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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Smith 님의 서재입니다.

다크 소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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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Smith
작품등록일 :
2020.05.16 16:22
최근연재일 :
2022.01.01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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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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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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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17,922

작성
20.05.20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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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종의 전쟁 - 9

DUMMY

"곤충 마수" 라는 존재가 있다.


하늘, 땅, 바다, 어느 환경에서든 적응하여 서식하며, 척추와 내골격을 갖는 종류의 마수와 다르게 절지 형의 마수로서,


단단한 금속 못지 않은 강도의 외골격과 하나같이 몸집이 거대하며 포학한 성질을 갖는다.


곤충 마수는 그 육체 능력이 모두 강대한 개체들 뿐이기에 생득적인 특수 능력이나 마법의 행사를 할 수 있는 것은 그 중에서도 한층 더 월등하고 진화된 개체뿐이며, 소수에 그친다.


또한 극히 일부밖에 없다고 알려진 비스트 테이머조차 곤충 마수는 길들이기가 어렵다.


그러나, 나무 요정이라고도 불리우는 그람핀들은 이것을 간단히 해낸다.


다른 종의 마수는 불가능하나, 곤충마수라면 그들 종족의 누구나가 사역하여 부릴 수 있으며 생활에서도 밀접하게 지낸다.


그리고 지금, 12만이 넘는 왕국군의 진영에서 그 힘의 진가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병사들이 아무 생각 없이 밟고 서있던 땅에서, 갑작스레 튀어나온 거대한 한 쌍의 집게 턱.


흙이 뒤엎어지고 땅이 갈라졌다.


그 아래에서 모습을 드러낸 존재는 '하이드핏' 이라는 곤충 마수의 한 종류.


암녹색의 몸통을 가지고 초원이나 늪 지대에서 활동하며 그 커다란 몸집을 숨기기 위해 지하 깊숙이 파고들어, 사냥감이 다가올 때에 맞춰 습격을 가한다.


군에서 기사를 생업으로 하는 숙련된 자들조차, 하이드핏에게 기습을 당하게 된다면 맥 없이 잡아먹히고 마리라.


그런 강력한 마수가 백여 마리, 땅 밑의 흙 속에서 왕국군의 진영을 갈아엎으며 그 몸통의 절반을 지상으로 드러냈다.


" 적습이다!!!!... "


마치, 커다란 지진이라도 발생한 듯, 발 밑이 뒤흔들리며 중심이 무너진 병사들은 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졌고,


말을 타고 있던 기병들 역시 땅이 갈라지며 함께 넘어지고 말았다.


그야말로 도미노처럼 군의 대열이 무너졌고, 하이드핏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강력한 집게 턱으로 맨 처음 그 몸통이 쪼개진 것은 징병으로 다시 전장에 끌려온 민병들이었다.


신목에게 왕국군이 대패하여 흩어졌을 당시, 주변의 다른 마을이나 외진 산속 같은 곳으로 탈주 행동과도 마찬가지인 도망을 쳤던 병사들은,


본래 농사나 상인의 일 같은, 자신만의 일터에서 평범하게 생활을 이어가던 젊은이들이었다.


그들이 아무리 훈련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민병일 뿐. 흉포하고 주저없는 마수들을 상대할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라그 왕국은—대부분의 나라들도 그렇지만—일정 나이 이상이 되면 군에 소속되어 기본적인 훈련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그리고 후에 나라에서 필요하다면 징병이 되어 전장으로 불려나가게 된다.


그러나 그들 중 누구도, 재해와 마찬가지인 신목과 흉포한 마수들을 자신들이 직접 상대하게 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 아아아아아악!!!!! "


터져나오는 단말마. 칼날처럼 날카롭고, 뾰족한 가시들이 돋친 두 개의 커다란 집게 발로 주위의 병사 무리들을 후려쳐 날려보낸다.


찢겨진 살점이 공중으로 흩날리고 대지는 한 순간에 대량의 피로 물들었다.


" 투귀법 "


<< 진월참수(眞鉞斬首) >>

<< 강격암주(强擊巖誅) >>


그러나, 이러한 공포에도 굴하지 않고 마수에게 정면으로 덤벼드는 자들이 있었다.


‘투귀법’, 그것은 오로지 단련으로 강화된 심신을 가진 자들만이 체득할 수 있는 무도의 경지이자,


신체 능력의 한계, 혹은 그 이상까지도 끌어내어 사용할 수 있는 전투 기술의 총칭이었다


이 특별한 힘은 무기에까지도 영향을 미쳐, 화살이나 투척 무기 같은 것에도 변화를 줄 수 있었으며,


여기서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가게 되면 마법적인 효과와 비슷한 힘을 끌어낼 수 있게 된다.


하이드핏의 측면에서 머리 부분을 도끼로 내려친 무겁고 강력한 일격.


집게 발의 마디부분을 노린 날카롭고 예리한 참격.


그야말로 정예의 실력을 갖춘, 라그 왕국의 기사단 내에서도 상위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 강자들의 공세였다.


" 큭!..단단해!!... "


" 망할, 절단하지 못했어! "


하지만, 그러한 단련된 강함으로도 하이드핏의 외골격 갑옷에는 금을 가게 하는 정도로 끝나고 말았다.


" ...이봐! 둔기로 바꿔 공격한다! "


하이드핏이라는 곤충 마수와 전투를 치르는 것은 처음인 그들이었지만, 곧장 판단을 내려 빠르게 대응해 내갔다.


다만, 먼젓번의 공격으로 충분히 화가 나게 하는데는 성공했는지, 하이드핏은 방향을 틀어 그 거대한 집게 턱으로 반격을 해왔다.


그 공격 만이라면 확실히 재빠르긴 했으나, 준비 동작이 컸기에, 숙련된 전사인 그들로서는 충분히 거리를 벌리고 어렵지 않게 회피할 수 있는 움직임이었다.


"반스! 녀석의 양 옆 쪽으로 나뉘어서!... 윽?!"



또 다시 땅이 크게 요동친다.



"진동이!... 으억!!"


그 순간, 기사 한 명의 발밑이 통째로 들어 올려지는가 싶더니,


이어서 등장한 것은 톱날과도 같은 이빨들.


무수하게 자라나 있는 그것들은 한발 늦게 피하려 한 기사의 한쪽 발목을 놓치지 않고 붙잡았다.


드러난 짙은 갈색의 거대한 몸통은 그대로 기사를 끌고 다시 땅 속으로 기어 들어갔다.


" '배터웜'이다!!! "


그 외침이 신호라도 된 듯, 왕국군 진영이 서있던 지반 전체가 또 다시 크게 흔들리며 흙 먼지가 일어났다.


그리고 울퉁불퉁한 갈색의 외골격에 감싸여진 거대한 애벌레 같은 것들이 백여 마리,


하늘을 향해 솟구쳐나왔다.


처음 땅이 움푹 꺼지고 흔들렸던 이유는 하이드핏 때문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함께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은 " 배터웜 "이라고 불리우는 또 하나의 곤충 마수.


몸의 형태는 땅속에 사는 지렁이처럼 기다랗고, 송곳처럼 뾰족한 이빨은 톱날같은 둘레를 가졌으며,


입속을 향해 몇 겹이나 촘촘하게 나 있어, 한 번 잡은 사냥감은 놓치지 않고 땅 속으로 끌고 들어가 잡아먹는다.


전체적인 몸 길이는 6 미터 이상, 몸통의 두께는 약 1 미터. 몸 전체를 뒤덮고 있는 강철과도 같은 강도를 지닌 외골격은 공방 모두에 있어 탁월하다.


지하 깊숙한 곳에서부터 헤엄치듯 움직이며, 사냥감을 집어삼키기 위해 지상으로 나와서도 적극적인 공격을 펼치는 타입의 마수였다.


배터웜과 하이드핏, 두 곤충마수의 수백 마리가 온 대지를 뒤흔들며 전장을 날뛰는 광경은 그야말로 압도적.


왕국군이 모여있는 장소를 중심으로 대규모의 지진이라도 일어난 듯, 땅이 갈라지고 지반이 붕괴되어갔다.


"갑자기 뭐냐고!! 이런 말도 안되는 숫자가 대체 어떻게!!"


모험가 파티, 얼그레이의 중장갑 전사가 고래 고래 목소리를 내질렀다.


"그람핀은 곤충 마수들을 부린다고 들었어!.. 하지만 설마 군세로 거느릴 줄은.. 도시 주변 어디에서도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니, 이것들 분명 지하로 이동해온 거야!"


가루아는 배터웜의 돌격을 가볍게 회피하며 그렇게 대답했다. 발 밑이 불안정함에도 그들의 움직임은 전혀 둔해지지 않았다.


"그래서 그렇게 여유로웠던 거구만!! 저 빌어먹을 자식들!!"


그들의 주위를 포위하고 있는 것은 하이드핏과 배터웜, 각각의 한 마리.


팀원이 네 명인 얼그레이는 두 명씩 짝을 나누어, 전투에 익숙한 군사들과 함께 대처하기 시작했다.


"집중해라! 죽는다!"


팀의 리더인 프랭크츠는 그렇게 말했지만, 그도 사실은 속으로 꽤나 놀란 상태였다.


모험가로서 국가 간의 전쟁에 참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그와 그 동료들도 이렇게나 상정 외의 급변에는 동요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들은 베테랑의 모험가 파티다. 확실히 대량의 곤충 마수가 동시에 습격해 온 것은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그건 잠깐이었으며, 바로 상황에 적응해 회피를 우선시하였다.

태새를 재정비한 그들은 마주하고 있는 적들을 관찰했다.


모험가 팀 얼그레이는 하이드핏과 배터웜 모두 퇴치해 본 경험이 있었다.


놈들에게 효과적으로 데미지를 주기 위해선 타격계의 공격이 적합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실력이 있는 모험가라고 한다면, 한 번쯤은 이러한 곤충 마수와 대치해 전투를 치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다만, 이곳은 혼란의 전장 한 가운데,


그것도 수백의 마수 무리가 상대이니 전방위에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


제 아무리 경험이 많고 노련한 강자라도 이런 전장에서는 한 순간의 틈으로 목숨을 빼앗길 수가 있었다.


얼그레이의 리더, 프랭크츠는 등에 맨 '마각궁'을 쓸 타이밍을 재며 우선적으로 크로스보우를 발사했다.


견제를 위한 사격이었지만 단순한 화살로는 배터웜의 외골격에 통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동시에 발사된 세 발의 화살 중 하나는 특별했다.


배터웜의 몸통에 화살촉이 명중함과 동시에 작은 폭발이 일어났다.


자연마법의 제 1계위 상위열, [ [ 소폭파 - (blow up) ] ] 가 담겨있는 일회용의 화살로, 프랭크츠가 그람핀과의 전쟁에 대비해 여러 발을 챙겨온 매직 아이템이었다.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준비해온 것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다


매직 아이템은 일회용이라도 비싸지만 값은 톡톡히 해주어, 배터웜을 일시적으로나마 땅굴 속으로 후퇴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데미지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그저 놀라게 해서 주저시켰을 뿐.


"이봐! 당신이 팀의 리더지?! 우리는 이런 녀석들과 싸워본 경험이 적어! 당신들이 봤을 땐 어때?!"


군사들 중에서 전장의 경험이 많아 보이는 한 사람이 다급한 목소리로 프랭크츠에게 말을 걸어왔다.


"저희에게는 익숙합니다. 괜찮다면 저의 지시에 맞춰주세요!"


이외에 가까운 거리에서도 마수들을 상대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아군들이 보였다.


모험가, 기사, 군사들, 그 모두가 뒤섞여 함께 싸우고 있었다.


가장 힘이 약한 민병들도 얼굴이 새파래져 있었지만, 꿋꿋하게 대치하고 있었다.


전장은 혼잡하기 이를 데 없었고, 마수들은 강대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기가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반격의 기세까지 보이며 전황이 밀리지 않는 이유가 있었다.


<< 기열염여(己熱染膂) >>. 모든 육체능력을 한 단계 강화시키는 투귀법을 발동.


" 부서져버려라!! ”


<< 철곤추수(鐵棍抽收) >>


동시에 중장갑 전사는 할버드를 크게 휘두르며 타격 데미지를 수 배 이상 가중시키는 투귀법까지 사용해냈다.


몸에 약간의 부담을 주기는 하지만 그 효과는 확실했다.


강철의 방패 같았던 하이드핏의 외골격에 큰 손상을 입히며 적지 않은 데미지를 안겨주었다.


" 끼기기기긱!!! "


사람의 신경을 긁는 불쾌한 소리를 내지르며 하이드핏은 뒷걸음질 쳤다.


한 쪽 집게 팔이 크게 파여, 녹색의 피가 뚝뚝 땅으로 떨어진다.


만일 같은 곳에 또 한번의 일격을 먹는다면 절단까지는 되지 않더라도 더 이상 그 팔은 쓸 수 없게 되리라.


지금, 이 전장에서 마수를 물리칠 반격의 구심력이 되는 존재들은 명확하게 모험가들이었다.


그 수는 많다고 할 수 없었지만, 그람핀과의 전쟁에 불려온 단계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자들 뿐이었으며,


최저한이라도 기사에 필적하는 [ 은 ] 등급 이상의 모험가.—가장 많은 수를 차지 하는—


반대로 현재 이곳에서 모든 병력을 통틀어, 가장 높은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는 집단이 바로,


< 광은 > 등급의 모험가 파티.


그 단 한 팀이었다.


그들은 수많은 무용담을 쌓아온 역전의 전사들이자, 영웅이라 칭송받는 등급에 들어선 자들이었으며,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 이 전장에서 싸우고 있는 수 많은 모험가들은 마수에 관한 풍부한 지식,


여러 난관들을 극복해오며 얻은 뛰어난 임기응변 능력,


그 모든 것들을 서포트 해주는 다종다양한 매직 아이템들.


그러한 차이점들이 현 전황에서 크게 작용하고 있었다.


이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중장갑 전사에게 데미지를 받은 하이드핏은 그대로 나왔던 땅 속으로 다시 파고 들어가려 했으나,


다른 한 명이 그렇게 놔두지 않았다.


작가의말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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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태동하는 어둠 - 15 +8 20.06.17 116 8 12쪽
29 태동하는 어둠 - 14 +6 20.06.16 90 7 12쪽
28 태동하는 어둠 - 13 +8 20.06.15 168 11 13쪽
27 태동하는 어둠 - 12 +8 20.06.13 91 11 12쪽
26 태동하는 어둠 - 11 +12 20.06.11 76 13 8쪽
25 태동하는 어둠 - 10 +13 20.06.09 90 13 10쪽
24 태동하는 어둠 - 9 +14 20.06.07 128 18 9쪽
23 태동하는 어둠 - 8 +17 20.06.05 136 16 13쪽
22 태동하는 어둠 - 7 +14 20.06.03 150 15 8쪽
21 태동하는 어둠 - 6 +15 20.06.02 102 19 10쪽
20 태동하는 어둠 - 5 +14 20.06.01 122 15 11쪽
19 태동하는 어둠 - 4 +14 20.05.31 94 16 10쪽
18 태동하는 어둠 - 3 +15 20.05.29 132 18 12쪽
17 태동하는 어둠 - 2 +12 20.05.29 111 14 8쪽
16 태동하는 어둠 - 1 +16 20.05.27 145 18 13쪽
15 종의 전쟁 - 14 +21 20.05.26 166 20 16쪽
14 종의 전쟁 - 13 +23 20.05.24 136 15 13쪽
13 종의 전쟁 - 12 +35 20.05.23 139 19 8쪽
12 종의 전쟁 - 11 +34 20.05.22 150 21 13쪽
11 종의 전쟁 - 10 +35 20.05.21 178 22 10쪽
» 종의 전쟁 - 9 +12 20.05.20 154 12 12쪽
9 종의 전쟁 - 8 +10 20.05.19 173 13 11쪽
8 종의 전쟁 - 7 +3 20.05.19 193 19 11쪽
7 종의 전쟁 - 6 +8 20.05.18 196 13 11쪽
6 종의 전쟁 - 5 +5 20.05.17 249 13 16쪽
5 종의 전쟁 - 4 +6 20.05.17 251 25 13쪽
4 종의 전쟁 - 3 +6 20.05.16 315 22 10쪽
3 종의 전쟁 - 2 +6 20.05.16 423 21 13쪽
2 종의 전쟁 - 1 +10 20.05.16 886 2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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