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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나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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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비공
작품등록일 :
2006.10.22 23:49
최근연재일 :
2006.10.22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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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0.11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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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마공(魔公)

DUMMY

부리가 이끌던 테헤라 권속들은 아틸렌이 있는 동안 그란달에서도 오지에 있었다. 그리고 칸이 돌아오고 몇 달 후에 데니아가 돌아오자 그들은 비야마 성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왜 안 된다는 것입니까?"


아리엘은 답답했다. 데니아가 돌아와도 아리엘은 그녀를 보지 못했다. 테헤라의 전사들은 데니아의 거처를 막고 있었고 성의 식모인 아리엘조차 막았다. 힘이라면 전사들이 막을 수 없었다. 전사들의 음식을 책임지는 아리엘의 명령이 아닌 부탁이라면 사만이 넘는 최강의 전사들이 움직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리엘은 힘을 동원하지 못했다. 그녀를 막는 사람들 때문이었다. 칼 부리라면 거리낌이 없지만, 소론과 가리푸라면 달랐다. 그들이 그녀를 막고 있었다.


"소론 오빠!"


아리엘이 슬픈 목소리로 불렀지만 소론의 굳은 얼굴은 풀리지 않았다. 아리엘은 이해할 수 없었다. 가이아의 치전사가 돼야 할 소론이 여기에 있는 이유도, 전쟁터에 있어야할 가리푸가 여기에 있는 이유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더 알 수 없는 것은 그들이 자신을 막는 이유였다.


"왜 그러세요? 네?"

"데니아님은 현재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그러나 들리는 목소리는 소론의 정중하지만 냉정한 말뿐이었다. 아리엘은 소론의 정신이 제압되었는지 걱정될 정도였다.


"가요."


아리엘이 하염없이 데니아의 방 앞에 서 있자, 레키가 아리엘을 이끈다. 아리엘은 반항해봤지만 힘이 하나도 없어, 레키의 손이 이끌려 나갔다.


"소용없어요. 그들은 신명을 받았어요."


레키를 데니아가 머무는 방보다 더 넓고 화려한 아리엘의 방으로 그녀를 데려왔다.


"왜?’


아리엘은 알 수 없었다.


"무엇 때문에? 왜 우리 같이 하찮은 권속들에게 여신이 관심을 가져?"


아리엘은 레키가 테헤라가 되는 듯 따졌다.


"우리는 하찮을지 모르지요. 하지만 그는 하찮지 않아요."


아리엘은 그가 누구인지 알았다.


"칸? 여신이 칸에게 관심을 가져?"


아리엘은 갑자기 놀랐다.


"네."


고개를 끄떡이는 레키는 지난날을 돌아보았다. 테헤라의 신명을 그녀도 받았었다. 하지만 그녀는 신명을 거부했다. 때문에 사제가 될 수 없었지만, 만족했다. 그녀는 다른 길을 가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여신께서는 그분에게 관심을 보냈습니다. 데니아님은 여신의 신명을 받고 은혜를 받았습니다."

"아~"


아리엘은 모두 이해되었다. 테헤라 여신이 직접 움직였다면, 소론도 가리푸도 이해가 되었다. 데니아라면 그들이 돌아오기를 원할 것이고 여신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그녀를 거부하는 것은 아직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것이 여신의 뜻이라면 더욱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레키는 이해하고 있었다. 아리엘은 데니아 곁에 있어서는 안됐다. 그녀가 결심하고 돌아왔을 때, 레키는 알 수 있었다. 아리엘은 변했고 데니아를 흔들 정도로 성장해 있었다.



테헤라 여신의 몸은 어디에 있는지 아무도 몰랐다. 그녀의 몸이 어디 있는지 가장 알고 싶어 하는 구세단은 전 나락에 걸쳐 세력을 가지고 있지만 몇 천 년 동안 찾지 못했다. 나락의 멸망을 막기 위해 구성된 구세단은 테헤라 권속들 중에서도 있었고 고위의 치사나 귀족 중에도 있었다 하지만 찾지를 못했다.


"아악"


데니아의 야릇한 비명이 칸의 욕정을 불 붙였다. 칸은 거칠게 그녀를 다뤘지만 물이 오른 데니아는 칸의 힘찬 전진에 요부처럼 몸을 흔들며 맞아 주었다. 격렬한 정사는 시간을 멈추게 만들었고 밤을 하얗게 물들였다.


깊은 의식의 바다 속에서 칸은 있었다. 출렁이는 의식의 색은 오색 빛으로 흘러갔다. 칸은 이곳이 어디인지 묻지 않았다. 다만, 자신의 의식에 동조한 데니아의 변한 모습에 잠깐 의문을 가졌을 뿐이었다.


정사는 남녀의 합일을 가져온다. 육체적인 합일만 아니라 정신적인 합일도 이루어진다. 하지만 칸은 나락에서 그러한 합일은 얻은 적이 없었다. 그는 언제나 여성들에게 마음을 열었지만 그녀들은 그의 마음속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아리에나만이 가까웠을 뿐이었다.


칸은 부유하는 의식의 파도 속에서 고요했다. 합일이 가져오는 기쁨이 몸과 마음을 전율하게 만들었지만 중심은 언제나 고요했다.


데니아의 의식은 화려했지만 어두웠다. 칸의 깊은 의식과 공조하기에는 너무나 얕았다. 칸은 그녀의 의식을 건드리지 않고 전율하는 의식의 흐름 안에 존재했다.


그녀를 본 것은 칸에게 뜻밖이었지만, 특별하지는 않았다. 그녀의 향기는 많은 여성들에게 났고 그녀가 데니아의 의식 속에 존재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었다. 전생에 그의 아내였던 무녀들도 자신의 의식 속에서 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놀란 눈으로 칸을 바라보았다. 부끄러움에 황급히 몸을 가리는 그녀의 피부에는 많은 종양과 진물이 흘렀다. 하지만 칸은 추하다고 느끼지 않았고 담담히 그녀를 인정했다.


그녀는 칸을 어떻게 대할지 알 수 없었다. 거부하기에는 너무나 가슴이 떨렸고 받아들이기에는 수치심이 컸다. 그녀가 망설이는 동안 합일의 시간은 지나갔고 칸은 서서히 깨어났다.


...................................................





춘다카 늪을 중심으로 7신역이 존재하며 이들은 나락에서 가장 강한 신들이었다. 춘다카 늪 자체가 가장 풍요로운 땅이기에 이 지역을 차지하는 신들이 강한 것은 당연했다. 심지어 남신인 우루스 조차 다른 신역의 여신들보다 강했다.


강한 7명의 신이 있으면서 큰 충돌이 없는 것은 가이아 여신 때문이었다. 가이아를 제외한 6명의 신들은 직접, 간접으로 가이아와 연관이 된 자들이었다. 가이아는 신들의 어머니라고 불릴 정도로 오래 살았고 많은 신들을 낳았다.


"너무 심한 요구가 아니냐?"


가이아는 자신 앞에서 고개를 뻣뻣하게 들고 있는 테헤라 사제에게 말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제가 살기 위해서는 땅이 필요합니다."


주위에 시치사들이 있었지만, 무릎조차 꿇지 않은 사제를 무엇이라 하지 못했다. 계급이 낮은 시치사들이지만, 가이아를 가까이 따르는 시치사는 가이아를 보호하기 위해 역치사를 능가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 해도 아란트 지역과 처절한 대지는 너무 넓다. 그리고 다른 여신들과 부딪칠 일도 많을 것이다."

"제게 필요한 것은 모든 땅이 아니라 신전을 세울 작은 땅일 뿐입니다."

"그것이 그 말이지 않느냐?"


가이아는 그녀의 억지에 손을 이마로 가져갔다.


"너무 각박하게 대하지 마십시오. 어머니, 모든 것을 잃은 딸에게 손바닥보다 작은 땅조차 줄 수 없다는 말이신가요?"


가이아는 테헤라의 분신(아비타)이 어머니라 부르지 잠깐 회상에 젖었다. 테헤라는 신왕이 그녀의 아들, 황금까마귀를 하늘로 보낸 후에 가이아를 어머니라 부르지 않았다.


"그래 손바닥보다 작은 땅이지 너한테 준다고 해서 나에게 큰 손해는 없다. 나는 지금이라도 더 넓은 대지를 만들 수 있으니까. 하지만 그곳은 이피와띠와 모르페아와 맞닿아 있을 뿐만 아니라 어린 신이 자라고 있다. 그리고 너도 알듯이 얼굴을 감춘 자매와 관계가 깊은 곳이다. 네 힘으로는 위험만을 자초할 뿐이다. 네 목숨을 노리는 자들은 한 두 명이 아니다. 신들과 싸우게 된다면, 본체를 드러내야 하고 구세단이 너를 죽이든 네가 거인을 죽이든 결정해야 한다."


가이아의 말처럼 아란트 지역과 처절한 대지는 가이아가 주인이기에 아직 폭발하지 않았을 뿐, 거대한 화약고였다.


"제가 거인을 죽이든 무슨 상관있겠습니까? 어머니라면 거인의 몸에서 어머니의 대지를 떼어낸다고 해도 아무 피해가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솔직히 거인은 오래전에 죽었고 허상의 파편만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제가 그 허상을 무너뜨린다고 나락에 무슨 영향이라도 있겠습니까? 진정한 나락, 끝없는 심연이 남아 영혼들을 인도할 것입니다."


테헤라의 분신은 시니컬하게 말했다.


"그것은 너도 네 권속들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바라지 않는다. 허상이라도 꿈꾸지 않는다면 영혼의 기억은 흩어지고 개인의 진화는 멈출 것이다. 거인이 꿈꿨던 마지막 꿈은 모두에게 희망이었다."


가이아는 이렇게까지 몰린 테헤라가 불쌍했다. 테헤라는 누구보다 아름다움을 사랑했던 여신이었다. 그런 여신이 가장 추악하게 변했다. 모두 쓸데없는 욕심 때문이었다.


"그래 좋다. 아란트 지역과 처절한 대지에 네 신전을 세우는 것을 허락한다. 하지만 그 지역은 내가 통치할 것이다. 내가 결정한 왕이 내 이름으로 통치할 것이다."


테헤라는 놀랐다. 한 지역을 통치하기 위해 판에서 왕을 부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왕은 혼자만으로 군단의 힘을 가진 자였지만, 세력까지 따진다면 가장 강한 힘을 의미했다. 판이 없었다면 여신들은 왕을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왕들이 배신한다면 신들조차 엄청난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가이아의 왕들은 나락 최강의 존재들이었다. 3명뿐이지만 한 명의 왕이 신에 버금가는 힘과 세력을 가진 존재들이었다.


그때 테헤라는 깨달았다. 가이아는 왕을 부른다고 하지 않았고 선택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왕을 뽑는다는 의미였고, 가이아 전사들 중에 가장 왕에 접근한자를 테헤라도 알고 있었다.


"소유하려 하지 마라."


테헤라의 얼굴이 변하자 먼저 짐작한 가이아가 말했다.


"네가 소유하려 했기에 그를 잃은 것이다."


테헤라는 가이아가 말한 그가 누구인지 알았다. 가이아가 왜 그를 꺼냈는지 의문이지만, 가이아의 충고가 무겁다는 것을 알았다. 수만 년 동안 입에 담지 않은 그를 비유해 말했다면 그만한 무게가 있다는 것이다.


"알았습니다. 어머니."


테헤라는 가이아의 자비와 충고를 모두 받아들였다. 그녀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다.


"그리고 기다려라."


가이아의 말을 끝나지 않았다.


"성급하게 굴지 마라 모든 일은 내 자매가 이끄는 데로 움직일 것이다."


테헤라는 가이아의 자매를 알고 있었다.


"언제 입니까?"

"네 권속들이 벌이는 실수가 바로 잡힐 때다."


테헤라는 놀랬다.


"그 일은 어머니조차 위험합니다."

"물론 위험한 일이다. 하지만 패가 좋다면 위험에 뛰어들 수도 있다. 어쨌든 해결해야 할 일이라면, 지금이 가장 좋다."


테헤라는 가이아가 그를 얼마나 중하게 생각하는지 알았다. 그녀는 나락의 가장 큰 고통에 정면으로 맞설 생각이었다.


"알겠습니다. 어머니."


테헤라는 사라졌던 존경심을 보였다. 가이아는 나락에서도 자비심을 잃지 않았다.


……………………………………………………



레아는 나락으로 돌아온 후에, 칸의 침실을 찾지 않았다. 그녀는 새벽에 칸과 검을 맞대는 것에 모든 것을 걸뿐 다른 것을 요구하지 않았다. 레아가 바라는 것은 칸의 부인이 아니었다. 레아는 칸의 검을 원했다.


"2,300개의 영혼석을 충갑 400개와 교환했습니다. 언덕에서는 모두들 기뻐하고 있습니다. 충갑은 계속 생산이 가능하다고 하니 더 많은 영혼석을 구해달라고 합니다."


티아는 말했지만 레아는 달빛검을 닦았다.


"현재 큰손족과는 다른 루트를 찾고 있습니다. 큰손족은 합법적으로 돌지게 상단과 거래하지만 우리는 돌지게 상단과 연결되어 좋을 것이 없습니다. 가장 좋은 곳은 이지미 상단이지만 이곳으로 들어 올 수 없어, 다른 상단을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뒷골목 상단을 이용해야 할 것 같습니다."


티아의 말에 헬렌이 보충했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법, 뒷골목 상단은 불법적인 물품을 거래하는 암흑가의 큰 손이었다.


"따라서 비야마의 암흑가를 제압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점을 중심으로 하는 도박장과 격투장 등을 먼저 접수해야 합니다."


아틸렌은 비야마 남작 때보다 더 많은 불법을 저질렀다. 따라서 암흑가는 더 깊고 넓게 비야마에서 자라고 있었다. 칸은 이들을 몰아내지도 허용하지도 않았다. 다만, 한차례 경고로 지나친 일을 벌이지 못하게 했다.


경고는 너무나 강해 지금은 아무도 일을 벌이지 못했다. 한차례 경고로 암흑가를 다스리던 대부분의 수장이 머리를 잃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암흑가는 큰 먹이였다. 그것을 노리는 자들은 많았다.


"접수하지."


레아는 잘 벼려진 달빛검의 몸을 부드러운 눈길로 바라봤다. 검 이외에 그녀를 흥분시키는 것은 없었다. 그녀는 자유롭지 못한 자신의 날개가 원망스러웠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칸의 침실은 찾는 여성은 아리에나와 데니아가 유일했다. 칸은 더 이상의 여성들을 받지 않았고, 가모들은 백작이 된 칸에게 같이 잘 것을 요구하지 못했다. 여성들은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일을 가기 때문에, 찾지 않았고 칸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리고 아리에나와 데니아도 자주 침실을 찾지 않았다.


"염치없지만 부탁드립니다."


레키가 침대 밑에 무릎 꿇고 있었다. 아리엘이 일에 바쁘고, 루나가 친위대장이 된 후에 칸을 시종할 사람은 없었다. 여신치하에서 아무리 귀족이라도 당당한 여성이 남성을 시종 드는 일은 없었다. 노예를 쓰거나 종속된 여성을 썼다. 때문에 칸이 돌아왔을 때, 레키는 칸을 시종하는 유일한 여성이었다.


"저는 살고 싶습니다. 꿈을 이루고 싶습니다. 테헤라의 신전에서 저는 저의 죄를 보았고 고개를 돌리지 않았습니다. 다시 삶을 선택하고 싶습니다."


레키는 다시 삶을 선택하기 위해서 떠나기를 원했다. 종속의 인을 끊고 험난한 순례자의 길로 떠나기를 원했다.


칸은 변한 레키를 바라봤다. 그녀의 마음은 누구보다 활기차 보였다.


"기다려라."


하지만 아직은 아니었다. 칸은 사람들이 홀로 걷기 원하지만, 아직 어린 새를 내쫓지도 않았다. 레키는 아직도 어렸다.


"백작님."


레키의 목소리는 슬픔으로 가득 찼다. 칸을 믿기에 말했지만 거부당한 것이다.


"너는 준비되지 않았다. 욕심만 클 뿐이다.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 생각이 아니라면 스스로 강해져라. 그리고 강해졌다고 생각했을 때, 부탁하지 말고 스스로 걸어가라."


칸은 오래전에 레키를 구속한 종속의 인을 끊었다. 칸은 끊었지만 레키는 끊지 못했다. 레키가 스스로 끊을 때, 그녀는 비로소 자신의 길을 갈 준비가 된 것이다.


"아. 알았습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한 레키는 어깨를 떨어뜨리고 방을 나섰다.


레키가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칸은 오늘은 잠들지 못하리라 깨달았다. 칼리가 높이 떴지만 칸은 검을 들고 내성을 나섰다.


휘이익!


휘파람 소리가 비야마 성을 울리자, 고요히 검과 함께 했던 레아가 눈을 반짝였다. 그녀를 부르는 소리였다. 레아는 기쁨에 들떠 달빛검을 잡았고, 달빛검은 요요한 빛을 내었다.



………………………………………………………………………….


아란트 성에는 지나치게 오랫동안 성주가 없었다. 아란트 성의 성주는 아란트 지역을 다스리는 자였고 다스리는 자가 없는 지역은 분란이 끊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가이아의 뜻을 알 수 없었다. 저 처절한 대지처럼 아란트를 방치할 생각인지 걱정까지 되었다.


"칼 디오 자작이 여울 도시가 있던 곳으로 진군하기 시작 했소."


귀족들은 아란트에 모여 다시 귀족회의를 열었다. 안건은 두개였지만 다른 하나는 손댈 수도 없었다.


"그가 여울 도시를 원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오."


얼마 전에 돌아온 디오는 자작의 작위를 받은 후에 곧바로 여울도시로 전사들을 이끌었다. 그리고 귀족들은 디오가 원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지미 상단이 뒤를 봐준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되오. 그리고 오케아스 공작이 뒤에 있는 것은 확실해졌소. 칼 디오 자작은 여울 도시를 점령할 힘이 있소."

"하지만 여울 도시는 나놈과 괴물들의 손으로 넘어 간지 오래되었소. 칼 디오 자작이 그것들을 물리친다고 해도, 이피와띠의 전사들이 있소."


귀족들의 논의는 계속되었다. 디오의 갑작스러운 진군으로 모든 귀족들은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칼 디오 자작이 이지미 상단과 함께한다면, 이피와띠와도 함께 못할 이유가 없소. 이피와띠에게도 무역로는 너무 오랫동안 막혀있었소."

"그들이 여울 도시를 폐허로 만든 이유를 끝냈다면 다시 열지 못할 이유가 없소."


귀족들은 이피와띠와 모르페아가 여울 도시를 폐허로 만든 이유를 짐작하지 못했지만, 음모가 있었다는 것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 음모는 오케아스도 함께 했을 것이다.


"문제는 칼 디오 자작이 여울 도시를 점령하고 난 후의 일이요. 모두들 알듯이 오케아스 공작은 고대 무기를 부활시키려고 했소. 만약 칼 디오 자작이 여울 도시를 점령한다면 그는 아란트 지역 전체를 차지할 힘을 얻게 되오. 그리고 그가 아란트 성을 얻게 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가 없소."

"그를 막아야 하오."

"맞소. 그를 멈추게 해야 하오."


귀족들은 불안을 느꼈다. 고대 무기는 핑계일 뿐 귀족들이 느끼는 불안은 디오가 여울 도시를 점령하고 닥쳐올 영지전이었다. 디오의 지금까지 행군은 복종이지 공존이 아니었다.


"방법은 성주의 추대뿐이군."


담담한 말에 웅성거리는 소란이 사라졌다.


"그래 이번에는 성주를 추대할 생각들인가?"


아란트 성에 성주가 없는 이유는 가이아의 뜻이 아니었다. 가이아는 성주를 귀족들의 추대에 맡겼다. 그리고 귀족들은 성주의 직위를 차지하기 위해 전쟁과 음모를 함께 했지만, 누구도 성주가 되지 못했다. 아란트 지역을 먹기에는 귀족들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리고 유일한 후보자인 샤무린 백작이 침묵하기에 더욱 어려웠다.


시간이 지나자 귀족들은 차라리 성주가 없는 편이 더 좋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그들 위에 또 누구의 권력자를 두는 것보다 그냥 서로의 영지를 지키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큰 일이 발생하자 성주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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