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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조(捏造) 님의 서재입니다.

조선을 개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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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조(捏造)
작품등록일 :
2020.09.07 20:05
최근연재일 :
2021.01.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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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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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38화] 이 길을 택한 이유

해당 소설은 실제 역사적 사실과 인물 사건을 바탕으로 진행 하지만 세부 사항이 다를 수 있으며, 가공된 인물이 등장할 수 있으며, 인물들의 묘사는 전부 허구입니다.




DUMMY

정천은 집으로 돌아와서 점심을 먹고 장 행수를 방 안으로 불러들였다.

“오랜만일세. 그래, 동래 쪽은 어떠한가?”


장중학이 그에게 서신을 주면서 밝게 웃었다.

“동래 왜관을 통하여 비누가 엄청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동과 유황, 나머지는 금과 은으로 받고 있지요.”


“판매하는 비누의 가격은?”

“말씀하신 대로 오이 비누는 개당 은 한 냥에, 어성초 비누는 개당 은 열 냥에, 인삼 비누는 은 스무 냥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예상은 인삼 비누가 제일 저조할 거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반대로 엄청나게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그것들 인삼 일 년 자란 것들인데. 하긴, 성분을 검사도 못할 시기니깐. 그래도 그렇지! 미친놈들···’

잠시 멍하니 장행수를 바라보던 정천이 고개를 흔들고서 물었다.

“효능도 그리 좋지 않을 건데, 그렇게 팔리는 이유가 있는가?”

“동래 담당 행수도 그것이 궁금하여 왜관 상인에게 물어보니, 인삼은 그냥 최고라고, 아주 놀랍다면서 자신들이 가져가면 그 자리에서 순식간에 팔린답니다.

오히려, 돈을 더 줄 테니까 수량 좀 늘려달라고 극성이랍니다.”

“흠. 은으로 받은 것은 얼마나 모았나?”

“음··· 저번 달 보고받을 때는 십만 냥 정도 모였답니다. 아마 명일쯤 도착할 것 같습니다.”


‘미친··· 은을 쫙쫙 빨아드리는구나.’

“세출은 잘 계산해서 내도록 하고, 인력들 급여는 얼마씩 주고 있는가?”

“인당 열 냥씩 주고 있습니다.”


‘그래, 이자의 생각도 들어봐야겠어.’

팔짱을 끼고 잠시 고민하던 정천이 그의 생각이 궁금해져서 물었다.

“자네 생각에는 그들의 급여를 더 올려주는 것이 어떠한가?”


정천의 물음에 고개 숙여서 깊게 고민하던 장중학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지금도 다른 일에 비하여 급여가 높기에, 그들에게 잘못된 버릇이 생길 수 있습니다.

소인의 생각엔 차라리, 공장을 더 확장해서 인력을 높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음, 전문가 다 됐어. 제법인 걸?’

장 행수의 답변을 들은 정천은 잠시 두 눈을 감고 생각을 정리하고서 말했다.

“공장을 더 확장하게. 그리고 숙소도 크고 넓게 지어서 그들이 사는데 불편함을 없도록 하게나.

게다가, 자네의 생각도 일리가 있으니, 급여의 인상 대신에 목표한 수량을 달성하면, 성과급을 주어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노력하는 마음을 먹도록 진행하게.

또한, 내가 만든 달력을 토대로 근무시간을 월~금요일은 오전 9시에서 오후 4시까지만 일하며, 토요일과 일요일은 쉬도록 전하게.”


정천의 말을 수첩에 연필로 적어가던 장중학이 염려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리하면 생산량이 많이 떨어지는데··· 대감, 괜찮겠습니까?”

“그만큼 인력을 충원하게. 금요일쯤 그들에게 주말에도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요청자들만 따로 받아서 일하도록 하고, 그날은 일당을 두 배로 처리하게.

한 푼이라도 더 벌고 싶은 사람은 그리하겠지. 또한, 명절 때는 상여금을 한 달의 급여로 주고, 공장은 무조건 쉬도록 만들게.”


정천의 말을 모두 받아 적고 나서, 두 눈을 감고 생각을 하던 장중학이 재차 물었다.

“대감, 그리하게 되면 이윤이 많이 줄어듭니다. 그렇게 하시려는 연유가 궁금합니다.”


정천이 천천히 일어나 자신의 방문을 열고서 문밖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겨울의 경치를 두 눈에 가득 담은 채, 뒷짐을 자연스레 지으면서 말했다.

“이보시게, 중학이.

나무를 보지 말고, 멀리 숲을 바라보게.

공장을 늘리고 인력을 늘려 나가게 된다면 처음은 이윤이 적겠지만, 나중엔 계속 불어날 것이야.


나는 말 일세.

그들이 즐겁게 웃으면서 부족함 없이 일할 수 있도록 내가 만들어 주고 싶다네.

내 뜻이 그들에게 전달이 된다면, 자발적으로 열심히 일할 것이고, 그것을 전해 듣는 내 마음은 더욱 즐거울 것일세.”


‘이런··· 나도 모르게 욕심이 늘어났구나.’

장중학은 말을 마치고, 부드럽게 웃으면서 돌아서는 정천을 보면서 고개를 깊게 숙였다.

“대감의 말씀을 가슴속에 깊게 새기겠나이다.”

“뜻이 통했다니 다행일세. 헌데, 함경도 토지들은 말 한대로 모두 구매하였는가?”

“예 대감. 쌀농사도 어려운 지대라 다들 헐값으로 팔기에, 모두 사들였습니다.”

“그곳에 사탕무 심는 계획은 차질 없이 하게. 그 옆에 짓는 공장 역시도 마찬가지일세.”

“알겠습니다.”


장중학이 약례를 하고 나가자, 모든 내용을 조용히 듣고 있었던 공주가 정천의 옆에 바짝 붙어 앉으면서 그를 올려다봤다.

“공산주의 견제 작전이에요?”

“그것도 있지만, 자본주의에 자유주의까지 심어 주는 거지. 그들은 앞으로 나의 뜻을 받들은 선봉대원들이 되어서, 반란 분자들을 스스로 막아설 거야.

또한, 다른 상인들도 결국은 따라올 수밖에 없을 거야. 그리 안 하면 그 밑의 사람들은 나한테 다 오게 될 테니까.”

“그런데, 왜 이렇게까지 사람들을 생각하고 나라를 생각하는 거예요? 저승에서도 간략하게 듣긴 했지만, 그래도 이해가 잘 가지 않아서요. 혹시? 성인군자 놀이예요?”


공주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정천을 올려다보자, 그 모습이 퍽 귀여웠던 정천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그녀의 큰 눈을 마주 바라보며 머리를 쓰담아주었다.

“나도 전생에서는 정말 다양하게 일을 해봤어.

일용직, 생산직, 아르바이트, 영업직, 자영업까지 종류도 참 다양했지.

그러면서 나중에 내가 기업을 세운다면, 사원들을 내 가족이 일한다고 생각하고 지금과 같이 많은 편의를 주고 싶었어.

음··· 자기만족이라고 해도 되겠다.”


‘역시, 내가 남편 하나는 잘 골랐다니까?’

“올- 그럼, 나라는요?”

공주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거리자, 정천이 그녀의 이마에 뽀뽀를 가볍게 해주면서 씩 웃었다.

“나는 어릴 때 조부모님 밑에서 자랐어.

자연스럽게 주로 보는 드라마는 사극이 되었고, 주로 듣는 건 트로트였었다 보니, 그것들을 자연스레 좋아했었지.

학교에서는 공부에 관심이 없어서 안 했어. 그저, 어서 빨리 취업해서 돈 벌 생각이었지. 하지만, 유일하게 관심을 두었던 건 바로 역사였어.


그런데 말이야.

막상 사회에 나오니까 우리나라의 현실, 그리고 교과서 외의 민족의 사실들을 보고서 충격을 먹었어.

또한, 전생에서는 비록 나라자체는 경제 대국이 되었지만, 분단은 그대로인 채로 열강들의 눈치를 보면서 시소 타기나 하고 있었지.


사람들은 어땠을까?

그들은 수저를 예를 들면서 등급을 나눴어. 조선시대의 신분제는 극도로 싫어하면서, 현재의 삶을 보면서 자기들도 자연스럽게 수저를 빗대어 신분을 나누면서 신세한탄들을 했었지.

그렇게 서로 비교를 하면서, 부족한 자들은 그 원망을 부모 탓, 나라 탓으로 돌리더라.


집은 어땠을까?

하루가 지나면 계속 오르니, 젊은 세대들은 내 집 마련은 꿈도 못 꿨지. 겨우 산다고 해도 평생을 갚으면서 제대로 즐거운 삶을 살지도 못하고 있었어.


그들은 왜 분노하고 포기할까?

취업난, 불안정한 일자리,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 물가 상승에 따른 생활비용의 지출 등의 사회적 압박으로 인해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일명, 3포 세대라는 명칭이 상징적인 용어로 굳혀져갔어.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에게 점점 더 희망은 안 보이게 되니, 나라를 떠나려는 이민자들이 늘어났지. 이민 갈 생각이 없는 자들은 강력한 해외의 대국들을 우러러보며, 자신들의 나라를 헬 조선이라 붙이면서 조롱했었지.

물론, 나도 그들 중에 하나라고 말할 수 있겠네.


그런데, 역사를 거슬러서 내가 이곳에 오게 되었잖아? 나는 그들과 내 후손들에게 즐겁고 희망에 가득 찬 미래를 주고 싶어.

국외로는 적이 함부로 도발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을, 친밀한 국가에는 문화와, 품격을 보여주어 그들이 탄복하는 나라가 되도록 만들고 싶어.


나는 할 수 있어.

내가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그런 나라로 만들 수 있을 거 같아. 저승에서 같이 공부한 당신과 규수도 있으니까, 나는 두렵지 않아.”


“ㅎ···”

“아, 잠깐 기다려 볼래? 준비한 것이 있어.”

“응···”

정천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독백을 하고서 자리에서 일어나자, 공주는 눈물을 흘리면서 고개만 끄덕였다.


“음, 잠깐만. 튜닝 좀 할게.”

정천이 사전에 제작한 기타를 들고 줄을 조율하는 모습을 보던 공주가 눈물을 닦으면서 물었다.

“어머! 그건 또 언제 만들었어요?”

“우리 조상님들이 손재주가 좋잖아? 원래는 혼례 전에 해주려고 했는데. 너무 급하게 하느라 그땐 못했어.”


‘물론, 너랑 결혼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정천은 튜닝이 끝나자, 줄을 튕겨 보았다.


-디리리리링. 척.

“음, 됐군. 아아- 흠! 흠!”

잠긴 목을 잠시 풀어주고서, 연주와 함께 흥얼거렸다.

“라~ 라리리- 라이 라이야.”


“당신도 따라 해봐.”

정천이 미소를 지으면서 권유하자, 공주도 목을 가다듬고 따라 불렀다.

“라~ 라리리- 라이 라이야.”

“이번엔 둘이 같이 해볼까?”

-라~ 라리리- 라이 라이야.


“좋네. 잘 들어봐.”


내가 가는 길이 험하고 멀지라도

그대 함께 간다면 좋겠네

우리 가는 길에 아침 햇살 비치면

행복하다고 말해주겠네

이리저리 둘러봐도 제일 좋은 건

그대와 함께 있는 것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내가 가는 길이 험하고 멀지라도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라~ 라리리- 라이 라이야.


“후우···”

두 눈을 감고서 여운을 느끼는 정천을 가만히 지켜보던 공주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머리를 감싸고 자신의 감정을 밖으로 꺼냈다.

“도와줄게요! 그러려고 내가 왔잖아요! 당신 참··· 미친 거 같다가도, 이럴 때 보면 더럽게 멋지단 말이야? 말 나온 김에! 우리, 아기나 만들까?”

‘···.’


* * *


[다음날 인정전]


“해서, 항구의 최적지인 남포에 크게 지어야 하옵니다.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정천은 문무백관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장시간 설명을 하였고,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그의 말을 헤아린 이공이 흡족하게 바라봤다.

“참으로 좋은 생각이다. 그래, 경들의 생각은 어떠하시오?”

“신. 총리 정약용. 우 부총리의 의견은 참으로 현명하다 생각하옵니다.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좋다! 우 부총리의 의견을 허하노라. 그럼, 연회를 시작하지!”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문무백관이 한목소리로 읍을 하며 말하자, 흡족한 이공이 즐겁게 웃으며 말했다.

“여의 생각에는 신하들과 백성들은 연회를 이곳에서 하되, 여와 대신들은 우 부총리의 집에서 하고 싶소만. 경들의 생각은 어떠하시오?”


‘우 부총리 집이 그렇게 맛집이잖아? 당연히 가야지!’

통계청장 홍기섭이 나서서 얼른 외쳤다.

“참으로 현명하신 판단이시옵니다!”

-현명하신 판단이시옵니다!


‘맛집이지. 암!’

‘나도 갈래!’

‘으이그, 내가 이럴 줄 알았다!’

그들 역시, 한마음이 되어서 외치자, 정천이 그들을 노려보았지만, 다들 즐겁게 웃는 모습을 보고 허탈하게 웃었다.

“주상 전하. 혹시 몰라서 미리 준비를 충분히 만들라고 시켰사옵니다.”

“좋구나! 세자야. 중전도 같이 가자고 하거라.”

“알겠사옵니다! 어마마마께옵서 참으로 좋아하실 것 같사옵니다!”

“자 그럼, 다들 가지.”

“명! 받잡겠사옵니다. 전하!”


* * *


‘허! 역시, 끝내주는군!’

‘억··· 녹는다! 녹아.’

‘마노라는 배워왔다더니, 왜 이 맛이 안 날까?’

‘어머?’

신료들이 음식을 먹으면서 다양하게 생각하였고, 중전 김 씨도 음식을 먹어보고, 그 맛에 깜짝 놀라서 눈이 동그랗게 변하였다.

“어서, 찬모를 불러오게!”

“예! 중전 마마!”


장금이가 조심스럽게 중전의 앞에 서자, 그녀를 흐뭇하게 바라보면서 중전 김 씨가 물었다.

“이 고기에 무엇이 들어갔느냐?”

“중전마마. 그것은 홍시이옵니다.”

“홍시? 어찌, 홍시를 넣었느냐?”

“네에? 소녀의 입맛에는 고기를 씹을 때 홍시 맛이 좋아서 넣었사온데, 어찌 홍시를 넣었냐고 하시오면, 소녀는 홍시 맛이 좋아서 홍시를 넣은 것이 온대···”


장금이가 파르르 떨면서 중전에게 답하자, 중전 김 씨가 입을 가리고 웃으면서 말했다.

“그렇지! 그저, 고기의 맛이 좋아서 물어봤느니라. 너는 이 맛을 수라간 숙수들에게도 알려 주기를 바라는데, 그래 줄 수 있겠느냐?”

“네! 아, 알겠사옵니다 중전 마마!”


‘크. 장금이 요리가 점점 미쳐가는구나···’

매일 먹어도 늘 새로운 맛에, 정천이 부르르 떠는 모습을 보고 이공이 웃으며 말했다.

“중전. 저기 좀 보시오. 사위가 파르르 떨고 있지 않소? 하하하핫!”

“어머? 그렇다면, 미색도 곱기도 하니, 세자의 후궁으로 들이시는 게 어떻겠사옵니까?”

“호오? 참으로 좋은 생각이오!”

“어마마마! 소자도 맘에 드옵니다!”


“거참, 참말로 맛있단 말이야? 돈을 주고 사 먹어야 되나?”

“혼례를 안 올렸다? 가만있어 보자, 내 자식이···”

“그러고 보니, 내 손주와 나이가 비슷하겠군!”

신료들까지 합세해서 장금이를 노골적으로 바라보았다.


‘미친! 얘는 절대 안 뺏긴다!’

‘절대 사수!’

그제야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한 정천과 공주는 장금이를 뒤로 숨기고서, 사람들을 노려보며 으르렁거렸다.

“절대 안 돼!”


* * *


[4155년 1월 1일 아침]


임오년(壬午年) 년 새해가 되자, 이공은 이제 동등한 제국이 되어야 한다는 정천의 요청에 명의 황제가 있는 곳을 향하여 예를 올리는 망궐례를 생략했다.

그는 이영을 포함한 문무백관들과 종묘에 가서 제를 약식으로 올렸으며, 하례 의식은 잘못된 악습이라고 주장한 정천의 의견을 검토하여, 인정전에서 신료들에게 세배만 받고서 덕담을 주고받았다.

“이렇게 간단하게 하니까 뭔가 조금 허전하군. 경들은 어떠하오?”

“신. 국가경영연구소 소장 김노경. 소신이 변경 전과 변경 후를 헤아려 보았사온데, 팔도의 지방 관아들은 표전과 표리, 그리고 방물을 들고 무리하게 오지 않아서 참으로 효율적이라고 생각하옵나이다.”

“신. 총리 정약용. 우 부총리의 말대로 과례는 비례 같사옵니다. 그간, 공자의 말씀대로 지극정성을 다하였으나, 오히려 과도한 예로 인하여 좋지 않은 일들이 생겨나는 것 같사옵니다.

그동안 매년 제례를 수도 없이 무리하게 하는 것보다, 지금처럼 진심으로 조상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오히려 깊게 보일 것 같사옵니다.”


정천은 선계와 저승을 들먹이며 날조를 시작했었고, 국가의 제례를 원단인 새해 첫날에 한 번만 하는 것으로 축소를 시켰다.

또한, 설과 추석에는 무리하게 준비하는 제사보다 조상이 좋아했던 음식 몇 가지를 만들어 먹으면서 기억하도록 설득하였으며, 남자들도 여자들을 도와서 준비하는 것이 큰 예절이라고 날조하였다.

그래서 같은 시각, 전국의 각지에서는 남자들과 여자들이 자신들의 조상이 좋아했던 음식을 함께 만들며 제사상에 올려놓고서 차례를 지내고 있었으며, 여자도 같이 절하도록 만들었다.


‘후손들아! 고부갈등이랑 남녀 차별 줄여줬다. 아예 없애기에는 지금 시대는 무리야.

나중에 모두 없애줄 테니까, 명절 때마다 편하게 놀러 다니렴.’

정천이 속으로 생각하다가 읍을 하며 말했다.

“신. 우 부총리 정천. 옛 조상들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진실 된 마음이 더 크다는 것을 가르침으로 전해져 내려왔사옵니다.

소신은 이제라도 종묘사직을 바로잡아, 조상들의 뜻을 온전히 이어받으니,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하옵니다.”

“경들이 말들이 모두 옳소. 그동안 뜻이 잘못 내려온 것을 옳다고 믿어왔으나, 잘못된 것을 알았으니 이제라도 제대로 뜻을 이어야겠지.

우 부총리. 다음은 무엇이라 하였는가?”


정천의 기가 막힌 날조를 굳게 믿은 이공은 흐뭇하게 웃으며 다음 행사를 물었다.

“떡국을 다 같이 나누어 먹으면서 즐겁게 담소를 하는 것입니다. 장금이를 수라간으로 불러서 미리 준비하도록 하였사옵니다.”

“장금이? 그거 좋은 생각이군. 헌데, 당시의 예법에는 술을 마시지 못하는가? 흥이 참으로 부족한듯하다.”


‘아. 조상님들의 흥 클라스는 진짜···’


작가의말

 사실, 이 소설을 시작하기 전에 두가지의 스토리를 준비 했습니다. 리메이크 전을 보신 분들께서는 잘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스토리를 180도 바꾼 계기는 금일 주인공의 독백과 마찬가지였습니다. 조선에 대하여 공부할 수록, 500년을 이어온 역사의 내용에는 감탄이 나오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본인은 그 안에서 내려온 잘못된 관습, 관례들을 수정하며 그들의 속으로 들어가 사는 스토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본인의 시각에서 본 우리나라는 글 속의 나온것처럼 참 각박하다고 느껴집니다. 물론,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지요. 다만, 소설속에서라도 저와 모두가 작은 기쁨을 누리면 어떠할까 생각하면서 지금도 떠올리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해설 추가.

 원단은 새로운 시간이 시작되는 새해의 아침이다. 1년의 해[歲]·월(月)·일(日)이 처음인 아침이라는 의미에서 삼조(三朝)·삼원(三元), 혹은 세 개의 시간이 모두 새롭게 시작한다는 뜻에서 삼시(三始)라 불리기도 한다. 이날 새벽은 삼시에 때[時]를 더해 사시(四始)라 한다.

 이는 『사기(史記)』「천관서(天官書)」에 전해진다. 원단은 원일 아침이란 뜻으로 원일의 일부분이다. 원일은 고려의 9대 속절(俗節) 중 하나였으며, 조선시대에는 한식·단오·추석과 함께 4대 절사(節祀)의 하나였다.

원일의 행사는 신년을 축하하며 서로 문안인사를 하고 또한 조상에게 이를 고하는 의식이 주를 이룬다. 대부분의 이러한 행사는 원단인 설날 아침에 이루어진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원단의 조회(朝會)는 법전에서 화려하게 거행되었으며, 관리들은 표전(表箋)과 표리(表裏)를 왕에게 올렸다고 하였다.
 표리는 세시입내(歲時入內)라 하여 새해에 사용할 모시실, 베실 따위로 짠 피륙 등속인 포속(布屬)이나 명주 혹은 면포 등을 말하며, 이를 전문과 함께 가져오게 하였다. 또한 원단을 축하하기 위해 팔도의 관찰사와 각 주의 목사(牧使) 그리고 병사 수사의 수장들도 모두 올라와 표전과 방물(方物)을 올리며 하례하였다.
 방물은 세의(歲儀)와 세궤(歲饋)에 해당되는 것으로, 대개 지역 특산품이 주를 이룬다. 각 도에서 올라온 지방의 특산품은 세찬과 세장으로 쓰였다.
원단에는 왕이 명의 황제에게 망궐례를 행하였다. 망궐례는 왕이 모든 관료[百官]와 왕세자를 거느리고 중국의 황제가 있는 궁전 쪽을 향하여 배례하는 의례이다. 망궐례는 이날 외 동지 및 성절(聖節)과 천추절(千秋節) 등에도 행하였다.
 국가에서는 신년을 맞이하여 웃어른을 공경하는 의미로 장수한 노인들에게 별세찬을 내렸다. 그 내용물은 세찬과 설빔으로 보인다.

*참조 : 조선왕조실록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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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90화] 2차 토벌 [왜국(倭國) 편].(3) +8 20.12.16 2,160 40 14쪽
89 [89화] 2차 토벌 [왜국(倭國) 편].(2) +9 20.12.15 2,028 48 14쪽
88 [88화] 2차 토벌 [왜국(倭國) 편].(1) +10 20.12.14 2,092 39 13쪽
87 [87화] 선택의 결과 +9 20.12.13 2,060 44 16쪽
86 [86화] 선전포고문.(3) +6 20.12.13 1,994 47 14쪽
85 [85화] 선전포고문.(2) +7 20.12.12 1,944 42 14쪽
84 [84화] 선전포고문.(1) +8 20.12.12 1,961 39 14쪽
83 [83화] 소환 +8 20.12.12 1,901 41 13쪽
82 [82화] 콘스탄틴 파블로비치 대공.(2) +13 20.12.11 1,888 40 17쪽
81 [81화] 콘스탄틴 파블로비치 대공.(1) +8 20.12.10 1,884 43 15쪽
80 [80화] 알렉산드르 1세 +10 20.12.09 1,895 43 15쪽
79 [79화] 기로소(耆老所) +8 20.12.08 1,874 40 14쪽
78 [78화] 경복궁(景福宮) +6 20.12.07 1,871 42 13쪽
77 [77화] 도덕(道德) +6 20.12.06 1,910 46 16쪽
76 [76화] 니콜라이 로바체프스키 +9 20.12.05 1,926 46 15쪽
75 [75화] 이르쿠츠크 +6 20.12.05 1,940 37 13쪽
74 [74화] 종교법(宗敎法). +8 20.12.04 1,999 45 17쪽
73 [73화] 만수의 선택.(2) +9 20.12.03 1,948 39 15쪽
72 [72화] 만수의 선택.(1) +7 20.12.02 2,077 41 18쪽
71 [71화] 대관식(戴冠式) +8 20.12.01 2,143 38 15쪽
70 [70화] 1차 토벌 <청국(淸國) 편>.(3) +8 20.11.30 2,199 43 14쪽
69 [69화] 1차 토벌 <청국(淸國) 편>.(2) +9 20.11.29 2,087 43 15쪽
68 [68화] 1차 토벌 <청국(淸國) 편>.(1) +7 20.11.28 2,187 42 15쪽
67 [67화] 출정식(出征式) +9 20.11.27 2,134 41 14쪽
66 [66화] 칭제건원(稱帝建元) +6 20.11.26 2,115 44 14쪽
65 [65화] 준비는 끝났는가?.(2) +5 20.11.25 2,053 40 15쪽
64 [64화] 준비는 끝났는가?.(1) +4 20.11.24 2,120 38 14쪽
63 [63화] 나비효과.(4) +10 20.11.23 2,170 44 15쪽
62 [62화] 나비효과.(3) +12 20.11.22 2,092 36 16쪽
61 [61화] 나비효과.(2) +11 20.11.21 2,138 32 14쪽
60 [60화] 나비효과.(1) +8 20.11.21 2,306 41 15쪽
59 [59화] 변화의 시작.(10) +4 20.11.20 2,223 42 16쪽
58 [58화] 변화의 시작.(9) +5 20.11.19 2,185 45 15쪽
57 [57화] 변화의 시작.(8) +12 20.11.18 2,200 39 14쪽
56 [56화] 변화의 시작.(7) +8 20.11.17 2,294 42 14쪽
55 [55화] 변화의 시작.(6) +21 20.11.16 2,357 38 15쪽
54 [54화] 변화의 시작.(5) +11 20.11.15 2,428 45 14쪽
53 [53화] 변화의 시작.(4) +8 20.11.14 2,429 48 14쪽
52 [52화] 변화의 시작.(3) +10 20.11.13 2,428 48 14쪽
51 [51화] 변화의 시작.(2) +10 20.11.12 2,529 47 16쪽
50 [50화] 변화의 시작.(1) +9 20.11.11 2,606 44 14쪽
49 [49화] 인내심의 끝은.(2) +6 20.11.10 2,441 51 14쪽
48 [48화] 인내심의 끝은.(1) +6 20.11.09 2,471 46 16쪽
47 [47화] 노비 개혁 +7 20.11.08 2,496 39 16쪽
46 [46화] 봄이 오면. +10 20.11.07 2,529 46 17쪽
45 [45화] 주거 개혁 +10 20.11.06 2,584 45 15쪽
44 [44화] 사열식 +7 20.11.05 2,572 50 15쪽
43 [43화] 위력정찰.(3) +6 20.11.04 2,548 42 13쪽
42 [42화] 위력정찰.(2) +6 20.11.03 2,560 48 13쪽
41 [41화] 위력정찰.(1) +5 20.11.02 2,719 46 15쪽
40 [40화] 참된 선비란. +9 20.11.01 2,723 47 16쪽
39 [39화] 아! 대한제국 +9 20.10.31 2,873 53 15쪽
» [38화] 이 길을 택한 이유 +10 20.10.30 2,685 47 17쪽
37 [37화] 연경 사행.(4) +7 20.10.29 2,635 53 14쪽
36 [36화] 연경 사행.(3) +5 20.10.28 2,645 48 15쪽
35 [35화] 연경 사행.(2) +7 20.10.27 2,724 47 14쪽
34 [34화] 연경 사행.(1) +9 20.10.26 2,866 44 15쪽
33 [33화] 검계 +7 20.10.25 2,901 47 15쪽
32 [32화] 혼례 +7 20.10.24 3,060 51 15쪽
31 [31화] 유격 훈련 +8 20.10.23 2,949 50 13쪽
30 [30화] 두발 개혁 +11 20.10.22 2,989 55 16쪽
29 [29화] 면담 +9 20.10.21 3,117 52 15쪽
28 [28화] 명온 공주 +14 20.10.20 3,255 54 16쪽
27 [27화] 고문 +7 20.10.19 3,170 51 15쪽
26 [26화] 저라고요! 김기식! +16 20.10.18 3,350 51 17쪽
25 [25화] 신 제국 건설.(2) +13 20.10.18 3,418 61 16쪽
24 [24화] 신 제국 건설.(1) +14 20.10.17 3,639 60 14쪽
23 [23화] 경연 +12 20.10.16 3,423 50 15쪽
22 [22화] 진급 +18 20.10.15 3,478 52 15쪽
21 [21화] 삭주굴근 +9 20.10.14 3,463 56 14쪽
20 [20화] 폭풍전야 +9 20.10.13 3,512 54 16쪽
19 [19화] 결단 +12 20.10.12 3,683 61 18쪽
18 [18화] 성균관 유생 +14 20.10.11 3,821 61 14쪽
17 [17화] 각성 +9 20.10.11 3,858 57 16쪽
16 [16화] 설득 +18 20.10.10 3,854 59 14쪽
15 [15화] 시험 +9 20.10.09 4,017 54 18쪽
14 [14화] 세자 방문 +8 20.10.09 4,133 57 13쪽
13 [13화] 가문의 복구 +6 20.10.09 4,195 57 15쪽
12 [12화] 궁궐 소환 +7 20.10.09 4,304 58 15쪽
11 [11화] 괴질.(2) +9 20.10.09 4,329 59 13쪽
10 [10화] 괴질.(1) +17 20.10.08 4,815 53 20쪽
9 [9화] 환생 +11 20.10.08 5,149 57 16쪽
8 [8화] 최종 준비 +8 20.10.08 4,857 57 14쪽
7 [7화] 계획 +13 20.10.07 5,293 59 17쪽
6 [6화] 시대 공부 +7 20.10.07 5,618 58 14쪽
5 [5화] 공부 시작 +5 20.10.07 6,081 65 13쪽
4 [4화] 제약 +4 20.10.07 6,628 77 14쪽
3 [3화] 환생 결정 +13 20.10.07 7,001 83 15쪽
2 [2화] 저승길 +10 20.10.07 7,773 84 14쪽
1 [1화] 운명이 바뀌다. +9 20.10.06 10,562 9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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