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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트노트 님의 서재입니다.

Heroofthe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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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트노트
작품등록일 :
2011.10.30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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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4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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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6.19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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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Hero of the Day - episode 2-11/ 그 여자의 프라이드.

DUMMY

<7>


“의외로 저도 겁먹지만 않았으면 어떻게든 됐을 상대 일지도 모르겠네요.”


일반인이 보기에는 보잘 것 없는 첫 경합에 너무나 쉽게 결판이 난 것처럼 보이겠지만, 그건 단순히 그만큼 실력의 격차가 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 별말은 하지 않았다. 그녀의 얼굴에는 이전에 가득했던 짜증과 초조함이 아닌 속시원한 미소가 자리잡고 있었다. 나는 바닥을 구르는 검집을 탈탈 털어 납도(納刀)한 뒤 다시 허리에 찼다.


“그 검이 바람을 만들어 내는 겁니까?”


나는 레스카를 빼서 그녀에게 보여줬다. 그녀가 유심히 검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지금의 레스카는 한번 부서지기 전의 레스카 보다 기계적인 기믹이 많은데. 검날의 시작부분, 손잡이와 검받이에 실낱같은 선과 분리가 가능한 케이스 같은 부분이 있고, 연결부위의 구조가 간단하여 요령만 알면 쉽게 분리 가능한 부분이 있다. 그녀 역시 그 부분을 찾았는지 15cm가량 되는 검날의 뒷부분을 일부 분리해서 내부를 들여다봤다. 눈이 돌아 갈 것만 같은 정밀하고 미세한 기계들의 빼곡한 집합. 아마 손잡이와 검 날의 안쪽 부분 까지 그런 기계가 꽉 들어차 있을 것 같다.


“이건? 정말 대단한 물건이네요. 이런 물건... 본적이 없어요. 뭐죠 이거?”


“바람의 신기 스톰블링거의 레플리카다. 딴에는 마도 과학의 정수중 하나라고는 하더군. 나도 선물로 받은 물건이라 그 이상은 잘은 몰라.”


“대체 누가 이런 걸 선물로? 선물로 준 사람의 얼굴을 보고 싶네요.”


ECSS의 사장이다. 라고 말하면 또 비웃을 것 같아 나는 말을 아꼈다.


“정말 당신 단순한 용병?”


그녀가 이제야 나의 정체를 의심한다. 여기에서야 말로 진실을 말해 주도록 하자.


“그럴 리가. 이 몸이야 말로 한때 브류나드를 봉인한 적도 있는 전설의 용병이지.”


진실 그대로라 자신 만만한 나의 말.


"...."


마치 벌래라도 씹은 듯한 표정. 잠깐 그녀의 가느다랗게 뜬 눈동자가 맹비난의 빛을 쏟아낸다. 그러더니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쿡쿡 웃는다. 아까의 비아냥에 가까운 웃음과는 달리 시원스레 웃는 표정이다.


“당신 그거 컨셉? 엄청난 허세남이네요 정말.”


아, 방금 내 말을 있는 그대로 믿어주는 크리스나 루시아 같은 아이들이 얼마나 좋은 사람들이었는지 다시 한번 강렬하게 깨달았다.


“그런데 아까의 수녀, 당신을 아는 것 같은 말투이던데 아는 사이인 가요?”


“아쉽지만 저런 유쾌한 친구를 둔적은 없어.”


“그렇겠죠?”


“그래서 안돌아 갈 건가?”


나는 좀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까의 말대로 위의 녀석들이 비살상 주의라고 해서 실패해도 인질 하나 늘어날 뿐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저런 녀석이 또 있을지도 모르고, 또 어떤 알 수 없는 불똥이 튈지도 모르는 일이지.”


위의 무장 병력을 상대로 이 여자의 실력으로는 역부족이다. 앞으로의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고 여차하면 짐이 될 수도 있다.


“이대로 있으면 군과 특수부대가 움직일 거고. 그들이 움직인다면 위의 테러리스트는 틀림없이 전멸입니다. 테러리스트들 중에는 아이도 있어요. 그걸 알면서도 이대로 가만있을 생각은 없어요.”


자신의 능력으로는 어쩌면 역부족일 수 있을 거라는 자각은 하고 있을 거다. 그럼에도 그녀는 당연하다는 듯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바보네.”


상당히 바보다. 하지만 이런 바보가 싫진 않다.


“그거라면 당신도 그렇죠. 최소 허황된 명성을 쫒는 것 보다는 제가 낫지 않습니까.”


그녀가 짓궂은 눈짓으로 핀잔한다.


“이래보여도 어제 한번 죽다 살아난 몸. 여기까지 오다 보니 이제 오기까지 생기네요. 오늘 일은 오기로라도 끝까지 해낼 겁니다.”


그녀는 아까보다 호승심이 있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 마음 나도 좀 알 것 같군. 나는 정말로 죽었었지만 말이야.”


탓,

그녀는 나의 등을 소리나게 쳤다.


“허세 하나는 정말-.”


이 말도 유머의 일종이라고 생각하는지. 그녀는 소리 내어 웃었다.


<8>


인질 구출은 의외로 쉽게 진행됐다. 인질 쪽으로 가는 루트에는 수녀정도의 실력자도 없었고, 아주 가끔 보이는 무장 병력 역시 작정하고 미리 기척을 피해 돌아다니니 소란이나 시간 끌릴 일 자체도 없었다.

오히려 세실이 말하는 감시카메라의 루트를 피해 가는게 더 번거로웠다고 할까.

인질이 모여 있는 곳도 아세루쥬의 정보대로. 감시하고 있는 것도 최소한의 인원. 그 조차도 부상자의 관리와 치료를 위해 남겨둔 것 같은 사람들 이었다. 그들은 인질을 이용해서 무언가를 할 생각 자체가 없는 것처럼도 보였다.


“너무 쉽게 끝났는데.”


「그들도 열차 쪽을 더 중요시 여기는 걸 겁니다. 상황은 전달했어요. 이제 예정대로 어스트로이아의 로열나이트가 열차 쪽을 무력화 시키면 그들도 협상카드를 잃어 항복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안내원 쪽은 인질의 인원을 확인하고 있다. 안도는 하고 있지만 그들의 얼굴에 별다른 그늘은 없어 보인다.


“이제는 차량이 있는 가까운 섹터로 이동하기만 하면 끝이에요. 이걸로 당신도 조금 이름을 날리겠네요.”


나는 그녀에게 받았던 권총을 그녀를 향해 다시 던졌다.


“그럼 이 뒤는 맡기지. 열차 쪽으로 가봐야 겠군.”


“자, 잠깐만요.”


당황하며 부르는 안내원.

하지만 나는 그녀의 부름을 뒤로 하고 역의 중앙 쪽으로 속도를 냈다.

그리고 확인 차 세실에게 다시 물어봤다.


“테러리스트는 총 80명이라 했나?”


「네, 그렇긴 한데요.」


그런 것 치곤 근방에 인원이 너무 없다.


<9>


역 안은 돔형으로 지어져 있었다. 외각을 성벽 같은 3층 건물들이 두르고 있고, 열차가 정차하는 중앙 부분은 유리 천장에 층수의 구분 없이 아래까지 뚫려 있다. 역의 외각 섹터에서 중심부에 도착했을 쯤.


챙-!


하늘에서 유리창을 깨고 누군가가 침입했다. 하늘위에 흐릿하게, 이전 한번 본적 있는 스텔스 헬기의 외형이 흐릿하게 보인다.

빛의 결정처럼 반짝이는 유리조각 사이로 보이는 새로운 침입자. 갈색 사이드 테일에 커다란 대검, 색이 옅은 푸른 눈동자. 그녀 역시 일전에 만난 적이 있는 여성이었다.

이름이 ‘노바’라고 했던가. 커다란 대검과 그에 못지않은 거유(?)를 가진 자로 어스트로이아의 로열나이트라고 했다.

무기가 실린 열차의 바로 위로 멋들어지게 착지 한 그녀. 그러나 대검을 들고 전투 자세를 취하기도 전에, 그 모습을 확인한 열차의 외부 병력 15명이 일제히 사격을 개시했다. 쏟아지는 총탄의 비. 그녀가 든 대검에 하얀 스파크가 일자, 거기서부터 사방으로 뿜어져 나온 새하얀 전류가 날아오던 총탄 전부를 녹여 버렸다.


「고온 플라즈마네요. 굉장한 전력량이에요. 듣던 대로 선천적으로 마나를 전류로 바꿀 수 있는 초능력자다워요.」


세실 나름의 이해가 전혀 안가는 설명.

탄막을 막은 노바의 행동은 거기서 끝나지 않고 열차의 천장에 손바닥을 놓아 전기를 흘려보냈다. 파직 거리며, 굽어진 철사처럼 육안으로도 보이는 샛노란 전기가 열차를 타고 내달렸다. 그녀의 주변을 감싼 눈부신 빛의 전기보단 훨씬 약하지만, 틀림없이 열차 안의 사람은 행동불능 상태에 빠졌을 수준의 위력이다.


“인질은 이미 해방시켰고 이걸로 열차도 무력화 시켰습니다.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시기 바랍니다.”


압도적인 실력차를 선보이고 투항을 권고한다. 좋은 교섭 방법이긴 하지만 실제 반은 허세다.

기세를 높이기 위한 ‘고온 플라즈마’라는게 문제인지, 열차 전체로 흘려보낸 전력의 힘 조절이 꽤나 힘든 작업인지. 그녀의 호흡이 상당히 흐트러져 있다.

아마도 영향이 더 큰 건 후자일 것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고온 플라즈마라는 눈에 띄는 방법을 선택했을 거다. 하지만 겉으로는 집중해 보지 않으면 모를 정도로 호흡을 숨기고 있었기에 허세의 효과는 출중했다. 그들은 사격을 멈추고 조금씩 무의식중에 뒷걸음질을 치고 있었다.

하지만 물러나는 그들 사이로 2명의 인원이 앞으로 나섰다. 전신에 검은 문신을 한 선그라스의 대머리와 등 뒤로 대검을 꽂아든 소년.


“여기는 우리가 맡지.”


선그라스의 문신남이 묵직한 저음으로 무장한 병력들을 향해 말했다. 문신남이 뒤를 향해 손짓하자 무장 병력들이 일제히 역의 중심부에서 빠져나갔다. 열차에서 뛰어내린 노바의 얼굴에서 여유가 사라졌다.

나는 느긋하게 그 모습을 관전하며 세실을 향해 물었다.


“여기도 사람이 너무 적어. 짐작 가는게 있나?”


「이 역은 지하철로도 이어져 있습니다. 그쪽으로 향한 걸까요?」


“저 둘을 잡으면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아래에서는 이미 전투가 시작되고 있었다. 대검을 든 소년이 먼저 달려들었고, 노바가 방어의 자세를 취했다.


「그녀에게 협력해야 하지 않을 까요?」


“흥미가 있다. 이 시대의 독자적인 검술은 본적이 없거든.”


「적당히 해주세요. 로열나이트는 이 시대에 중요한 전력이니까.」


“열차도 인질도 해결했지 않았나? 위험해 지기 전에는 중재하지.”


아래의 싸움은 로열나이트가 밀리고 있었다. 문신남의 중력 제어에 노바의 움직임이 너무 둔해져 있다.

특히 근접전을 펼치는 소년의 실력이 생각보다 뛰어났다. 몸은 다람쥐처럼 잽쌌고 전신으로 대검을 휘두르는 공격에는 무게가 있었다. 스탭 역시 경쾌하여, 형식이 없는 제멋대로의 공격이지만 뛰어난 거리조절과 흔들기가 위협적으로 바꿔내고 있었다. 반면 노바는 중력에 짓눌리는 몸으로 수비에 전념이었다. 눈에 띄게 약해진 전격은 위협조차 되지 않았다.


“저 아이, 뛰어난 재목이군.”


「잘못된 길로 들어서긴 했지만요.」


“잘못된 길이라-.”


캉-,

두 개의 거대한 대검의 격돌에 강렬한 불꽃이 튄다. 흐름을 탄 소년의 속도가 갈수록 빨라진다. 문신남과 소년을 때어놓고 상대한다면 노바의 기량이 단연 우위였지만 싸우기도 이전에 체력을 소진한 노바에게는 지금의 상황은 너무 버거웠다.


캉-, 캉-, 캉!

역을 환하게 밝힐 정도로 맹렬한 불꽃이 튄다.

가드를 무너뜨릴 정도의 빠른 연격. 소년의 움직임은 아직 미숙하긴 하지만 거친 기세가 살아있다. 과거 최연소 소드마스터라 불린 칼린츠가 떠오르는 미래가 보이는 몸동작이었다.

검을 크게 휘둘러 간신히 그 연격을 떨쳐내고 거리를 벌리는 노바. 하지만 이윽고 그녀의 무릎이 지면에 무너져 내렸다.


“헉, 헉-,”


노바는 내려앉은 무릎을 다시 일으켜 세우지도 못하고 대검에 기대어 거친 숨결을 몰아쉬고 있었다.


「유하진씨-!」


“알고 있어.”


챙!

2층 유리창을 깨고 단숨에 아래층을 향한다. 나는 단 두 번의 도약으로 30미터의 거리를 넘어 노바의 옆에 나란히 섰다.


“당신은.”


내 얼굴을 확인한 노바의 얼굴에 안도감이 감돈다.


“이 뒤는 내가 하지.”


내가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들기자 그녀는 반사적으로 양손으로 가슴을 가렸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교육이 참 잘되어 있다. 첫 만남에 있었던 일이 그렇게 기억에 남았나보다.


“부탁드립니다.”


노바는 결국 중력을 버티지 못하고 양팔을 지면에 짚은 체 작게 소리냈다.

반대편에서 나의 등장을 확인한 둘의 표정이 좋지 않다.


“어떻게 5배가 넘는 중력을 아무렇지도 않게.”


문신남이 놀라 외쳤다. 그의 말대로 나는 그의 중력증가 범위 안에 있었지만 그다지 행동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러고 있으니 아게하와 마법을 이용할 때의 수련이 떠오른다. 아게하의 전력을 다한 중력 변화는 정말로 자비가 없었지. 근처의 산이 다 패여 내려갈 정도 였으니 말이다. 그때에 비하면 이건 정말 그저 모래주머니 하나 정도 차고 있는 기분이다.


“이래도!”


선그라스의 문신남이 오른손을 앞으로 펼치고, 있는 힘껏 인상을 쓰자 목과 이마에서 핏줄이 솟아올랐다.


쿠구구-.

근처의 지면이 패이는 소리가 난다. 중력이 배로 상승한 기분은 들지만 그저 뒷목이 뻐근한 정도다. 그보다 발 아래가 패여 늘어 가는 건 꽤나 불편할까. 덕분에 괜한 노바만 어깨를 더 떨어트리고 힘들어 하고 있었다. 경악으로 할 말을 잃은 대머리 앞에, 소년이 대검을 몸 앞에 세우며 자세를 고쳐 잡았다.


“당신과는 가능하면 만나고 싶지 않았습니다만...”


소년이 대검을 꽉 비틀어 쥐었다. 그 행동에는 비장감까지 감돌았다.


“한수, 부탁드립니다.”


“덤벼라. 실력을 확인해 주지.”


“흐아압-!”


별다른 기교는 없다. 소년은 기합과 함께 전력으로 달려와 크게 반원을 그리며 대검을 내리쳤다. 휘두르는 것이 소년의 체구만한 대검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스피드. 하지만 나의 검지와 엄지 사이에 잡힌 대검은 너무나도 쉽게 방향이 꺾여 버렸다.


“약해. 기세 하나에 모두 맡기기에는 아직 너무 약하다. 어떤 상황에서든 반격에는 주의해라.”


대검과 함께 중심을 잃은 소년의 복부에 발차기가 들어간다. 그대로 일직선으로 날아간 소년은 그대로 열차에 처박혔다. 소년이 부딪친 열차가 끼익 움직인다. 뒤늦게 허공을 나른 대검이 중력의 영향을 받아 강하게 내 발 옆에 꽂혔고 이내 주변이 잠잠해 졌다.


“이렇게까지 차이가 나는 건가...”


전의를 상실한 문신남의 목소리가 들린다.

나는 천천히 걸어가 그의 목을 쥐어 벽으로 밀쳤다.


“나머지 인원들은 어디 있지?”


하하핫,

그는 망연자실한 얼굴로 웃었다.


“역시 당신도 우리를 방해하러 온 건가.”


그의 고개가 기차의 벽면에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소년에게로 향했다.


“...당신도 결국 이상의 히어로는 아니었군.”


다시 이쪽으로 돌아온 그의 얼굴에는 무언가 이전과는 다른 굳은 의지가 감돌고 있었다.

그가 어금니 사이에서 무언가를 깨물었다.

그때 마침 마법에 대해 설명하던 아게하의 얼굴이 떠올랐다.


‘자신의 신체에 마나회로를 문신의 형태로 새겨 마법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콰앙! 쾅! 콰과광-!

주변이 폭발한다. 역의 내부에 미리 준비해둔 폭발물들이 일제히 폭발하고 있었다.


‘고대 오크족 주술사들이 자주 사용했던 방식인데, 적성에 맞는 특정마법에 대해 효율이 급격히 올라가는 대신 다른 마법에는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는 단점이 있어요. 또 하나 장점 아닌 장점이 있습니다만,’


쿠구궁-!

큰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지면이 크게 울린다.


‘목숨을 담보로 마법을 폭주시키기 쉬워집니다. 그런 마법사를 상대로 할 때는 각별히 주의해 주세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급격히 강해진 중력이 전신을 옭아맨다. 나의 몸은 무너져 내리는 지면과 함께 끝없는 바닥을 향해 추락하고 있었다.




“역시나 가장먼저 유하진씨를 의지 하시는 군요. 그것이 당신의 실책입니다.”


하나의 영상에 원형으로 바닥이 뚫려 어둠속에 중앙이 내려앉은 역의 모습이 보였다. 그 영상을 주시하던 여성이 감미로운 웃음소리를 흘렸다.


“이걸로 10분 이상은 발을 묶어둘 수 있겠군요. 변수는 이걸로...”


무릎 위로 검은색 면사를 벗어둔 여성. 그녀가 자신의 얼굴을 매만진다. 그녀의 얼굴에서 고운 모래가 눈에 부시게 흘러내린다. 색기가 가득한 이전과는 전혀 다른 얼굴. 그리고 살며시 볼을 타고내린 손끝이 입가를 매만지며 멈추었다. 지금껏 외형을 바꿔왔던 가운데 단 한번도 변치 않은 한 부분. 핏빛의 붉은, 새빨간 립스틱.


‘관리자, 오너, 천의 얼굴을 가진 여자.’


정말 제 마음대로 부르기는.

그녀는 이미 어렸을 적 불렸었던 진정한 이름 따위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녀는 병력의 위치들이 붉은 점으로 찍힌 군사지도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병사들은 공항과 도심의 한 부분 중심으로 몰려있다.


“어차피 생각 해봐야 무기의 탈취 따위. 그런 테러범 수준의 상대를 생각 했었겠죠. 하지만 아세루쥬 E 빅토리아. 저 역시 당신 못지않은 수완가랍니다. 덕분에 외각이 텅 비었습니다.”


그녀의 시선이 다른 영상을 향해 옆으로 흘러갔다. 거기에는 현장의 주변에서 심각한 얼굴로 상황을 파악하는 리오네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리오네 공주. 당신의 약점은 언제나 현장에 직접 나서는 당신의 정의감이죠.”


그녀의 주변에 나타난 여러 인물의 통신들. 진짜 이름을 잃어버린 그녀는 그들에게 명령했다.


“공주와 로열나이트들의 발을 묶으세요.”


그들의 통신이 사라지고 그녀는 도시 전체의 전경이 한번에 보이는 메인 화면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아아, 이렇게 좋은 기분은 오래간만이다.


도시의 전력이 전부다 다운된 다음 원상태로 되돌아갔다.

그리고 도시의 외곽에 드러나는 무기를 가진 병력들.

그 수는 수백에서 수천, 수만까지 늘어났다.


“자-. 전쟁을 시작하죠.”


그녀의 붉은 립스틱이 스산하게 반원을 그렸다.


작가의말

 사이다? 그런거 없어 돌아가. 

기대 없이 보면 그럭저럭 재미있어질거 같은 Hero of the Day입니다.

첨언하면  저 광기의 여성도 이전에 꽤 등장했죠. 이전에 보면 특히 붉은 립스틱 부분을 강조하는 묘사가 꽤 있는데 그게 다 저분이라 보시면 됩니다.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급격히 강해진 중력이 전신을 옭아맨다. 나의 몸은 무너져 내리는 지면과 함께 끝없는 바닥을 향해 추락하고 있었다. ’


 주인공 죽음! 경축 완결! 하면 편해질거 같은데....(퍽!)
그러면 주인공도 죽고 
저도 독자분의 칼빵에 죽을지도...
주인공이 이정도에 죽을 위인이 아닌게 아쉽네요. 
역시 주인공은 개복치 같은 놈으로 써야했어(퍽!)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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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Hero of the Day - episode 2-12/ 그 영웅의 광채. +16 16.07.05 1,684 55 6쪽
121 Hero of the Day - episode 2-12/ 그 영웅의 광채. +37 16.07.03 1,948 67 17쪽
120 Hero of the Day - episode 2-12/ 그 영웅의 광채. +7 16.07.03 1,659 43 8쪽
119 Hero of the Day - episode 2-12/ 그 영웅의 광채. +3 16.07.03 1,608 47 9쪽
118 Hero of the Day - episode 2-12/ 그 영웅의 광채. +4 16.07.03 1,556 47 9쪽
117 Hero of the Day - episode 2-12/ 그 영웅의 광채. +7 16.07.03 1,504 44 13쪽
116 Hero of the Day - episode 2-12/ 그 영웅의 광채. +18 16.06.28 1,695 54 12쪽
115 Hero of the Day - episode 2-12/ 그 영웅의 광채. +10 16.06.28 1,550 37 10쪽
114 Hero of the Day - episode 2-11/ 그 여자의 프라이드. +24 16.06.25 1,686 53 17쪽
113 Hero of the Day - episode 2-11/ 그 여자의 프라이드. +12 16.06.24 1,681 47 10쪽
112 Hero of the Day - episode 2-11/ 그 여자의 프라이드. +11 16.06.22 1,536 44 13쪽
111 Hero of the Day - episode 2-11/ 그 여자의 프라이드. +12 16.06.20 1,563 51 11쪽
» Hero of the Day - episode 2-11/ 그 여자의 프라이드. +13 16.06.19 1,670 54 17쪽
109 Hero of the Day - episode 2-11/ 그 여자의 프라이드. +17 16.06.16 1,734 65 24쪽
108 Hero of the Day - episode 2-11/ 그 여자의 프라이드. +14 16.06.14 1,670 67 8쪽
107 Hero of the Day - episode 2-11/ 그 여자의 프라이드. +16 16.06.12 2,005 63 24쪽
106 Hero of the Day - episode 2-10/ 빛의 가희. +22 16.06.09 2,419 61 11쪽
105 Hero of the Day - episode 2-10/ 빛의 가희. +26 16.06.05 2,129 55 17쪽
104 Hero of the Day - episode 2-10/ 빛의 가희. +35 16.06.02 1,865 59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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