하게 웃으면서 대신 답했다.
“옳지! 복온아- 너의 동생이 생긴단다. 황상!”
이공이 소리치자, 이영이 얼른 그를 바라보았고 이공이 슬며시 술잔을 비우는 시늉을 하자, 알겠다는 듯 활짝 웃으면서 사람들에게 소리쳤다.
“금일은 참으로 좋은 일이 가득하도다! 짐이 명하노니 주안상을 거하게 차려, 즐거이 먹고 마시거라!”
“황은이 망극하옵니다!”
그날 밤. 밝아진 도심을 바라보면서 황제에서 백성까지 모두가 즐겁게 술과 음식을 나누어 먹었다.
* * *
[7월 1일 아침. 광화문(景福宮 光化門)]
드디어, 경복궁의 준공이 모두 완료되었다. 백성들과 대소신료들은 이영을 기다리며 즐겁게 대화를 나누었다.
“듣자 하니, 경복궁을 기가 막히게 지었다고 들었소이다.”
굳게 닫혀있는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을 바라보며 김정희가 옆에 있는 임상옥에게 묻자, 그도 기대가 가득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총리께서 하시는 설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 않소이까? 그 댁만 보아도 예상할 수 있지 않소. 게다가 듣자 하니, 전조의 창건 당시의 구조를 되살렸다고 하더이다.”
그의 말에 옆에 있던 김로가 공감한다는 듯이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재신께서 돈을 들입다 쏟아부어서! 기가 막히게 지었다고 들었소이다. 그렇게 써도 마르지 않으니··· 대단하지요.”
감회가 새롭다는 듯이 다양한 표정을 짓던 유신환이 황홀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어제 모든 곳을 돌아보았습니다만··· 들어가시면 자금성은 그저, 크기만 크다는 것을 알게들 되실 겁니다. 소인이 장담하지요.”
‘암. 더럽게 많이 썼지. 내가 생각해도 미친 공사였어! 왜 궁궐 짓다가 반란이 일어난 지 깨달았을 정도로.’
그들의 옆에서 조용히 있던 정천은 경복궁 공사에 엄청나게 비용이 들어간 것을 떠올리면서 쓰게 웃었다.
잠시 후 황실의 마차들이 도착하자, 궁내부 장관의 도움을 받아 이영을 포함한 모두가 마차에서 내렸다.
‘오- 이걸 직접 하다니. 히힛’
이영이 비단 끈을 잡으면서 즐겁게 미소 짓다가 가위로 자르자, 모두가 환호성을 내질렀다.
“황제 폐하 만세!”
“대한 제국 만세!”
-우와아아아아!
이영이 비단 끈을 자르자, 경복궁의 문지기들이 정문을 열었고, 안으로 보이는 화려함에 모두가 말없이 멍하니 바라보았다.
“폐하. 상황 폐하. 오르시옵소서.”
정천이 말하자, 그제 서야 정신을 차린 이영과 이공은 떨리는 몸을 추스르고 다섯 칸으로 되어있는 정문을 들어갔고, 나머지는 좌우에 있는 작은 문으로 들어갔다.
「궁원(宮苑)의 제도는 사치하면 반드시 백성을 수고롭게 하고 재정을 손상시키는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고, 누추하면 조정에 대한 존엄을 보여줄 수가 없게 될 것이다.
검소하면서도 누추한 지경에 이르지 않고, 화려하면서도 사치스러운 지경에 이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아름다운 것이다. 그러나 검소란 덕에서 비롯되고, 사치란 악의 큰 근원이니, 사치스럽게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검소해야 할 것이다. -삼봉 정도전-」
만일, 그가 나타나서 궁궐을 봤으면 놀라서 기절했을 정도로 화려하고 아름답게 지은 경복궁은 정천이 1395년 창건 당시 지었던 구조 그대로를 떠올리며 복구 시켰다.
‘참으로 아름답구나. 정녕, 선계에 존재한다면 이곳과 같겠구나.’
대소신료 다음으로 입장한 성균관 유생들도 유교적 관념 따윈 잊어버리고 감탄에 감탄을 하면서 걸었다.
“아바마마. 이 궁궐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궁궐이 될 것 같습니다.”
이영의 말에 이공도 기쁨의 눈물을 흘리면서 작은 문으로 들어갔다가 얼른 뒤따라온 정천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아무렴요. 사위. 참으로··· 고맙네.”
이영도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고 정천의 반대 손을 잡으며 밝게 미소 지었다.
“매제. 참말로 고마우이.”
‘돈을 쓰려면 이렇게 쓰는 거라고요. 크-’
정천 역시 해맑게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게 다 폐하와 상황 폐하의 덕이 하늘을 감동시킨 것이옵니다.”
태후 김 씨와 황후 정 씨, 그리고 이수아와 복온공주는 아름다운 궁궐을 보며 탄성을 계속 지르기 바빴다.
“선계가 따로 없구나.”
“태후 마마. 참으로 아름답사옵니다.”
“ㅇ···”
‘서방님이 얼마나 고생하고 돈을 퍼부었는데 에헴-’
그 모습에 이수아가 어깨를 활짝 펴고선 남편 자랑을 했다.
“서방님께서 짓느라고 엄청 고생했사옵니다!”
“어쩜. 역시, 사위 하나는 참말로 잘 두었어. 복온아 너도 그런 사내를 만나야 한다?”
“네! 어마마마!”
‘근데, 내 동생 이름도 좀 바꿔줘야 되는데. 복온이 뭐야. 복온이. 근데 얜 점점 더 귀여워져 꺅. 우리 화연이랑 민지도 이러겠지?’
이수아가 귀여운 동생의 손을 잡고서 요리조리 보면서 걸어갔고, 이영과 이공은 홍례문과 영제교를 건너가면서도 탄성이 절로 입에서 나왔다.
그들을 보면서 근정문 입구에 서있던 구군복을 입은 친위대 병사들이 군례를 하고서 근정문을 활짝 열었다.
“허···”
“하···”
이영의 감탄이 절로 나온 근정전 마당은 깔끔하게 다듬어진 박석이 한 치의 오차도 용납할 수 없다는 듯이 고르게 깔려있었고, 장인들의 혼을 담은 월대는 상하 2중으로 구성되었으며, 근정전 건물의 동, 서, 남 3면에 걸쳐 마련되었었다.
월대 정면 계단 아래에서 근정문의 방향으로 좌우에는 정 1품에서 종 9품까지 품계석 (品階石)이 세워져 있었다.
남쪽의 정면 계단에는 상하에 각각 봉황새를 새긴 답도(踏道)를 두고 층계석에도 당초무늬를 새겼다.
또한, 상하 각 월대의 가장자리에는 돌난간을 사방에 두르고, 난간의 기둥머리에는 십이지(十二支)에 해당하는 짐승 조각을 생동감 있게 새겼다.
중앙의 황제의 길로 걸어서 월대로 올라간 이영을 보고서 궁내부 관원들이 읍을 하고서 근정전을 열었고, 신발을 벗고 올라간 이영과 이공은 다시 전율이 흘렀는데.
중앙의 북쪽 후면에는 방형(方形)의 보좌(寶座)를 두었고, 그 단상에 어좌(御座)와 그 뒤에 일월오악(日月五嶽, 일월곤륜도)을 그린 병장(屛障)이 멋들어지게 세워져있었으며, 그 위에 화려한 보개(寶蓋)를 달았다.
그 외에는 기존의 인정전과 구조를 비슷하게 만들었으나, 이들이 보기에는 고풍스러움과 화려함이 어울려진 정전이었다.
전각을 나와서 사정문을 넘어가자, 정사를 보는 집무실인 편전인 사정전(思政殿) 이 있었는데, 각 기둥들은 황금색으로 색칠이 되어 용무늬로 음각이 되어있었다.
이곳은 근정전과는 달리, 이영의 강력한 의지로 단상 없이 황금색 용상과 그 뒤편에 두 마리의 용이 태극 여의주를 중심으로 배치된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리고 이 뒤로는 침전들이 있었기에 정천을 제외한 신료들과 백성들은 다른 곳으로 이동을 했다.
황제의 가족들만 정천의 안내를 받아 황제의 침소인 강녕전과 황후가 거처하는 교태전을 지나 작은 후원인 아름다운 아미산을 거쳐 후궁들과 궁녀들의 공간인 집경당을 구경을 하고서 대망의 향원정에 도착했다.
“아···”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아름답게 꾸며진 향원정은 정육각형으로 총 4층의 전각으로 지어졌고, 온갖 기화요초로 아름답게 구성이 되어있었다.
‘내가 여기 겨울에 왔을 때 바지에 오줌 쌀 뻔했지. 사계절마다 보는 맛이 다를걸?’
정천은 언제 봐도 감탄이 절로 나오는 이곳을 보다가, 옆에 석상이 된 이영과 황제의 가족들을 보곤 부드럽게 미소를 짓고서 손짓했다.
“폐하. 상황 폐하. 다리를 건너시옵소서.”
“아··· 그, 그렇지.”
정천의 손짓에 그제야 정신을 차린 이영이 이공을 바라보자, 이공이 기가 막힌다는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절로 저었다.
“사위··· 아예, 무릉도원으로 만들었구먼. 허헛. 이러다 신선이 되는 건 아닌가 모르겠군.”
그들이 다리를 건너자, 뒤따라 태후 김 씨 들도 따라 건너며 몽롱한 표정을 지으며 탄성을 내뱉었고, 정천이 슬쩍 돌아서서 흥분된 표정으로 말했다.
“가을은 단풍들의 아름다움이 극치를 이룰 것이고, 겨울엔 눈이 쌓은 것을 보면 마음이 포근해질 것이옵니다. 그리고 봄은··· 직접 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아···”
여름인 지금도 이렇게 아름다운데, 정천의 설명을 들은 이영과 이공도 잔뜩 기대하는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밝게 미소 지었다.
‘이것이 바로 오늘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짜잔-’
먼저 오른 정천은 마침내, 향원정의 4층까지 오른 그들을 보곤 씩 웃으면서 창문을 열었고, 그의 예상대로 올라온 모두는 황홀한 표정을 지으면서 일제히 동작을 멈췄다.
극치의 풍경을 경험한 그들이 한참을 있다가 몽롱한 표정으로 돌아가자, 대소신료들은 그들의 표정을 보면서 고개를 갸웃하면서 다리를 건너 그곳에 도착하였고, 그들은 마찬가지로 감탄을 표현하였는데.
“선계가··· 여기 있었군.”
정약용은 그들과 같이 향원정의 4층 누각에 올라서 경치를 말없이 보다가 혼잣말을 내뱉자, 박종채도 옆에서 홀린 듯한 표정으로 답변했다.
“허, 천이 그 녀석이··· 요술을 부렸습니다.”
“ㅇ···”
경복궁 향원정은 일주일에 한 번씩 백성들을 위해 개방이 되었으며, 실제 황제가 거주하는 공간을 자유로이 개방한 모습에 각국의 외신들은 극찬을 하였고, 각국의 정상들은 그 아름다움을 감상을 하기 위해, 갖은 핑계를 대면서 자주 찾아왔다.
* * *
[8월 1일 오전. 사정전]
“하···”
“흠···”
“허···”
이것은 사정전의 전각을 나서면서 한숨을 내쉬는 이영을 포함한 장관들의 소리였고, 이들이 한숨을 내쉬는 원인은 이날이 바로 제1차 기로소 평가 날이었기 때문이다.
사정문을 벗어나 말없이 이동을 하던 그들은 기로소 정문에 도착하였고, 옷차림새를 정리한 이영이 기합을 지르고서 그들을 바라봤다.
“자! 들어갑시다.”
‘젠장!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다.’
‘나는 선임이 없는데 왜 온 거지···’
‘스승님하고 백부님에게 그간 뇌물 좀 드렸으니까 난 괜찮겠지?’
장관들과 정천이 속으로 다양하게 생각하다가 마음을 다잡으면서 소리쳤다.
“알겠사옵니다 폐하!”
그들의 소리침에 기운을 얻은 듯, 이영이 활기찬 미소를 지으면서 문지기에게 명했다.
“허면, 기운들 내고 당당하게 들어가 보지. 어서, 문을 열거라.”
‘대체··· 무슨 일이기에, 저 높으신 분들이 긴장들을 다 하시는 거야?’
‘허··· 무슨 일이 있긴 하구먼?’
문지기들이 속으로 생각하면서 읍을 하고서 기로소의 정문을 열었다.
“명! 받잡겠사옵니다.”
-끼이익.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이공과 기로소 장관들이 그들을 반기면서 부드럽게 웃고 있었으나, 들어온 이영을 포함한 장관들은 어느새 이마에 땀이 조금씩 송골송골 맺혀가기 시작했고.
‘어, 어찌하여··· 웃는 아바마마가 이리도 무섭게 보이는가?’
‘난 죽었다···’
‘아- 테스 형! 사는 게 왜 이래···’
‘뭐야··· 여기, 터가 이상한가? 다들, 위압감이 장난 아닌데?’
천하의 정천도 자신도 모르게 맺혀가는 식은땀을 느끼지 못할 정도였으니, 말은 다 했다고 볼 수 있었다.
‘흐음··· 요 녀석. 살살해줄 것이니 어디, 준비한 것을 보자꾸나.’
이공은 그들을 보면서 턱수염을 쓰다듬었고.
‘미안하구나 천아. 공은 공이고, 사는 사인 법이니라.’
‘천아. 이들 중에 실수한 자가 있다면, 네 녀석의 책임도 들어간다고 하더구나. 쯧쯧쯧.’
정약용과 박종채는 정천을 보면서 안쓰러운 생각을 하기 시작했고, 나머지 장관들은 후임들을 보면서 사악한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날씨도 좋고, 슬슬 시작해야겠군.’
이공은 목을 손으로 잡고서 잠시 풀고선 안을 손짓하면서 기대가 가득한 표정을 지으면서 그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허면, 시작해볼까?”
Comment '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