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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Youn 님의 서재입니다.

세 개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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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Youn
작품등록일 :
2018.10.02 03:21
최근연재일 :
2024.02.17 00:10
연재수 :
24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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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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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67,036

작성
22.10.28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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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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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분기점 -5-

DUMMY

129화. 분기점 -5-



하벤 백작가 내에서 입지가 좁아진 아데스는 안트로스 후작을 새로운 탈출구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아데스는 안트로스 후작의 수족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지금도 몰래 토벌대를 따라온 아데스는 신전 주변이 정리되자 기척을 숨기고 공동으로 내려갔다. 공동 바닥에서는 전투가 한창이었다.


‘일단 빠져 있자.’


아데스는 일단 방관하기로 했다. 자신에게 덤벼드는 마수 몇을 처리한 아데스는 마수의 시체 뒤에 몸을 숨겼다.


“키아악!!!” “크르르르!!!”


토벌대는 레헬른 공화국 기사 전력 그 자체라 할 수 있었다. 그들은 소수의 인원으로 몇 배나 되는 마수와 마물, 데스 나이트를 상대했다. 아데스도 검사인 만큼 그들의 전투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쾅!!!”


그때였다. 바로 밑에서 커다란 소리가 나더니 마수들의 시체가 우르르 아래로 떨어졌다. 아데스는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


거기에는 맨손으로 마수를 때려잡고 있는 안트로스 후작이 있었다. 아부에 도가 튼 아데스는 즉시 마수 시체 더미에서 나와 밑으로 내려갔다.


“안트로스 후작님.”


“여긴 어쩐 일인가.”


안트로스 후작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어깨를 툭툭 털며 말했다. 하지만 맨손에 속옷만 입은 그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아데스는 자신의 검을 안트로스 후작에게 건넷다.


“조금 짧긴 하지만 임시로 제 검이라도 쓰시겠습니까?”


“그렇게 하겠네. 자네는?”


“저는 소검으로 충분합니다. 이것도 걸치십시오.”


아데스는 종자가 기사를 모시듯 가죽 갑옷까지 벗어 안트로스 후작에게 주었다. 안트로스 후작은 흡족해하며 가죽 갑옷을 걸쳤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입니까? 에번스 백작 말로는 후작님이 데이모스에게 잡혀갔다고···.”


“마!!! 흠흠···. 그게 어떻게 된 일이냐면···.”


안트로스 후작은 자신의 권위가 손상되지 않도록 일장 연설을 시작했다.



안트로스 후작을 들고 가던 마수는 다리를 삐긋했다. 안트로스 후작은 벽에 머리를 부딪혔다.


“으음.”


안트로스 후작은 그 충격으로 정신을 차렸다. 하지만 안트로스 후작은 마수가 절벽 벽면을 열고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기절한 척 하고 있었다.


절벽 벽면에 난 동굴 안에는 죽은 기사를 데스 나이트로 만드는 배양 장치가 있었다. 마수가 안트로스 후작을 위에 내려놓자 내장처럼 생긴 배양 장치는 불쾌하게 꿈틀거렸다.


“크륵-?”


마수가 긴장을 푼 틈을 타 안트로스 후작은 몸에서 배양 장치를 뜯어내고 마수를 덮쳤다. 마수는 격렬하게 저항했지만 소드 마스터의 힘을 당해낼 수는 없었다.


‘탈출할까?’


촉수를 뻗어오는 배양 장치를 발로 밟아 으깬 안트로스 후작은 동굴 밖으로 나가려 했다. 하지만 이내 생각을 바꾸었다.


‘본대를 기다렸다가 합류하자.’


그럴싸한 변명거리를 생각해낸 안트로스 후작은 동굴에서 대기했다. 그러다 전투가 시작되자 밖으로 나온 것이었다.


“그렇게 된 것이지. 후, 타이밍은 좋았는데 전력이 조금 부족했어.”


그렇지만 안트로스 후작은 아데스에게 작전을 실행하다 아쉽게 실패한 것처럼 완전히 각색해 말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아데스는 그것에 또 맞장구를 쳐 주었다. 뭐랄까 참 죽이 잘 맞는 둘이었다.


**


빛의 폭발이 사그라지고 공동 안은 원래 밝기로 돌아왔다. 류연의 검은 데이모스의 가슴에 박혀 있었다.


“어, 어떻게.”


“나도 몰라.”


류연이 다루는 혼돈에 관통당한 데이모스의 영혼 조각은 완전히 파괴되었다.


류연은 데이모스의 심장에서 검을 뽑았다. 검을 따라 검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류연은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다행이야.’


한동안 요양해야 되겠지만 예전처럼 내부가 완전히 망가지지는 않았다. 류연은 가만히 숨을 내쉬며 폭주하는 두 기운을 가라앉혔다.


“푸스스-.”


위에서 내려온 한 줄기 바람에 데이모스의 신체는 먼지가 되어 부스러졌다.



“에번스 백작이 데이모스를 처치한 건가?”


“그런 듯합니다.”


“대체 어떻게? 델. 한번 가 봐라.”


“예.”


내공과 마력은 아직도 진정되지 않고 들끓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아데스가 다가오는 것은 류연에게 굉장히 난감한 일이었다. 게다가 데이모스의 피를 흠뻑 뒤집어써 얼굴의 분장이 지워져 있었다.


“단장님. 이거 쓰십시오.”


벨트의 이공간에서 가면을 꺼낸 엘리스는 빠르게 달려가 류연에게 씌워 주었다. 아데스는 류연을 추궁했다.


“왜 제가 오니까 갑자기 가면을 쓰십니까?”


“···.”


가면의 끈을 묶은 류연은 겨우 내공과 마력을 억누르며 느릿하게 말했다.


“가면신사는 가면 밑의 얼굴이 드러나면 그 마력을 잃어버리니까요.”


동시에 류연 옆의 공기가 얼어붙었다.


“그런데 당신 어디 소속입니까? 누가 이곳으로 보낸 것입니까?”


“그게···. 신전 주변 정리를 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혼자 말입니까?”


류연은 아데스를 몰아 세웠다. 아데스는 류연의 기세에 눌려 계속 뒤로 물러났다.


“제가 델에게 구조를 부탁했습니다.”


보다 못한 안트로스 후작이 앞으로 나왔다.


“살아 계셨습니까?”


“델이 구하러 와 주어 겨우 살 수 있었습니다.”


류연은 안트로스 후작에게 왜 살아 돌아왔냐는 듯한 투로 물었다. 하지만 지금 너무 지쳐있어 더 이상 안트로스 후작을 자극하지는 않았다. 안트로스 후작도 지은 죄가 있는지라 가만히 있었다.


“알겠습니다. 전장 정리를 도와주시고, 의회의 처분이 있을 때까지 근신하고 계십시오.”


“예.”


조금 있자 토벌대 병사들이 들것을 들고 공동 바닥으로 내려왔다. 류연은 그들에게 전장 정리를 지시했다.


“마스터. 나가서 쉬어라. 여기서 쉬면 쉰 것 같지도 않을 거다.”


“그래.”


데미안은 류연을 업었다. 류연은 반쯤 눈을 감고 데미안에 업혀 길을 올라갔다.


들어갈 때는 어스름이 낀 저녁이었는데 나올 때는 새벽이 지나 동쪽 산 너머로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눈이 부셨던 류연은 데미안의 등에 얼굴을 파묻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


**


“크크크크.”


지하 공동에서 분명히 소멸시켰던 데이모스가 괴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류연은 검을 뽑았다.


류연의 검에 희미한 보랏빛 기운이 맺혔다. 류연은 검을 데이모스에게 찔러 넣었다.


“으음.”


데몬하츠를 관통당한 데이모스는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하지만 새로운 데이모스가 다시 나타났다.


“죽어!!!”


류연은 데이모스를 베고, 찌르고, 또 베었다. 그때마다 데이모스는 계속해서 나타났다.


‘?’


류연이 정신없이 데이모스를 난도질하는 사이 보랏빛 기운은 선명해져 팔을 타고 올라오고 있었다. 그것을 인지한 류연은 보랏빛 기운을 떨쳐내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끄끄끄끄.”


데이모스는 알 수 없는 소리를 내고는 완전히 사라졌다. 동시에 류연의 의식도 심연으로 떨어졌다.



류연은 잠에서 깨어났다. 데미안의 등에 업혀 잠이 들었었는데 지금은 리치골드 저택의 회복실이었다.


‘데이모스의 사념 같은 건가.’


중간에 꾼 기분 나쁜 꿈을 떠올리자 인상이 찌푸려졌다. 애써 꿈 생각을 떨쳐낸 류연은 명상을 했다.


“후.”


류연은 내공과 마력을 한바퀴 순환시키며 몸 상태를 확인했다. 두 기운은 전보다 강해져 있었다. 하지만 힘을 끌어내면 곧바로 균형이 어긋날 것이었다.


다루지 못하는 힘은 의미가 없었다. 게다가 몸 속 깊은 곳에는 혼돈이 자리 잡고 있었다. 류연은 내공과 마력을 움직여 혼돈을 제어해보려 했다.


‘위험한데.’


혼돈은 내공과 마력뿐만 아니라 류연의 의지까지 빨아들였다. 의지를 흡수당해 잠시 멍해진 류연은 겨우 정신을 차리고 내공과 마력을 회수했다.



조금 더 휴식을 취한 류연은 침대에서 일어나 연무장으로 갔다. 연무장에는 엘리스 혼자 수련을 하고 있었다.


“콜록콜록.”


아직 차가운 바깥바람을 쐬자 마른기침이 나왔다. 엘리스는 검을 내려놓고 이쪽으로 왔다.


“루엔. 안에서 쉬지. 여기로 돌아올 때 상태가 진짜 안 좋았어.”


“지금은 좀 괜찮아진 듯 해. 마족들은?”


“신전 주변에 남아서 마력 흡수 작업을 하고 있어.”


“근데 용케 나 없이도 허가를 받았네?”


“뇌물을 좀 주니까 바로 되더라.”


“납득이 되네.”


정화 작업을 신전에 맡기면 귀족가에서 비용을 각출해 지불해야 했다. 하지만 리치골드 공작가에 맡기면 공짜였다. 고위 귀족들은 명목상의 뇌물만 받고 마족들에게 정화 작업을 맡겼다.


“점심 먹으러 가자. 텐시랑 미네르바는 오늘 저녁에 올 거야.”


엘프들은 두 패로 나눠 저택과 야산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마침 오늘은 교대가 있는 날이었다. 류연과 엘리스는 저택 식당에서 함께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류연은 방에서 푹 쉬었다. 해가 질 시간이 되자 저택 로비가 왁자지껄해졌다. 류연은 아래로 내려갔다.


“텐시. 미네르바.”


류연이 내려오자 텐시와 미네르바는 한달음에 달려왔다. 류연은 팔을 벌려 둘을 안으려 했다.


하지만 안긴 것은 미네르바뿐이었다. 텐시는 갑자기 사라졌다. 류연은 당황하지 않고 팔을 뒤로 뻗었다.


예상대로 텐시는 뒤에서 나타났다. 류연은 팔을 당겨 텐시도 안았다.


“헤헤.”


“미스트 미라젠의 2단계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됐나 보네.”


“응.”


류연의 칭찬에 신이 난 텐시는 미스트 미라젠의 단거리 순간이동 능력을 한 번 더 보여주었다.


“루엔. 몸은 괜찮아?”


“쉬니까 좀 좋아졌어. 걱정해줘서 고마워. 미네르바.”


미네르바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돌아온 류연이 많이 걱정된 듯 했다. 류연은 눈물을 글썽이는 미네르바를 향해 부드럽게 미소를 지어 주었다. 오랜만에 모인 넷은 단란한 저녁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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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드래곤 나이트 -1- 22.11.25 191 4 11쪽
207 총력전. 그리고 계략 -2- 22.11.21 185 3 9쪽
206 총력전. 그리고 계략 -1- 22.11.21 201 3 10쪽
205 로렌시아 제국 -2- 22.11.19 206 4 10쪽
204 로렌시아 제국 -1- 22.11.19 199 4 11쪽
203 자신을 베다 -2- 22.11.15 194 3 10쪽
202 자신을 베다 -1- 22.11.15 201 3 10쪽
201 간신의 길, 왕의 길 -5- 22.11.12 188 3 12쪽
200 간신의 길, 왕의 길 -4- 22.11.12 183 3 10쪽
199 간신의 길, 왕의 길 -3- 22.11.11 181 4 11쪽
198 간신의 길, 왕의 길 -2- 22.11.11 184 4 12쪽
197 간신의 길, 왕의 길 -1- 22.11.06 199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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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 마지막 공연 -4- 22.11.05 185 4 10쪽
194 마지막 공연 -3- 22.11.05 185 4 10쪽
193 마지막 공연 -2- 22.11.04 188 4 10쪽
192 마지막 공연 -1- 22.11.04 178 4 11쪽
191 공화국의 검 -4- 22.11.03 185 4 13쪽
190 공화국의 검 -3- 22.11.03 161 3 10쪽
189 공화국의 검 -2- 22.10.29 165 4 11쪽
188 공화국의 검 -1- 22.10.29 171 3 10쪽
» 분기점 -5- 22.10.28 183 4 10쪽
186 분기점 -4- 22.10.28 168 4 9쪽
185 분기점 -3- 22.10.25 170 3 10쪽
184 분기점 -2- 22.10.25 172 4 10쪽
183 분기점 -1- 22.10.23 182 4 12쪽
182 The Calling -7- 22.10.23 173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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