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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강 님의 서재입니다.

용비무천가.(龍飛武天歌)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양자강
작품등록일 :
2012.11.21 06:04
최근연재일 :
2013.02.10 09:00
연재수 :
67 회
조회수 :
356,247
추천수 :
1,926
글자수 :
263,760

작성
12.12.26 21:13
조회
3,464
추천
22
글자
7쪽

화산지회

용비무천가라는 제목으로 처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비록 처음 쓰는 글이라 부족함이 많지만 너그럽게 보아주시면 성실연재로 보답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DUMMY


중양절이 가까워 오자 거리는 온통 붉은 색으로 넘쳐났다.

육은 음수(陰數)요, 구는 양수(陽數)인데 사람들은 양수를 길하게 여겼다.

구(九)라는 숫자는 구(久)와 발음이 같아 사람들은 장수를 뜻할 때도 이 숫자를 사용하기도 했다.

중양절에는 높이 올라가고, 머리에 수유를 꽃으며,국화주를 마시고, 중양떡을 먹는다.

거리가 중양절 준비로 들썩들썩 할때 청해호를 건너는 뱃전에는 일곱명의 도인이 타고 있었다.

단정하게 말아올린 머리에 건을 묶은 끈이 바람결에 날렸다.

키가 크고 몸이 호리호리한 도인, 작지만 단단하게 보이고 얼굴이 뭉친 듯한 도인, 비쩍 마른 도인, 우락부락한 근육이 의복 사이로 엿보이는 도인, 선풍도골의 도인, 염소 수염을 한 도인, 매끈한 얼굴로 서생의 분위기를 풍기는 도인등 일곱명의 도인은 멀리 거리에서 울려퍼지는 비파소리를 감상하듯 눈을 감고 있었다.

배는 파도에 흔들리고 있었지만 하나같이 범상치 않아 보이는 이들의 몸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고 마치 명상이라도 하듯 고요히 감은 두 눈은 잠이라도 든 것 같았다.

어느 틈엔가 멀리서 들려오던 비파소리가 그치자 키가 크고 몸이 호리호리한 도인이 눈을 번쩍 떴다.

그가 선풍도골의 도인을 쳐다보면서 말을 건넸다.

“사부님! 이번 최근에 형검문이 멸문당했다는 것이 흑수회의 소행이 맞습니까?”

그는 곤륜파의 일대제자 부운정이다.

장문인이 흑수회가 구파일방의 세력을 정면으로 건드린다는 보고를 받고 묵과할 경우 다음차례는 곤륜이 될 수도 있었으므로 강력 대처하기로 방침을 정하자 자원하여 자신의 사부와 함께 화산지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선풍도골의 도인이 눈을 감은 채로 대답했다.

“틀림없다. 설영진 장로는 나와도 오랜 교분이 있는 사람이다. 무공이 고강한 그가 죽음을 당할 정도라면 결코 간단히 넘어갈 일이 아니다.”

선풍도골의 노인은 곤륜파 장로 현기완이다. 그는 섬전검이라는 별호를 가지고 있었는데 별호만 봐도 알 수 있듯 그는 쾌검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럼 노골적으로 구파일방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라는 말씀이십니까?”

“그것과 무어 다를게 있겠느냐?”

“꼭 곤륜을 직접 치고 소림을 쳐야 구파일방을 친 것이란 말이냐?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것이야말로 우리들이 길러야 하는 능력이다.”

“그렇지요.화산 장문인의 영애가 죽었다는 말이 있더군요.”

“그 다음은 누가 될지 모르는 일이다.”

“생각보다 심각하군요.”

“강호 사람들에게는 무림인이 관부에 개입하지 않고 관부도 무림일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이 불문율처럼 지켜져 왔었다. 그러나 흑수회는 강호상의 도의를 아랑곳하지 않고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현기완의 눈이 번쩍 떠졌다.

“우리들이 무공을 수련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의(義)와 협(俠)을 실천하고 심신을 수련하기 위함이 아닙니까?”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악인 한 명을 죽임으로써 양민 백 명을 구할 수 있다면 주저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살인이 아니다.”

눈을 감고 있던 도인들이 모두 눈을 번쩍 뜨고는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사부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악의 무리를 척결하는데 망설일 필요가 없습니다.”

이들 도사들의 얼굴에서는 굳은 신념이 엿보였다.

곤륜 도사들은 배에서 내려 길을 재촉해 서안(西安)에 도착했다.

서안 종루에서 미시를 알리는 종소리가 여덟 번 연속해서 울려퍼졌다. 종소리의 여운은 오래남아 이들 곤륜 도사들의 귓전을 울렸다.

“벌써 미시입니다. 제가 가서 건량을 조금 사오겠습니다.”

얼굴이 뭉친 듯한 도인이 말하자 현기완이 고개를 끄덕했다.

길 옆 나무그늘에 잠깐 쉬는 동안 현기완이 제자들을 둘러보면서 말했다.

“무공은 깨어있을 때에만 연습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제자들은 듣기만 하는데 부운정이 얼굴에 난색을 띄우며

“그러면 잘때도 무공을 수련할 수 있단 말입니까? 그 말씀이 맞다면 잘때도 수련할 수 있으니 무공성취를 두 배는 앞당길 수 있는 것 아닙니까?”

“물론 앞당길 수 있지. 내 말은 잘때도 수련한다는 뜻이 아니라 토납에 대한 수련을 늘 한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몸에 익히라는 말이다. 그러면 자는 동안에도 신체는 자연스럽게 반응해서 토납을 진행하게 된다는 말이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성취는 빨라질 것 아니겠느냐?”

“만약 신체가 수면중에도 반응한다면 그것은 놀랍겠네요. 예전에 무당의 장삼봉 조사께서 그런 경지에 도달했다는 말은 들은적이 있지만.....”

부운정이 말끝을 흐릴때 건량을 사러갔던 제자가 돌아와 곤륜 도사들은 서로 나누어 먹었다.

그들이 건량을 다 먹어갈 즈음에 앞쪽에서 십여필의 말 발굽소리가 들리더니 삽시간에 그들이 앉아있는 나무밑에까지 와서 멈췄다.

말위에 탄 사람들은 하나같이 눈빛이 형형하였고 태양혈이 불쑥 솟아나온 사람도 있었다. 그들이 입고 있는 옷으로 보아 흑수회에 속한 사람들임에 틀림없었다.

그중 맨 앞에 있던 자가 말에서 내리더니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

“곤륜 사람들 아니시오? 보아하니 화산지회에 참석하려고 가시는거 아닙니까?”

부운정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예! 맞소이다. 귀하들은 누구시온지?”

“껄껄! 나는 흑수회 섬서 분타주 왕상도요. 평소 곤륜 도사들이 수행이 깊다고 하는 말을 듣고 뵙기를 원했더니 이렇게 길가에서 뵙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소.”

왕상도는 검은 수염을 기른 텁석부리였는데 검은 수염과 검은 머리 사이에서 그의 두 눈이 형형하게 빛나자 묘한 느낌을 주었다.

“왕분타주님 이셨군요. 저는 곤륜의 부운정이라 합니다만 우리들이 화산지회에 참석하려는 걸 어찌 아셨는지요?”

“흑수회는 중원 전역에 분타를 개설하여 강호의 사정을 환히 꿰고 있지요. 귀하들께서 움직이는걸 아는 것쯤이야 손바닥을 뒤집는 것 보다 쉬운일 아니겠소?”

“흑수회의 규모가 점점 방대해진다는 말을 들었습니다만 곤륜산에서 소일하는 우리들의 움직임까지 취미를 갖고 계신줄은 몰랐군요.”

왕상도가 큰 소리로 껄껄 웃었다.

“껄껄껄! 도를 닦으면 말까지 잘하는가 보오. 나는 다름이 아니고 부탁을 한가지 하려고 당신들을 따라온 것이오.”

“왕분타주님과는 일면식도 없었는데 부탁을 하신다는 말씀은 무슨 말씀이신지....?

“이번 화산지회에 곤륜이 참석을 하지 말아주십사 하는 부탁이오.”

부운정은 왕상도가 말하는 의도가 점점 자신들에게 시비를 걸어오는 것처럼 변하자 내심 울화가 치밀어 올랐으나 꾹 참고 다시 온화한 어조로 말했다.

“곤륜파가 화산지회에 참석하고 안하고는 곤륜파가 결정할 문제입니다. 흑수회가 이래라저래라 할 일은 아니지요.”



작가의말

한편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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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 강호행 +6 13.02.01 2,796 29 9쪽
64 흑수회의 위기 +5 13.01.19 2,746 23 8쪽
63 자객 +5 13.01.15 2,546 25 7쪽
62 자객 +5 13.01.13 2,663 21 9쪽
61 자객 +4 13.01.12 2,721 18 7쪽
60 환관 위충현 +5 13.01.10 3,252 20 7쪽
59 환관 위충현 +6 13.01.08 2,857 23 8쪽
58 군웅회의 +5 13.01.07 2,751 22 9쪽
57 군웅회의 +5 13.01.05 2,782 19 7쪽
56 재회 +5 13.01.03 3,083 23 8쪽
55 재회 +6 13.01.02 3,126 23 7쪽
54 화산지회 +6 13.01.01 3,224 23 8쪽
53 화산지회 +6 12.12.31 3,482 20 7쪽
52 화산지회 +5 12.12.27 3,396 22 8쪽
» 화산지회 +5 12.12.26 3,465 22 7쪽
50 화산지회 +5 12.12.25 3,692 26 7쪽
49 화산(華山)으로 +5 12.12.24 3,671 25 10쪽
48 화산(華山)으로 +3 12.12.23 3,790 21 9쪽
47 화산(華山)으로 +8 12.12.23 3,859 25 8쪽
46 용담노(龍潭老) 단불생(段不生) +7 12.12.22 3,611 24 9쪽
45 용담노(龍潭老) 단불생(段不生) +6 12.12.21 3,761 19 7쪽
44 사랑아,사랑아 +7 12.12.20 3,894 25 7쪽
43 사랑아,사랑아 +6 12.12.19 3,929 21 7쪽
42 흑수회의 습격 +6 12.12.18 3,838 26 7쪽
41 흑수회의 습격 +5 12.12.17 3,774 23 7쪽
40 흑수회의 습격 +4 12.12.15 3,966 19 8쪽
39 흑수회의 습격 +2 12.12.14 4,149 21 8쪽
38 흑수회의 습격 +2 12.12.13 3,978 20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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