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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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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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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6.10.16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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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팬미팅 (3)

DUMMY

~ 팬미팅 3시간 전.


[“프린세스” 윤승아 님의 강림을 경배합니다!]


“드디어!!! 승아님의 첫 팬미팅이!!!!”


청진호텔의 넓은 컨벤션 룸 안에서 감격에 겨워 현수막 앞에 무릎을 꿇으며 눈을 감는 것은 바로 승아 팬클럽 회장, 효준이었다.


윤승아 팬클럽 ‘프린세스’의 회장인 효준은 팬미팅 장소에 와서 팬까페 안에서 공모한 ‘윤승아 팬미팅’의 대형 현수막을 인쇄한 것을 보고 감회에 젖었다. 무대 뒤 모니터를 전부 가릴만한 정말 큰 크기의 대형 현수막이 무대 뒤에 크게 드리워져 있었다. 이 현수막은 무대 상단에 돌돌 말려있다가 승아의 경기 모음 영상이 상영된 뒤부터는 화면을 가리고 무대 뒤에 내려와 있게 될 것이었다.


‘그 다음은 승아님의 말씀을 듣고 애장품 경매였지..’


효준은 윤승아 공식 팬클럽 회장인 만큼 XK 마르스 측과 일정을 조율하는데 참여할 수 있었고, 덕분에 회사측에서 그냥 싸인회만 하자는 것을 악수를 같이 하는 팬 경매로 바꿀 수 있었다. 원래 효준이 원했던 것은 포옹이었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니 자신만 승아님을 안으면 모를까 다른 놈들이 승아님을 안는다고 생각하니 이건 좀 아니다 싶었다.


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승아님의 체온을 느끼고는 싶었던 효준은 승아와의 악수 정도로 변경하여 진행을 하자고 했고, 회사측에서는 그러면 싸인회가 아니라 팬클럽 측이 요구했던 애장품 경매에 낙찰을 받은 사람만 악수를 하는 것으로 변경하자고 조율하여 결과적으로는 경매에 낙찰받은 사람만 승아와 접촉할 수 있는 영광을 가지게 되었다.


덕분에 효준은 애장품도 사고 악수도 하기 위해 10년간 모아온 개인 통장을 깨야 하나 생각했지만, 팬 클럽 회장은 따로 잠시 악수를 시켜준다는 회사측과의 이면 합의를 통해 팬미팅 중간에 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승아와 악수를 하는 영광을 누릴 수 있을 예정이었다.


‘암.. 내가 팬클럽 회장 하길 잘했지.. 그런데 승태형은 못온다 치더라도 RAY님도 못올 줄은 의외였어.’


이 팬미팅 장소를 빌리는데에 XK 마르스는 한푼도 내지 않았다. 프린세스 팬클럽에서 전부 부담하였는데, 정확히는 팬클럽 부회장인 RAY가 전부 부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RAY는 팬미팅 장소의 예약 대여만 금전적으로 책임질 뿐, 불참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분명히 애장품 경매에 대해서 팬까페에 공지를 때렸는데도 말이다.



RAY : 아. 회장님. 제가 일 때문에 외국에 있어서 갈 수가 없네요. 대신 대리인을 보낼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승아사랑(효준) : 애장품 경매를 노리시는 건가요?

RAY : 네.

승아사랑 : 그런데 못 오신다고 하셨는데 악수는..

RAY : 네. 그래서 회장님게서 XK와 협의하면서 혹시 애장품 대리 구매를 해서 낙찰 받을 경우에 악수는 다음에 가능한지 좀 여쭤봐 주십사 해서요.

승아사랑 : 알겠습니다.


하지만 문의 결과 나중에 시간을 내서 악수를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것 같다면서 회사측에서 난색을 표했다.


‘다행이지, 뭐야.’


하마터면 재력이 넘치는 RAY가 애장품 경매를 싹쓸이하는 일이 나올 뻔 했다. 승아와 관련된 것이라면 무조건 지르고 보는 RAY라면 애장품이 나오자마자 싹 쓸어갈 것이었다.


‘누구신지 보고는 싶었는데...’


또 다른 부회장인 승태는 군대에 있는 등 다른 팬클럽 부회장들이 개인 사정상 불참하였기에 효준은 회사, XK 측과 협의할 때에는 혼자 왔었고, 팬미팅이 열리기 3시간 전인 지금은 운영진들과 미리 와서 준비를 하고 있었다.


“회장!”

“어. 류강이 왔구나. 노프도.”

“형들은?”

“부회장 형들은 사정이 있어서 못왔고, 의성이 형 오셨네요.”

“어. 준비는 다 잘 되고 있지? 승아님 동선에 걸리적 거리는 거 없고?”

“그럼요. XK에서 다 확인하고 갔어요. 저희도 확인했구요.”

“아! 류강아. 회원들 주의사항 공지 다 돌렸지? 돌발행위 하면 제명이다. 알지?”

“다 알죠. 써클 사건 같은 일은 없을거에요. 이미 그동안 활동 봐서 이상한 사람들 다 걸렀잖아요.”


효준이 운영진들에게 주의를 주는 것과 류강이 말한 써클 사건은 최근 써클이라는 걸그룹의 팬미팅 때에 팬중 몇 명의 광팬이 스타를 배려하지 않고 마구 달려들어서 어떻게든 옷자락이라도 잡아보려고 달려든 일을 말하는 것이었다.


당시 써클의 멤버들은 팬들 몇명이 가까이 다가들어 옷이며 손을 마구 잡아대어 매우 놀랐다. 놀라기만 했으면 그래도 그나마 다행이었는데 멤버 중 한명의 브라우스가 마구 손을 내뻗는 팬들의 손짓에 의해 찢어지는 돌발 사태가 일어났다.


문제는 당시의 사진이 인터넷에 나돌고 있다는 점.


팬의 돌발적인 행동에 옷이 찢어진 써클의 멤버는 놀라서 바로 움츠러들었고, 같은 팀원이 가려주었지만 찢어진 옷을 다 가릴 수는 없었다.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달았고, 팬미팅은 그자리에서 종료되었음은 당연한 일이었다. 써클의 팬들은 돌발적으로 써클의 옷자락을 잡으러 달려든 팬을 팬클럽에서 영구제명했지만, 제명된 이들 뿐 아니라 일부 개념없는 팬들이 써클의 노출사진을 신문사 등에 넘겨 팔면서 2차 피해가 발생했고, 인터넷과 신문의 연예 사고란을 며칠간 크게 장식했다. 사진과 함께.


덕분에 써클의 멤버들은 그 사건 이후로 팬클럽에 대해 신뢰를 주지 않고 있었으며 당시의 충격으로 정상적인 걸그룹의 활동마저 중지한 채 숙소에 틀어박혀 칩거하고 있었다.


“그런 써클같은 사태 나오면 진짜 우린 가만히 안 있는다. 신상 다 털거야.”

“신상만? 내가 확 그냥 이빨도 털어버릴라.”


효준이 운영진들에게 이야기하는데 누군가 효준의 뒤에서 효준이 말하는 말을 받았다. 억센 말투로 이빨을 털어버린다고 강하게 이야기한 사람은 바로 XK 마르스의 선수인 최상욱이었다.


“어? 최상욱 선수?”

“어. 최상욱 선수다! 안녕하세요.”

“윤승아 선수 팬미팅 때문에 오셨나보다.”

“다른 팀원분들도 오셨나봐요.”


승아가 XK 마르스의 선수인 만큼, 같은 팀인 상욱도 이 장소에 나타날 수도 있었다. 단지 조금 이상한 점은 상욱 이외의 다른 선수들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운영진인 노프의 질문에 상욱은 잠시 머리를 긁적이더니 말했다.


“아. 저만....”

“아.. 오늘 게스트신가요? 그런데 회사측에서 이야기를 못들었는데.. 깜짝 게스트신가봐요.”

“아뇨. 오늘 팬미팅에 당첨된 프린세스 정회원인데.”

“네?”

“팬미팅 인원에 당첨된 프린세스 정회원인데 먼저 온건데.... 좀 빨랐나?”


“..........”

“................”

“........네?”


상욱은 게스트로 온 것이 아니라 승아 팬클럽인 프린세스 내의 공지를 보고 운영진이 3시간 먼저 도착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먼저 입장이 허가된 팬클럽 운영진이 아니었음에도 XK 마르스 선수인 만큼 입구에서 제지를 당하지 않고 먼저 입장이 가능했다. 상욱은 이를 이용해서 팬미팅 시작전 일반 정회원 당첨 팬들과 다르게 먼저 들어오게 된 것이었다. 조금이라도 빨리 팬미팅 장소에 가고 싶고, 또 승아의 진가를 알아보는, 자신이 활동하는 프린세스 팬클럽 운영진들도 보고 싶었던 상욱이었다.


같은 팀의 선수가 아닌 그저 승아의 “팬”으로써 이 자리에 온 상욱.

그런 상욱을 보고 운영진중의 한명인 노프는 상욱에게 물었다.


“저기.. 연습실에서 매일 보시지 않나요?”

“아. 그렇긴 한데 손은 못잡아봐서.. 애장품 사고 악수 하려고.”



그렇게 말하면서 상욱은 히죽 웃었다. 상욱은 선량하게 웃는다고 웃는 것이지만 목까지 올라온 문신이 꿈틀대며 앞에는 위압감을 뿌렸다. 남들에게 어떤 표정으로 보여지든 승아의 이야기만 나오면 웃어대는 것이 정말 승아에 대해 많은 호감을 가지고 있음을 옆에서 보는 누구라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 상욱을 보는 운영진들은 승아의 팬이라는 상욱의 소문이 실제보다 더 약하게 났음을 알게 되었다.


- 팬으로 왔대. 쩐다.

- 뭐야. 그럼 전에 진짜 승아님 때문에 팀 옮겼다는게 사실이었어?

- 이성이랑 다른데서 돈 더 준다고 해도 안 갔다는거?

- 진짠거 같은데?

- 근데 같은 팀인데 그냥 애장품 달라고 하면 안주나?

- 그러게. 생긴건 험악한데 바보 아냐?

- 야. 아이디 확인해봐.


다른 운영진이 회장인 효준을 쿡쿡 찌르며 상욱의 아이디 확인을 요구했다. 정회원 당첨자라면 아이디가 효준이 가진 목록에 쓰여 있을 터였다.


“아.. 저.. 최상욱 선수, 혹시 당첨 아이디가?”

“크니...그흣.”

“네?”

“크.니.그.흣.”


상욱은 처음에 이상한 단어를 내뱉더니, 한글자 한글자 그 이상한 말을 또박또박 발음했다.

효준은 당당한 상욱의 말에 아이디를 찾아보았지만, 한글 아이디로도, 영어 아이디로도 크니그흣이라는 이상한 말은 쓰여있지 않았다.


“저기.. 그런 아이디는 없는데요?”

“그럴리가? 아! 영어라서 모르나. 이거 길용이가 만들어준 아이딘데, 발음이 참 어려워서 많이들 헷갈리는데..”


상욱은 효준이 들고 있는 목록을 본 뒤에, 자신의 아이디를 찾아서 손가락으로 짚었다.


“여기. 크니그흣.”

“크니...”

“..........이건..”

“하하. 나 정말 당첨자인데. 이거 못 읽는 사람들이 많던데.. 괜찮아. 나도 첨엔 그랬어. 다 배우니까 알겠더라고. 하하!”


상욱이 웃으며 가리키는 명부를 본 효준은 할말을 잊을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당황스러웠기 때문이다.


상욱이 손가락으로 짚은 정회원 당첨자 명부의 중간즈음에는 한글로 크니그흣이라고 쓰여있지는 않았다. 영어로 쓰여있었다. 영어로 쓰여진 그 단어는,


“KNIGHT” 이었다.


작가의말

새로운 한주도 모두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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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내전 (1) +3 16.10.23 1,756 2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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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In and Out (5) +5 16.10.10 1,704 25 11쪽
172 In and Out (4) +4 16.10.09 1,859 21 13쪽
171 In and Out (3) +13 16.10.08 2,025 27 13쪽
170 In and Out (2) +5 16.10.07 1,761 3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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