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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 님의 서재입니다.

월야공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박이
작품등록일 :
2011.08.2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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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0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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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8,122

작성
11.05.2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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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월야공자 제28화--3

DUMMY

이튿날 아침 원중도는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났다.

잠을 설친 듯 그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다소 들뜬 표정으로 재빨리 객점의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식당에서 진조범을 기다리면서 원중도는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진조범은 다른 객점에서 아침 식사가 배달되어오는 그 시각에 맞춰 객점의 식당에 모습을 드러냈다.

원중도가 재빨리 이런 진조범을 향해 포권을 취했다.

“ 기침하셨습니까? 주군.”

진조범이 다소 당혹스런 표정으로 원중도의 인사를 받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소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원중도는 좀처럼 냉정을 잃지 않는 인물이었다. 심지어 진조범이 육지검마 채문범에게 패해 위험에 처한 급박한 상황에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았던 것이 원중도였다. 그런 원중도가 지금은 다소 흥분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이런 원중도의 생소한 모습은 진조범을 당황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내 진조범의 얼굴이 가벼운 미소가 번졌다.

무엇이 원중도를 이렇듯 흥분하게 만들었는지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원중도가 진조범에게 무언가를 말하려는 찰나 객점의 문이 열렸다.

언제나 이 객점에 식사를 배달하는 아랫동네의 점소이였다.

점소이는 재빨리 허리를 숙이고 식탁위에 음식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재빨리 다시 허리를 숙이고 밖으로 나갔다.

매일 이곳에 식사를 배달하는 점소이였지만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소문에 따르면 이곳의 주인은 진정한 우링산맥의 주인이라고 했다.

이런 소문 때문에 점소이는 이 객점에 들어설 때면 항상 행동거지 하나하나를 조심할 수밖에는 없었다. 그런데 오늘은 더욱이 식당 안에 서있는 두 사람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때문에 점소이는 평소보다 더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렇게 점소이가 밖으로 나가자 원중도가 아쉬운 표정으로 점소이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원중도는 가급적 식사가 도착하기 이전에 진조범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식사는 도착한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음식을 앞에 두고 할 만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어젯밤에 자신이 접한 소식을 지금 진조범에게 전한다면 진조범이 과연 제대로 식사를 할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원중도는 잠시 이야기를 뒤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원중도가 이야기를 망설이는 사이 묵상마저 게슴츠레한 눈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렇게 묵상마저 식탁에 합류하자 원중도는 식사를 끝마친 연후에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결심을 굳혔다.

하지만 정작 원중도 자신은 좀처럼 음식으로 손을 옮길 수 없었다.

이런 원중도의 모습에 결국 진조범이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진조범은 식사를 하면서 그다지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 그 늙은이가 죽기라도 한 모양이로군.”

진조범의 중얼거림에 원중도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런 두 사람의 심각한 분위기속에서도 묵상은 그저 음식을 입으로 가져가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묵상은 다소 둔감한 인물이었다.

더구나 식사시간에는 더더욱 다른 일에 무관심했다.

그리고 어젯밤 진조범의 모습이 지금 묵상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한시라도 빨리 식사를 끝마치고 수련에 박차를 가할 생각뿐이었다. 때문에 묵상에게 두 사람의 대화가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반면 원중도는 이제 손에 든 수저마저 탁자위에 내려놓고 진조범을 바라보았다.

원중도의 이런 모습에 진조범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 설마 했거늘 정말로 그런 모양이로군.”

원중도가 이를 인정하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 그렇습니다. 어제 저녁 늦게 검마맹주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헌데 주군께서 어떻게 그 사실을............”

원중도는 이렇게 왕신림을 검마맹주라고 칭하고 있었다.

비록 왕신림이 이제는 더 이상 그의 주군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오랜 세월 왕신림을 주군으로 모셔온 원중도였다. 때문에 차마 진조범처럼 왕신림을 늙은이라고 칭할 수는 없었다.

검마맹주라는 호칭은 어디까지나 이전의 주군이었던 왕신림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지킨 것이었다. 그러나 예의를 지키는 것과는 별도로 원중도의 다소 흥분한 표정은 원중도가 내심 왕신림의 죽음을 누구보다도 기다려왔다는 뜻이기도 했다.

왕신림의 죽음의 의미는 결코 작은 것이 아니었다.

필연적으로 검마맹에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음을 의미했다.

원중도는 이런 바람을 타고 진조범이 다시 검마맹으로 돌아가야 할 시기가 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진조범은 이를 그다지 반기지 않는 눈치였다.

그리고 너무나 차분한 표정으로 원중도를 향해 말했다.

“ 자네를 그토록 흥분시킬만한 일이 그 늙은이의 죽음 외에 무엇이 있겠는가?”

너무나 차분한 진조범의 모습에 원중도가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자 진조범이 빙긋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 그만큼 살았으면 살만큼 산 것이 아니겠는가? 허니 너무 서운해 하지 말게.”

천만에 말씀이었다.

지금 원중도는 결코 왕신림의 죽음을 서운해 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점을 진조범 역시도 충분히 알고 있다고 원중도는 생각했다.

지난 3년의 세월은 왕신림의 죽음에 대한 기다림의 시간이었다. 적어도 원중도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제 비로소 그 기다리던 시간이 찾아온 것이었다.

이때를 기다리며 지금까지 구상해온 일들이 너무나 많았다.

원중도는 진조범 역시 이런 자신의 생각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먼저 진조범의 계획을 알고 싶었고, 앞으로 자신이 어떻게 그런 계획에 맞춰 일을 수행해야 할지를 밤새도록 고민했다. 이런 고민 때문에 지난밤에 제대로 잠을 청할 수 없었다.

그런데 진조범의 이런 반응은 너무나 의외였다.

원중도는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도 많다는 표정으로 진조범을 바라보았다.

진조범은 마치 이런 원중도의 마음을 알고 있는 듯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정작 입으로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 음식이 식지 않는가? 일단 먼저 식사부터, 이야기는 그 다음에 하도록 하지.”

순간 묵상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느새 묵상은 자신의 음식을 모두 비운 상태였다.

그리고 두 사람의 대화에 아랑곳하지 않고 서둘러 도를 챙겨 밖으로 나갔다.

결코 묵상이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자연스레 두 사람을 위해서 자리를 비켜준 형국이 되었다.

묵상이 나간 이후에도 원중도는 좀처럼 음식에 손을 대지 않았다.

결국 진조범은 반찬으로 향하던 젓가락을 멈추고 원중도를 바라보았다.

하고 싶은 말을 해보라는 뜻이었다. 그러자 원중도가 망설임 없이 이에 화답했다.

“ 주군, 지금까지 기다려온 시기가 드디어 찾아온 것이 아닙니까?”

이렇게 힘주어 말하는 원중도를 향해 진조범이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원중도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진조범을 향해 말했다.

“ 주군, 어째서?”

결국 진조범마저도 손에 든 수저를 탁자위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차분한 어조로 원중도에게 물었다.

“ 사형과 사매들의 소식은 들은 것이 있는가?”

원중도가 재빨리 이에 화답했다.

“ 맹주의 죽음을 전해들은 검마맹의 후계자들은 그 즉시 검마맹의 총단이 있는 서녕으로 발걸음을 돌렸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감숙성과 사천성의 공략하던 검마맹의 주력들까지도 속속 그들을 뒤를 따라 서녕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아마도 지금쯤이면 이들 모두 총단에 도착해 있을 것입니다.”

진조범이 의아한 표정으로 원중도를 향해 말했다.

“ 결국 그들 모두가 무사히 총단으로 돌아갔다는 이야기인가?”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발걸음을 돌릴 수는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원중도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진조범이 고개를 끄덕이며 나직이 말했다.

“ 그렇다면 과연 맹주가 진정으로 죽기는 한 것일까?”

원중도가 이 역시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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