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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 님의 서재입니다.

월야공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박이
작품등록일 :
2011.08.2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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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2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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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야공자 제28화--4

DUMMY

중원정벌은 왕신림뿐만 아니라 검마맹 전체의 숙원이었다.

지난 3년 감숙성과 사천성 일대에서의 전황은 검마맹에 유리한 상황이었다.

왕신림의 유고가 아니라면 검마맹이 이런 유리한 상황을 포기하고 감숙성과 사천성에서 물러날 까닭이 없었다.

이런 원중도의 반응에도 불구하고 진조범은 여전히 의아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 맹주는 자신의 손녀인 왕다련을 후계자로 세우려고 했거늘 아직까지 다른 후계자들이 모두 살아있는 상황에서 맹주가 먼저 유명을 달리했다, 과연 맹주가 고작 그 정도 밖에는 되지 않는 인물이었는가?”

원중도는 이런 진조범의 의문이 타당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내 이에 반박하며 말했다.

“ 확실히 그런 의문이 없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모든 정보가 맹주의 죽음을 알리고 있지 않습니까? 비록 맹주가 뛰어난 인물이기는 하나 어찌 하늘의 부름을 거역할 수 있겠습니까? 또한 어제 제가 소식을 전해 들음과 동시에 주군께서 대성을 이루신 듯하니 이것은 또한 하늘의 뜻이 주군께 있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원중도는 이렇게 진조범이 어제 한차례 그를 막고 있던 벽을 허문 사실까지 언급했다.

공교롭게도 확실히 원중도에게 왕신림의 죽음이 알려진 시기와 월광검이 그 허물을 벗은 시간이 일치하고 있었다.

이에 진조범이 입가에 빙긋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 또한 그렇다면 얼마나 좋겠는가만은 맹주의 죽음이 단순한 자연사라고 보기에는 의문점이 너무 많아.”

원중도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진조범을 바라보았다.

‘ 그럴 리가, 자연사가 아니라면 대체 누가 있어 맹주를............’

이것은 원중도 역시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였다.

검마맹의 휘하 17개 방파는 물론 그 후계자들까지 모두 중원공략에 나선 상황, 총단에는 오로지 왕신림을 추종하는 검마맹의 주력만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과연 왕신림을 죽일 수 있겠는가?

원중도가 이를 부정하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지만 진조범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원중도를 향해 말했다.

“ 우리가 검마맹을 떠난 것이 고작 3년을 조금 넘는 시간, 노인의 명이 어찌 될지 모른다고는 하지만 그 정정하던 맹주가 고작 3년 만에, 물론 그럴 가능성도 없지는 않겠으나 너무 빠르다고 생각되지는 않은가?, 또한 맹주정도 되는 인물이라면 자신의 명이 다해가고 있음을 어느 정도는 스스로 직감하지 않았을까?”

원중도가 일견 일리가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진조범이 계속해서 말했다.

“ 맹주가 자신의 죽음이 임박했음을 알았다면 적어도 맹주는 왕다련의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인 대사형 백낙천 정도는 어떻게 해서든 제거하려 했을 것이 아니겠는가?, 헌데 지금까지 자네의 보고에 따르면 백낙천이 공략하는 사천성에서 아무런 동요도 보이지 않았다고 했네, 그것은 아무래도 조금 이상한 일이 아닌가?”

원중도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그렇다면 주군께서는 누군가가 맹주를 암살했다는............”

진조범이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말했다.

“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은 세 가지겠지, 첫째는 맹주가 자신의 죽음을 가장했을 경우, 둘째 누군가에게 암살당했을 경우,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말 맹주가 그 수명을 다했을 경우, 허나 그 어느 경우라도 아직 우리에게는 때가 아닐세.”

원중도가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 때가 아니라니요, 어째서?”

진조범이 차분한 시선으로 원중도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 맹주가 자신의 죽음을 가장했다면 아마도 이 기회에 다른 후계자들을 일거에 제거할 생각일 것일세, 이것은 정말 자신의 죽음이 임박했기 때문에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려 함이니 굳이 우리가 이런 맹주의 발악에 응할 필요가 있겠는가?”

원중도가 역시 일리가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진조범이 계속해서 말했다.

“ 그리고 누군가가 맹주를 암살했다면 상황은 더더욱 복잡해지겠지, 굳이 그런 복잡한 상황 속으로 뛰어들 필요 역시 없지 않겠는가?, 마찬가지로 정말 맹주의 수명이 다한 것이라면 이제부터 본격적인 후계자사움이 벌어질 터, 굳이 자청해서 그 복잡한 싸움에 뛰어들 이유가 있겠는가?”

원중도가 이에 수긍하여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허면 주군께서는 일단 상황이 모두 정리되기를 기다리자는 뜻입니까?”

진조범이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하게 말했다.

“ 다행히 누구도 나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지 않은가?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자는 이야기이지.”

결국 어부지리(漁父之利)를 노리겠다는 뜻이었다.

이에 원중도가 조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 허나 그랬다가는 자칫 그 시기를 놓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이것은 누군가가 승리해 완벽하게 검마맹을 장악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그 이후에는 진조범에게 더더욱 기회가 없다는 뜻이었다.

그때는 단순한 왕신림의 후계자가 아닌 신임 검마맹주를 상대해야했고, 그렇게 된다면 같은 후계자의 지위로 싸우는 것보다 명분이 부족할 수밖에는 없었다.

진조범이 이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원중도를 향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 때문에 자네가 이 길로 은밀히 검마맹으로 돌아가 강일운을 만나주어야겠네.”

진조범이 이렇게 강일운을 언급하자 원중도의 눈빛이 번뜩였다.

강씨세가의 소가주 강일운은 과거 진조범을 따랐던 중도세력의 젊은 후계자들 중에 중심인물이었다.

이내 원중도가 다소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진조범을 향해 말했다.

“ 이미 3년의 세월이 지났습니다. 그들이 아직도 주군을 기다리고 있으리라 보십니까?”

진조범이 이를 부인하며 재빨리 고개를 가로저었다.

“ 그럴 리가 있겠는가? 그들이 아직까지도 죽은 나를 기다리고 있다면 굳이 자네가 그들을 만날 필요조차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원중도가 이런 진조범의 말에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은 이미 죽은 것으로 알려진 진조범을 아직까지 기다리고 있을 만큼 소극적인 인물들이라면 굳이 이들과 뜻을 함께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었다.

진조범이 계속해서 고개를 끄덕이는 원중도를 향해 말했다.

“ 그들은 아마도 지금까지 나름대로 무언가를 준비해 왔을 것이네, 허나 자네가 돌아가 내가 살아있음을 알린다면 아마도 생각을 달리할 것일세, 그리고 그들이 준비한 것이 무엇이 되었건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도록 자네가 그들을 만류해주게, 그리고 아직은 때가 아님을 좀 더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을 그들에게 다시 한 번 각인시켜주게.”

원중도가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나며 허리를 숙였다.

“ 존명(尊命).”

진조범이 재빨리 그런 원중도를 향해 말했다.

“ 자네는 그곳에 남아 그들을 도와주게, 그리고 연락은 이곳 장가계의 냉염을 통해서 하도록 하지.”

원중도가 다시 한 번 가볍게 허리를 숙였다.

그리고 재빨리 객점을 벗어나고 있었다.

진조범은 이런 원중도의 뒷모습을 안타까운 표정으로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 먼 길을 떠나기 전에 배라도 든든히 채우고 갈일이지.”

진조범이 식사 전에 굳이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

진조범은 원중도의 분위기를 통해서 왕신림의 죽음을 짐작했다.

그리고 진조범 역시 지금까지 계획해왔던 일들을 진행시킬 생각이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원중도를 강일운 등에게 보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이야기가 끝나는 즉시 원중도가 길을 서두를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제 원중도를 보내면 아마도 당분간은 만나지 못할 것이다.

또한 지금 가는 길이 결코 안전한 길이 아님을 진조범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길이었기에 진조범은 원중도가 제대로 식사라도 끝내고 떠나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리고 만일 원중도가 죽는다면 진조범은 검마맹을 포기할 생각까지도 하고 있었다.

원중도가 아니라면 굳이 검마맹에 연연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진조범이 그만큼이나 원중도를 아끼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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