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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아들이 생겼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완결

미딛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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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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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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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78. 나만 잘하면 2

DUMMY

78. 나만 잘하면_ 2


강래원은 아직도 형의 목소리가 귀에서 맴돌고 있다.


“아까 강훈이 씻기러 들어가니까 그때까지 하나도 안 씻고 놀고 있었더라??”


서우가 대화의 주제를 바꾼다.


“서우야. 너 진짜 오해하지마라. 내가 강훈이를 안 씻긴 게 아니라!! 강훈이가 진짜 내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들어!! 정말이야!!”


또 서우가 오해할까봐 억울한 강래원은 팔짝 뛴다.


“어... 그러니까... 내가 봐도 강훈이가 니 말은 안 듣더라.”


“그... 그러니까... 흠흠...”


갑자기 서우가 인정하자 강래원은 당황스럽다.


“원래 강훈이가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는 스타일이거든. 딱... 정한 시간까지만 자유를 주고 그 시간이 지나면 얄짤없어야 하는데... 내가 보니까 넌 강훈이한테 많이 말리는 거 같더라.”


“그래?? 내가 이제까지 말린 거야??”


그동안 육아를 하며 답답했던 강래원은 서우의 정확한 지적에 깜짝 놀란다.


“아니... 진짜 강훈이가 형하고 있을 때는 우와... 야... 그렇게 말을 잘 듣는 애가 없어. 근데 나랑 둘이만 있으면... 우와... 내가 진짜 완전 혼자 대환장파티를 했다니까...”


“그러니까 강훈이가 맨날 너랑 자겠다고 하는 거 아니야??”


갑자기 이건 무슨 소리...??


강래원은 강훈이가 서우를 두고 늘 자기 방을 택하는 것을 내심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응?? 그건 물론 강훈이가 나를 좋아해서...”


“아니~ 너가 강훈이한테 휴대폰을 주니까 그런 거지.”


헉.... 역시 엄마의 식스센스는 무엇;;;; 서우가 어떻게 알고 있었지??? 강훈이가 말했나??


“응?? 휴대폰???”


강래원은 시치미를 뗀다.


“왜이래?? 야... 강훈이가 너네 집에 왔다 간 이후로 휴대폰에 엄청 관심을 갖더라고... 근데 나는 얄짤 없거든. 그러니까 자꾸 너한테 휴대폰을 요구하는 거지.”


“아... 근데 서우야. 요즘이 때가 어느 땐데... 5G가 나오는 이 디지털 시대에 애한테 휴대폰을 너무 하지 말라 그러는 건...”


“어. 아직 강훈이는 휴대폰을 굳이 안 해도 되는 나이거든.”


“아니... 서우야... 우리가 강훈이를 시대 흐름에 맞게...”


“그래도 휴대폰은 아니야.”


서우는 휴대폰에 관한한 완강하다.


“래원아. 강훈이한테 너랑 내가 같은 메시지를 줘야지, 다른 메시지를 주면 애가 혼란스러워. 다른 건 다 괜찮은데, 휴대폰에 관해서는 무조건 내가 하자는 대로 하자.”


서우는 진심으로 정색하면서 말한다.


“서우야...”


강래원도 만만치 않게 진지한 표정으로 응수한다.


“휴대폰에 관해서 뿐만 아니라, 난 무조건 어떤 것이든 니가 하자는 대로 할꺼니까. 말만해!! 난 무조건 니 말만 들을 꺼야!!”


“아... 뭐야... 강래원...”


역시 강래원....


서우는 어이가 없어 피식 웃는다.


“아... 그리고 래원아. 아빠가 전세금 보내주셨어. 혹시... 니가 불편하면 내가 이제 집을 알아봐도...”


“아니아니아니!!! 나 하나도 안 불편한데??”


다급하게 서우의 말을 잘라버린 강래원은 이번에는 정말 정색을 한다.


“서우야... 너 진짜 섣불리 독자적으로 행동하지마라!! 야... 내가 진짜 없어보여서 너한테 말을 안 하려고 했는데...”


강래원도 결심한 듯 말한다.


“야... 인간적으로 우리 가족이지만, 하... 어떻게 하나같이 증말... 엄마고 어 우리 형이고 다 니 편이야! 뭐 나만 정신 똑 바로 차리고 앞으로 뭐하고 살지 확실히 해서 무조건 너한테 잘하라고... 야... 내가 뭐 그렇게 너한테... 어?? 야... 솔직히 그거 있잖아. 잘 생긴 애들 중엔 착한 남잔 찾을 수가 없다는 데... 나는 봐... 어? 키, 외모, 뭐 어디 하나 빠지는 거 없으면서도 착하고... 너만 사랑하고...”


밥풀을 튀기며 일장 연설을 하는 강래원을 보고 서우는 피식 웃음이 난다.


“알았어. 알았어. 야... 강훈이 또 깰라. 조용히 말해~”


살짝 흥분했던 강래원은 진정하고 다시 밥을 먹는다.


“나도 일단 너랑 같이 이왕 잠깐 사는 동안 진지하게 너를 결론내리고 결정을 하려고...”


“서우야... 잠깐 이라니!! 우리는 이제부터 계속 쭈우~~~~~~ㄱ”


“래원아. 나 지금 진지하게 너한테 이야기하는 거거든.”


자꾸 능글스럽게 대꾸하는 강래원에게 서우는 진지하게 말한다.


“생각해보니까 내가 나이는 27인데, 연애 나이는 고3때 그대로더라고... 내가 너란 존재에 대해 내 인생에서 결론을 내야지 나의 멈춰있는 연애 나이가 자랄 것 같더라. 그래서 이번 기회에 정말 진지하게 너를 알아보려고.”


“서우야. 잘~~~~~~ 생각했다. 너가 진지하게 나를 알아보면 너 진짜 깜!!!짝!!!! 놀란다. 세상에 나만한 남자가 없거든~”


“아니... 래원아 내가 생각할 때는 세상에 너만큼 자존감이 높은 남자가 없는 거 같아.”


역시 강래원과 대화를 시작하면 진지할 수가 없다.


“야... 너 그거 엄청 중요하다. 니가 자존감 없는 사람을 못 만나봐서 그래~”


“못 만나보긴... 나잖아. 고등학교 때 나. 아... 진짜 그때는 왜 그렇게 자존감이 없었나 몰라...”


“그랬던 니가 나를 만나 자존감이 좀 생긴 건가??”


“아... 뭐래~ 너랑 상관없이 강훈이 키우면서 엄마니까 자존감이 생기더라!! 그래도 엄마라고 이런 나만 의지하는 핏덩이가 옆에 있는데, 내가 정신 바짝 차려야지하면서...”


“역시 강훈이는 복댕이야. 암튼, 서우야. 내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너 괜히 혼자 뭐 집을 알아보거나 독자적으로 막 그러면 안 돼!! 어차피 너가 우리 엄마도 보고, 형도 봤으니 우리 집에 올 가족들은 다 본거야. 뭐 아빠는 나~중에 아주 나~중에 보면 되니까 걱정마.”


강래원은 또 다시 듬직미를 뽐내며 말한다.


“나 니네 가족 중에 니네 아빠 제일 먼저 만났어.”


“응?? 서우 니가 우리 아빠를??”


전혀 예상치도 못한 서우의 발언에 강래원은 깜짝 놀란다.


“언제?? 어떻게??”


“어떻게는... 야... 그럼 니 애를 가졌는데, 너는 어디로 군대 갔는지도 모르지... 진짜 넌 왜 군대 가서 나한테 연락도 안했어??”


“아... 그건... 당연히 넌 명문대 합격했으니까... 내가 남좌답게 사랑하니까!! 너를 보내 준 거지!!”


“참네... 우끼시네!!! 암튼... 야... 너랑 연락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 내가 확실히 아는 건 니네 아빠 회사잖아.”


이제는 강신묵을 만났던 일이 다 소화가 된 서우는 덤덤하게 그 때 일을 강래원에게 말해준다.


서우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강래원은 할 말을 잃었다.


아니... 아버지... 하... 이... 냥반이...


강래원은 만삭의 서우를 그렇게 대한 아버지한테 화가 불쑥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여전히 아버지의 원조로 삶을 유지하고 있는 자기 자신이 더욱 한심하게 느껴졌다.


“진짜... 우리 아버지 너한테 그 드라마에서나 보던 이거 먹고 떨어져라를 시전 하셨구나.”


“야... 그때 난 완전 무슨 비련의 여주인공 이였어... 쯧... 근데 암튼... 그래서 난 진짜 니네 집 식구들 다 니네 아버지 같은 줄 알고 니네 어머니 맨 처음에 만났을 때도 완전 온 몸에 스트레스가...”


“아... 너가 그래서 그때 우리 엄마 만났을 때 쓰러진 거였어??”


“그런가봐. 나도 내가 그렇게까지 그럴 줄 몰랐지.”


몇 년이 지난 일임에도 몸이 먼저 그렇게 반응할 정도라니 강래원은 서우의 괴로움이 느껴졌다.


“서우야...”


강래원은 또 다시 비장한 표정으로 서우 앞에 무릎을 꿇는다.


“왜 이래 또??”


“진짜 내가 우리 아버지를 대신해서 너한테 사죄한다.”


“아우~ 됐어! 다 지나간 일이야.”


서우는 손 사레를 친다.


“아니야... 그게 몇 년이 지났는데도 니가 그럴 정도면 진짜 우리 아버지가... 참... 그렇다 서우야. 내가 진짜 사죄하는 뜻에서 평생 너한테 잘 할 테니까... 나한테 기회를...”


어느새 강래원은 또 다시 넉살모드다.


“역시 강래원 그럼 그렇지... 아... 우리 래원이는 언제쯤 나랑 진지한 대화를 할까...”


“야~ 나 지금 엄청 진지해~ 서우야. 넌 나한테 발목잡혔으~ 내 매력에 빠져버렸으~”


강래원은 내친김에 서우의 발목까지 잡고 늘어진다.


“야... 그만해~ 밥 다 먹으면 나 치운다. 이거 놔.”


“알았으... 나는 이제부터 우리 서우님이 하라는 대로 놓으라면 놓고...”


강래원은 특유의 능글거림으로 서우에게 자꾸 어이없는 웃음을 유발시킨다.


“야... 강래원...”


“왜??”


“너... 윗도리 거꾸로 입었어. 안 불편하니...??”


“어???”


아까 정신없이 나가느라 강래원은 티셔츠 앞뒤를 바꿔 입었었다.


그렇구나... 자기 옷도 거꾸로 입는 애한테 내가 강훈이 옷을 거꾸로 입혔다고 뭐라고 한거였어...??


서우는 눈앞에 덩치만 커져버린 27살 서강훈과 마주한 느낌이다.


“어?? 거꾸로야?? 이상하다. 하나도 안 불편했는데??”


강래원은 바로 옷을 훌렁 벗어 확인한다.


“야!! 왜 갑자기 옷을 벗고 그래!!”


당황한 서우는 목소리가 커진다.


거실에서 들려오는 도란도란 말소리에 잠에서 깬 서강훈은 휴대폰에 대한 집념으로 몸을 일으켜 방에서 나왔다.


“어?? 엄마랑 아빠... 옷 벗고 지금 뭐해요??”


갑작스런 서강훈의 등장에 의자에 앉아있던 서우는 깜짝, 무릎 꿇고 윗도리를 벗고 있던 강래원은 다급히 티셔츠에 팔부터 낀다.


“옷... 옷을 벗다니... 아니야... 아빠 지금 이거 윗도리 거꾸로 입어서 바꿔 입는 중이였어!!”


서강훈의 말에 완전 당황한 강래원은 윗도리 입는 데 렉이 걸린다.


“하하하하. 강훈아! 또 자다 깼구나!! 하하하하. 아... 엄마랑 아빠랑 이제 막 밥을 먹어서. 엄마는 이제 치워야겠네~ 강훈이는 왜?? 목말라??”


서우도 서강훈의 호기심 가득한 눈과 마주치자 당황 100% 아무 말 대잔치를 펼친다.


“아니요. 목 안 말라요. 아빠 식사 다하셨으면 이제 방에 들어와서 주무 실거에요??”


서강훈의 목표는 확실하다.


“응. 그럼 이제 방으로 들어가야지.”


“어~ 그래. 저기 아빠도 내일 또 일하러 가셔야하니까~ 어서 들어가서 자. 나는 치우고 알아서 들어가서 쉴테니까...”


그렇게 서우와 강래원은 대화를 급 종료하고 각자 위치로 돌아간다.


거실에서는 눈을 비비며 졸린 것 같던 서강훈은 강래원과 방으로 들어오자 눈을 반짝인다.


“아뽜... 식사하셨으니까 뭐... 양치도 하셔야하고 바쁘시죠?”


“응??”


“저는 그럼 아빠가 나오시기 전까지 휴대폰을 좀 하고 있을까요?”


서강훈은 너무 자연스럽게, 너무 논리정연하게 휴대폰을 요구한다.


“아!! 맞다!! 강훈아. 아빠가 휴대폰을 충전을 안 해서 배터리가 없다.”


“괜찮아요. 아빠. 제가 충전시키면서 하고 있으면 되죠.”


강래원의 1차 방어선 아주 손쉽게 무너졌다.


“음... 강훈아. 아빠가 생각해봤는데. 아직 우리 강훈이는 휴대폰 말고도 할게 너무 많아요. 그러니까 우리 휴대폰은 잠시 내려놓고 다른 즐거운 활동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게 어떨까?”


휴대폰의 관해서 아빠가 예전 같지 않다는 걸 서강훈은 직감했다.


“아~ 왜요?? 엄마가 아빠한테 저 휴대폰 주지 말래요??”


“아니!! 아니!! 엄마랑 상관없이 아빠가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아직 우리 강훈이는 휴대폰하기에는 너무 이른 나이야.”


“아빠!! 처음 아빠가 휴대폰 저한테 줬을 때보다 지금이 더 컸는데요??”


역시 서강훈은 한 마디도지지 않는다.


“아니야. 강훈아. 차라리 아빠 양치하는 동안 아... 맞다!! 너 책 읽는 거 엄청 좋아한다며!!! 밖에서 책 하나 가져와! 아빠가 자기 전에 책 읽어줄게~”


“아뽜!! 제가 나이가 몇인데... 책은 혼자 읽어도 됩니다.”


서강훈은 나이부심을 부리며 아빠의 제안을 정중히 거절한다.


“강훈아. 이 아빠는 말이지... 꿈이 하나 있었어. 우리 아들과 함께, 아들과 잠들기 전에 아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그런 꿈! 강훈아. 너도 아빠와 무언가를 하고 싶은 꿈이 있어서 그렇게 아빠를 찾아왔던 거 아니니?? 그렇게 만난 우리가 이 소중한 시간을!! 휴대폰을 하며 보낼 수는 없지!!”


“아... 아빠!! 그냥 휴대폰~~~”


방에서 계속 되는 실랑이에 결국 서우가 문을 두드린다.


“어? 서우야!!”


강래원은 마치 구세주를 영접하듯 잽싸게 방문을 열어준다.


“서강훈~ 어? 이상하다. 아빠가 안 된다고 하는데도 서강훈 자꾸 아빠한테 휴대폰 달라고 그러는 거야?? 엄마가 설거지하면서 잘 못 들은 건가?? 서강훈. 자꾸 아빠한테 휴대폰 달라고 조를 거면 엄마랑 같이 자자.”


방문 앞에 선 서우는 능청스럽게 연기를 펼친다.


“엄마! 잘 못 들으셨어요. 저는 아빠랑 책 읽다 잘 거에요. 아빠! 어서 씻고 나오세요. 제가 책을 가져올게요.”


여전히 일말의 희망을 버리지 않은 서강훈은 이렇게 서우의 방으로 연행되어 갈 수는 없다.


서강훈은 책을 가지러 거실로 뛰어나간다.


강래원은 서우에게 조용히 엄지손가락을 들어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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