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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 님의 서재입니다.

월야공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박이
작품등록일 :
2011.08.24 17:05
최근연재일 :
2015.01.20 21:06
연재수 :
172 회
조회수 :
6,266,562
추천수 :
81,804
글자수 :
758,122

작성
11.06.20 09:02
조회
28,133
추천
436
글자
7쪽

월야공자 제32화--4

DUMMY

화려한 일곱 개의 검의 환영, 이것은 어디까지나 교란을 위한 한 수였다.

월광칠영을 펼치는 동시에 진조범은 허공으로 몸을 솟구치고 있었다.

월광칠영으로 시선을 빼앗고, 달빛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던 것이다.

수직으로 떨어지며 검을 내리긋는 진조범, 이번에도 같은 수라고 생각했던 묵상이 지그시 이를 악물었다.

복면인이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재빨리 검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지켜보던 모두가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사위가 숨을 죽였다.

지켜보는 모든 이들의 눈에 복면인이 정확히 두 조각으로 갈라지고 있었다.

두 조각으로 갈라진 상태에서 복면인은 서서히 바닥으로 주저앉고 있었다.

월영참, 월광검법중에서도 가장 빠른 검초였다.

복면인은 두 조각으로 갈라졌음에도 불구하고 한 방울의 피조차 흐르지 않았다.

진조범은 천천히 주저앉은 복면인의 목에 검을 겨누었다.

복면인이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뿐만 아니라 묵상을 포함 지켜보는 모든 이들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두 조각으로 갈라진 인간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장면이라니, 섬뜩하기까지 했다.

이내 눈을 깜빡이던 모든 사람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모든 것은 착시현상이었다.

“ 어떻게?”

모두가 이렇게 자신의 눈을 의심하며 중얼거렸다.

심지어 당사자인 복면인 역시도 자신이 살아있다는 자체가 신기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 마음까지도 베어버렸는가?’

묵상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 묵상의 생각처럼 주저앉은 복면인은 더 이상의 저항을 포기한 상태였다.

그와 동시에 주변의 복면인들이 재빨리 달아나기 시작했다.

달아나는 사람을 추격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일까?

묵상이 이를 추격하려는 순간 진조범이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 놔두게.”

진조범의 말에 신기하게도 묵상의 발걸음이 그대로 멈춰졌다.

‘ 젠장, 아직 인가?’

묵상은 자신도 모르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묵상은 웃고 있었다.

이제 그날이 머지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제야 정신이 든 듯 위기에서 벗어난 두 사람이 진조범과 묵상을 향해 공손히 포권을 취했다.

“ 두 분의 도움에 감사드리오이다.”

그리고 중년인이 넋이 나간 듯 주저앉아있는 복면인의 곁으로 다가갔다.

“ 공야, 그 늙은이가 금의위까지 손을 뻗치고 있었는가?”

순간 복면인이 자신의 검을 자신의 가슴으로 가져갔다.

“ 미안하오이다. 위주.”

갑작스런 복면인의 자결에 진조범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동시에 중년인 역시도 화들짝 놀라는 표정으로 재빨리 복면인의 복면을 벗겼다.

“ 적인!, 네가 어떻게?”

복면인은 가쁜 호흡을 내쉬면서 힘겹게 말했다.

“ 제독의 뜻은 누구도 거역할 수 없소이다. 설사 황제라고 할지라도.............”

중년인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적인을 바라보았다.

인검위 부위주 천적인, 중년인의 오른팔과 다름없는 인물이었다.

삼십대 중반의 나이인 천적인은 지난 십년 세월을 중년인과 함께 일해 온 인물이기도 했다. 천적인의 배신은 중년인에게 실로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황실을 보위하는 금의위는 크게 천지인 세 개로 나뉘어져 있었다.

천검위는 말 그대로 황제를 보위하는 역할을, 지검위는 황후를 비롯한 황자들을 보위하는 역할을, 그리고 인검위는 태자를 보위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적인의 위주라는 말은 곧 중년인이 바로 태자를 보위하는 인검위의 책임자라는 뜻이었다.

“ 자승, 그만 길을 서두르도록 하지.”

중년인과 동행한 청년의 말에 중년인이 재빨리 일어나 허리를 숙였다.

청년은 재빨리 진조범과 묵상을 향해 다시 한 번 포권을 취했다.

“ 오늘의 도움을 내 잊지 않겠소이다.”

그리고 어디론가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사라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묵상이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 고작 고맙다는 인사가 전부인가?”

이런 묵상을 향해 진조범이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 무언가 다급한 사정이 있겠지, 그리고 아직은 저들이 안전하지 않은 모양이로군.”

묵상이 일리가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주변을 뒹구는 시체들을 확인하며 중얼거렸다.

“ 그럼 이 시체들은?”

진조범이 놔둬도 괜찮다는 듯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이내 고개를 갸웃거렸다.

“ 아니, 아까 그 청년은?”

소란의 와중에 길을 안내했던 청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 하긴, 그 소란 통에 달아나는 것은 당연한 일인가?”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진조범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떨떠름한 표정으로 묵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 어쩔 수 없이 직접 찾아보아야겠군.”

묵상이 이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주섬주섬 공터에 떨어진 자신의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어쩔 수 없이 잡은 닭이 아까운 듯 중얼거렸다.

“ 젠장, 이렇게 잘 키운 닭은 정말 구하기 어려운데.............”

그렇게 묵을 곳을 찾기 위해 묵상과 진조범은 찬찬히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공터 주변으로 십여 구의 시체를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 음, 황도 역시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인가?”

이 십여 구의 시체들은 바로 막가파 소속의 사람들로 진조범을 노리고 공터로 오다가 일단의 복면인들에 의해서 죽음을 당한 사람들이었다.

그야말로 이곳에서 가장 재수 없는 사람들이기도 했다.

얼마 후 공터를 벗어난 두 사람의 앞으로 한 열대여섯 살 정도로 보이는 소년이 접근했다. 늦은 밤, 어린 소년의 모습에 진조범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 진조범을 향해 소년이 공손히 말했다.

“ 쉴 곳을 찾으십니까?”

진조범과 묵상이 빙긋이 미소를 지으면서 소년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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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월야공자 제31화--3 +40 11.06.14 27,885 445 8쪽
126 월야공자 제31화--2 +49 11.06.10 28,485 45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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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월야공자 제30화--1 +45 11.06.04 29,009 43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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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월야공자 제29화--2 +39 11.06.02 29,218 45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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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월야공자 제28화--1 +35 11.05.23 29,182 44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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