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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류 님의 서재입니다.

던전 탐사 용병담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레트류
작품등록일 :
2024.03.21 23:54
최근연재일 :
2024.04.24 00:18
연재수 :
1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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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636

작성
24.03.21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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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1회차 스카우트

DUMMY

오. 예스. 이 전장의 땀냄새. 코가 썩어 죽을 것 같군.


삐까번쩍한 스카우터 시설로 가봤자 돈 없어서 고용 못하기에. 적당히 작아보이는 소규모 스카우터 시설로 들어왔더니.


입구부터 땀냄새, 피냄새, 그 외 몬스터 잔해 냄새가 오져 죽겠다. 코 썩겠다, 진짜. 향수를 바가지로 들이붓고 왔어야 했나.


하지만 난 프로다. 엘리트고. 표정 관리, 냄새 관리. 프로의식 관리. 못하는 게 없지. 내가 못하는 건 내 주당 관리밖에 없다.


정중히 노크한 뒤, 그나마 냄새가 덜할 예정인 메인 로비로 들어간다. 거기서 대기하고 있는 것은, 연세가 꽤 있어보이는 50대 남성 직원.


말끔한 와이셔츠에 조끼 차림이지만 얼굴에 잔상처가 많고, 옷 아래에 근육도 빵빵한 걸 보니 전장에서 꽤 굴러먹던 모양이군.


4년간 배운 난 알 수 있다. 몬스터 혈액의 냄새가 난다. 전장에서 꽤 구른 냄새. 깝치지 말아야겠군.


"스카우터 자격증 제시 바랍니다."

"물론이죠. 여기 있습니다."


직원은 내게 인사한 뒤, 손을 까딱이며 자격증을 요구하고. 응답해 품에서 잘 말린 소형 두루마리를 꺼내 보여준다.


얼굴에 주름이 꽤 자글자글한 남성 직원은 노안이라도 왔는지 한참 찌푸리며 그 자격증을 바라보다, 몇 분이나 뒤에서야 확인한 듯 다시 두루마리를 잘 말아 내게로 건넨다.


"환영합니다, 스카우터님. 용병 대기실은 이쪽입니다."


자격증을 품에 넣고 있으려니, 우선 왼쪽의 문 쪽으로 팔을 뻗고 앞장서는 직원의 뒤를 따라 복도를 걷는다.


복도의 양 옆엔 '대기실'이 있었다. 이곳에 용병들이 땀냄새 자욱하게 다닥다닥 대기중이라는 것이겠지. 이곳엔 들어가고 싶진 않다.


다행히 내 목적지는 그곳이 아니었다. 복도의 맨 끝에 있는, 책장과 서류뭉치 가득한 방.


"여기, 용사들의 정보입니다."


방에 들어가자, 딱 봐도 수백장은 넘어보이는 서류뭉치를 대뜸 내게 건네는 직원. 하기야, 직원도 빠르게 용병 하나라도 떨고 싶겠지.


빨리 떨어야 경력을 쌓고, 경력을 쌓아야 홍보가 되고, 홍보가 되어야 좋은 용병들이 오고, 좋은 용병들이 와야 빨리 떨고. 선순환이 되니까.


내 목적이 그거기도 했으니, 그 뭉치를 받아들기는 했으나. 그러나 그 수백장이나 되는 문서들을 상세히 볼 생각은 전혀 없었다.


어차피 내용은 봐도 상세 기량은 모른다. 경력도 없고 세부 서술도 없고 전투 스타일도 없으며 가족력도 없다. 내 분석학은 어느정도 이상으로 가야 발휘할 수 있다.


지금 하나하나 살펴봤자 그 사람의 인생으로 쓴 이야기 하나 읽고 마는 느낌일 터. 그리고 그 이야기들은 완결성도 서사성도 없는 졸작일 것이고.


그러니 결국, 마음이 가는 대로 고를 뿐.


적당히 읽는 척, 보는 척 하다가. 한 수십장을 넘긴 뒤, 흥미가 돋는 척 한 문서 앞에서 멈춘다.


이름, 아델가르트 크하쉬카. 성별, 여성. 나이, 10대 후반. 클래스, 마법사.


무릇 마법사는 어느 파티에도 필요한 법.


"이 사람으로 하겠습니다."


그 문서를 서류뭉치에서 빼서, 직원에게 내민다. 직원은 무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곤, 나를 상담실로 안내한다.


"여기서 기다리십시오. 금방 데리고 오겠습니다."


직원은 굵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곤, 빠르게 사라진다. 의자가 푹신했기에 조금 기다리기로 했다.









"안녕- 스카우터-."


뭐냐... 이... 장르를 잘못 찾은 것 같은 애는?


키는 140이 조금 넘을 것 같은 애새끼같은 외모. 피곤해보이는 인상. 관리는 제대로 하지도 않는지 뻗쳐서 허리까지 길게 내려오는 백색 머리카락. 반짝이는 청색 눈동자.


제 키만한 마법 스태프를 들고, 몸보다 커 바닥에 질질 끌리는 푸른 로브를 입은 마법사... 그러니까. 아델가르드가.


나른한 목소리로 문을 열고 들어와, 의자에 비척비척 앉는다.


"기면증 있나요?"

"없어-."

"던전에 지장이 가는 병은?"

"건강-."


본인의 말에 증명이라도 하고 싶은지 양 팔을 번쩍 들어보이는 아델가르트. 번쩍 든 팔 부분의 옷이 흘러내린다.


그러면 됐다. 죽으면 죽는 거고 아니면 마는 거지. 신입이니 어차피 손해볼 요소는 없다.


"싸인하죠."

"오-."

"탐사 최소 인원인 4명을 모으면 저희 사무소로 바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오케이. 달리 질문은 없으니 한 명은 확정. 이제 세명.


직원에게 다시금 부탁해서, 대충 서류 3장을 뽑아든다. 뭐 체킹하기도 귀찮다, 이제.


빨리 하고 탐사나 보내서 정보나 얻어내야지.








"안녕하십니까, 스카우터님! 저는 플랑베르 갈리라고 합니다!"

"네, 네. 알아요. 앉아요."

"넵!"


이름. 플랑베르 갈리. 클래스 전사. 검이랑 방패 좀 쓴다고 나와있고, 남성. 나이 20대 중반. 가족력 없음.


평범한 갈색 머리에, 갈색 가죽 갑옷. 녹색 눈동자. 그 외 특이사항 없음. 수수함.


"던전에 지장이 가는 병 있나요?"

"없습니다!"

"줗습니다. 싸인하죠."

"넵! 알겠습니다!"

"탐사 최소 인원인 4명을 모으면 저희 사무소로 바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이제 두명.









"줗습니다. 싸인하죠."

"알겠다."

"탐사 최소 인원인 4명을 모으면 저희 사무소로 바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이제 한명.







"줗습니다. 싸인하죠."

"시원시원해서 좋다냥~"

"탐사 최소 인원인 4명을 모으면 저희 사무소로 바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끝. 돌아가자.









"스카우팅에 감사드립니다. 건승을 빌도록 하죠."

"네, 수고하시길~"



손을 흔들곤, 스카우터 시설을 나선다. 향하는 것은 내 사무소. 사무소로 가 계약서를 쓰고, 하루 정도 휴식을 취하게 한 다음에.



바로 다음날에 던전에 투입해서, 기량을 본다. 플랜 자체는 완벽하다.



살아남으면 계속 보내고, 죽으면 바로 다음 놈... 애초에 용병이라는 것은 썩어넘치니까. 한두명정도 죽어도 상관 없다. 네명이 다 죽어도 크게 상관은 없고.



사무소로 가는 길은 그렇게 길지 않았고, 곧바로 다들 '최소 계약 조건'에 계약하는 데에 성공했다.



견습A03 사무소의 용병 4명. 계약 완료. 이제 할 것은, 내일을 기약하기.



"좋습니다. 오늘은 이만 해산! 내일 다시 사무소로 오시면 됩니다."


그렇게 말하며 용병들을 돌려보내고, 나는 내일 보낼 던전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책장에 꽂아진 답사서를 펼쳐 확인하기 시작한다.


... 수정 동굴. 가장 기초적인 던전. 온 세상의 용병 중 절반 이상의 용병은 죽지만, 반대로 죽으면 '용병'이라고 떠들 가치조차 없는 그런 던전에.


나는 4명을 보낼 예정이다. 애초에 다른 곳으로 보낼 기량도 아니기도 하니까.


길이 길고, 약간의 돌연변이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제외하면 평균적으로 기량이 낮아 준비가 완벽하고 운이 좋으면 쉽게 답사할 수 있는 던전에 보내서...


이들의 기량을 처음 입증받고. 살아남는다면 계속 보내서 돈을 벌고, 기량을 높이고. 안정성이 높아지면 퀘스트를 수주해서 보상을 늘리고.


그런 식으로 세력을 불려나가는 것이 중요하겠지.


약 1시간정도 답사서를 읽은 뒤, 다시 덮어놓아 책장에 꽂아넣는다. 그리곤, 나도 이만 휴식을 취하기 위해 돌아간다.


아, 던전과 따로 계약같은 걸 맺을 필요는 없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수정 동굴'은 던전 완료 조건만 있을 뿐 던전의 폐쇄 방법은 없는. 그런 초대형 던전이니까.


아무튼. 이만 자러 간다.


과연 내일 얼마나, 용병들이 살아남을까. 궁금해진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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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탐사 용병담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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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2회차 던전 탐사: 수정 동굴(P) 24.04.24 7 0 12쪽
11 2회차 스카우트 24.03.22 9 0 11쪽
10 1회차 원정 후 정비 24.03.22 10 0 15쪽
9 1회차 던전 탐사: 수정 동굴(E) 24.03.22 14 0 10쪽
8 1회차 던전 탐사: 수정 동굴(5) 24.03.22 9 0 12쪽
7 1회차 던전 탐사: 수정 동굴(4) 24.03.22 10 0 11쪽
6 1회차 던전 탐사: 수정 동굴(3) 24.03.22 10 0 12쪽
5 1회차 던전 탐사: 수정 동굴(2) 24.03.22 11 0 10쪽
4 1회차 던전 탐사: 수정 동굴(1) 24.03.21 12 0 14쪽
3 1회차 던전 탐사: 수정 동굴(P) 24.03.21 13 0 12쪽
» 1회차 스카우트 24.03.21 16 0 8쪽
1 스카우터 졸업식 24.03.21 24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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