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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 님의 서재입니다.

월야공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박이
작품등록일 :
2011.08.24 17:05
최근연재일 :
2015.01.20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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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06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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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월야공자 제34화--3

DUMMY

“ 휘리릭!”

월광검이 회전하기 시작했다.

진조범의 우수와 검의 손잡이는 약간의 공간이 벌어져 있었다.

내력으로 검을 회전시키는 것이었다.

검에 회전력이 더해지면서 단순히 검을 뽑는 힘과는 차원이 달랐다.

공야의 대응 역시도 신속했다.

이내 공야의 좌수에서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 오행을 상징하는 다섯 가지 빛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오행기공(五行氣功), 음양과 오행의 기운을 이용한 기공은 무림에서 찾아보기 힘든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공야의 좌수에서 보이는 오행의 기운은 어딘가 음침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 깡깡깡.”

처음에는 단순히 월광검과 유리빙갑이 충돌하는 금속음이었다.

하지만 이내 소리는 작은 폭발음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 쾅쾅쾅.”

월광검과 유리빙갑이 맞닿은 좁은 공간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기운, 검을 움직이려하는 진조범과 이를 저지하려는 공야의 내력이 충돌하는 것이었다.

일종의 내공대결, 그리고 시간은 공야의 편이었다.

사대령주가 진조범의 배후를 덮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허나 공야는 그 짧은 찰나의 시간을 확보할 수 없었다.

결국 공야의 우수가 먼저 움직였다.

우수 역시 유리빙갑을 착용하고 있었으며 오행의 기운을 머금고 있었다.

단순히 좌수에 힘을 집중시킨 상황이라면 우수로 기가 분산되면서 검을 움켜쥔 좌수의 위력이 약해지는 것이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허나 공야의 좌수의 힘은 전혀 약해지지 않았다.

이것은 애초에 공야가 쌍수에 공력을 분산시키고 있었다는 뜻이었다.

이것은 공야의 실수였다.

수하들을 믿었다면 공야는 좌수에 힘을 집중시켰을 것이다.

그리고 진조범의 시간을 빼앗을 수 있었을 것이다.

허나 홀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생각 때문에 힘을 분산시켰던 것이다.

공야의 우수가 움직임과 동시에 진조범이 검을 꽉 움켜쥐었다.

움켜쥠과 동시에 팔을 빠르게 회전시켰다.

월광검법 제일초 회륜지검, 내력으로 회전하는 검에 육체적인 움직임이 가미되자 짧은 순간 그 위력이 증폭되었다.

공야의 우수에서 뿜어져 나온 오행의 권기(拳氣)가 진조범의 왼쪽 가슴을 후려쳤다.

그와 동시에 진조범의 검이 공야의 좌수를 벗어나 공야의 왼쪽 어깨 한치 앞에서 멈췄다.

멈추는 순간 검 끝이 미미하게 떨리면서 검기가 뿜어져 나왔다.

이에 대응해 공야가 재빨리 어깨를 비틀었다.

진조범의 검기는 공야의 어깨를 스치듯 지나갔다.

순간 공야의 안색이 급변했다.

단순히 스치기만 했을 뿐이었다.

허나 알 수 없는 기운이 어깨 주위를 빠르게 파고들었다.

공야는 즉시 혼신의 공력을 끌어올려 이 기운에 대응했다.

진조범의 상황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공야의 권기가 가슴에 적중되는 순간 검을 내뻗음과 동시에 몸을 비틀면서 공력을 끌어올려 가슴의 충격에 대비했다. 이런 일련의 동작은 단순히 검을 앞으로 내뻗기 위한 자연스러운 움직임처럼도 보였다.

허나 공야의 권기를 비껴 흘리려는 의도가 더욱 강했다.

이것으로 검 끝에 주입되어야할 내력이 가슴으로 분산되었다.

이 일련의 대응이 없었더라면 일검이 공야의 어깨가 아닌 가슴에 적중되었을 것이고, 그랬다면 공야는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두 사람 모두가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다.

최악의 경우 동귀어진, 허나 결과적으로 상호간의 작은 상처만을 남겼다.

그러나 진조범은 혼자였다.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나는 진조범을 향한 사대령주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진조범은 재빨리 몸을 회전하면서 이에 대처했다.

허나 전광의 검이 진조범의 옆구리를 스치고 지나가고 있었다.

진조범이 지그시 이를 악물었다.

연이은 사대령주의 공격에 대응해 현란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계속되는 월영보의 잔영이 이어졌고, 진조범은 다시금 공야를 목표로 몸을 움직였다.

순간 공야의 우수가 움직였다.

진조범을 향해 움직인 것이 아니었다.

단순히 손을 들어 올린 것에 불과했다.

공야가 손을 들어 올림과 동시에 공야의 뒤에서 숨어있던 십 인이 그 모습을 드러내며 비도를 뿌렸다.

이를 확인한 진고가 화들짝 놀라면서 외쳤다.

“ 십사(十死)의 사혼비도(死魂飛刀)!”

진고 역시 십사를 직접 눈으로 대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십사는 십영십사(十影十死)로 대변되는 공야의 두 개의 친위대 중에 하나였다.

공야가 십사까지 대기시켰다는 것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끝을 보겠다는 뜻이었다.

십사의 비도는 혼을 앗아간다.

진고는 이것으로 진조범의 죽음을 확신했다.

이미 공야의 일격에 당했으며 사대령주에 의해 퇴로를 차단당했기 때문이었다.

허나 비도에는 눈이 없었다.

진조범은 비도를 피하기 위해 그야말로 좌우로 현란한 움직임을 보였다.

퇴로를 차단해야할 사대령주 역시 날아오는 비도를 피해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사대령주가 몸을 피하기가 무섭게 십사가 진조범을 향해 몸을 움직였다.

‘ 빠르다, 과연 십사인가?’

진고가 이렇게 감탄할 만큼 이어지는 십사의 움직임은 민첩했다.

진조범의 눈초리가 살짝 일렁였다.

짧은 순간 공야가 이를 확인했다면 아마도 공야의 운명이 달라졌을 것이다.

십사의 공격과 동시에 진조범이 허공으로 몸을 솟구쳤다.

지붕위로 솟아오른 진조범, 십사가 계속해서 그 뒤를 추격하려 했다.

허나 공야가 재빨리 이를 제지했다.

“ 멈춰라!”

십사의 움직임이 멈췄다.

설마 추적을 포기한 것일까?

그것은 아니었다.

연이어 지붕위로 솟아오른 진조범을 노리는 삼십 여개의 화살이 대기를 가르고 있었다.

화살소리와 함께 진고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 설마 천궁대까지?”

천궁대(天弓隊), 삼십 여명으로 이뤄진 궁사들을 일컫는 말이었다.

천궁대는 궁(弓)에 관한한 대륙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인물들로만 구성되어 있었다. 이런 진고의 반응에 공야가 빙긋이 미소를 머금었다.

‘ 고작 자객 하나일 뿐이거늘 이토록 치밀한 준비까지 해두셨는가?’

진고의 놀라움에 공야는 가벼운 웃음으로 계속해서 화답했다.

이내 화살소리가 멈췄다.

그리고 누군가의 격한 외침소리가 들려왔다.

“ 쫓아라.”

이 외침에 공야의 얼굴에서 감탄하는 기색이 떠올랐다.

“ 놀랍군, 그 상황에서도 천궁대의 활까지 피해냈단 말인가?”

허나 공야의 말처럼 진조범이 천궁대의 활을 완벽하게 피한 것은 아니었다.

왼쪽 다리에 한 개의 화살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리고 왼쪽 어깨에 한 개의 화살이 깊이 박혀 있었다.

그나마 지붕 위에는 달빛이 기다리고 있었다.

월영보와 함께 달빛을 머금은 월광검이 사방으로 빛을 뿌리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진조범은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진조범은 이를 악물고 공야의 사저를 탈출했다.

화살소리가 멈추는 즉시 공야는 십사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추적을 시작하라는 뜻이었다.

그리고 십사가 자리를 떠나기가 무섭게 사대령주를 향해 말했다.

“ 지금 즉시 동창의 모든 요원들을 소집, 황궁 내의 불손한 무리들을 모조리 잡아들이도록, 반항하는 이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그 자리에서 참하도록.”

말하는 공야의 눈빛이 살기로 번뜩였다.

“ 봉명(奉命).”

일단 시작을 한 이상 끝을 보는 것이 공야의 성격이었다.

진조범의 탈출이 그 시작을 알리는 것이었다.

“ 좋군.”

공야의 입가에 가벼운 미소가 번졌다.

십사라면 부상당한 진조범을 잡아들이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단순히 진조범의 문제는 이제는 작은 일이 되었다.

오늘밤 금옥강은 물론 태보 주겸의 일당들을 모두 제거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태자가 황위를 잇는 것을 묵인할 생각이었다.

주겸의 일당이 제거된다면 이후 조정은 모두 공야의 사람들이었다.

황제라고 해서 홀로 정치를 할 수는 없는 법이다.

결국 태자가 황제가 된다고 할지라도 당분간은 울며 겨자 먹기로 자신을 의지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한번 타협을 하게 되면 두 번, 세 번인들 어렵겠는가?

일단 처음이 가장 어려운 법이었다.

이후의 일들은 조금씩 바꿔나가면 되는 것이었다.

“ 뜻하지 않은 곳에서 대어를 낚는구나, 하늘이 아직은 나를 버리지 않겠다는 뜻이겠지.”

부서진 지붕사이로 들어오는 달빛이 아련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 달빛이 곱구나, 역시 사람이 죽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이 아닌가?”

오랜 정적인 주겸을 떠올리는 독백이었다.

순간 공야가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 음.”

그리고 천천히 어깨로 손을 움직였다.

어깨가 계속해서 욱신욱신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다.

“ 오행마공으로도 고작 검기에 스친 상처 따위를 제대로 제어할 수 없단 말인가?”

공야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 아까운 놈이로구나.”

공야는 다시 한 번 진조범을 떠올렸다.

그리고 차분하게 오행마공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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