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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우몽 님의 서재입니다.

돈주머니 용사 나가신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종우몽
작품등록일 :
2019.04.01 10:32
최근연재일 :
2019.04.26 07:3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74,998
추천수 :
937
글자수 :
145,028

작성
19.04.01 10:33
조회
3,810
추천
58
글자
5쪽

*프롤로그

DUMMY

나는 죽었다.

죽은 뒤에 눈을 뜬 곳은 하늘 위였다.

구름 위에 서 있다.

보통은 죽었다는 사실에 충분히 분개하고도 남겠지만 나는 스스로 생각해도 놀라울 만큼 무덤덤했다.

하긴, 살아있을 적의 미련이 없으니 당연한 거겠지.

고생만 했다. 정말 죽어라 고생만 했다.

고생만 하다 죽었다.

그 동안에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

‘천국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여기가 거긴가?’


주위를 둘러보는데 좀 더 높은 하늘에서 빛의 장막이 펼쳐졌다.

그 빛을 등지고 인간의 형체가 천천히 내려왔다.


[안녕하신가 강전일 군. 그대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네.]


범상치 않은 말투.

동굴 속에서 말하는 것처럼 목소리가 울렸다.

눈이 부신 건 아니었지만 후광이 너무 강해서 검은 그림자로 보였다.


“누구시죠?”

[나는 신일세. 그동안 자네 인생을 쭉 지켜봤는데,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불운이 엄청나더군?]

“그랬나요?”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신(神)은 고개를 끄떡였다.


[부모님 빚을 하나 갚으면 다른 빚이 찾아오고. 월세집 주인이 보증금 갖고 튀는가 하면 알바 비 떼이는 일은 다반사에 강도 높은 일을 하다가 몸을 망치고······ 일하던 편의점에는 강도가 들고······. 이런 일들이 이루 셀 수가 없더군. 그것도 20세 밖에 안 된 젊은 청년한테······.]


나는 고개를 끄떡였다.

실제로 그랬으니까.

내가 생각해도 용케도 10년 가까이 잘 살아남았다.

마지막에 황달이 왔을 때는 정말 기가 막혔지.

응급실에 실려가던 것은 기억이 나는데 결국 죽었던 모양이다.


[미리 말하자면 결코 우리가 의도한 불행은 아니었네. 정말 신기한 일인데 시스템상의 오류라고 할 정도로 안 좋은 일이 중첩되더란 말이야. 다른 자였으면 금세 포기하고 죽었을 것을 여기까지 버틴 것도 대단했어.]


그렇구나.

뭐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

어쨌든 죽었는데.


[그래서 특별히 보상을 하고자 이렇게 불렀다네.]

“보상이요?”

[그래. 소원이 있다면 한 가지를 들어주지. 그리고 이전의 몸과 마음 그대로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인생도 함께 제공하겠네.]


이른바 환생이나 전이 따위를 말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정말 소원을 들어주는 건가?


“뭐든지? 뭐든지 가능한가요?”

[물론이네. 딱 한 가지뿐이니 잘 생각해서 결정해보게나.]


심사숙고할 필요도 없다.

매일 하루에 백번, 아니 천번씩 바래왔던 소원이 있었으니까.


“부자가 되게 해주세요.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겁나 큰 부자로요.”


내가 원하는 소망은 돈.

꿈에도 원하는 소망은 돈.

돈이 많은 인생을 사는 것이 오직 내 꿈이다.


[원하는 게 돈이라는 거군. 그럼 무슨 돈으로 줄까?]


오 정말 들어주려는 건가?

무슨 돈이냐고. 그것도 정해져 있다.

이 나라 돈은 저기에선 안 통하고 저 나라 돈은 여기에선 안 통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어디에서나 통하는 돈이라면 하나 밖에 없지!


“음···. 금으로, 금화로 주세요.”


화폐는 종이쪼가리일 뿐.

어디서나 통하는 금이 최고다!

황금을 얻고 싶어!

꿈의 엘도라도!


[알겠네. 그게 네 소원이라면, 세상 누구보다 많은 금화를 가지게 해주지.]


검은 그림자가 허공 어딘가에 손을 집어넣어 두툼한 주머니를 꺼냈다.

일종의 가죽 주머니다.


[금화는 이 주머니에 들어있네. 보기와는 다르게 엄청 많이 들어 있으니 걱정하지 말도록. 그런데 이대로면 너무 무거울 테니, [무게경감] 마법이랑······. 그렇지. 땅이 꺼지지 않도록 [대지보호] 마법을 걸어주지.]


마법을 건 주머니를 건네받았다.

상당히 가벼워서 손가락 하나로도 들 수 있었다.

그러다보니 의심이 든다.

‘이게 정말 돈이 많이 들어있나?’

만에 하나라도 신이 거짓말을 할 일은 없겠지만, 나는 원래 의심이 많은 사람이다.

신을 가장한 악마나··· 뭐 그런 것들이 사기를 칠지도 모르는 거다.

안을 들여다봤다.

주머니 안의 공간은 엄청 넓었다. 아마 마법 때문이겠지.

그리고 반짝거리는 것들이 보인다.

‘세상에··· 이게 다 얼마야!’

금화가 한 가득 들어있었는데 보자마자 세는 걸 포기했다.

그냥 무지하게 많았다.

엄청나게 행복해졌다.


[자, 네 소원이 이뤄졌다. 다음은 어디에서 태어날 지인데, 특별히 원하는 곳이 있나?]


원래 살던 나라는 싫다.

다른 나라들을 쭉 떠올려 본다.

그러나 어느 곳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이 금으로 놀고먹을 수 있는 곳이라면 좋습니다. 아, 단 지구는 싫어요. 제가 알고 있던 그 어떤 곳도 싫습니다.”

[······이해하네. 그럼, 극악하지 않은 곳으로 적당히 골라주지. 서비스로 지금 그 몸 그대로 태어나게 해주겠네. 말이 안 통할 테니 [번역]도 달아주고.]


몸이 허공에 붕 떴다.

얼굴이 보이지 않는 신이 손을 흔들었다.

시야가 백색으로 물들어간다.


작가의말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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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선발 +1 19.04.23 1,361 11 15쪽
21 흑화와 세뇌 +1 19.04.22 1,406 11 13쪽
20 레벨이 비슷해졌네 +1 19.04.20 1,437 14 15쪽
19 성검용사 샌슨 +1 19.04.19 1,459 13 16쪽
18 진료와 상담 +1 19.04.18 1,533 16 13쪽
17 물론 짐작했다 +1 19.04.17 1,516 15 16쪽
16 얼마면 돼? +2 19.04.16 1,551 16 11쪽
15 로벨 왕국 +1 19.04.15 1,604 18 13쪽
14 문답무용의 네클리스 +1 19.04.13 1,629 15 11쪽
13 마검 깔고 앉아 봤어? +1 19.04.12 1,702 16 13쪽
12 자이렌의 유혹 +1 19.04.11 1,758 19 13쪽
11 마검찾기 +1 19.04.10 1,777 19 12쪽
10 마족 여인 샤사룬 +3 19.04.09 1,811 21 12쪽
9 마왕의 딸 +1 19.04.08 1,955 25 14쪽
8 마족지배 +1 19.04.06 2,012 27 10쪽
7 짐은 방패가 아니다 +1 19.04.05 2,223 29 14쪽
6 마왕 알퀴세르 +1 19.04.04 2,520 33 13쪽
5 황금의 산 +4 19.04.03 2,432 36 14쪽
4 데르나의 관점 +3 19.04.03 2,599 40 13쪽
3 무게경감 +7 19.04.02 3,035 48 13쪽
2 부활 +2 19.04.01 3,390 55 10쪽
» *프롤로그 +2 19.04.01 3,811 58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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