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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트노트 님의 서재입니다.

Heroofthe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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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트노트
작품등록일 :
2011.10.30 16:35
최근연재일 :
2016.07.24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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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6.06.14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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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글자
8쪽

Hero of the Day - episode 2-11/ 그 여자의 프라이드.

DUMMY

<2>


오너라 불린 여성이 안내한 숙소는 가장 번화한 도심의 중심지 였다. 하늘 높은지 모르고 치솟은 빌딩이 눈이 부시도록 태양 빛을 어지러이 반사하고 있었다. 무엇을 쓴 것인지 철도, 돌도, 나무도, 석회도, 아닌 재질의 외벽이. 빛을 그대로 반사할 정도로 완벽하게 반듯하다.

역시 이 드높은 건물들은 높이 솟은 마굴이나 미궁의 입구 같이 보여 익숙해지지 않는다.


“그 높아 보이던 마도사의 탑도 비교할게 안되는군.”


「지금 와서 마도사의 탑은 높은 건축물의 축에 끼지도 못합니다. 매년 늘어만 가는 인구의 문제로 건물의 고층화는 일반화가 됐어요. 정말로 외지의 촌이 아닌 이상에야 이정도 수준의 고층 건물은 어딜 가나 더러 있죠.」


“사람 사는 곳은 어디든 같다는 말도 예전 말이군.”


「음, 그건 조금 말의 의미가 틀리지 않나요 유하진씨?」


한동안 목적 없는 관광이 계속 됐다. 길가에 보이는 용병들의 실력으로 현재의 무력 수위를 가늠하거나, 과거에는 본적이 없는 신기한 먹거리를 먹거나, 아주 가끔 날 알아보는 눈썰미 좋은 사람들을 피하거나. 이 시대에는 사소한 것 하나 하나까지 신기한 것 투성이라 오후가 넘도록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관광도시라 불릴만한 화려한 도시였고, 덕분에 이 시대의 문화에 대한 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저건 뭐지?”


나는 중심가의 가장 큰 대로. 그 일대를 감싸고 있는 통일된 복장의 인파를 보며 물었다.


「오늘은 리스티아 왕족의 격려 방문과 그에 따른 환영식이 있습니다. 아마도 그 준비일 겁니다.」


“이쪽은 아직도 변한 게 없는 것 같네.”


「멀지 않은 곳에 연합의 상징적인 건물이 있습니다. 엘피스의 대기 병력이 렘필드로 향하기전 그 곳에서 바후제 왕자의 연설을 통한 퍼포먼스가 있을 예정이라네요.」


한 건축물을 기준으로 연설의 그림을 위해서인지 수많은 사람과 병사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보였다.

거리에 가득 찬 수많은 인파.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리는 거리의 모습에서 나는 아주 오래된 기억이 떠올랐다.



급조된 나무 단상. 주위를 둘러보면 종족을 초월한 사람들. 무심코 이름이 떠 오를거 같은 익숙한 얼굴들이 대지를 가득 메운다.

수만 가지의 얼굴, 수만 가자의 표정이 단상을 향하며 무언가를 기다린다.


‘이거 전투 때마다 매번 필요한 일인가?’


불만이 가득한 눈으로 오른편을 보면 아게하가 태연하게 미소 짓는다.


'사기를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자, 모두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라버니.'


‘하-,’


보이지 않는 짧은 한숨.

가장 기대하고 있는 것이 아게하 같은 건 기분탓 이겠지.

어차피, 기다리고만 있다간 이대로 해가 져 버린다.

나는 그 높게만 만들어진 나무 단상위에 서서 한걸음 앞으로 나섰다. 모두의 눈이 나에게로 향한다. 그 눈에는 각자의 신뢰를 담은 강철 같은 굳은 의지를, 굽지 않는 강경한 시선으로서 나에게 맡기고 있었다.

호흡을 가다듬고,

주위를 둘러본다. 그저 하나하나 얼굴을 확인하는 것 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이들이 나를 믿고 의지하는 만큼, 나 역시 이들을 믿고 의지하고 있다는 것을 구태여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라-.


'우리는 오늘도 살아남고 내일도 살아남는다!'


쩌렁쩌렁한 나의 외침이 대지를 가로 지른다.


'그대들에게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무기를 굳게 쥔 그들의 기백이, 한결같은 꺼지지 않는 결의가-,


'지금까지 브류나드의 밤에서 싸워 살아남은!'


나의 외침에 하나의 뜨거운 고동이 되어 모두에게 되돌아갔다.


'역전의 용사들이여!'


그들의 눈에서 패배를 모르는 전의가 불타올랐다.


그리고 내가 하늘 높이 손을 치켜 들면,

모두가 다함께 무기를 치켜들며,

귀가 멎을 것 같은

우레와 같은 함성이-.



「유하진씨?」


그럴 리가 없지.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어색하게 들린 손을 들어 내리며. 세실을 향해 그렇게 말했다.

그때는 그게 그렇게나 싫었었는데, 그런 것 까지 그리워 질 줄이야. 너무나 다른 도시의 모습에 향수가 너무 강해진 것만 같다.


“한동안은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돌아볼까-.”


그런 약해진 기분을 숨기려는 듯이,

나는 그렇게 말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3>


“그 도시에는 벌써 그가 와 있는 거겠지?”


흔치 않은 검은 머리의 소년이다. 대충 자른 듯 새집이 진 것 같은 삐죽 머리. 에메랄드의 색이 짙은 눈동자에 여자처럼 가늘지만 다부진 입술. 주머니가 덕지덕지 달린 반팔 코트와 검은 칠부 바지 역시 해질 대로 해졌고. 두꺼운 가죽부츠까지 흙이 묻어 너덜너덜하다. 그는 무릎위에 팔꿈치를 기대고 앉아 깍지낀 손 위로 이마를 얹었다.


“그와는 정말 적대하고 싶지 않은데.”


침울한 목소리로 소년은 말한다.


“또 검은 영웅의 이야기 인가? 시시하게.”


퉁명스럽게 옆에 앉은 턱수염의 청년이 툭 내뱉었다. 소년이 열기 띈 목소리로 반박한다.


“그는 그런 절망적인 상황해서도 끝까지 남아 싸웠다고. 게다가 그 누구도 불가능해 보였던 리드 바칼라스를 지켰어. 진짜 영웅이다. 천 년 전 전설속 7인의 영웅처럼 말이야.”


“하지만 그는 양지의 사람이다. 우리 같은 지하 들쥐랑은 달라.”


소년 맞은편에 앉은 문신투성이의 남자 역시 턱수염 청년의 말을 거들었다.


“네 ID 패스는 이미 블랙이다. 우리들 모두 이민은 벌써 물 건너갔어. 오늘의 전투가 성공한다 해도, 리스티아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몰라. 그간 리스티아는 최대의 난민 수용소 였지. 이대로 리스티아가 무너진다면 우리들의 미래도 같이 쫑 나는 거다.”


이주 시민권이 없는 것은 비단 범죄자뿐만이 아니다. 소년은 고아라는 것만으로 리스티아 이후의 이민권이 블록 당했다. 사유는 신원 불확실. 그러나 통제기구의 이런 불합리한 판정을 받은 자가 한둘이 아니다. 이미 붉은 안개의 영향권은 전 세계의 1/4이상. 4대 강국이라는 리스티아 조차 바람 앞의 등불 신세. 더 이상의 난민을 수용할 여력이 있는 나라는 급격히 줄어만 가고, 버려지듯이 발이 묶인 자는 갈수록 늘어갈 수밖에 없다.


“계획대로라면 반드시 성공한다. 이쪽의 성명을 들어줄 때까지 농성만 할 수만 있다면 분명히 우리들의 상황은 변할거야”


턱수염 청년이 비장한 눈으로 다른 인원의 눈을 훑는다. 그와 눈이 마주친 뚱보 소년역시 비장한 눈으로 검은 머리 소년을 향해 시선을 넘겼다.


“그래 렉스. 우리들뿐만 아니야. 오늘 일은 우리 레지스탕스들의 위대한 첫 일보다. 세상을 향한 커다란의 외침이 될 테니까 말이야.”


“그런 건 흥미 없어. 동생들의 이주문제만 해결 된다면.”


시큰둥하게 렉스라 불린 흑발의 소년이 말한다. 그 사이, 마주 앉은 그들 사이로 하나의 반투명 화면이 나타났다.


「해킹 완료. 게이트 엽니다. 정말 싱겁네요. 보람도 없게 시리. 그 신 급 해커는 없다 해도 ‘칼 베른하츠’의 리카 정도는 못해도 도시에 상주하고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죠.」


영상 너머로 핑크 노랑 보라의 펑키한 색으로 머리를 물들인 단발의 여성이 하품을 하고 있다.


“시끄러. 일은 잘해도 일일이 말이 많은 여자구만.”


문신의 남자가 인상을 썼다. 그의 ‘일’자 돌림이 묘하게 많은 말에 인상 좋은 뚱보 청년이 ‘풉’ 하고 때 아닌 짤막한 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그 짧은 그 웃음을 끝으로 모두의 분위기가 반전했다. 매서운 시선으로 모두가 무기를 고쳐 들고 전방을 바라봤다.

흑발 소년의 옆에 앉은 청년이 창밖으로 시선을 향한 뒤 그에게 말했다.


“준비해라. 여기선 네가 에이스니까 말이야.”


소년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기 발밑에 놓인 자기 몸채만한 대검을 양 손에 쥐었다.

기차는 어느세 종점인 엘피스로 향하고 있었다.


작가의말

여러사람이 모여, 이리하여 도시 엘피스에서 큰 불똥이 튀기겠군요.

음...


어찌저찌 해서 전 제 글의 비밀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 글의 편당 쪽수가 다른소설의 평균에 비해 길다는 걸요(퍽-!)

는 농담이고 남은 분량은 멀지않은 다음화에.


p.s. 화끈한 님 추천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추천이 빠른 연재를 재촉하는 것 같아 무서울 정도 ㅜㅜ

이 작품은 어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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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Hero of the Day - episode 2-13/ 재보의 여왕. +77 16.07.24 2,938 56 9쪽
129 Hero of the Day - episode 2-13/ 재보의 여왕. +14 16.07.22 1,483 50 17쪽
128 Hero of the Day - episode 2-13/ 재보의 여왕. +15 16.07.20 1,471 46 13쪽
127 Hero of the Day - episode 2-13/ 재보의 여왕. +9 16.07.17 1,579 3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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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Hero of the Day - episode 2-13/ 재보의 여왕. +13 16.07.14 1,496 44 13쪽
124 Hero of the Day - episode 2-13/ 재보의 여왕. +14 16.07.10 1,617 48 11쪽
123 Hero of the Day - episode 2-13/ 재보의 여왕. +19 16.07.08 1,740 49 15쪽
122 Hero of the Day - episode 2-12/ 그 영웅의 광채. +16 16.07.05 1,684 55 6쪽
121 Hero of the Day - episode 2-12/ 그 영웅의 광채. +37 16.07.03 1,948 67 17쪽
120 Hero of the Day - episode 2-12/ 그 영웅의 광채. +7 16.07.03 1,659 43 8쪽
119 Hero of the Day - episode 2-12/ 그 영웅의 광채. +3 16.07.03 1,608 47 9쪽
118 Hero of the Day - episode 2-12/ 그 영웅의 광채. +4 16.07.03 1,557 47 9쪽
117 Hero of the Day - episode 2-12/ 그 영웅의 광채. +7 16.07.03 1,504 44 13쪽
116 Hero of the Day - episode 2-12/ 그 영웅의 광채. +18 16.06.28 1,695 54 12쪽
115 Hero of the Day - episode 2-12/ 그 영웅의 광채. +10 16.06.28 1,550 37 10쪽
114 Hero of the Day - episode 2-11/ 그 여자의 프라이드. +24 16.06.25 1,686 53 17쪽
113 Hero of the Day - episode 2-11/ 그 여자의 프라이드. +12 16.06.24 1,681 47 10쪽
112 Hero of the Day - episode 2-11/ 그 여자의 프라이드. +11 16.06.22 1,537 44 13쪽
111 Hero of the Day - episode 2-11/ 그 여자의 프라이드. +12 16.06.20 1,563 51 11쪽
110 Hero of the Day - episode 2-11/ 그 여자의 프라이드. +13 16.06.19 1,670 54 17쪽
109 Hero of the Day - episode 2-11/ 그 여자의 프라이드. +17 16.06.16 1,734 65 24쪽
» Hero of the Day - episode 2-11/ 그 여자의 프라이드. +14 16.06.14 1,671 67 8쪽
107 Hero of the Day - episode 2-11/ 그 여자의 프라이드. +16 16.06.12 2,005 63 24쪽
106 Hero of the Day - episode 2-10/ 빛의 가희. +22 16.06.09 2,419 61 11쪽
105 Hero of the Day - episode 2-10/ 빛의 가희. +26 16.06.05 2,129 55 17쪽
104 Hero of the Day - episode 2-10/ 빛의 가희. +35 16.06.02 1,865 59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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