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화] 나비효과.(2)
해당 소설은 실제 역사적 사실과 인물 사건을 바탕으로 진행 하지만 세부 사항이 다를 수 있으며, 가공된 인물이 등장할 수 있으며, 인물들의 묘사는 전부 허구입니다.
[1시간 후 연회장]
“반갑소. 나 조선 왕이오. 곧, 대한제국 황제요.”
정천의 통역이 끝나고 미소를 지으면서 이공이 주먹을 내밀자, 조상도 주먹을 가볍게 부딪치며 씩 웃었다.
“반갑소. 나 위 왕이오. 곧, 위 황제요.”
정천이 통역을 하자, 이공은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면서 그에게 손짓했다.
“앞으로 잘 지내봅시다. 자, 이쪽으로.”
“고맙소이다.”
늘 그랬듯이 정천은 그들에게 통역들을 한 명씩 붙여주었고, 관리들끼리도 즐겁다는 듯이 미소 지으면서 연회장으로 들어갔다.
“자, 한잔 드시오.”
‘저 사람은 과연?’
정천이 슬쩍 바라보자, 조상이 한 잔을 마시고서 마찬가지로 따라주고서 말했다.
“잔이 너무 작은 듯하오?”
‘이 사람도 주당이었네.’
“역시! 풍류를 아시는군! 하하하핫!”
정천이 고민하다가 그대로 통역하자, 이공은 유강을 떠올리면서 친우를 만났다는 듯 어깨를 들썩이면서 평소 먹는 잔을 가져오라 명했다.
“오! 이제야 술맛 나는군! 크하하하!”
‘허. 여긴 모르겠네.’
지적인 외모로 보이나 어딘가 유약한 외모로 보이는 곽가의 후예 곽현은 술을 슬쩍 보더니 차를 요청해서 조용히 마셨고, 정천은 통역을 한 명 더 불러서 왕들에게 붙여주고서 품에서 지도를 꺼내어 지역들의 지점들을 찍으며 설명했다.
“촉나라, 오나라의 원하는 위치는 대략 이렇소. 나머지를 위나라가 가져가시는 것이 어떻소?”
정천의 지역별 영토 표시를 보던 곽현은 팔짱을 끼고서 영토들을 한참 동안 노려보다가 그에게 말했다.
“옛 삼국시대가 떠오르는군요. 절묘하게 나누었습니다. 일단은 이대로 진행하지요.”
‘슬쩍 떠볼까?’
“사마가 후예는 보이지 않는 것 같소이다.”
-으득.
정천의 말에 잠시 불쾌한 표정을 짓던 곽현이 신색을 정리하고서 말했다.
“저의 조상께서 일찍 죽지 않으셨다면, 그 배신자 가문은 나타나지도 않았을 것이오.”
‘음. 역시 그랬군.’
고개를 끄덕이며 듣던 정천이 이어서 말했다.
“경계선은 산해관 부터요. 위쪽은 만리장성을 넘지 마시오.”
“좋소. 통일 전까지는 그리하도록 하지.”
“허면, 차후에 그쪽이 총리가 되는 것이오?”
정천의 물음에 곽현은 고개를 젓더니,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나는 승상이 될 것이오.”
‘크. 삼국 초창기 지능 캐릭터들 다 모였네. 흠, 이 사람도 한번 떠볼까?’
“지금, 청국은 대운하 건설을 한다고 하더군. 승상의 생각은 어떠하시오?”
정천이 슬쩍 정세를 물어보자, 곽현이 고개를 가로젓더니 답했다.
“그것이 만일··· 누군가의 계략이었다면, 그자를 칭찬하고 싶소.”
‘예리하네. 고맙다.’
곽현이 냉소를 지으면서 평가한 말을 듣고서, 고개를 끄덕인 정천이 자신의 잔에 술을 따르고서 한잔 마셨다.
“혹시나 하고 물어본 것이오. 다른 선생들과 견해가 비슷하구려. 역시 봉효 선생의 후예답소. 본인도 비록 서책을 통해 보았으나, 존경하는 선생이오.”
“호오? 조상을 좋게 봐주어서 감사하오. 허나, 나 곽현이 조상 몫 이상을 보여줄 것이니, 지켜보시오.”
‘흥미롭네. 한 천년 동안만 서로 박 터지게 싸워줬으면 좋겠다.’
곽현이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말을 하고서 포권을 하자, 정천이 기대한다는 표정으로 마주 포권을 하였다.
“그럼, 무역과 무기 구매에 관하여 논해 봅시다.”
“좋소이다. 우리는 자금도 충분하오.”
“호오···”
* * *
[허난 성 건설 현장]
-찰싹! 찰싹!
“빨리 움직이라고, 이 멍청한 놈아!”
건설 담당 관리가 채찍을 들어서 녹영군 한 명에게 휘두르자, 근처에 있던 녹영군 모두의 표정이 점점 험악해져갔고, 그중에서 파총 한 명이 나서더니 관리의 손을 붙잡으면서 소리를 질렀다.
“우리는 제국을 지키는 병사란 말이오!”
‘이익! 망할 새끼 두고 보자!’
파총의 거센 악력에 채찍을 놓쳐버린 관리의 얼굴이 점점 벌겋게 변해가더니 그를 죽일 듯이 노려보다가 말을 타고 관청으로 달려갔고, 파총은 별것 아니라는 표정으로 채찍을 맞고서 엎드려 있던 병사를 일으켰다.
“역시! 파총님이시라니까!”
“봤어? 관리 놈 얼굴 뻘개져서 도망간 거? 크하하하하 속이 시원- 하다!”
-와핫핫핫!
그간 쌓인 것이 많았었는지, 그 장면을 지켜본 모든 녹영군 병사들이 즐거워하면서 주먹을 불끈 쥐고 흔들며 소리쳤고, 그런 모습에 어깨를 으쓱한 파총이 그들에게 말했다.
“자! 오늘은 그냥 쉬자! 술이나 한잔하는 거야!”
-우와아아!
녹영군 병사들이 기뻐하면서 소리를 지르던 그 순간
-두두두두!
멀리서 지축을 가득 울려 퍼지는 소리와 함께 먼지 구름이 그들에게 다가오자, 병사 하나가 손짓으로 가리키며 안색이 창백하게 변해갔다.
“저, 저기! 저기 좀 봐! 헉! 마, 만주 팔기 병이야!”
“뭐? 미친놈들이 여긴 왜 오는 거야?”
“아편 달라고 온 건가? 크크크크.”
처음 가리킨 병사와는 달리, 다른 병사들은 별것 아니라는 듯이 웃어넘겼고, 어느새 만주 팔기군은 그들의 앞에 도착했다.
“워-”
-푸륵.
말이 투레질을 하며 멈추자, 선두에 있던 사내가 말에서 훌쩍 뛰어 땅으로 내려오는 기예를 보이면서 그들에게 다가왔다.
“관리에게 대들은 파총 놈이 누구냐!”
위암감에 짓눌린 병사들이 파총을 가리키자, 사내가 칼을 빼들고 그에게 달려갔고, 녹영군 파총이 자초지종을 설명하려고 손을 들어 올리자
-서걱. 툭.
사내의 일도에 들어 올렸던 팔이 잘려 날아갔다.
-푸쉬이잇!
“크아아악. 왜! 왜! 그러시는 겁니까!”
파총이 잘린 팔을 붙잡고 비명을 지르면서 묻자, 사내가 차갑게 웃으면서 말했다.
“감히 대청 제국의 관리를 모욕해? 잘 가라. 흐읍.”
칼을 억세게 틀어쥐고서 한 바퀴 빙글 돌면서 힘껏 휘두르자, 파총의 목이 잘려 허공을 날았고, 녹영군의 병사들은 멍하니 있다가 안색이 급격하게 창백해져갔다.
“멍청한 자식들아! 어서 일 안 해! 이놈처럼 죽고 싶으냐!”
사내가 살기로 번들거리는 표정으로 소리치자, 병사들이 도구들을 들고 다시 현장으로 뛰어가기 시작했고, 말위에서 구경하던 다른 팔기들이 활을 꺼내어 활시위를 당겼다.
“누가 많이 잡나 내기할까?”
“좋지.”
-피잉!
-푸풋!
“으아아악!”
“크아아악! 사, 살려···”
동료들이 화살이 몸에 박혀서 땅바닥을 구르면서 비명을 지르자, 더욱 겁을 먹고서 뿔뿔이 흩어졌고, 그 모습을 보면서 팔기 병사들이 어깨를 들썩이면서 크게 웃었다.
“거북 알 새끼들! 말로 할 때 들어야지!”
“어디, 내기의 결과를 볼까?”
팔기 병사들이 말에서 내려 칼을 꺼내어들고 화살에 꽤 뚫려서 비명을 지르는 병사들의 목을 베어가면서 서로에게 자신이 잡은 병사들의 수급을 보이면서 자랑하기 시작했다.
“이, 얼, 싼··· 나는 셋이다!”
“쓰! 난 넷이다!”
“크크크크. 나는 다섯이야. 다들 아편 내놔!”
한편, 죽어라 도망쳤던 녹영군 병사들이 지휘 막사로 달려가서 아편을 흡입하던 장수들에게 보고를 하였고, 이미 두 눈이 몽롱해진 장수들은 그들을 보더니 피식 웃었다.
“죽을 만했으니 죽은 거니까, 가서 일해!”
-으득.
막사를 나와서 이를 갈던 녹영군 병사들은 한 무리로 모여서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았는데.
“젠장. 유부장님 따라갈걸! 난 지금이라도 갈 거야!”
여기저기서 말을 꺼낸 사내의 말에 동조했고.
“나도!”
“나도 함께 하겠어!”
“나는 근처에 있는 조상님께 갈래.”
다른 사내가 말을 꺼내자, 그 사내의 말에 동조하면서 소리쳤다.
“나도!”
“나도 갈래!”
분노로 가득한 녹영군 병사들은 서로의 동료들에게 전파하기 시작하였고, 다음 날 총 병력 17만 명 중에서 무려 15만 명이 식량과 무기들을 훔쳐서 위, 촉, 오의 진영으로 달아났다.
또한, 그들은 분노로 가득 차올라서 관리들을 잔인하게 살해하고서 떠났고, 얼떨결에 자유가 되어버린 백성들과 죄수들 역시도 뿔뿔이 흩어졌다.
* * *
[7월 15일 정천의 집무실]
“해서, 공사가 완전히 멈췄답니다.”
김현태는 이 사실을 전해 듣고서, 정천에게 달려와 보고를 하였고, 팔짱을 끼고서 내용을 모두 들은 정천이 그에게 물었다.
“청국 측의 대응은?”
“목창아를 비롯하여 모든 관리들이 길길이 날뛰고 있긴 하지만, 딱히 별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녹영군 고위층들도 목숨이 위태로움을 깨달았는지, 모두가 도망쳤다는 보고입니다.”
‘개판이네. 아주 개판이야. 그럼···’
고개를 젓던 정천이 잠시 생각하다가 김현태에게 물었다.
“그 원소 후예와 엄여의 후예 놈은?”
정천의 물음에 김현태가 어깨를 으쓱하면서 말했다.
“원소 측은 다른 진영에 비해서 보잘것없더군요. 일단, 북경을 노린다 하여서 지원 없이 소총 만 정을 정당 오천 냥에 팔기로 하였습니다. 더하여.”
설명을 멈춘 김현태가 차갑게 미소 지으며 덧붙였다.
“그 엄여의 후예는 정중히 거절해도 행패를 계속 부려서··· 조용히 묻어버렸습니다.”
김현태의 설명을 듣고, 어깨를 으쓱하더니 정천이 말했다.
“잘했어. 하긴. 산적 놈이 할 줄 아는 게 행패 밖에 더 있나? 예전에도 그놈 조상이 손책에게 사신으로 왔다가 창 맞고 죽었을 건데.”
“호? 그렇습니까?”
“그냥 죽을 운명인 셈 치자고. 왜국 쪽은 잘 돼가나?”
“역관들에게 관원들이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음? 장 행수 쪽 인원도 있을 텐데.’
“장 행수에게 말 해놓을 테니까, 상인의 정보도 받아 가라. 투입하기도 편할 거야.”
정천의 말에 활짝 웃으면서 김현태가 고개 숙이며 말했다.
“그렇게 된다면 훨씬 일이 수월하겠지요.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래. 국내 소식은?”
기억이 떠올랐는지 김현태가 몸을 부르르 떨면서 답했다.
“삼남 지방은 노비 개혁 등으로 반응이 거센듯합니다. 허나, 공주 자가께옵서 조용히 정보를 모으고 계십니다.”
‘진짜 이럴 땐 여자가 더 무섭다니까···’
“그, 그래. 이만 나가서 수고해라.”
* * *
[같은 시간. 정천의 집]
팔대 기생의 행수들이 몸을 떨면서 이수아에게 서신을 바치며 한 명씩 설명했다.
“서산의 보고입니다. 마을 유지들이 집단 연판장을 만들어서 상경한다고 하옵니다.”
“동래의 보고도 동일하옵니다.”
“광주의 보고도 동일하나이다.”
“대구의···”
“앞으로도 그들의 보고를 샅샅이 계속 보내 거라.”
“알겠나이다!”
점점 불러오는 배를 쓰다듬으면서 보고를 모두 들은 이수아는 그들에게 수고비를 쥐여주고 보내고서 탁자를 톡톡 두들기다가 서신을 썼다.
‘이 자식들 봐라?’
“아롱아.”
“예! 공주 자가.”
“상덕이에게 이 서신을 지금 즉시 서방님께 전달하라 그래.”
“알겠사옵니다!”
조심스럽게 서신을 건네받고서 아롱이가 방을 나갔고, 이수아가 방문을 노려보며 생각했다.
‘이 정보면 서방님이 잘 해결하실 테지. 미친놈들··· 시대가 바뀌어 가는데도 그러고 있네? 아? 태교에 신경 써야 되는데. 우리 대붕아- 엄마가 미안-’
정천은 태명을 크게 날아오르는 새로 짓자고 해서 대붕이로 지었다. 이수아는 사랑이로 지으려다 정천의 말을 듣고선 찬성했다.
* * *
[두 시간 후 정천의 집무실]
정천은 상덕에게서 서신을 전달받고서 잠시 고민을 하다가 보좌관에게 박규수와 김현태, 그리고 보도 청장 이항로를 부르라고 했다.
그들이 도착하자, 여러 개로 필사한 서신들을 하나씩 나눠주었다.
‘···.’
서신을 읽은 박규수와 김현태는 말없이 생각에 잠겼고, 이항로도 생각에 잠기다가 정천을 바라보았다.
‘이런 불효막심한 자들 같으니. 감히, 전하의 뜻을 그르친다?’
“우 부총리님의 고견을 듣고 싶소이다.”
‘이에는 이지. 말 빨엔 말 빨이고.’
정천이 그들을 기다리며 생각한 것을 꺼냈다.
“그들이 무기를 들었다면 응당 반역으로 보고 밀어붙이면 그만입니다. 허나, 글과 말로써 대항을 한다면 무력으로 누르긴 어렵지요.
해서, 이 일은 보도 총장께서 주관을 하시어 유생들과 성균관 유생들의 뜻을 하나로 모아서 그들을 교화시키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물론, 본인이 직접 해도 되겠지만, 이 일은 청장님이 제격으로 보이십니다.”
그러자, 이항로가 감격한 표정으로 벌떡 일어나며 고개 숙이며 말했다.
“그 믿음에 반드시 보답하겠소이다. 맡겨주시지요!”
‘크. 구경해야겠네.’
굳게 각오한 표정을 보이는 이항로를 보면서 정천이 부드럽게 웃었다.
“실로 막중한 임무라 생각하니, 본인의 기대가 큽니다. 현태야.”
“예!”
“네 동기들과 성균관 유생들에게는 네가 잘 이야기해서 청장님께 보내거라.”
“맡겨주십시오!”
이항로와 김현태가 굳게 결심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이고선 자리를 나갔고, 조용히 그 모습들을 지켜보던 박규수가 정천에게 물었다.
“이에는 이. 뭐, 그런 거야?”
정천이 곧 개봉 예정인 영화를 기다리는 표정으로 씩 웃으면서 말했다.
“그런 거지 뭐. 팝콘이 없어서 아쉽네. 우린 그냥 가서 구경하자고.”
그의 말에 박규수도 정천과 같은 표정을 지으면서 웃었다.
“크크크. 재밌겠네. 일단 보고는 해야지?”
“응. 전하와 저하께는 내가 보고 할 테니, 소장님과 총리님, 좌 부총리님께 네가 말해줘,”
“오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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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말
지도는 위나라와 협상한 것입니다.
드디어 삼국이 모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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