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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Smith 님의 서재입니다.

다크 소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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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Smith
작품등록일 :
2020.05.16 16:22
최근연재일 :
2022.01.01 22:16
연재수 :
58 회
조회수 :
8,966
추천수 :
610
글자수 :
317,922

작성
20.05.23 00:03
조회
138
추천
19
글자
8쪽

종의 전쟁 - 12

DUMMY

이중 성벽의 성채도시 라그센.


그 북쪽 성문 방향의 앞에서 일어난, 대 곤충 마수 전투는 언뜻 보기에 수 백이 넘는 마수 무리의 기습 공격에도 왕국측이 무너지지 않고 역으로 그들을 격퇴한 것처럼 보였지만,


군을 이끌고 그람핀과 신목을 이 땅에서 몰아내야 하는 임무를 맡은 에드가드 후작의 입장에서는 사실 전혀 승리한 기분이 들지 않았다.


지금 시점에서 곤충 마수라는 또 다른 성가신 적이 나타났다는 것은 좋지 않은 상황이었으며,


무엇보다 개전 전까지 아무 움직임도 없었던 것을 확인한 도시 안 쪽에서,

갑작스레 비틀텔룸의 무리가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은, 어디에선가 감시 받을 것을 경계했다는 뜻.


그리고 어쩌면 이쪽의 움직임을 예상하여 여기까지 유도했을지도 모른다는 것.

찝찝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우선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난 전투였었지만 현재까지 판명된 전사자의 숫자는 일 만을 넘었으며,

전투 속행이 불가한 부상을 입은 사상자까지 합친다면 그보다 더욱 심대해질 것이다.


대부분의 피해는 민병 쪽에서 일어났으며, 주 전력의 손실은 적었지만, 지금으로선 더 이상 라그센의 공략은 할 수 없게 되었다.


준비한 공성병기들은 모조리 쓸 수 없게 파괴되었으며, 병사들은 전투의 무거운 피로로 휴식이 필요했고, 왕국군은 이제 공성에 나설 여력이 없었다.

즉, 그람핀은 방어라는 목적을 달성한 셈이 된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의 전투에 있어서 신목이나 그람핀뿐만 아니라,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것들이 배로 늘어났다.

전장에 나타났던 그 곤충 마수들이 전부라는 보장은 없으니 그 이외에도 무언가가 있는 것은 아닌지, 미지수의 적을 상대로 도시 탈환은 한층 더 어려워진 셈이다.


일단은 사흘 후 도착해올 원군을 기다릴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라고,

후작이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고 있었을 때. 재정비를 하고 있던 군이 무언가로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그들 사이로 분주하게 뛰쳐나오는 몇 명의 기사들이 보였다.


" 라그몬드 후작 각하! 라그센에서 한 명의 모험가를 해방시켜 보내왔습니다! "


그 말에 후작을 포함한, 자리에 함께 있던 간부와 측근들도 모두 눈을 크게 떴다.


"신원에 대해선 그들을 알고 있는 다른 모험가 파티가 확인해 주었습니다만... 그..."


문득, 기사는 말을 흐리며 주위의 눈치를 살피더니 무언가 말하기를 주저하는 듯 했다.

후작은 냉정히 사고를 회전시켰다. 짚이는 것이라면 단 하나.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


" ...혹시 우리가 알고 있는 모험가인가? "


" 예!... 자수정 고래의 팀 리더인 남자입니다. 그람핀 측의 지휘관에 해당하는 자가 자신을 보낸 것이라고, 반드시 각하께 직접 전달해야 되는 이야기가 있다고 합니다! "


"알겠다... 우선 회의를 소집해라. 이야기는 그 자리에서 듣겠다."



..............................

..................................................



라그센의 중앙에 위치한 영주의 성. 그 탑 꼭대기에서 벨렉텀의 솔은 도시 뿐만 아니라,

이중성벽 너머의 동향까지 모든 것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 그렇지, 어서 와라. 네놈들에게 그것 말곤 선택지는 없을 테니 "


그의 노란 등불 같은 다섯 눈이 주시하고 있는 것은, 북쪽 성문을 통해 도시 안으로 들어오고 있는 어떤 인간의 무리들이었다.


이제 지루한 기다림은 끝난 것이다. '들'과 '루'의 힘은 완전히 회복되었다.

더 이상 이딴 곳에서 미적대고 있을 필요가 없어졌고 그리운 집으로 귀환 할 일만 남았지만,

그냥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이쪽에서 먼저 물러날 일은 없을 것이다.


어리석은 라그 왕국의 여왕에게는, 들루엘의 명확한 뜻을 이해 시켜 줄 필요가 있었다.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누구에게 있는지. 왕국군에게 보냈던 곤충마수들은 소중한 존재들이었다.


희생된 칠십여 마리는 전통대로 모두 섭리의 식을 치르게 할 것이다.

그들에게 명령을 내렸을 때 -부탁에 가깝지만- 목숨을 버려서까지 싸우라고 하지는 않았다.

지정된 시간 동안만 전투를 치르고 위험하다 싶으면 언제든 돌아와도 괜찮다고 했지만,

끝내 목숨이 다하는 순간까지 싸워주었고, 덕분에 인간의 군은 정신적으로도 충분한 타격을 입게 만들었다.


그리고 놈들의 우두머리는 살려두었다. 이쪽의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보낸 것은 도시 안에 갇혀 있던 인종 모험가들 중 하나.


몰래 숨어 다니던 쥐새끼의 동료였다. 나름대로 도시 내부의 상황이나 이쪽의 병력 준비 같은 것을 염탐하며 바깥으로 흘려보내는 짓을 한 것 같았지만,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을 것이다. 물론 상공에서 선회하던 마로쉬도.


그 증명으로 놈들은 공성병기를 준비하여 예상대로 오늘, 성문을 공격해왔다. 아마 도시 내부자들을 이용해, 두번째 성문까지 돌파할 생각이었겠지만.


“ [ [ 비행 - (flying) ] ] ”


마법을 사용한 솔은 그대로 공중으로 떠, 날아갔다.

목적한 상대를 향해서.



................................

...................................................



[ 변질(變質)된 영혼 ]


그 방대한 양의 정보는 칠흑 속에 잠겨있던 나의 의식에 해일처럼 밀려 들어왔다.


그리고 그것은 타오르는 불꽃처럼 뜨겁게, 번쩍이는 벼락과도 같이 강하게, 나를 새롭게 각성시켜 일깨웠다.


그리고 모든 것이 명확해졌을 무렵,


저 멀리 밑에서, 나를 바라고 구하는 66명의 초월자들을 볼 수 있었다.


전신이 끔찍한 이형의 얼굴 가죽으로 뒤덮여 있는 존재.


시커멓게 타, 말라 비틀어진 미라의 형상을 한 존재.


지성체라면 입에 담아서는 안 될, 독약과도 같은 "악마어"가 빼곡히 수놓인 암홍색 천을 머리에 뒤집어 쓴 존재.


그 밖의 사악하고 파멸 적인 힘을 가진 자들을,

그들이 누구고, 어디에서 왔고,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었다.


원래부터 전부 알고 있었던 듯한, 모든 것이 매우 익숙한 느낌이었다.


강력한 염원의 힘으로 만들어진 공간, 은하수의 소용돌이, 칠백색의 빛깔로 반짝이는 무지개의 좌,

지금 자신이 앉아 있는 곳이었다.


육체는 완전히 뒤바뀌어 있었고, 전신에서는 쉴 새 없이 검은 번갯불을 내뿜어내고 있었다.


악신세계의 시커먼 암흑을 오려낸 듯한 의복, 사악을 드러내는 두 개의 커다란 뿔,


살 가죽과 피로 이루어진 얼굴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칠흑색의 연기로 둘러싸여져 보이지가 않았고,


단지, 어둠 속에서 조용히 불타오르는 불꽃처럼, 두 개의 눈이 거기에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변해버린 육체를 완전히 자각한 순간, 어마어마한 괴리감이 전신을 휩쓸고 지나갔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그 모든 것에 바로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더 이상 지구의 인간이었던 존재는 사라지고 없었다.


기억은 그대로 있었으나, 육체와 영혼을 이루고 있던 궁극적인 의의는 더 이상 본래의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전혀 그것이 혐오스럽거나 낯설지 않았다.


오히려 처음부터 그래왔었던 것처럼 여겨졌으며, 그 이상으로 자신이 필멸로부터 완전히 벗어났다는 고양감.


무력하기 짝이 없었던 열등 생물로부터 완전히 탈피했다는 해방감과 전능감으로 충만해 있었다.


인간이었을 적에는 힘이 부족하여 끝내 이루어내지 못했던 숙업도,


지금이라면 모든 것을 원하는대로 실현시킬 수 있으리라.


[ 위대한 전신, 블레스의 그릇으로서. ]


작가의말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편 4편 9편 10편 11편을 제외하고
전편부터 계속 이어오던 과거 우주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합쳐지는 스토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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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태동하는 어둠 - 12 +8 20.06.13 91 11 12쪽
26 태동하는 어둠 - 11 +12 20.06.11 76 13 8쪽
25 태동하는 어둠 - 10 +13 20.06.09 90 13 10쪽
24 태동하는 어둠 - 9 +14 20.06.07 128 18 9쪽
23 태동하는 어둠 - 8 +17 20.06.05 136 16 13쪽
22 태동하는 어둠 - 7 +14 20.06.03 150 15 8쪽
21 태동하는 어둠 - 6 +15 20.06.02 102 19 10쪽
20 태동하는 어둠 - 5 +14 20.06.01 121 15 11쪽
19 태동하는 어둠 - 4 +14 20.05.31 94 16 10쪽
18 태동하는 어둠 - 3 +15 20.05.29 131 18 12쪽
17 태동하는 어둠 - 2 +12 20.05.29 110 14 8쪽
16 태동하는 어둠 - 1 +16 20.05.27 144 18 13쪽
15 종의 전쟁 - 14 +21 20.05.26 166 20 16쪽
14 종의 전쟁 - 13 +23 20.05.24 136 15 13쪽
» 종의 전쟁 - 12 +35 20.05.23 139 19 8쪽
12 종의 전쟁 - 11 +34 20.05.22 150 21 13쪽
11 종의 전쟁 - 10 +35 20.05.21 178 22 10쪽
10 종의 전쟁 - 9 +12 20.05.20 153 12 12쪽
9 종의 전쟁 - 8 +10 20.05.19 173 13 11쪽
8 종의 전쟁 - 7 +3 20.05.19 193 19 11쪽
7 종의 전쟁 - 6 +8 20.05.18 196 13 11쪽
6 종의 전쟁 - 5 +5 20.05.17 249 13 16쪽
5 종의 전쟁 - 4 +6 20.05.17 251 25 13쪽
4 종의 전쟁 - 3 +6 20.05.16 315 22 10쪽
3 종의 전쟁 - 2 +6 20.05.16 423 21 13쪽
2 종의 전쟁 - 1 +10 20.05.16 885 2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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