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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태] 의 서재입니다.

퀸(Queen) : 어느 소녀 프로게이머의 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게임

완결

[한승태]
작품등록일 :
2016.04.07 23:09
최근연재일 :
2018.02.06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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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16.10.0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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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글자
12쪽

In and Out (1)

DUMMY

XK 마르스의 선수들이 상욱을 제외하고는 감정을 그다지 서연에게 대놓고 드러내지 않았기에, 팀에서는 상욱이 서연에게 불만이 있는 정도로만 생각을 할 뿐, 아직 원재가 계획하고 있는 일을 알 수가 없었다.


원재는 팀에서 나올 생각을 하고 있었다. 회사라는 시스템의 영향을 받지 않는, 순수한 자신만의 팀을 만들 생각이었다. 처음에는 최서연 감독을 갈아치우게끔 노력할 생각이었지만, 태이사와 이야기를 하고난 후에는 이 XK 마르스를 비롯한 시스템 자체가 문제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팀의 핵심으로 취급받는 원재가 서연을 희생양으로 잡고 태이사에게 바로 ‘최서연 감독과 같이 일을 못하겠다. 팀의 다른 핵심인 승아를 막 대하더라.’ 라고 한다면 서연은 감독을 그만두게 될 것이었다. 문제는 그렇게 한다고 바뀌는 것도 없을 것이고, 그 뒤 서연이 다시 홍보팀의 일반 사원으로 돌아가게 되거나, 책임을 물어 회사에서 잘릴지 모른다고 예상된다는 것이었다.


서연도 개개인으로 보자면 그리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생각이 조금 틀릴.. 아니 다를 뿐. 승아를 개인적으로는 잘 배려해주기도 했지만 원재와는 생각이 달랐다. 많이 다르기는 했지만 악인은 아니라고 생각했고,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해서 그 사람의 미래를 막는 것은 옳지 않다고 원재는 생각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태경호 이사를 비롯한 이사진 또한 선수 개개인의 감정보다는 팀의 존재 의의를 먼저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원재가 느낀 것이었다. 감독이 교체된다고 해도 태경호 이사처럼 팀을 위하는 쪽으로 생각하게 될 것이었다.


팀을 위한다. 말은 좋지만 이것은 개개인의 희생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전제로 한 말이나 다름없었다. 지금과 같은 생각을 가진 시스템과 태경호 이사, 최서연 감독의 밑에서라면 설령 이종현이나 정창환이 팀에 온다고 해도 승아가 아프건 말건 에이스 결정전은 그들보다 에이스 결정전의 승률이 높고, 상대전적이 상대방에 비교해서 좋은 승아의 몫이 되리라.


원재가 이런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을 회사에서는 잘 인지하지 못했다. 겉으로는 ‘알겠습니다.’하고 따라가는데다가 병원에 있는 원재. 그런 원재 혼자만의 생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을 XK 마르스에서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알 수는 없었다. 또 승아나 다른 선수들을 원재가 포섭해서 같이 나가자고 말한 사실 같은 것도 없는데다가 병원에 계속 입원해 있는 원재가 팀원들을 선동하여 팀에 불만을 가지게끔 유도하는 행위를 한 것도 아니기에 태경호 이사를 비롯한 XK 마르스의 수뇌부는 원재가 입밖으로 어떤 말을 내뱉지 않는 한 원재의 속마음을 알 수가 없었다.


그렇게 2개월여가 더 지났다.


***


개인리그와 프로리그가 모두 끝나고, 휴식기를 가진 우주전쟁 리그.


리그가 진행되지 않는 휴식이지만 글자 그대로 휴식을 가지는 것은 아니었다. 휴식기에는 각 선수들의 실력을 점검해야 했고, 선수들에게 게임 내, 외적인 문제가 있는지 등과 컨디션도 점검해야 했다.


또한 휴식기에는 선수의 이동도 있었다. 물론 지난 규정 변경으로 시즌 중에도 영입이 가능해졌지만, 선수들이 시즌 중에 이동하기란 쉽지 않았다. 오늘은 A팀에서 뛰고 내일 B팀에서 뛰면 팬들의 충격이 어떠하겠는가? 선수들의 환경변화로 인한 실력 하락은? 그리고 선수들끼리 친한 경우가 많은데 바로 하루만에 팀을 이동하는 경우는 없기 마련이었다. 결국 남은 것은 시즌 뒤 휴식기간에 서로 영입을 하게 되는 것.


그 와중에 각 팀의 눈치 전쟁은 치열했다. 우리팀의 선수를 지켜야 했고, 필요 없다고 여겨지는 선수를 넘기고, 새로이 필요한 선수를 영입해야 했다. 각 팀에서는 2군 포함 20명으로 엔트리가 정해져 있었지만 다 채운 팀은 하나도 없었다. 연봉을 전부에게 주기는 좀 그랬는지 연봉을 주지 않아도 되는 훈련 연습생, 소위 ‘연습생’으로 두어서 연봉을 주지 않고 숙식만 해결해 주면서 팀에 묶는 방법을 몇몇 팀에서 생각해 냈다. 그리고는 그 중에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2군으로 올려서 한두경기 시켜보면서 거기서 계속 실적을 거두면 다시 1군으로 재계약을 하는 방법이었다.


XK 마르스나 GT 스타즈, 이성 갤럭시아 등 대기업에서는 연습생에게 연봉을 주지 않고 데리고 있으면 돈이 굳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러지 못했다. 어차피 기업 이미지를 올리기 위해 팀을 유지했는데, 괜히 뒷말이 나오게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최소한 최저임금 정도는 줘야 뒷말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감지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외의 팀에서는 연습생들을 20명가량이나 유지했다. 숙식만 제공해 줘도 게임을 열심히 하면서 실력을 키우는 유망주들이 자신의 팀으로 돈도 받지 않고 자진해서 기업 홍보를 해주려는 무료봉사 계약을 맺으러 오는데 그것을 마다하다니, 대기업팀 들이 미친놈들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특히 KPB 퓨처스와 같은 돈을 보는 기업이나, X-게임넷 히어로와 같이 당장의 이익만을 보는 기업에서는 연습생들을 부담이 가지 않는 선에서 20명 정도로 최대한 유지했다.


XK 마르스도 연습생들이 있기는 했지만, 대기업의 이미지 때문에 몇명의 연습생을 최저임금 정도를 주면서 계약직으로 문서에 올려놓고 있었다. 말이 최저임금이지, 자신이 하고싶은 게임을 하면서 숙식제공에 대기업 직원이라는 것은 연습생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되었다.


타 팀 연습생들보다 대우해주는 대기업에 대한 자신도 모르는 충성이랄까.. 적은 돈을 주고 있음에도 대기업 소속의 연습생들은 타 팀과 비교해서 확실히 나은 시설, 선배들, 그리고 계약직이나마 대기업에 속한 소속감으로 사기가 다른 팀 연습생들보다 높았다.

연습생들은 2군과 1군을 거쳐 올라갈 자신들의 미래를 보고 열심이었고, 승아와 원재의 팀인 XK 마르스 또한 이번 휴식기에 연습생들을 일부 보충했다.


다른 선수 영입을 생각한 XK 마르스였지만, 원재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원재는 지금은 목발을 짚고 다닐 정도로 상태가 호전되었는데, 원재는 지성철이나 이종현을 데려올 것이 아니라면 연습생으로 길이나 용갑이의 자리를 채우고, 길이나 용갑이를 학도 수준까지 올리고, 학도와 종원, 동운이가 승아와 상욱이와 같이 5명이서 꾸준한 1군 멤버가 된다면 승리가 충분하다는 논리를 제시했다.


5전 3선승제라면 확실한 2명만 있으면 승리할 수 있고, 7전 4선승제인 지금은 확실한 3명이 승리를 거두어준다면 팀의 승리가 보장된다. 에이스결정전은 앞에 나갔던 선수가 또 나갈 수 있다.


이런 논리를 태경호 이사와 최서연 감독을 비롯한 사람들에게 어필해서 태이사의 재가를 받고 2군과 연습생만을 보충하기로 한 XK 마르스.

결국 원가 절감을 생각한 XK 마르스에서는 2군이나 연습생을 좀더 데려오는 선에서 이번 시즌을 마무리하고자 했다. 대신 실력 향상을 위해 숙소와 연습실에 대한 예산 투자를 더 해주기를 원재는 희망했고, 그것은 통과되었다.


원재의 의견에 서연만이 살짝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전에 나에게 화낸 것은 원재씨의 진심 같았는데.. 지금은 내가 이야기하던 방향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뭐지?’


서연이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원재의 속을 알 수는 없었다. 어쨌건 관계자들의 생각이 모두 일치하여 이종현, 정창환, 지성철에게 영입의사를 타진해보고, 그게 되지 않는다면 2군과 연습생정도를 알아보고 영입하는 선에서 이번 영입은 그치기로 했다.


XK마르스 뿐 아니라 각 팀에서는 이렇게 선수 영입을 위해 노력했다. 몇몇 팀은 필사적이었고, 몇몇 팀은 그러지 않았다.


GT 스타즈나 X-게임넷과 같은 팀에서는 선수 영입을 희망하고 있기는 하지만, 선수를 굳이 영입하지 않더라도 팀 케미를 맞춰서 선수 개개인의 실력을 상승시킨다면 충분히 영입없이도 다음 시즌 우승을 노려볼 만한 팀들이었다.


XK 마르스가 선수 영입이 사실 절실히 필요한데도 하지 않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위의 두 팀은 더이상의 영입이 불필요한 팀이었다. GT 스타즈는 선수들이 고루 승리를 잘 거두어주고 있었으며, X-게임넷 또한 김지훈, 김정수, 선승엽이 실력이 상승되며 팀 우승을 이루어낼 정도로 적은 투자로도 매우 좋은 성적을 거두었기에 영입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 연습생 정도를 추가할 뿐.


XK 마르스와 똑같은 연습생 추가이지만, 필요성과 절실함에서가 아닌 그저 스페어를 준비한다는 느낌의 연습생 추가를 하는 두 팀이었다.


그리고 팀원 영입을 하지 않는 팀도 있었다.

라니지 키나즈나, 아이템카이 제노스팀의 경우에는 새로운 실력있는 선수의 영입이 필요했지만, 자본을 그리 투자해 주지 않는 모기업은 선수영입에 부정적이었다. 게다가 연습생 지망생들 또한 이 두 기업의 팀은 꺼려했다. 이미 어느정도 프로를 지망하는 사람들끼리는 알음알음 소문이 돌았는데, 이 두 팀은 연습실 자체도 환경이 좋지 않다는 것이 소문이 났기 때문이었다. 아이템카이 제노스의 경우가 제일 심했는데, 팀원들을 단칸방에 몰아넣고 컴퓨터 2개가 전부였다. 그래서는 실력이 향상될 리가 없었다. 그럴바에야 피씨방에서 연습을 하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는가!


이 두 팀을 제외하고는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와 계약하기 위해 각 팀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국내 프로리그 팀과의 계약을 위해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온 사람들도 있었다.


그중 대표적인 한명이, 김포공항을 통해 국내로 입국했다.


출국장을 통과하여 택시를 타기위해 택시 승강장으로 걸어가는 그는 주변을 보고 살짝 얼굴을 찌뿌렸다. 광고에 나온 남자를 알아보았기 때문이었다.


그가 보는 곳에는 한 음료회사의 스포츠 음료 광고가 있었는데, 젊은층에 인기 있는 한 남자가 스포츠 음료를 들고 미소를 짓는 모습이 광고 문구와 함께 있었다.


[쿨한 남자의 마법에 걸린다! 쿨한 맛! 쿨식스!]


쿨식스라는 음료를 들고 광고를 찍은것은 원재였다. 원재를 알아본 그는 우주전쟁이 한국에서 확실히 인기가 있음을 실감했지만, 겨우 이정도의 실력을 가진 자가 광고를 찍을 수 있을 만큼 한국의 프로게이머들의 실력이 낮다는 것에 어이가 없었다. 겨우 운으로 게임을 하는 녀석이 서원재가 아니던가? 그리고 그런 녀석이 선전하는 광고판의 부근은 녀석의 허접한 실력처럼 깨끗하지 못하고 마치 자신이 있던 곳의 어린시절과 같은 느낌을 주듯 많이 낡아있었다.


“으음.. 역시 한국인가. 환경이 좀 옛날같은게 우리나라의 80년대와 비슷한 것도 같고.. 아직 미개한 나라같은데. 나가토의 말이 맞군. 발전이 느려. 역시 3등 민족다워.”


주변에서 들었다면 이 사람에 대해 뭐라고 화내는 사람이 있었을 법도 하지만, 이 사람의 말을 들은 주변의 누구도 이 사람의 말에 대해 화내지 않았다. 대학생 새내기 정도로 보이는 청년의 젊은 외모 탓도 있었지만, 더욱더 중요한 것은 이 청년이 말하는 말이 한국어가 아니라 알아듣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청년이 말하는 말은 일본어였다.


타카노 히데요시. 통칭 히데요시. 그가 입국했다.


작가의말

오늘은 많이 늦게 올라갑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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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 내전 (2) +4 16.10.24 1,588 20 16쪽
184 내전 (1) +3 16.10.23 1,755 2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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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팬미팅 (2) +4 16.10.15 1,632 22 13쪽
176 팬미팅 (1) +3 16.10.13 1,880 26 11쪽
175 In and Out (7) +3 16.10.12 1,683 2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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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 In and Out (5) +5 16.10.10 1,703 25 11쪽
172 In and Out (4) +4 16.10.09 1,859 21 13쪽
171 In and Out (3) +13 16.10.08 2,025 27 13쪽
170 In and Out (2) +5 16.10.07 1,761 3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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