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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발왼발 님의 서재입니다.

광해. 조선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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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른발왼발
작품등록일 :
2021.04.13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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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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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1.04.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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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5화. 류성룡의 꿈

DUMMY

“저하. 부르셨사옵니까.”


“그대와 긴히 의논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렇게 야심한 밤에 불렀네.”


“하명하시옵소서. 소신도 또한 오늘 밤은 잠을 이루지 못할 것 같사옵니다.”


광해군은 조그마한 술상을 만들어 놓고 류성룡을 불러서 담판을 지으려고 하고 있었다.


“지금 아바마마께서는 이 나라를 버리려고 하시네. 자네의 생각은 어떠한가.”


류성룡은 광해군이 조금 전의 대화 내용을 어찌 알고 이런 말을 하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자신의 소신대로 대화하기로 뜻을 정하고 술을 한잔 들이키고는 대답하였다.


“저하. 그럴 일은 없을 것입니다. 어찌 임금이 나라를 버리고 어디를 갈 것이며, 어디를 간들 편히 살 수가 있단 말입니까. 심려치 마시옵소서.”


광해군은 류성룡을 바라보며 딱딱한 어조로 말을 했다.


“자네는 언제까지 그런 왕을 섬길 것인가. 언제까지 백성들이 그 고통을 짊어지게 할 것인가.”


류성룡의 인상이 구겨졌다. 지금 광해군의 말은 역모를 의미하고 있었다. 그래서 류성룡은 술잔을 꽉 움켜잡으며 광해군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했다.


“저는 저하께서 이 나라 조선의 임금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다음 왕은 저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옵니다.”


광해군은 류성룡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했다. 기 싸움에서 밀리고 싶지 않았다.


“지금은 아니지만, 아바마마가 이 나라 조선을 버리고 한 걸음이라도 조선 땅을 벗어났을 때는 이야기는 달라지는 것이지요. 아니 그렇습니까? 풍원부원군.”


류성룡은 강하게 다시 한번 선조를 변호했다.


“절대로 그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 신이 목숨을 걸고서라도 막을 것입니다.”


광해군이 그런 류성룡의 말에 다시금 천천히 설명하듯 말을 했다.


“제가 바라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아바마마께서 어가를 요동으로 옮긴다고 하시면 그것을 그냥 지켜보란 말입니다. 가실 수 있도록 길을 열란 말입니다.”


류성룡은 정말 화가 난 듯 일어섰다. 그리고 소리치며 말했다.


“저하. 지금 역모를 꿈꾸시는 것이옵니까! 그렇게 그 자리가 탐이 나시는 것이옵니까! 소신은 다시 말씀을 드리지만, 저하가 대의를 이어서 왕이 되신다는 것에는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라고 다시 한번 말씀을 드리옵니다.”


류성룡은 정말 나의 멱살이라도 잡을 기세였다. 하지만 나도 류성룡이 필요했기에 꼭 굴복을 시켜야 했다. 나는 류성룡을 바라보며 물었다.


“당신에게는 백성 말고 또 무엇이 문제입니까?”


“명분이 서질 못하십니다. 그렇게 왕이 되어서는 명분을 얻을 수 없습니다. 그리되면 신하들에게 또 명나라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힘없는 왕이 되실 것입니다.”


류성룡은 어느새 차분해져 있었다. 아니 냉정해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내가 화가 나서 큰소리로 외치듯 말했다.


“그깟 명분이 뭐가 중요합니까~! 그 명분을 얻자고 죄 없는 백성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양반놈들이나 벼슬아치들이 그 명분이라는 것을 방패 삼아서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먹고 있습니다~!”


나는 류성룡을 더 이상 설득할 말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나의 마음을 던지듯 말을 했다. 그대가 진정 나의 말을 듣지 아니한다면 나는 더 이상 당신을 설득하지 않고 버리겠노라고.


“그런 명분이라면 개나 주라고 하십시오. 내가 이 나라 조선의 진정한 왕이 된다면, 진정 백성들의 아버지라 불리는 왕이 된다면, 좀 훔치고 빌어먹을지언정, 나는 백성을 선택하겠네. 당신이 말하는 그 명분이라는 것과 백성을 바꾸지 않겠네.”


류성룡은 더 이상 말이 없었다. 그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끓어오르는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나는 끌려다니지 않겠네. 그러기 위해서 자네가 필요하다고 하는 것일세. 제발 도와주시게나. 무릎을 꿇으라 하면 꿇을 것이고, 절을 하라고 하면 하겠네. 도와주게나.”


나는 간절하게 애걸을 하듯 말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정말로 간절하게 류성룡을 원하고 있었다.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류성룡을 향해서 나는 마지막으로 말을 하고 있었다.


“이대로는 아니 되네. 아바마마는 명군을 불러들일 것이고, 그리하면 그들은 일본놈들과 다를 것 없이 백성들을 괴롭힐 것이야. 그들은 싸움을 피하며 이리저리 핑계만 대면서 피보다 귀한 군량미를 갉아먹겠지.”


명군까지 내다보며 말을 꺼내자 류성룡은 잠시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도 생각하고 있었기에 기탄없이 대답했다.


“하지만 저하. 그들이 있어야 왜구들을 물리칠 수가 있습니다. 현실을 직시하시옵소서. 저하.”


“풍원부원군. 자네나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시게나. 비록 우리는 처음에는 속수무책으로 밀렸지만, 이제는 다르네. 저들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어. 이제는 일방적으로 당하지 않는단 말일세.”


광해는 류성룡을 바라보며 다시 말을 이었다.


“지금 전국에서 의병들이 일어서고 있네. 하지만 그들을 막는 것은 다름 아닌 관군이고 조정이네. 그뿐이 아닐 것이야. 전쟁이 끝나고 나면 그 사대부들이 의병들을 가만히 두겠는가. 우두머리들을 죽일걸세. 내 말이 틀렸으면 틀렸다고 그대의 입으로 말해보게.”


류성룡은 뭐라고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것은 자신도 걱정하고 있던 일이었다. 광해는 계속해서 말을 했다.


“좌의정 자네도 마찬가지이겠지. 노비를 빼앗은 적일 테니. 그들이 자네도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야. 자네는 이번 전쟁이 끝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인가. 아닐세 저들은 다시 쳐들어올 것인데. 하지만 의병들은 모두가 조정을 원망하며 흩어지고 자네는 쫓겨나겠지.”


류성룡은 광해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앞으로 있을 일을 광해는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그리고 있는 그림이었다. 의병이라고 하면 백성들과 노비들이 있을 것이고, 자신도 또한 그때를 대비하고 있었다. 그러데 광해군의 입에서 그 얘기가 나오고 있었으니, 광해군이 어디까지 내다 보는 것인지 궁금한 생각마저 들었다.


류성룡은 잠시 멍하니 생각을 하다가 목이 탔는지 술잔을 비웠다. 그리고는 빙그레 웃었다. 고개를 숙인 류성룡의 어깨가 출렁였다. 그는 크게 웃고 있었다.


“으하하. 으하하하~”


웃음을 멈춘 류성룡은 차분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하. 저는 꿈을 꾸고 있었습니다. 왕이 되는 꿈을 항상 꾸고 있었습니다.”


광해는 뜻밖의 말에 류성룡을 바라보며 말을 했다.


“자네가 역모를 꿈꾸고 있었단 말인가.”


“아닙니다. 저는 저런 시시한 왕은 싫습니다. 신하들 눈치나 보면서 백성들에게 제대로 왕 노릇도 못 하고 치부 취급이나 받는 그런 왕 말고, 말입니다. 제가 꿈꾸는 왕은 저 혼자 꿈꾸며 살았습니다.”


“그래서 자네는 재물에도 욕심이 없었나. 그래서 그토록 총명한 자네가 그렇게 청렴했던 것인가.”


류성룡은 미소를 보이며 말을 이었다.


“왕이라면 재물 따위에 욕심을 부리는 순간 그 마력에 잡아먹히고 맙니다. 저는 그런 치부 같은 왕이 아닌 진정 이 나라 백성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저 혼자만의 왕을 꿈꾸며 살았습니다.”


“그러한가. 그러면 그 꿈 내가 이루어 주겠네!”


잠시 나와 눈을 마주친 류성룡은 마음을 굳혔는지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절을 했다. 그리고 광해를 보며 강한 눈빛으로 절도있게 말을 했다.


“저하. 저는 이제부터 저하의 손과 발이 되어서 저하의 꿈을 이루겠나이다. 하지만 저하께서 저의 소신을 꺾으신다면 저는 더 이상 저하를 모시지 않겠습니다.”


나는 류성룡을 바라보며 말을 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자네의 할 일을 일러주겠네. 아바마마를 요동으로 몽진을 하게 옆에서 부추기고, 책임지고 보내 드리게나. 그리고, 그 사실을 백성들에게 알려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게 해야 하네.”


“신, 류성룡 그리하겠습니다.”


광해는 기뻤다. 류성룡의 마음을 얻었다.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서 류성룡의 진짜 모습을 보게 되었다. 류성룡은 역사 속에서처럼 비참한 최후가 아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며 나를 도와 조선을 가장 강한 나라로 만드는데 일들 공신이 될 것이다.


“저하 이 한몸 다 바쳐서 명을 따르겠나이다~.”


류성룡은 이제 마음속 깊이 있던 꿈을 꺼내어서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역사 속의 류성룡은 조금 전 광해에 의해서 죽고, 새로운 류성룡이 태어나는 순간이었다.


다음 날 아침. 광해는 정 내관을 불러서 말하였다.


“자네에게 부탁할 것이 있네. 이번 전쟁의 승패는 자네에게 달렸네. 자네가 꼭 해주어야 하는 일이 있네.”


정 내관은 광해를 바라보며 두 눈을 껌벅였다. 광해는 계속 말을 이었다.


“자네는 이 길로 내려가면서, 비천하거나, 신분이나 무엇이든지 따지지 말고, 자네처럼 머리가 좋은 자들을 구해서 전라 좌수사 이순신에게 가주게나. 그리고 이 서찰을 보여주게나.”


정 내관은 잠시 생각하다가 미소 지으며 말하였다.


“알겠사옵니다. 저하. 소신 목숨 걸고 일을 행하겠나이다.”


광해는 군관 둘을 부쳐주며, 정 내관을 보내었다. 정 내관은 인사를 하고 뒤돌아서서 그대로 떠났다. 정 내관은 광해의 뜻을 알아들었다. 그래서 더 할 말이 없었다. 광해는 떠나가는 정 내관을 잠시 바라보다가 강원도 이천으로 향했다.


광해군은 대신들과 신각 장군. 그리고 김 여물 장군과 함께 강원도 이천으로 향했다. 강원도 이천에서는 세자저하가 왔다는 소식에 의병들과 도망쳤던 지방 관료들이 돌아왔다. 패잔병들도 모여들고 있었다.


그들은 외로웠을 것이다. 그 누군가가 이끌어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래서 광해군이 왔다는 소식에 모두가 기뻐하며 이 나라 조선을 지키기 위해서 모여들었다.


나 광해는 알고 있었다. 지금의 상황을 그리고 내가 해야 할 일을 조선은 처음에는 너무 오랜 평화 속에서 살아왔기에 속수무책으로 밀렸지만, 역사는 말하고 있었다. 조선의 반격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고, 조금씩 승기를 잡고 있었다.


나는 역사를 조금 유리하게 이끌 것이다. 내가 아는 모든 것을 바쳐서, 그리고 중간에 선조의 헛발질로부터 나라의 영웅들을 지킬 것이다. 승리하고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백성들을, 이 나라 영웅들을 과감하게 버리는 선조와 싸워서 이겨야만 이 나라 조선을 지킬 수 있음을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보다 강해져야 하고, 비장한 결단이 필요했다.


북진하던 일 선발 고니시와 이 선발 가토에게 군량미를 조달하기 위해서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조선을 상대로 일본은 서해안으로 수륙병행 작전을 수행하려고 했으나, 이순신 장군의 출현으로 막히자 삼 선발 구로다에게 연백평야의 쌀을 탈취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구로다는 오천의 정예병을 이끌고 연안성으로 향했다.


광해는 연안성을 지키기 위해서 이조참의였다가 선조의 피난 행렬을 따르지 아니했다는 이유로 직위해제가 되었던 이정암을 함경도 초유사로 임명했다.


“그대가 백성들의 인망이 높으니, 의병들을 모아서 연안성을 지켜주시겠습니까!”


옆에 있던 신각 장군이 나섰다.


“저하. 연안성은 소신이 목사로 있던 성입니다. 제게 맡겨주신다면 목숨을 걸고 지켜내겠습니다. 그리고 소신은 그곳에 만반의 준비를 해놓았습니다.”


광해군은 신각 장군을 보면서 말했다.


“그대는 함경도를 회복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대가 준비를 철저히 잘해주었기에 연안성을 마음 놓고 초유사께 맡길 수가 있습니다.”


광해는 초유사 이정암을 보며서 말하였다.


“초유사는 목숨 걸고 연안성을 지켜주시겠습니까.”


이정암은 허리를 숙였다. 그리고 큰소리로 대답을 했다.


“소신 목숨을 걸고 연안성을 지켜내겠습니다. 연안성을 소신에게 맡겨주시어서 감사합니다.”


연안성으로 향하는 이정암은 발걸음이 가벼웠다. 죽음을 각오했기에 더 이상 두려움 따위는 없었다.


광해군은 평양성을 나올 때 군량미를 여러 곳으로 분배했다. 평양성이 함락될 것임을 알았기에 군량미를 남길 마음이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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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해. 조선의 역습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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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 이순신 장군의 이차 출정 +2 21.04.27 3,283 42 12쪽
9 9화. 이순신 장군 +4 21.04.26 3,549 48 11쪽
8 8화. 정문부 장군 +4 21.04.23 3,541 50 12쪽
7 7화. 정문부 장군 +5 21.04.22 3,676 50 12쪽
6 6화. 연안성 전투 +4 21.04.21 3,849 53 12쪽
» 5화. 류성룡의 꿈 +2 21.04.20 4,064 62 12쪽
4 4화. 신각 장군 +1 21.04.19 4,574 61 12쪽
3 3화. 탄금대 전투 +6 21.04.16 5,035 63 12쪽
2 2화. 탄금대 전투 +7 21.04.15 5,991 66 12쪽
1 1화. 임진왜란 +5 21.04.14 7,956 7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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