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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아들이 생겼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완결

미딛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5
최근연재일 :
2021.08.23 12:00
연재수 :
8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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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979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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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92,368

작성
21.05.1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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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글자
11쪽

2. 어느날 갑자기 아들이 생겼다.

DUMMY

2. 어느 날 갑자기 아들이 생겼다.


똘망똘망한 눈을 가진 7살 꼬마는 강래원을 올려다보며 똑똑히 아빠라고 불렀다.


하... 아무래도 내가 아직 술이 덜 깬 거야... 그래... 그래...


고개를 세차게 좌우로 흔들어 봐도 현관 앞에 꼬마는 강래원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뭐야 이건? 꿈???이라고 하기 에는 너무 생생한데? 아니지... 아니야. 이건 현실이야. 그럼 내가 아니라 이 꼬마가 꿈꾸고 있는 거 아니야??


확신에 찬 눈으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꼬마에게 강래원은 꿈 깨라며 손 사레를 친다.


“에헤이~ 말도... 에이~ 하하~ 아니 저기 꼬마야~ 아무래도 니가 뭔가 단단히 착각을...”


그때, 경쾌한 엘리베이터 소리와 함께 경비아저씨가 내린다.


“아! 아이고!! 역시 똑똑하게 집을 잘 찾았구나!”


어쩐지 기분이 좋아 보이는 경비아저씨가 강래원을 보고 반갑게 인사를 한다.


“아! 강래원씨! 조카가 아주 똘똘하네요! 집까지 같이 올라와주려고 했는데 갑자기 택배를 찾는 주민이 있어서... 조카가 먼저 올라간다기에 혹시나 하고 걱정돼서 올라와 봤어요! 아주 기특하게 저한테 음료수도 챙겨주더라고요! 형님 아들인가 보죠? 어허허허!!”


“아~ 네~ 아저씨. 아하하하하.”


얼마나 꼬마가 싹싹하게 했는지, 강래원을 보자마자 경비아저씨는 폭풍칭찬을 늘어놓는다.


계속 칭찬을 하던 경비아저씨가 다시 한 번 눈을 크게 뜨고 서강훈을 자세히 쳐다본다.


“이여~ 근데 조카가 정말 강래원씨랑 똑~같이 생겼네요!!! 완전 친탁 했나?? 누가 보면 강래원씨 아들이라고 오해하겠어요! 어허허허~ 어허허허허~”


“아~ 네~ 그런가요...? 아하하하~”


뭐지? 이 꼬마...? 경비아저씨한테는 내 조카라고 하고 들어온 건가? 경비아저씨 음료수도 챙겨왔다고? 나이답지 않게 치밀한데?? 이 녀석;;;


웃고는 있지만, 강래원은 지금 이 상황이 굉장히 불편하다.


“그럼. 저는 조카분이 집에 잘 도착한 거 확인했으니 이만 내려가 보겠습니다. 꼬마야~ 음료수 잘 마실게~ 고맙다. 삼촌이랑 좋은 시간 보내렴~ 어허허~”


“네~ 내려가세요! 아저씨!”


“네~ 경비아저씨 감사합니다. 조심히 내려가세요.”


7살 꼬마는 경비아저씨한테 고개를 숙여 깍듯이 인사한다.


“응~ 그래 고맙다.”


아주 예의바른 꼬마의 인사에 경비아저씨는 함박웃음으로 대답해준다.


경비아저씨에게 인사한 꼬마는 다시 무표정한 얼굴로 강래원을 똑바로 올려다본다.


이거 보통 녀석이 아닌데?? 뭐지...? 이 눈빛...? 어서 집으로 들여보내주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내가 삼촌이 아니라 아빠라고 고래고래 소리라도 지르겠다는 표정인데;;;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경비아저씨는 문 앞에서 대치하고 있는 듯한 강래원과 꼬마를 한번 힐끗 뒤돌아본다.


경비아저씨와 눈이 마주친 강래원은 컴퓨터 기계음처럼 어색한 목소리로 꼬마를 집으로 들여보내며 일부러 들리게 큰소리로 말한다.


“아하하하하. 그래. 조카야. 이른 아침부터 혼자 삼촌 집 찾아오느라 고생했다. 어서 들어가자.”


의아한 눈빛을 보내는 경비아저씨를 피해 강래원은 현관문을 쾅 닫는다.


****


꼬마와 강래원은 거실에서도 침묵의 대치중이다.


가방도 벗지 않은 채 꼬마는 거실 소파에 앉았고, 강래원은 벽에 기대어서서 꼬마를 관찰하고 있다.


소파에 앉은 꼬마도 벽에 기대어있는 강래원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그러고 보니... 이 녀석 어릴 때 형이랑 정말 똑같이 생겼다. 근데 중요한 건 형과 나, 그리고 우리 아버지는 김매미의 거푸집 설 못지않게 빼박이라는 거다. 나보다 10살 터울인 형은 결혼한 지 8년째지만 애가 없다. 형은 형수랑 연애도 꽤 길게 했는데, 설마 어디서...? 아니다. 만약 이 꼬마가 형의 애라면 형을 찾아가지 나를 찾아올 리가 있겠냐...


“너 몇 살이니? 꼬마야.”


침묵을 깨고 강래원이 꼬마에게 물어본다.


“7살이요.”


7살?? 그럼 내가 스무 살 때잖아. 아... 왜 하필 스무 살이냐. 그때는 내가 동정을 떼자마자 파이팅 넘치는 일등병 시절을 보냈던 해인데;;;


“너네 엄마 이름은 뭐니?”


꿀꺽. 그래 아무리 그래도... 니가 엄마 이름을 말하면 내가 기억해 낼 수 있을 거다!! 난 기억해 낼 수 있다! 기억해 내야만 한다!!!


“아빠... 우리 엄마 이름 몰라요?”


“어??”


똘망똘망한 눈으로 너무 당연하게 되묻는 꼬마의 질문에 강래원은 당황해버렸다.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하지....? 모른다고 말해야하는데, 그래서 엄마 이름을 알아내야하는데... 너무 당연하게 내가 엄마를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는 7살 꼬마에게 큰 충격을 줄 것 같다.


“어~ 알지~ 그럼... 그런데 그게 말이야... 너가 아직 어려서 모르겠지만, 아저씨 나이가 되면 말이지 기억이 가물가물해져. 어~ 기억력이 감퇴된다고나 할까?? 그래서 물어보는 거야~ 니네 엄마 이름이 뭐였더라...?”


꼬마에게 상처주지 않기 위해 천하의 강래원이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되묻는다.


눈치 구백 단 꼬마의 눈에서 알 수 없는 분노가 차오른다.


“아빠!! 정말 우리 엄마 이름 몰라요??”


“아니~ 안다니까! 근데 지금 기억이 안 난다니까~”


“알면 아빠가 맞혀보세요.”

꼬마의 단호함에 강래원은 또 다시 당황해버렸다.


강래원이 꼬마 엄마의 이름 맞춰보겠다고 스무살에 만났던 여자이름을 줄줄이 말한다는 것은 사회적 지위와 체면을 갖추고 있는 27살 대한민국 청년으로써 이제 막 동심의 세계를 꽃피우려는 7살 아이를 호환마마, 전쟁 등의 재앙보다 더 급격하게 비행청소년으로 만드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아... 뭐... 그럼 그건 차차 알아맞혀보기로 하고... 잠깐만... 여보세요!”


마침 강래원 모친인 김옥분 여사에게서 전화가 왔다.


_어머! 아들!! 우리 아들이 웬일로 토요일 아침부터 엄마한테 카톡을 다 보냈어~


꼬마와 눈이 마주친 강래원은 전화를 손으로 가리고 소파 위에서 조용하게 얌전히 앉아있으라고 단호한 눈빛으로 지시한다.


“엄마는 카똑에는 카똑으로 답하면 되지 뭔 수고스럽게 전화를...”


통화를 위해 방으로 들어온 강래원.


_갑자기 어렸을 때 사진은 왜 찾고 그래?


강래원은 아까 김옥분 여사에게 본인의 7살 때 사진 좀 보내달라고 카톡을 보냈었다.


“아~ 내 유투브에 참고 컷으로 좀 넣으려고~”


_우리 래원이 어렸을 때 너~무 귀여웠지~ 너 어렸을 때 사진 유투브에 띄우면 구독자 완전 늘겠다~ 하하하하~ 몇 장 필요해?


“아니~ 그냥 대충 서너장 보내줘요~”


_이따가 집에 가서 보내줄게. 엄마 지금 아빠랑 아침 등산 왔어.


“아휴~ 토요일 아침부터 부지런들 하셔~”


_다들 너 같은 줄 아니? 여기 너같이 젊은 사람들도 아침 등산하러 많이 온다!


“아이 뭐~ 우리 김옥분 여사도 누가 보면 젊은 줄 알지 뭐~ 누가 60대라고 보겠어~ 거~ 등산 갈때는 꼭 아부지랑 가소! 괜히 우리 엄마 이쁘다고 이사람 저사람 찝쩍댈 수 있으니까~”


_으이구~ 능글대기는! 내일모레 70인 엄마를 놀려요 놀려! 그건 그렇고 아들! 본가에는 언제 올 거야? 엄마야 너한테 반찬 가져다주면서 종종 봤지만, 너 아빠랑 안 본지 거의 1년이 다 되간다. 니가 무슨 해외에 있는 것도 아니고, 병원 하는 형보다 어째 더 본가에 안 오니? 아빠도 은퇴하시고 많이 적적해하셔~ 예전의 아빠가 아니야! 와서 엄마한테 하는 것처럼 살갑게 좀 굴고 하면 좀 좋니! 무슨 아빠하고 원수 진 것도 아니면서 1년을 넘게 안 보고 말이야


잠깐 방심한 사이 래퍼 김옥분 여사의 쉴 새 없는 한탄 랩이 시작된다.


_아빠가 말은 안 해서 그렇지, 형도 형이지만, 너도 많이 보고 싶어 하셔. 아니~ 형은 안 그런데 너는 왜 아빠랑 둘이 사이가 그래~ 참 내 알 수가 없네~


강래원이 가만히 있으면 두 시간도 너끈히 쉬지 않고 속사포 랩을 시전할 수 있는 김옥분 여사다.


“아... 엄마! 엄마!”


소파에 가만히 앉아있으라고 했던 꼬마가 뭘 하는지 주방에서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김래원을 급하게 만든다.


“엄마! 나 지금 바뻐~ 이제 전화 좀....”


_어. 알았어. 암튼, 너 그거 유투븐지 먼지 그것도 아빠가 처음에 반대한다고 했던 것도 다~ 너 생각해서 그랬던 거지~ 말이 그렇지~ 너가 말이야 군대 제대한지가 벌써 몇 년이니? 그 사이에 아무것도 안하고 팽팽 놀다가 갑자기 유투븐지 머시긴지 한다 그러니까 아빠가 더 늦기 전에 취직하라고 그런 거지~ 그리고 그렇다고 아빠가 너 지원 안 해주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김옥분 여사가 또 다른 주제로 랩을 시작하려고 한다.


“그럼! 알죠! 암튼, 아부지한테도 감사하다고 전해주시고~ 엄마 나 화장실! 배 아파! 전화 끊어요! 사진 꼭 보내주시고! 등산 잘 하세요!”


_으휴~ 넌 왜 맨날 엄마랑 통화할 때마다 화장실을 간다고~ 알았다! 알았어!!


급하게 전화를 끊은 강래원이 다급하게 방문을 열어젖힌다. 소파 위에는 가방만 덩그러니 있고 꼬마가 보이지 않는다.


“너? 가만히 있으랬더니...”


주방을 뒤지고 있던 꼬마는 강래원한테 딱 걸렸다.


“이건 무슨 조합이냐?”


식탁에는 맥주 한 캔과 계란 두 알이 꺼내져있다.


“계란 프라이해서 음료수랑 먹으려고요.”


“너 이거 먹어봤어? 이게 뭔 줄 알아?”


맥주를 집어든 강래원은 어이가 없다.


요즘 애들이 아무리 빠르다지만... 설마 7살부터 맥주를???


“아뇨. 캐릭터 그려져 있어서 어린이 음료인 줄 알았는데 아니에요?”


순간 꼬마의 친모를 막장으로 오해할 뻔 했다.


“어. 아니야. 이건 어른들이 먹는 거야. 너 배고프구나?”


하긴, 시간이 벌써 10시가 다 되간다.


“네. 저 배고파요.”


아직 이름도 모르는 꼬마지만, 아이가 배고프다고 하니 강래원은 일단 냉장고 문을 열어본다.


왜 꼬마가 냉장고에서 맥주와 계란을 꺼냈는지 알겠다. 오늘따라 냉장고가 유난히 텅텅 비어있다.


“음. 일단. 아침은 시켜먹자. 너 배달 음식 좋아하니? 뭐 먹을래? 여기서 골라봐.”


냉장고 안보다 냉장고 밖에 붙어있는 풍성한 배달음식 전단지들.


“배달음식은 안 먹어 봤는데...”


“그래? 넌 그럼 엄마가 해주는 밥만 먹었어?”


“네. 엄마랑 할아버지랑 밥해주세요.”


“할아버지랑도 같이 살아?”


“네.”


그래. 아무리 똘똘해도 넌 7살짜리 꼬마다. 슬슬 대화를 통해 정보를 캐내면, 엄마가 누군지 금방 알아낼 수 있다.


7살 꼬마는 배달음식 전단지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 아니, 실은 뭘 먹을지 못 고르는 것 같다.


“좋아하는 거 골라봐. 아저... 아ㅃ... 그냥 내가 다 시켜줄게.”


강래원의 말에도 꼬마는 십분 째 배달음식 전단지만 진지하게 살펴보고 있다.


“엄마랑 할아버지랑 외식할 때 이거 안 먹어봤어? 이거 짜장면 어때?”


“이거 짜파게티 아니에요? 짜파게티는 먹어봤어요. 맛있게 먹었어요.”


뭐지? 이 꼬마. 그 흔한 중국집도 안 가 본건가...?


작가의말

내일부터는 매일 12시에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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