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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oofthe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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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트노트
작품등록일 :
2011.10.30 16:35
최근연재일 :
2016.07.24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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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6.07.03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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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글자
9쪽

Hero of the Day - episode 2-12/ 그 영웅의 광채.

DUMMY

<10>



‘좋다! 좋아! 이래야 사표를 쓴 의미가 있지.’


카메라를 한손에 들고, 몇 일간 정리하지 않은 삐쭉한 수염이 얼굴에 자리한 사내. 그는 속으로 맹렬하게 환호했다. 암, 예상대로다.

그렇지 않고는 해안 마을에서부터 여기까지 그가 따라 온 의미가 없었다. 프로가 필요하다. 이 중요한 순간들을 최고의 연출로 대중에게 전달해줄 해줄 프로가.

언 듯, 눈만 돌려 주변에 자리 잡은 해커의 영상을 힐끗 본다.

이 해커는 전체적인 상황을 담는 영상 잭 기술은 있을지언정 연출에 있어서는 아마추어다. 애초에 이런 역사적, 극적인 상황에는 그에 맞는 장황한 연출이 필요하다. 위성사진을 최대 줌 하거나 감시카메라의 잭 정도로는 너무나 충분하지가 않다.


‘화질도 떨어지지.’


그 생생함에 있어 중요한 표정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는 인터넷에 나도는 영상들의 참을 수 없는 그 화질에 이를 갈며 다시금 카메라를 돌렸다. 지금은 그걸 할 사람이 자신뿐이다.

그는 사명감으로 더 무거워진 어깨의 전문 카메라 장비를, 더욱더 배율을 세세하게 조정하며 렌즈를 주시했다. 준비는 만전이었다. 완벽한 구도. 완벽한 타이밍의 카메라 워킹. 카메라에 찍히는 영상은 상시 온라인 상태.


‘이쪽이다, 이쪽 카메라! 누군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말 신의 가면인가, 뭔가, 그런 거창한 이름의 놈이라면 절대로 이쪽 카메라를 놓치지 말아 주라고,,.’


영상에는 찍히지 않는 그의 마음속의 초조한 수근거림.

그러나 이 눈치 빠른 녀석.

이미 그의 영상은 세릴의 넷 중계의 메인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가 뿌듯한 얼굴로 입가에 미소를 그렸다. 자, 무대는 완벽하다.

저, 뒤로. 발 디딜 틈도 없이 몰려든 사람들. 중앙 공터를 중심으로 거리를 빼곡하게. 건물 안은 말할 것도 없고, 옥상 위에 까지 늘어선 사람들.

도시에만 벌써 이정도의 갤러리가 모여 있다. 온라인은 더더욱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TV방송, 모든 온라인 매체에서 지금 엘피스의 상황이 중계되고 있다.

틀림없이 여기는 지금 세상의 중심이었다.


“마왕과 싸우는 그대의 진의는 무엇인가! 대체 그대가 그 검을 들고 이루려고자 하는 대의는 무엇인가?”


카메라 영상 너머로 황제가 뜨겁게 소리친다.


‘그래. 당신에게 이끌려 모여든 모두의 방향을 결정하는 일이다. 제발 여기서 만은 실수하지 말라고-.’


그는 속으로 말하면서 긴장감으로 마른 아랫입술을 핥았다. 그러면서도 그는 계속해서 유하진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11>



천 년 전, 브류나드와 싸운

별의 수만큼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각자가 별의 수만큼 수많은 이유를 가지고 있었다.

그 수많은 이유들은 결국 살아남은 나의 이유가 되었다.

하지만 분명 그 안에는 처음 브류나드의 앞에 선 나만의 이유가 있었다.


‘왜 하필 오라버니 입니까?’


언제나 아게하가 물었다. 그 말대로다. 분명 내가 아니었어도 상관없었을지도 모른다. 아마 나보다도 뛰어난 자가, 나보다도 희생을 줄일 수 있는 자가 기다리고 있었다면 어딘가에는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나 유하진은 싸울 수밖에 없었다.

나는 있는 그대로 나의 생각을 입에 담았다.


“대의? 그런 거창한건 생각해 본적도 없군. 내가 싸우는 건 아주 단순한 이유다.”


시작은 언제나 심플한 이유였다.


“도저히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벽에 가로막혔을 때.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는 적이 네 앞을 가로막았을 때. 너라면 어떻게 할 거지?”


그 누구의 대답도 들리지 않는다. 나는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신에게 기도 할 건가? 멈춰 서서 누군가가 대신 해결해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건가? 보고도 못 본 척하며 외면 할 건가? 그저 포기 한 체 도망만 칠 텐가?”


아마도 각자의 마음속에 각자의 대답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 안의 대답은 항상 정해져 있었다.


“맞서 싸우는 것으로 밖에, 내일을 얻을 수 없다면 나는 싸우겠다-.”


그렇게 천 년 전부터 단한 번도 변치 않은 강인한 의지를. 나는 목소리에 실어 모두에게 외쳤다.


“상대가 그 누구라 하더라도!

그 어떤 벽이 나를 가로막는다 하더라도!”


시작은 언제나 심플한 이유였다.

물러 설수 없는 이유. 거기에는 지금까지 이 세상을 살아온 나 ‘유하진’의 삶의 증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 안의 외침이. 나의 인생을 이루고 있는 흘러넘치는 기억들이, 오늘을 필사적으로 살아온 노력의 외침들이, 브류나드와 지금 맞서 싸우라고 외쳤기 때문에.


그저 있는 힘껏 오늘을 보내며 내일을 향해 살아간다.


그런 유하진이라는 하나의 ‘생의 증거’가 맞서 싸우는 거기에 있었으므로-.


--브류나드를 싸워 이겨낸 거기에만 ‘미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하나의 확고한 의지가 나의 입을 타고 터져 나왔다.


“벽을 넘어서는 것으로 밖에-,

싸워 이기는 것으로 밖에 나의 미래를 얻을 수 없다면!

나는 몇 번이라도 맞서 싸우겠다!”



“하하하하하-!”


동방의 황제가 큰 소리로 웃었다.


“좋도다! 훌륭한 아집. 그래야만 영웅이라 할 수 있겠지. 하지만 그건 그대 혼자만의 독선이다. 그렇다면 어쩔 것인가. 그대를 믿고 싸우는 수많은 자들은? 그대의 독선에 휩쓸려 생명을 잃는 자들. 그 책임은 어떻게 질 생각이지?”


숙연한 침묵이 감돈다.

책임. 그 무거움이 언제나 나의 어깨를 짓누른다. 브류나드의 손에 사라져 가는 생명들이, 그 무구한 가치가 언제나 나의 어깨를, 나의 폐를 질식할 만큼 짓눌렀다.


책임. 그 말을 할 때면 그 남자는 하얀 어금니를 번뜩이며 웃었다.


‘책임? 자네는 또 그런 성가신 걸 생각했던 건가? 하하하, 인간들은 참 알다가도 모르겠군. 어째서 그런 복잡한 걸 생각하는 걸 좋아하는지 말이야.’


하지만 말이야 하얀이빨. 나는 이들의 대장이다. 실패를 할 때면. 나와 함께 싸우던 자들이 죽을 때면 나는 그 책임을 생각할 수밖에 없어.


‘이 이상 말한다면 나는 진심으로 화를 내지. 그대와 함께 싸운다. 그 선택을 한 것은 우리들이다. 책임은 선택을 한 모두의 것. 그들이 그대에게 짊어줬으면 하는 건 그런 거치적거리는 책임이 아닌 앞으로 나갈 힘으로 바꾸어갈 그 의지다.

그 생명에 대한 책임도 온전히 그들만의 것이지. 그 책임을 그대 혼자 짊어진다는 것은 목숨을 걸고 선택을 한, 지금도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는 우리들의 긍지를 기만하는 일이다.’


먼 곳을 봐라 인간의 수장이여. 그렇게 항상 그 오크족 사내는 말했다.


‘오크족에게 있어 일족의 수장이란 그 누구보다 앞을 보는 자다. 뒤를 보는 건 항상 부하들만으로 족하다. 대장이라는 자는, 수장이라는 자는. 그대가 우리 대 평원의 일족을 짊어지기에 합당한 자라면, 그저 저 머나먼 지평선 너머의 앞만을 바라보며.

한 것 폼을 잡고, 멋지게 나를 따르라고 외치면 된다.

백 명이 죽으면 천명이. 천명이 죽으면 만 명이. 그대의 그 등을 보고 따라올 수 있도록 말이다.’


그리고 그의 단 한 점의 망설임도 없는, 돌같이 단단한 말이 나의 가슴을 세차게 때렸다.


‘그렇게만 한다면 우리 평원의 일족은, 나 하얀 이빨은-,

이 심장의 고동소리가 들리는 한. 설령 거기가 이 세상의 끝이라 하더라도, 그대의 그 등 뒤를 따라가겠네.’



분명 하얀 이빨. 네 말대로 일지도 모른다.

네 말대로, 분에 맞지 않는 무거운 것들을 계속해서 짊어지지만 않았다면 나는 마지막에 실패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


등 뒤를 본다.

있어야 할 얼굴들이 떠오른다.

7인의 영웅들, 종족의 수장들.

세상 끝까지 라도 함께 달려 줄거라 믿어 왔던 자들.

하지만 나 혼자 너무 멀리 왔는지 등 뒤에는 아무도 없다.

문득 겁이 난다.

그래도 나는 안다.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나는 한껏 어깨를 펴고 있는 힘껏 폼을 잡으며 큰소리로 외쳤다.

아주 오래전. 오크족 평원의 대 오크부락을 이끌던 수장. 용맹한 하얀이빨이 그랬던 것처럼.


“책임? 왜 내가 그런 것을 져야 하지?”


모두의 술렁임이 느껴진다.


“나에게 협력을 하던 방해를 하던 그건 그대들의 책임. 모두의 자유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확실히 말해두지!”


나의 눈에 선명한 의지의 빛이 깃든다.


“주위에서 그 누가 뭐라하던 나는 브류나드와 싸우겠다!”


아집과 고집이라고 해도 좋다. 그럼에도 나는 나다. 7인의 영웅 유하진으로서 브류나드와 싸우겠다고.


“모든 것을 잃더라도, 나는 앞으로 나가겠다!”


미혹이 확신으로.

그 해답은 함성으로 들려왔다.


작가의말

또 연참이긴 합니다만 아껴서 봅시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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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Hero of the Day - episode 2-13/ 재보의 여왕. +77 16.07.24 2,938 56 9쪽
129 Hero of the Day - episode 2-13/ 재보의 여왕. +14 16.07.22 1,483 50 17쪽
128 Hero of the Day - episode 2-13/ 재보의 여왕. +15 16.07.20 1,471 46 13쪽
127 Hero of the Day - episode 2-13/ 재보의 여왕. +9 16.07.17 1,578 37 11쪽
126 Hero of the Day - episode 2-13/ 재보의 여왕. +16 16.07.16 1,630 41 20쪽
125 Hero of the Day - episode 2-13/ 재보의 여왕. +13 16.07.14 1,496 44 13쪽
124 Hero of the Day - episode 2-13/ 재보의 여왕. +14 16.07.10 1,617 48 11쪽
123 Hero of the Day - episode 2-13/ 재보의 여왕. +19 16.07.08 1,740 49 15쪽
122 Hero of the Day - episode 2-12/ 그 영웅의 광채. +16 16.07.05 1,684 55 6쪽
121 Hero of the Day - episode 2-12/ 그 영웅의 광채. +37 16.07.03 1,948 67 17쪽
120 Hero of the Day - episode 2-12/ 그 영웅의 광채. +7 16.07.03 1,659 43 8쪽
119 Hero of the Day - episode 2-12/ 그 영웅의 광채. +3 16.07.03 1,608 47 9쪽
» Hero of the Day - episode 2-12/ 그 영웅의 광채. +4 16.07.03 1,556 47 9쪽
117 Hero of the Day - episode 2-12/ 그 영웅의 광채. +7 16.07.03 1,504 44 13쪽
116 Hero of the Day - episode 2-12/ 그 영웅의 광채. +18 16.06.28 1,695 54 12쪽
115 Hero of the Day - episode 2-12/ 그 영웅의 광채. +10 16.06.28 1,550 37 10쪽
114 Hero of the Day - episode 2-11/ 그 여자의 프라이드. +24 16.06.25 1,686 53 17쪽
113 Hero of the Day - episode 2-11/ 그 여자의 프라이드. +12 16.06.24 1,681 47 10쪽
112 Hero of the Day - episode 2-11/ 그 여자의 프라이드. +11 16.06.22 1,536 44 13쪽
111 Hero of the Day - episode 2-11/ 그 여자의 프라이드. +12 16.06.20 1,563 51 11쪽
110 Hero of the Day - episode 2-11/ 그 여자의 프라이드. +13 16.06.19 1,670 54 17쪽
109 Hero of the Day - episode 2-11/ 그 여자의 프라이드. +17 16.06.16 1,734 65 24쪽
108 Hero of the Day - episode 2-11/ 그 여자의 프라이드. +14 16.06.14 1,670 67 8쪽
107 Hero of the Day - episode 2-11/ 그 여자의 프라이드. +16 16.06.12 2,005 63 24쪽
106 Hero of the Day - episode 2-10/ 빛의 가희. +22 16.06.09 2,419 61 11쪽
105 Hero of the Day - episode 2-10/ 빛의 가희. +26 16.06.05 2,129 55 17쪽
104 Hero of the Day - episode 2-10/ 빛의 가희. +35 16.06.02 1,865 59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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