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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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 빌런 ‘드라큘라’, 나를 칭하는 이명. 이는 드라큘라의 모티브가 된 블라드 체페슈가 포로들을 꼬챙이로 잔혹하게 죽인 것처럼, 내 초능력 ‘가시’에 당한 이들을 본 히어로 협회에서 붙여준 이명이었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왔음을 자부할 수 있는 드라큘라 공서진으로서의 인생은 분명 막을 내렸었다.
···근데 어째서 아직 생각을 이어갈 수 있는 거지?
몸 담았던 조직 ‘레비아탄‘의 배신과 히어로 협회 그리고 대기업 ‘신사 다이나믹스’의 뜻이 한데 섞여 탄생한 합작품이 내 죽음이라 할 수 있었다. 그 처절한 과정에서 살아남을 가능성? 일말의 여지도 없었다.
빌런으로 지낸지 어언 10년, 죽기 직전까지 피를 한 바가지 쏟아낸적도 있었고 등거죽이 작살 날 정도로 화상을 입은 적도 있었다. 이 밖에도 총상, 자상 비슷한 셀 수 없는 흉터를 새기고도 살아났지만, 이번만큼은 아니었다.
그야 몸뚱아리가 두동강 났는데 죽지 않는 게 더 이상한 일 아닌가? 물론 초능력자 중에는 안 죽는 사람이 있을지 몰라도, 적어도 나는 아니라고 단언한다.
그때 상념을 깨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삶을 후회하시나요?]
성별의 구분이 안되는 목소리를 들으며 생각했다. 후회하냐고? 복수를 하지 못한 게 뼈에 사무칠 정도로 아쉽지만, 빌런으로서 살아온 삶을 후회하진 않았다.
“아니.”
[10년 전으로 돌아가실 수 있다면 히어로가 되실 건가요?]
“웃기지 마. 히어로 같이 가식적으로 살아야 한다면, 돌아가고 싶은 생각 따윈 죽어도 없다.”
[그렇다면 무엇을 하실 생각이신가요?]
10년 전 21살의 공서진이 된다라··· 당연히 천년씨앗 같은 희대의 영약을 독차지하고 복수를 열배로 갚아줘야지.
“전부.”
[후회하지 않겠습니까?]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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