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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의검 님의 서재입니다.

나만 좋은 밸런스 패치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황혼의검
작품등록일 :
2017.07.11 18:49
최근연재일 :
2017.08.30 18: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1,126,291
추천수 :
25,312
글자수 :
466,451

작성
17.08.29 18:00
조회
4,093
추천
132
글자
10쪽

성동격서

DUMMY

인간이 파악한 땅굴은 두 개지만 하나의 땅굴이 더 있었다.

그들은 나름대로 여러 종족과 공성전을 치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땅굴이 들킬 가능성은 쥐 인간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일부러 요란하게 두 개의 땅굴을 준비하고 자신들의 종족 특성을 이용해 비밀리에 하나의 땅굴을 더 파고들었다.

쥐 인간이 가진 손톱은 땅굴을 파기에 적합한 용도로 사용된다. 단단하고 날카로운 발톱으로 땅을 파면 속도는 더디더라도 소리 없이 땅을 파고드는 게 가능했다.

대신 땅굴의 크기도 작아지면서 숨어드는 병사의 수도 적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대전사와 전사급 위주로 병력을 구성하고 다른 땅굴에서 나온 병사들이 실패했을 경우 소란을 틈타 성문을 열기로 한 것이다.

마침내 세 개의 성문에서 공방이 벌어지면서 병력이 줄어든 서문을 공격한 것이다.


"크크크. 연약한 인간뿐이다. 모두 죽여라."


대전사의 지휘 아래 전사들이 성문을 열기 위해 인간을 공격했다.


"막아라. 죽어도 성문을 열게 해서는 안 된다. 적어도 구원부대가 올 때까지는 버텨라."


성문을 막아서던 사람들도 위기의 상황임을 직감하고 수비 위주의 전투를 벌였지만, 적도 나름대로 정예가 모였기에 수적 우위에도 금세 밀리기 시작했다.

쥐 인간들도 구원부대가 사방에서 몰려오기 전에 성문을 열어야 했기에 손해를 감수하며 돌격을 감행했다.

마침내 몇몇 전사가 인간의 방어를 뚫고 들어가 성문을 여는 장치에 다가갔다.


"화염구."


그 순간 홀로 도착한 정현이 이제는 LV 4까지 올린 화염구로 적을 날려버렸다.


"지원병은 혼자다. 빨리 처리해라."

"쥐새끼가 뭐라고 말하는지 모르지만 죽어줘야겠다."


정현의 월도가 지휘관인 대전사를 향해 휘둘러졌다. 심상치 않은 기세를 느낀 대전사는 몸을 던져 날아가듯 피해버렸다.


-쿵


육중한 소리와 함께 땅이 움푹 파이자 정현이 만만치 않은 존재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강적이 등장하자 대전사는 품속에 숨겨둔 검은 약물을 마시고 빈 통을 던져 버렸다.


"크르르"


그것은 주술사가 특별히 제작한 약물로 일시적으로 광폭화 주술의 효과를 줬다.


"죽어라."


몸에 힘이 흘러넘치자 대전사의 공격이 시작됐다.

거대한 대도와 월도가 상대의 피를 탐하며 부딪치기를 반복했다.

대전사가 광폭화에 빠지며 강해진 힘과 예민한 감각으로 대적하자 정현도 쉽게 제압하지 못할 지경이었다. 게다가 물약의 효과 중 마법 저항력도 있었는지 저주마법도 걸리지 않았다.

이렇게 잠시 발이 묶인 사이 수비대는 거의 전멸하다시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현의 뒤를 따르던 예비대가 합류하면서 쥐 인간의 작전은 완전히 실패하는 듯했다.


"이렇게 죽을 수 없다. 마지막 의무를 다하라."


대전사의 명령에 뒤에서 대기하던 소수의 쥐 인간이 뭔가를 들고 성문으로 달려들었다. 잠시 적의 의도를 몰라 어리둥절한 사이 쥐 인간이 들고 간 물건을 보고 정현이 급하게 명령했다.


"설마 기름? 저것들이 가져가는 건 기름이다. 어서 막아."


병사들이 허겁지겁 달려들어 적의 의도를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어버렸다. 온몸에 기름이 담긴 가죽 주머니를 둘러멘 쥐 인간이 부싯돌에 불을 붙이며 이빨을 드러내고 웃었다.


"끼끼끼."


화륵

순식간에 기름에 불이 붙고 성문 주변은 불바다로 변하고 만다.


"서둘러 불부터 꺼라."


우왕좌왕하는 병사들에게 명령을 내리고 사건의 원흉인 대전사를 죽일 듯이 노려봤다. 비록 성문을 여는 것은 실패했지만 적은 최소한의 이득을 챙긴 것 같았다.


"불놀이 좋아하는 놈한테는 선물을 줘야지. 화염구."


계속해서 저주를 시도하고 화염구로 몰아붙이자 광폭화 된 대전사도 견디지 못하고 죽고 말았다.

적을 죽이고 잠시 안도하는 사이 성벽 위에서 보고가 잇따라 전달됐다.


"적이 다가옵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먼 곳에서 거대한 뭔가가 눈에 띄었다.


"음! 공성탑."

"쥐새끼들이 만만치 않습니다. 저런 것을 숨겨두고 이제야 꺼내다니."

"작정한 거지. 아직 흩어진 적이 다 죽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내부에서 혼란을 일으킬 셈인지 싸우기보다 도망을 우선시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예비부대 하나가 꼼짝도 못 하는군. 제3 예비대는 성벽을 사수하고 다른 수비 대장들에게 전령을 보내 천 명씩 병력을 각출해 데려와라. 그리고 서둘러 남은 예비부대를 수습하라고 전달하라."


원래 각 성문은 6천 명의 병사를 기준으로 방어 전략을 짰지만 적이 삼면에서 공격을 감행했기에 각 문에 이천 명의 인원을 추가로 파견했었다.

얼핏 보면 8천 명의 수는 많아 보이지만 성을 공격하는 적의 숫자가 대략 10만인 점을 생각하면 많이 부족한 편이었다.

현재 서쪽 성문의 수비 병력은 예비부대를 제외한 삼천 명이었고 이 상태가 유지되면 방어가 어려워진다.

게다가 적의 주 목표가 이곳으로 보였기에 정현도 서문을 벗어나지 않고 같이 방어전에 참가했다.

먼저 적의 사다리차가 도착해 전투를 시작했다.


"기름을 붓고 사다리를 부숴라."


처음에는 조금 밀리는 듯했지만, 정현의 활약과 속속 도착하는 구원병력 덕분에 막는 것은 가능해 보였다. 그 순간 주술사가 나타나 상황을 급박하게 만들었다.


"위대한 조상이시여. 제물을 받고 나약한 이들에게 축복을 내려주소서."

"찌익. 찍찍찍."


병사들에게 광폭화 주문을 걸고 직접 공략에 나선 것이다.

광폭화 된 적은 더욱 강하고 빠르게 성벽을 기어올라 방어를 어렵게 만들기 시작했다. 더구나 공성탑이 점점 가까워지며 적의 화살 공격이 이어지기도 했다.


"일단 불화살 공격을 해보겠습니다."


예비부대의 지휘관이 신호하자 적의 공성탑을 목표로 수많은 불화살이 날아갔다.

어두운 밤하늘에 이어지는 수많은 궤적에 따라 불화살이 공성탑을 맞췄지만, 불이 붙지 않았다.


"전혀 소용없군."

"아마 소변을 뿌린 듯합니다"

"확실히 고향에서 밀려났지만 만만한 것들이 아니었어."


계속 불화살을 쐈지만, 불이 겨우 붙으려 하면 즉시 물을 뿌려 불을 껐기에 불화살 공격은 실패한 것과 같았다.

곧이어 성벽에 달라붙은 공성탑만 8기나 됐다. 이윽고 상단이 열리면서 수많은 전사급 쥐 인간들이 쏟아져 나왔다.

일반 병사와 달리 전사급 쥐 인간은 체격도 좋고 전쟁에 훨씬 익숙한 존재들이다.

비록 인간이 스킬트리로 강화됐다고 하지만 경험의 차이가 심하게 났다.


-챙챙


"으악!"

"밀리면 안된다. 석회 주머니를 사용하라."


조금씩 성벽 위가 제압당하는 듯했지만, 수비병력은 미리 준비해둔 석회가루를 던져 적의 시야를 마비시켰다.


"찌익. 찍."


석회로 인해 눈을 뜨지 못하게 되자 일시적으로 적을 밀어붙일 수 있었지만 공성탑을 통해 난입하는 적의 수가 너무 많았다.

이렇듯 적은 서문을 집요하게 노리고 있었다.

잘 짜인 각본처럼 적의 공격이 이어졌다.

수많은 공성 무기를 앞세운 적이 성벽을 타고 올랐고, 약해진 성문을 노리고 공성 망치까지 등장해 성문을 두드렸다.

아군이 열심히 막고 있지만, 끝없이 몰려오는 적은 큰 피해를 강요하고 있었다.


"공성탑을 처리해야 하는데. 노포는 언제 준비되는 거야."


혹시나 적의 공성탑 공격을 예상하고 준비해둔 무기를 쓸 때가 온 것이다. 그것은 흔히 발리스타라 불리는 노포였다.

물론 그냥 노포만으로 공성탑을 부술 수는 없기에 화살에 줄을 매달아 쏘았다. 쏘아진 화살이 공성탑에 명중하자 줄 끝에 바위를 달아 지렛대의 원리를 이용해서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바위의 무게 때문에 공성탑의 중심이 기울기 시작하며 한쪽으로 쓰러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수많은 쥐 인간 병사들이 깔려 죽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쥐새끼들. 하늘의 왕국이라고 들어봤냐!"


유명한 영화에 나왔던 방법을 그대로 베낀 작전은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적은 쉽게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공격을 감행했다.

싸움은 날이 밝을 때까지 이어졌고 전투는 양측 모두 막대한 피해를 보고 끝났다.


"피해는 얼마나 되지?"

"시체가 남지 않는 전장의 특성상 정확한 집계는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대략적인 추정치로 보면 적은 최대 2만 정도의 피해를 보았으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아군의 피해는?"

"아군은 5천 명이나 희생됐습니다."

"제길 좋지않아."


그렇다. 얼핏 보면 5천 대 2만의 피해는 어마어마한 대승 같지만 이렇게 병력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너무나 큰 피해였다. 한 번 더 비슷한 규모의 피해를 본다면 재기불능에 빠질지 모를 정도로 큰 피해였다.


"쥐새끼들이 노린 건가?"

"무모한 돌격 같았지만, 최소한 이 정도 피해를 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지휘를 잘못해서 큰 피해를 보았습니다."

"아냐. 나도 잘못 판단했어. 솔직히 쥐새끼들을 얕보고 있었거든. 그런데 쇠뇌에 공성탑에 땅굴까지 이용한 양동작전을 보면 생각보다 전술에 능한 것 같았어."

"적의 수준을 높게 잡고 방어대책을 다시 세우겠습니다."

"그래. 우린 아직 진 게 아니야."


먼저 각 대표를 달래는 것이 우선이었다. 교묘하게 피해를 대승이라고 선전하며 억지로 아군의 사기를 끌어 올렸다.

하지만 축배를 들기도 전에 다시금 적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이전처럼 대규모는 아니지만, 서문을 노골적으로 노리며 쉬지 않고 공격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사다리차를 이동시키며 새로운 작전을 시작하는 듯했다.


"허! 토산을 쌓는구나. 이거 너무 정석적이라 놀랍지 않은데."

"그래도 위협적인 건 사실입니다. 투석기를 이용해 최대한 방해하겠습니다."


이윽고 여러 대의 투석기를 이용해 방해에 나섰지만 적은 끈질기게 흙을 쌓아 올렸다.


"저게 완성되면 다시 몰려오겠지."


뻔히 보이는 작전이지만 막기 힘든 방법이었다. 지금도 투석으로 인해 피해를 보면서도 끈질기게 흙을 옮기고 있었다.

토산이 완성되는 순간 최후의 결전이 벌어지리라는 사실은 누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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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결정적 승리 +13 17.08.30 3,900 134 12쪽
» 성동격서 +20 17.08.29 4,094 132 10쪽
97 땅굴 공격 +14 17.08.29 4,140 140 9쪽
96 요새 개조 +22 17.08.28 4,442 140 9쪽
95 서열 정리 +12 17.08.28 4,564 147 8쪽
94 결전의 때가 오다 +10 17.08.27 4,848 164 8쪽
93 유비무환(有備無患) +17 17.08.27 4,904 170 10쪽
92 엘리전 +9 17.08.26 5,091 170 11쪽
91 장군 멍군 +18 17.08.26 5,066 152 8쪽
90 고군분투 +21 17.08.25 5,352 167 10쪽
89 반전의 반전 +12 17.08.25 5,404 171 8쪽
88 투석기 +19 17.08.24 5,599 196 9쪽
87 팀전 +26 17.08.24 5,904 199 10쪽
86 명분을 휘두르다 +51 17.08.23 6,113 206 13쪽
85 이합집산(離合集散) +73 17.08.23 6,425 193 12쪽
84 소환석 +22 17.08.22 6,607 195 10쪽
83 매춘 +92 17.08.22 6,818 198 11쪽
82 유혹 +40 17.08.21 6,995 227 12쪽
81 승리와 기여도 +9 17.08.21 6,910 221 11쪽
80 적자뿐인 승리 +12 17.08.20 7,022 202 8쪽
79 진천뢰 +20 17.08.20 6,936 198 8쪽
78 공성전 +18 17.08.19 7,301 233 10쪽
77 목표를 정하다 +25 17.08.19 7,374 211 7쪽
76 고지전 +11 17.08.18 7,607 233 10쪽
75 대전사 +22 17.08.18 7,718 224 9쪽
74 똥개부대 +21 17.08.17 7,744 229 8쪽
73 제압과 대결 +29 17.08.17 7,850 210 9쪽
72 특수부대 +41 17.08.16 8,339 24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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