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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우몽 님의 서재입니다.

돈주머니 용사 나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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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우몽
작품등록일 :
2019.04.01 10:32
최근연재일 :
2019.04.26 07:30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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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5,028

작성
19.04.17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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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물론 짐작했다

DUMMY

“드래곤을 어떻게 해야 하는데?”


드래곤 고기를 하늘에 올리면서 제사라도 지내면 된단 말인가?

그런데 그게 아니란다.


“아시겠지만 이 대륙에서 현재 활동하는 드래곤은 총 세 마리.”


흑색, 적색, 연청색의 드래곤이 그들이란다.

각각 어스 드래곤, 파이어 드래곤, 스카이 드래곤이다.

지금 이 대륙에 활동하는 것으로 확인된 용이 저렇게 셋이라는 것이고 이런저런 이유로 은거하는 용들도 꽤 된다나?

그런데 드래곤, 즉 용족은 태어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속성을 띄게 된단다.


“어스 드래곤은 바위를, 파이어 드래곤은 불과 불에 탄 재를, 스카이 드래곤은 저 높은 대기의 공기를 마시는 식입니다. 대체 어떻게 소화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요.”

“그런데?”


어라? 이거 혹시?


“바로 그겁니다. 황금색의 용, 즉 골드 드래곤이 존재합니다. 이 용은 반짝이는 금속을 먹고, 그 중에서도 황금을 가장 좋아하죠. 모습을 보인 바가 거의 없는 은거용이긴 하지만 저희는 이 용이 어디 있는지 정보를 알고 있어요. 만일 이 황금용을 데리고 올 수 있다면 이 사태를 해결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열변을 토하는 비아.

비아의 말에 의하면 드래곤은 자신의 먹이를 탐지해낼 수도 있단다.

먼 옛날에 다이아몬드만 먹는 드래곤도 있었는데 이놈이 날아오면 다이아 반지 하나를 숨겨두기 힘들 지경이었다고.

즉, 드래곤이 쳐들어와서 금을 먹어치우면 된다는 것이다. 우적우적.

음. 그거 상당히 과격하지만 어떻게든 될 것만 같은 해결책이긴 하다.

드래곤이 그대로 눌러앉아서 영지를 지배하면 어쩔 생각이냐고 했더니 그럴 일은 없다고 한다. 용족은 원래 세상 돌아가는 일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나? 먹을 만큼 먹으면 가버리는 게 보통이라는 거다.

그런데 드래곤이 사람은 안 먹나?

무슨 진공청소기도 아니고 그렇게 편리하단 말인가?


“드래곤은 사람은 안 먹습니다. 다만······.”

“마족은 먹지.”


뒤의 말은 샤사룬이 한 말이다.

지금까지 지켜보다가 툭 던진 말이다.

마족 안 먹는 드래곤은 없단다. 그것도 아주 별식으로 친다나?

우와. 그건 또 스펙타클한데.

어쨌든 말려들 순 없다.


“드래곤을 포획해오기 전에, 이 마검을 먼저 고쳐줘. 그럼 생각해봐주지.”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마검은 마족의 강력한 마도구인데 성녀더러 그걸 회복시켜달라는 것 자체가 언어도단이죠.”

“그래서?”

“로벨 왕국의 공주이며 성녀인 제 입장 상, 최소한 로벨 왕국의 문제를 먼저 해결해주기 전까지는 그 의뢰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봐. 너 같으면 드래곤을 데리고 올 수 있어?”

“······불가능하겠죠?”

“근데 그걸 나보고 하라?”

“당신은 대단한 마법사잖습니까? 그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 보는데요?”


이거이거 안 되겠군. 계속 이야기해봐야 원점일 뿐이다.

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했는지 비아가 급하게 내 뒤를 따랐다.


“잠시만요! 어디가시는 건가요?”

“뭘 어디가? 합의가 안 되는 거 같으니 여기서 그만 쫑 내자는 거잖아?”

“뭐, 뭐라고요? 아니,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딨어요? 그쪽은 마검을 고치는 게 목적이었잖아요?”


나는 빙그레 웃으며 얼굴을 들이밀었다.


“맞아. 근데 어쩌지? 나는 너희들처럼 다급할 필요가 없어서 말이야······.”


내가 왜 목숨을 걸고 황금용인가를 데리고 와야 하나? 그리고 목숨 걸고 드래곤을 데리고 왔는데, 마족이란 이유로 약속을 깨버리면, 그건 누가 책임지나?

어차피 주도권을 쥐고 있는 건 나다.

서두를 필요도 없으며 강요받을 필요도 없지.

저쪽 사정이 좀 안되긴 했지만 이미 일어난 ‘사고’다. 내가 꼭 뭔가 해줘야 할 이유는 없고.

비아가 입술을 깨물며 또 부들부들 거린다.


“뭐, 밥도 먹고 좀 쉬면서 내일쯤 다시 생각해보는 게 어때? 어차피 우리도 바로 돌아갈 생각은 없으니까. 생각할 시간을 줄게. 다시 한 번 자알 생각해보라고. 좀 더 내가 솔깃해질 이야기로 말이야.”


굴욕에 얼굴이 빨개진 비아를 지나친다.


“아 참, 여기는 어디 술집이 가장 맛있어? 설마하니, 마왕성에서 온 귀한 손님을 이대로 굶게 만들 생각은 아니겠지?”

“······아, 수, 수행인을 붙여 드리겠습니다.”

“응. 고마워.”


그리고 나는 왕도의 거리로 나갔다.


해질녘의 저잣거리로 나온 나는 오랜만에 느끼는 홀가분한 기분을 만끽했다.

물론 아직 전부 끝난 건 아니지만 적어도 오늘 할 일은 마무리 짓지 않았는가.

공은 비아 공주에게 넘어갔다. 남은 건 느긋하게 기다리면 될 뿐.

‘좀 더 내가 하기 편한 일을 생각해 보라구.’

마검이 고쳐지면 좋지만 고칠 수 없더라도 어떻게든 다른 방법이 있을 것이다.

그런 걸로 목숨을 걸고 위험한 일을 할 이유는 한 개도 없다.

마음이 편안해지니 갑자기 술이 땡기기 시작했다.

마족 군세를 준비하고 로벨 왕국까지 오는 기간 동안, 제대로 술을 마신 적이 한 번도 없다.

잠들기 전에 한잔씩은 했지만 마실 거면 통쾌하게 마셔야지.

이제 조금은 마셔도 되지 않을까?

‘열심히 일한 당신. 마셔라!’

나는 작정하고 술집을 찾아 거리를 돌아다녔다.

상가의 가게들은 거의 폐점한 상황인데 그나마 열고 있는 가게들은 아예 금화를 받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물물교환의 시대로 퇴보했다는 것이겠지.

이런 상황이다 보니 대부분의 술집들이 문을 닫았다. 좀처럼 좋은 가게를 찾을 수 없었다.


나는 비아 공주가 붙여준 ‘수행원’에게 다가갔다.

심적인 압박을 느끼며 조심스럽게 녀석을 올려다본다.

‘아니 붙여줄 거면 제대로 된 녀석을 붙여주지······. 왜 하필 이 녀석이야?!’

팔짱을 낀 데르나가 도끼눈을 뜨고 나를 쏘아보고 있다. 그 옆에 왕궁의 신하로 보이는 자가 또 한 명. 이 사내는 등에 자루 같은 걸 두세 개 짊어지고 있었다.


“이봐. 여기사, 님아······.”

“뭐냐?”

“근처에 맛있는 술집이 있으면 안내 좀 부탁하고 싶은데? 먼 길 오느라 술이 당기거든.”

“착각하지 마라. 나는 악마의 마법사 저닐을 감시하기 위해 여기에 있을 뿐. 술집은 네놈이 스스로 찾아라.”


아, 그러시겠죠. 기대도 안했습니다.


[흠. 꽤 괜찮은 인간이군. 네놈을 벌레취급하고 있지 않은가?]


어이어이.

그거 말이 좀 안 맞는 거 아니야?

그때, 어디론가 사라졌던 샤사룬이 어두운 골목에서 걸어 나왔다.


“어디 갔다 왔어?”

“어디긴, 술집 찾아다녔지. 저쪽에 괜찮은 술집이 있더라고? 골목에 있다보니 그냥은 잘 안 보이는 곳이야.”


오오! 역시 샤사룬!


“그럼 거기로 가지! 아, 요툰도 한 잔 할래? 오랜만에 즐기는 것도 좋잖아?”


요툰이 정중히 거절한다.


“괜찮습니다. 병사들을 살펴봐야 해서요. 거기다, 인간들의 술은 제 입에 맞지도 않으니까요. 말씀은 감사하지만 저는 빠지겠습니다.”

“그래? 그럼 야일하고 놀아줘도 될까? 많이 심심해하는 거 같은데.”


샤사룬이 부탁한다.

야일의 표정은 여전히 어둡지만 딱히 심심해하는 것 같지는 않다.


“알겠습니다. 그럼 다녀오십시오.”


그렇게 말한 요툰이 야일을 데리고 병사들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좋았으! 이제 방해꾼도 없겠다······ 버닝타임!

샤사룬이 찾은 술집으로 향했다.

과연 분위기가 괜찮은 곳이다.

가격지불을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했지만 따라온 데르나와 수행원이 알아서 처리해줬다.

돈이 아닌 물물교환으로.

언뜻 보기에 곡물이 들어있는 자루를 건네는 모습이다.

물물교환을 하면서 데르나가 이를 갈고 있다.

하긴, 식량은 엄청 귀할 테니까.

그럼에도 그걸로 나의 유흥비를 대야 할 정도로 ‘나’라는 존재가 엄청 필요한 거겠지. 뭐 이해가 가는 일이다.

‘뭐 접대 받기로 했으면 접대를 받아야지.’

나는 술을 왕창 시켰다.

맥주하고 맛이 비슷한 술을 원샷으로 들이키자 하루의 피로가 싹 풀리는 기분이다.


“음. 뭐 나쁘지 않네. 그래도 조금 더 세면 좋겠는데.”


샤사룬은 좀 더 맛과 향이 센 술을 시킨다.

나는 후하게 나온 요리를 안주삼아 다시 한 잔.

두 잔. 세 잔. 네 잔.

빈 술잔이 쌓여갈 때마다 살아있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

꼴깍!

주머니에서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여봐라! 짐에게도 술을 다오!]

“여부가 있겠습니까?”


술을 댓가로 뭔가 거래하고 싶긴 하지만 오늘은 기분이 좋으니 그냥 선심을 쓰자.

주인장에게 항아리 한 가득 술을 담아오게 시켰다.

전에 했던 대로 주머니 전체를 항아리에 담갔다가 뺐다.


[!@!@#!@# 크아아아!!! 이거야!!!]


정말이지 다루기 쉬운 마왕이다.

그런데 데르나는 이쪽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다.


“저닐. 뭐하는 거지? 그런 해괴한 짓은 태어나서 처음 본다.”


아, 이 주머니가 마왕이라는 걸 인간들은 모르지.


“내 주머니가 목마르다고 해서?”

“······뼛속까지 일그러진 녀석이로군.”


아니 그런 건 아닌데.

뭐 할 수 없지.

이때 살짝 취기가 올라온 샤사룬이 장난기 어린 얼굴로 술잔에 손가락을 넣었다가 주머니를 향해 튀기기 시작했다.

탓탓탓탓!

술방울이 날아갔다.


[오오! 좋군! 이 술이 더 낫구나.]


알퀴세르는 저 술이 더 마음에 드는 모양이네?

샤사룬이 마시던 술을 항아리째 가져와서 주머니를 넣었다 꺼냈다.

데르나는 술집 주인에게 또 한 자루의 식료를 건넸다.

그러면서 이를 꽉 악문다.


“어이 그렇게 딱딱하게 서 있지 말고 너도 마시라고?”

“······방금 네놈의 술값으로 거래한 식료는 왕궁의 삼일치 식량이다. 그런 걸 지금 두 자루나 사용했다. 그만큼 국왕님과 공주님을 위시한 우리들은 끼니를 걸러야 한다.”

“음 굶는 건 힘들지. 나도 잘 알지.”


나는 고개를 끄떡끄떡했다.

빈말이 아니라 정말 잘 안다.

생각해보면 어려운 사람들이 동정심이 많다는 건 순 거짓말이다.

나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데르나는 나의 발언이 자신들을 놀리는 것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네 이놈······ 저닐!”


참지 못한 데르나가 칼 쪽으로 손을 가져간다.

나는 가볍게 손을 들어 데르나를 제지했다.


“이봐. 여기서 나 죽이면 큰일 나는 거 알지?”

“큭!”


마족 군세 8천명이 로벨라인 앞에서 대기 있는데 어느 미친 녀석이 나를 죽일 수 있겠는가.

거기에 레벨도 있지.

당장 내 옆에 있는 왕후 샤사룬만 해도 생각 없는 귀부인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레벨 132짜리 마족이다.

‘음? 그러고 보니 데르나는 레벨이 몇이지?’

술 항아리에 푹 잠겨있는 주머니를 슥 들어올린다.


[끄으윽! 아하하~ 이게 낙이지! 저닐! 좀 더 푹! 좀 더 푹 담가라!]


그 말을 무시하고 데르나의 스테이터스를 확인한다.


--------------

[왕궁기사 데르나]

직업 : 왕족 기사 (LV. 85)

로벨 왕궁의 상급 기사이며 국왕의 육촌. 정의감이 넘쳐나고 자신의 실책을 용납하지 않는 철저한 부분이 있다. 가끔 자책이 심하다.


*스킬

[왕궁검술]A, [수호]A, [항마]B, [체술]B, [체력]B, [승마술]B, [신념]B, [성-오라]C, [근성]C, [격노]C ······ 이하 생략

------------

인간들 중에서는 강한 편이겠지만 마족 군단장들의 레벨에 비하면 그냥 그렇다. 하지만 왕궁의 기사쯤 되니 야일보다 강하긴 하군.

뭐 야일은 좀 묘하게 변하고 있는 모양이지만.

어쨌든 데르나는 화를 꾹 눌러 참고 검을 집어넣는다.


“추태부리지 말고 얌전히 마셔라.”


그래 그럴 생각이라구.

그런데 나는 누군가가 뒤에서 이를 갈면서 검을 잡고 있으니 도저히 술이 넘어가지 않는단 말씀이지.

솔직히 신경 쓰인다.

그래서 머리를 좀 굴려봤다.


“어이, 이 주머니를 넣었다 뺀 술통이 보이지?”

“······보인다.”

“이 주머니가 사실은 마법의 주머니야. 너도 짐작은 하겠지만 말이야.”

“······물론 짐작했다.”


음 짐작하셨군. 나는 계속 말을 이었다.


“그런데 이 주머니의 마법은 술에 담가둬야 충전이 되거든? 여기까지는 짐작 못했겠지만 말이야.”

“······흥. 무슨 말이냐? 물론 짐작했다.”


아 그러세요. 방금 머뭇거린 거 다 봤는데.

못 본 척 하자.


“그래서 난 이 술통의 술을 버릴 생각이야. 아무래도 마법을 충전하는데 써서 좀 맛이 떨어지거든. 맛만 떨어지는 게 아니라 전보다 마셔도 취하지 않게 변해버린단 말이야. 그럼 술로서의 가치가 없잖아? 그래서 이렇게 할 생각인데.”


이렇게. 나는 술통을 기울여서 바닥에 술을 조금 버렸다.

뭐 주머니가 들어갔다 나온 거라서 조금 깨끗하지 않기도 하고.

데르나는 과연 사색이 되어서 술통을 잡았다.


“이게 무슨 짓이냐! 술을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곡물이 사용되는지 알고 있나! 지금 이곳에서 술을 마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란 말이다!”

“······하지만 나는 먹을 생각이 안 드는 걸. 샤사룬은 먹을래?”

“아니 난 사양할게.”

“그것 봐.”


데르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나는 그 앞에서 결정타를 날렸다.


“네가 먹을래?”

“······”

“아깝잖아. 그래도 이것도 식료품이고 영양가도 있는 건데. 그냥 마법 충전에 써서 맛이 살짝 떨어지고 먹어도 그다지 취하지는 않게 되긴 했지만. 아, 주머니가 들어갔다 나와서 살짝 더러울 수도 있긴 하겠다.”

“······정말로 그 외의 다른 건 없는 거냐?”

“없어.”

“사악한 마법을 걸어두거나 하지 않았겠지?”

“그런 거 없어. 맹세하지.”

“······식료를 낭비할 순 없지. 그렇다면 내가 마시겠다.”


그리고 데르나는 술통에서 한 잔을 퍼서 마셨다.

물론 그 술은 그냥 술이다.

아주 멀쩡한 술.

마시면 안 취할 리가 없지.

한 잔이 두 잔 되고 두 잔이 석 잔 되는 건 순식간이었다.

이윽고 그 옆의 수행병도 함께 마시기 시작했다.

중간부터 술값은 내가 가져온 식료품으로 교환해서 지불했다.

데르나는 취해버린 상태로 음식도 먹고 깨끗한 술도 더 마셨다.

그리고 완전히 맛이 가버렸다.


“으허허허헝. 다 내 잘못이야······. 내 잘못으로 왕국이······.”

“어이어이.”

“미안해 저닐······ 내가 추적을 해서······ 내가 잘못해서······ 으엉엉.”


순식간에 술주정뱅이가 늘어났다.

나는 술집 주인에게 식료를 더 건넨 다음 마음껏 마시게 했다.

알퀴세르는 완전히 인사불성이 된지 오래.

샤사룬과 나는 우리에게 배정된 왕궁 별원으로 향했다.

둘 다 아무 소리는 하지 않았지만 이심전심이다.

아무래도 몸이 고픈 밤. 따뜻하게 보내고 싶은 거지.

우리는 침대로 향했다.

그리고 옷을 벗고 뜨거운 몸과 몸을 마주하여······.

어라?


“왜 그래?”

“안 돼······.”

“안 돼?”

“이상하네······.”


어라 이거 왜 이러지?

이런 적은 없었는데.

칠일인가 넘게 굶었을 때조차도 이렇진 않았는데.

굶주림에 머리가 노래졌을 때도 야한 생각만 하면 그냥 바로 됐었는데.

이상하다. 진짜 이상하다. 이렇게 꿈쩍도 안 하는 건 진짜 이상한데.


“괜찮아. 그런 날도 있는 거지 뭐.”


샤사룬이 부드럽게 웃으면서 나를 위로했다.

그런 말이 남자를 더 상처 입히는 법이라고.

이상하다. 대체 왜 이러지?

이거 진료를 받아야 하나?

아,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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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로벨 왕국 +1 19.04.15 1,604 18 13쪽
14 문답무용의 네클리스 +1 19.04.13 1,628 15 11쪽
13 마검 깔고 앉아 봤어? +1 19.04.12 1,701 1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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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마검찾기 +1 19.04.10 1,776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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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마왕의 딸 +1 19.04.08 1,952 25 14쪽
8 마족지배 +1 19.04.06 2,011 27 10쪽
7 짐은 방패가 아니다 +1 19.04.05 2,222 29 14쪽
6 마왕 알퀴세르 +1 19.04.04 2,517 33 13쪽
5 황금의 산 +4 19.04.03 2,430 36 14쪽
4 데르나의 관점 +3 19.04.03 2,594 40 13쪽
3 무게경감 +7 19.04.02 3,033 4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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