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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Smith 님의 서재입니다.

다크 소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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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Smith
작품등록일 :
2020.05.16 16:22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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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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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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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9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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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태동하는 어둠 - 3

DUMMY

그 방 안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삭막한 느낌의 널찍한 목제 테이블 하나와,


의자들이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 뿐이었고,


그 외에 단순한 장식이나 다른 물건같은 것들은 일체 보이지 않았다.


그저 청소 정도만 되어있을 뿐.


"여기가 그나마 낫네, 쓸데없는 정탐이나 관심에 신경 안 써도 되니까. 솔직히 거슬렸거든."


잭은 짜증내듯 말하며, 가장 먼저 자리에 앉았다.


"모험가란게 원래 그런 것 아닌가요. 애초에 당신이 할 말은 아니죠."


"시꺼."


네 명 모두가 자리에 앉고,


"그러면 늦었지만, 소개를... 저는 데언, 이쪽은 카밀로 양, 그리고 일단은.. 저희 파티의 리더인 잭 입니다.."


"한 마디 많다고."


그러더니 잭은 어디선가 몇 장의 양피지 뭉치를 꺼내 들었고, 그걸 본 데언은,


"그건 또 언제.."


"어쨌든 다시 말할게. 우리와 같이 움직이자. 팀에 들어와 에딘. 난 네가 마음에 들었다고."


밀어붙이듯 권해오는 잭에게, 에딘은 머리를 긁적이며 조금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다.


"뭐, 우선 하나 알려주자면, 이쪽의 카밀로는 신성마법의 제 4계위까지 다룰 수 있다고? 성격은 좀 그렇지만 여차할 땐 엄청 든든하지."


본인을 놔두고 자기가 더 자랑하듯이 말하는 잭을 째릿하고 노려보는 카밀로.


그러나, 확실한 것은 자연마법을 포함해 어떤 마법이든지,


제 4계위까지 다룰 수 있다는 것은, 마법사로서의 재능이 완성되었다는 뜻이었으며, 충분히 자랑스러워할 만한 일이었다.


어엿한 마법사를 지향하는 자라면, 제 3계위 정도까지만 구사할 수 있어도 어느 곳에서든 대접을 받을 수 있으며 사회적 지위가 보장된다.


만약 제 5계위까지 다다른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일류 중의 일류. 재능 있는 소수의 자들만이 올라설 수 있는 경지였다.


따라서, 이런 고위의 마법사는 모험가들 사이에선 더욱 찾기도 힘들 뿐더러, 찾았다 하더라도 먼저 확보하려는 경쟁이 심하다.


그렇기에 카밀로같은 인재가, 그것도 동 등급의 파티에 들어가 있다는 것은 확실하게 이상하다고 여겨질 수 있었다.


"아.. 그렇군요..."


하지만, 에딘의 반응이나 표정은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었고,

그저 대단한 것 같다는 감상의 얼굴이었다. 잭은 슬쩍, 데언이나 카밀로와 눈빛을 주고받았다.


"거기에다, 데언은 그 이상으로 강한 전사라고? 솔직히 말해서 같은 <동> 등급의 다른 팀들 중에, 이 두 명이 있는 우리 파티보다 전력이 좋은 곳은 없을 걸? 어찌되었든 강해야 의뢰달성률도 높고 살아남을 확률도 높은 거잖아."


잭 일행은 에딘에게 구태여 다른 것들을 질문하거나 하지 않았다. 그가 어디에서 왔고, 무엇 때문에 모험가가 되기로 마음먹은 것인지, 어차피 쉽게 짐작이 갔기 때문이다.


또한 그게 아니더라도, 모험가 사이에서 그런 배경 정보를 초면에 캐묻는 짓은 피하기 마련이며,

거짓말이나 진실은 항상 그곳에 섞여있기 때문에, 서로 알아가는 것은 조심스러운 게 보통이었다.


"그렇게 말해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에딘은 어딘가 멋쩍어하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저는 원래 농사일 밖에 안 해봤고.. 모험도 아는 게 없어서... 정말로 도움이 될지... "


에딘은 촌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순수한 얼굴로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카밀로 씨에게 실례스럽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마법이나 그런 것도 잘 몰라서.. 아, 물론! 제 4계위라는 것이 굉장하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단지, 자세하게는 잘 모르지만요.. 하하.."


머쓱해하며 말하는 에딘. 이에 대해서 잭을 제외한 두 사람은 별다른 반응 없이 속으로 작게 한숨을 내쉴 뿐이었다.


"아까도 말했잖아. 괜찮다니까. 실력은 죽기 살기로 키우면 그만이야. 그리고 따지고 보면 우리도 너처럼 같은 동 등급 모험가이니, 별로 어려워 할 필요 따윈 없다고?"


"..그래도 저보다는.."


"어쨌든 서로 똑같이 위를 향해가는 입장이잖아. 그런 건 상관없다고."


그럼에도 계속, 거리낌 없이 적극적으로 권유해주는 잭의 활달한 목소리에 에딘은 잠시 망설이더니,


"...그럼... 저로 괜찮다면..."


곧 이어 멋쩍어하는 미소로,


"잘 부탁드릴게요..."


그렇게 답하는 것이었다.


"좋아! 잘 생각했어! 그럼 이걸로 팀 < 케이헤투스 >에 또 한 명, 동료가 들어왔군! 잘 해보자고 에딘. 팍팍 일을 처리해서 함께 위로 올라가자."


잭은 손을 뻗으며 그렇게 말했고, 차례대로 카밀로, 데언과 악수를 나누었다.

단지, 데언도 웃고는 있었지만, 앞으로의 늘어난 고민 때문에 복잡한 생각 뿐이었다.


"그래서 말야, 진짜 궁금했는데, 그거 무슨 이능이야?"


잭은 바로 기다렸다는 듯이, 궁금해 했던 것을 에딘에게 물어왔다.


"장난 아니게 센 힘이었잖아. 거기다 맨손으로 갑옷을 때렸는데 다치지도 않은 것 같고. 대체 어떤 이능력이야?"


옆에 있던 카밀로나 데언 역시 관심이 있는 듯한 눈치였다.


"그렇게 굉장한 건 아니에요.."


에딘은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그렇게 대답했다.


"제가 힘을 쓰려는 한 순간 동안만, 그 부위를 강화 시킬 수 있는 것 뿐이고,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종류도 아니라서..."


"아니, 그렇더라도 굉장한 겁니다. 혹시 반동이나, 부작용 같은 것은 없습니까?"


데언의 질문에 잠시 생각하던 에딘은 이어서 답했다.

"한번 사용한 후에는 잠시 기다려야 하지만, 그것 말고는.. 딱히 불편한 점은 없네요."


그 말에, 데언은 살짝 눈을 크게 떴다.


"..역시 좋은 이능이군요.. 그렇다면 아까 보여준 것이 능력의 최대치였나요?"


에딘은 조금 애매한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약간 강하게 힘을 준 건 맞지만, 최대는 아니에요.. 그리고 제대로 조절 하는 게 어려워서 필요 이상으로 발휘될 때가 많습니다. 그렇게 좋다고는..."


하지만 그 때, 카밀로는 에딘의 말을 부정하며 말해왔다.


"아뇨 에딘. 당신의 이능은 충분히 으스댈만한 힘이에요. 그 정도로 강력한 건 꽤 드물다구요?"


"그런가요?... 워낙 시골 외지에서만 자라서, 잘 몰랐네요."


그리고, 그녀는 다른 이능자들에 대해서도 말해주었다.


"원래 이능이라는 것 자체가, 소수만이 갖고 태어나는 재능의 일종이지만, 그게 꼭 축복이라고 할 수 없는 경우가 있어요. 당신은 반동이나 부작용 같은 게 없다고 했는데,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될 거에요."


그녀는 조금 진지한 표정으로 이어 말했다.


"이능자 중 절반 이상은 그 몸에 표시가 생겨나요. 마치 저주처럼.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그 능력을 사용할 때마다 양날의 칼처럼 스스로의 몸에 다양한 부하가 걸리거나, 혹은 태어나면서 부터, 신체 어딘가가 특이한 형태를 띄는 경우도 있죠. 그것이 강력하고 희귀한 이능력일수록 더욱 부각되요."


그리고 이내, 다시 표정을 풀고 말을 이어갔다.


"제 지인 중에도 그런 이능 때문에 고생한 사람이 있거든요. 그런 면에서 당신은 정말 축복 받았다고 할 수 있겠죠."


"그러고 보니, 아까 그 접수처 직원도 이능자였지."


데언의 말에, 에딘은 놀라며 물었다.


"저와 얘기한 직원 말인가요?"


"분명... 감지 능력 비슷한 것이라고 했는데, 본인의 말로는 사무일에 전혀 쓸데없는 능력이라고 하더군요."


"뭐, 사람의 기질에 따라서 자신과 안 맞는 이능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더러 있으니. 아마 이 건물 안에도 그런 모험가들이 몇 명 있을걸요."


"하지만 말야.. 정말 어디다 써먹어야 할지 모를 희한한 것도 많잖아?"


그 때, 잭은 무언가를 떠올렸는지 피식 웃었다.


"공중에 5분간 떠있는다던지, 손바닥에서 작은 발광을 일으킨다던지, 의미불명의 이상한 능력들 말이야. 또 뭐가 있더라?"


"이능자" 는, 수백 명 중에 한 명 꼴로 나타난다고 하지만, 그들 모두가 꼭 쓸모 있는 힘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능력의 크기와 종류는 천차만별이며, 거기에 특성에 따라서는 자신이 이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살아가는 자들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어떠한 이능이든지 간에, 자신의 성향과 기질에 잘 들어맞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타고난 상인이나 농사꾼 등에게 마법 계통의 이능이 있어봤자 쓸모가 없겠지만,

마도의 학문을 추구하는 자에겐 축복이나 다름없는 것이 될 수 있다.


물론, 이능이라는 것은 특수한 성질을 갖는 재능의 한 가지일 뿐.

그것 하나 만으로 대성을 이뤄낼 수는 없었다.


"그런데 에딘, 혹시 따로 무기나 방어구는 가지고 있습니까?"


물어보는 데언에게 에딘은 다시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게.. 돈은 갖고 있지만, 어떤 걸 선택해야 할지 아직 잘 몰라서..."


"음... 그럼 사용할 줄 아는 무기는?"


"그냥 휘두르는 정도이긴 하지만 고향에서 검이나 방패를 사용한 적은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단, 함께 가서 무구를 고르는 것을 도와줄까요? 잭."


"그래, 근데 먼저 할 의뢰부터 고르고 나서."


잭은 다양한 내용의 의뢰들이 적힌 몇 장의 양피지들을 테이블 위에 펼쳤다.


"잠시 빌려왔지. 우선 이 중에서 골라보자고."


데언은 그것들을 보고, 또 다시 한 숨을 내쉬며 말했다.


" 파르커소 활화산 너머의 맹독 지대를 조사. 북쪽 밤즈 사막의 '인어'의 오아시스를 탐색. 아이스블루 산맥 정상에서 '하늘요정'의 새벽녘 빗줄기 받아오기... 이건 하나같이 전부 위험 레벨이 높은 것들 뿐이잖습니까.. 거기에 국경을 넘어가야 하는 것들도 있고.. 무엇보다 저도 맡을 수 없는 의뢰가 많아요."


"흐음... 암흑 공동의 마력 반응 추적.."


같이 보던 카밀로는 그 중 하나를 흥미롭다는 듯이 집어 들었다.


"...뭐 어차피 저희들로선 지원할 수 없는 것들 뿐이네요. 좀 제대로 된 건 없나요?"


"그렇게 말할 줄 알고 있었어. 그럼 이건 어때? 충분히 가능하잖아?"


그렇게 말하며 잭이 보여준 것은 일반적인 의뢰와는 거리가 먼 것이었다.


그것은 바로, 모험가 길드와 국가 수뇌부에서 함께, 대대적으로 왕국 전역에 공지한, 대규모 토벌 모집 공고에 관한 것이었다.


위험 레벨은 [ 청색 ] 최저 등급 라인은 <은> 이상이었다.


"그런데.. 이건... 저희가 맡을 수 없는..?"


"아니, 우리한테는 데언이 있으니 괜찮아."


잭은 의미심장한 미소로 에딘에게 그렇게 말했지만, 정작 데언은 복잡한 표정으로 의뢰지를 보고 있었다.


거기에는 어느 도시의 상황과 그 위험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라그센, 말이군요... 종종 들어는 봤지만, 상당히 괴이한 지역으로 변모했다는데..."


데언은 의뢰지를 보며 어딘가 내키지 않는다는 말투로 말했다.


"저기.. 그 라그센 이라는 도시.. 실제로는 어떤 상황인가요? 대충은 알고 있지만, 자세한 건 몰라서..."


에딘의 질문에 세 명은 자연스레 서로 마주 보고 대답했다.


"뭐, 우리도 아직 거기에 가본 적은 없어서, 실제로 어떤지는 잘 모르지만, 듣기로는 '특수이상지대' 의 일종이라고 하던데, 그게 맞나?"


잭은 데언에게 확인하듯 물어봤다.


"글쎄요... 그런 현상의 일종일지도 모르지만.. 저로서는 무언가 다르다고 느껴집니다."


동의한다는 듯한 표정의 카밀로.


"그 도시에 대한 것은 국외에서도 이야기가 많다고 하지만, 제 경험상으로는 여러 부분에서 다른 점이 있습니다."


작가의말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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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태동하는 어둠 - 9 +14 20.06.07 128 18 9쪽
23 태동하는 어둠 - 8 +17 20.06.05 136 16 13쪽
22 태동하는 어둠 - 7 +14 20.06.03 150 15 8쪽
21 태동하는 어둠 - 6 +15 20.06.02 102 19 10쪽
20 태동하는 어둠 - 5 +14 20.06.01 122 15 11쪽
19 태동하는 어둠 - 4 +14 20.05.31 94 16 10쪽
» 태동하는 어둠 - 3 +15 20.05.29 132 18 12쪽
17 태동하는 어둠 - 2 +12 20.05.29 111 14 8쪽
16 태동하는 어둠 - 1 +16 20.05.27 144 1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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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종의 전쟁 - 12 +35 20.05.23 139 19 8쪽
12 종의 전쟁 - 11 +34 20.05.22 150 21 13쪽
11 종의 전쟁 - 10 +35 20.05.21 178 22 10쪽
10 종의 전쟁 - 9 +12 20.05.20 153 12 12쪽
9 종의 전쟁 - 8 +10 20.05.19 173 13 11쪽
8 종의 전쟁 - 7 +3 20.05.19 193 19 11쪽
7 종의 전쟁 - 6 +8 20.05.18 196 13 11쪽
6 종의 전쟁 - 5 +5 20.05.17 249 13 16쪽
5 종의 전쟁 - 4 +6 20.05.17 251 25 13쪽
4 종의 전쟁 - 3 +6 20.05.16 315 22 10쪽
3 종의 전쟁 - 2 +6 20.05.16 423 21 13쪽
2 종의 전쟁 - 1 +10 20.05.16 885 2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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