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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꾸는 꿈

신화의 땅-한마루편.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완결

고명윤
작품등록일 :
2012.11.21 09:27
최근연재일 :
2013.10.11 13:39
연재수 :
189 회
조회수 :
1,211,281
추천수 :
16,711
글자수 :
989,237

작성
13.07.13 12:10
조회
4,645
추천
99
글자
11쪽

화해의 요령 제육장 선후는 누가 정하는가~2.

DUMMY

우두둑.

급작스럽게 출현한 오십 기는 그대로 고두심과 남은 부하들을 향해 짖쳐들었다.

“고두심, 이놈. 더는 날뛰지 말아라.”

호통과 함께 날아든 창대를 피한 고두심이 상대를 알아보고 놀랐다.

“해경(解庚)!”

해씨 종손가에 속하며, 중추적 역할을 하는 해경은 무예와 전술에 능하여 가장 중요시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런 자가 기습적인 공격을 감행하여 고두심을 노렸다.

흥.

고두심은 코웃음을 쳤다. 해경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그 역시 고씨의 중추이며 무예 또한 남부럽지 않은 경지다. 해경의 출현이 다소 뜻밖이긴 해도 두려운 상대는 아니다. 다만 지친 몸이 걱정될 뿐이다.

“네깟 놈이 뭘 믿고 그따위로 큰소리치는 것이냐! 내 창이나 받아랏.”

고집스럽게 호통을 내갈긴 고두심이 이를 악물고 말을 몰아 창대를 휘둘렀다. 해경이 눈알을 부라리며 마주 달려들었다.

딱.

창대가 서로 부딪치며 요란한 소리를 토했다. 그 충격이 굉장하여 고두심은 하마터면 창대를 놓칠 뻔했다. 팔뚝이 쩌르르하고, 가슴이 뜨끔하여 몸이 절로 뒤틀렸다.

“떨어져랏.”

해경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공격을 가했다. 매서운 창대가 곧장 고두심의 머리를 노렸다. 고두심이 이를 악물고 상체를 바로 하며 불쑥 창대를 내밀었다.

퉁.

고두심의 해경의 부딪친 해경의 창대가 힘없이 딸려가 옆으로 흘렀다. 해경의 창대를 흘려버린 고두심이 창대를 비틀며 곧장 찔러 들어갔다. 창대 끝이 해경의 목을 노렸다.

“으합.”

해경이 천둥 같은 기합을 토하며 상체를 뒤로 젖히며 비틀었다. 창대가 크게 원을 그리며 고두심의 옆구리를 후려갈겼다.

“끄억.”

호된 일격을 얻어맞은 고두심은 허리가 꺾여나가는 고통을 참지 못하고 격한 기침을 토했다.

휘잉.

들이닥치는 창대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

빠악.

투구가 깨져나갔다. 머리통이 터지며 피가 튀었다. 고두심은 견디지 못하고 말에서 떨어져 굴렀다. 부하들이 놀라 달려들어 해경이 공격하지 못하도록 감쌌다. 두 명의 부하가 기절한 고두심을 들쳐 업고 도망쳤다. 다른 부하들도 슬금슬금 물러서더니 이내 몸을 돌려 도망쳤다.

흥.

해경은 매서운 코웃음을 날렸을 뿐, 고두심을 쫓지 않았다. 고두심이 미웠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승리를 쟁취하는 것이다. 아수라장이 된 격전지로 달려가 끝장을 내야 한다.

“가자.”

창대를 높이 치켜든 해경은 부히들을 이끌고 곧장 본진을 향해 내달렸다.

우와아.

달려가면서 함성을 질러 기세를 돋우었다.

“고가 놈들아, 내 창을 받아라.”

격전지로 뛰어든 해경이 적들을 깨부수며 호랑이처럼 날뛰었다. 창대에 걸리는 사람과 말이 견디지 못하고 깨지고 부러졌다.

고씨는 분전했다. 하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가세는 이미 기울었다. 정해진 인원으로 벌이는 가전이니만큼, 도움 받을 곳도 없다. 끝까지 버텨보려 했지만 두려움을 느낀 부하들은 더 견디지 못하고 슬금슬금 눈치를 살폈다. 곧 서있는 자도 없게 될 판이다.

펄럭.

높이 받쳐 들었던 가문이 깃발이 떨어졌다. 패배를 선언하고 말았다.

“이럴 순 없다!”

몇 몇 사람들이 패배를 승인하지 못하고 끝까지 싸웠지만 곧 깨지고 부러져 땅바닥에 널브러졌다.

“이겼다!”

와아아아!

승리한 해씨는 고구려의 주인이라도 된 듯 기쁨의 함성을 질러댔다. 고씨는 귀를 틀어막으며 쓸쓸히 전장에서 물러났다.

해씨는 빠르게 전장을 정리했다. 부상자들을 치료하고, 다친 말들을 살폈다.

검오가 말했다.

“우리도 가세. 사람들이 흩어지기 시작하면 무슨 일이 생길지 알 수 없네.”

해씨와 고씨의 가전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다. 초무열과 고밀사 역시 알고 있을 것이다. 그자들이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리 없다. 워낙 많은 인원이 몰려 있어 함부로 행동하지 못하고 있지만, 일단 흩어지기 시작하면 무슨 짓을 벌일 지 뻔하다. 기회를 놓칠 자들이 아니다. 한마루일행은 슬그머니 전장을 떠났다.

청우리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그곳 역시 안전한 곳이 아니다. 일단 중요한 것은 초무열과 고밀사의 서슬에서 멀리 벗어나는 일이다. 일행은 오히려 온 길을 향해 되돌아갔다. 순안(順安)에 당도해서야 늦은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일찍 쉬려는데 정말 뜻밖의 사람들이 찾아왔다. 고두심을 물리쳤던 해경과 육십 노인이었다.

초로인을 알아본 검오가 황망히 허리를 접어 인사했다.

“검오가 어르신을 뵙습니다.”

해씨 본가에서도 원로에 속하는 사람이며, 해찬(解燦)이라는 이름을 지녔다. 검오의 인사를 정성스레 받은 해찬은 한마루를 바라보았다.

“해공을 만났다고?”

한마루가 놀라 해찬을 살폈다.

“해공노인장을 아십니까?”

“형님이라네.”

“헐. 노인장에게 동생이 있었군요! 식구들은 모두 죽은 줄 알았는데…….”

해찬이 씁쓸한 표정이 되어 고개를 흔들었다.

“형님이 어떤 모습으로 가셨는지 들려줄 수 있겠는가?”

한마루는 해공노인의 마지막 모습을 그대로 들려주었다. 헤찬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형님의 염원이 자네를 통해 전해지고 있다니, 다행일세. 고맙네.”

해찬은 더 묻지 않았다. 형님의 염원이 한마루에게 전해졌다는 사실만으로 위안이 되었다. 나머지는 한마루의 몫이라고 여겼다.

해경이 대신 나섰다. 그는 힐끗, 검오를 바라본 후 한마루를 향해 말했다.

“내가 온 이유는 어르신과는 다르네.”

한마루가 꿀꺽 마른침을 삼켰다. 해씨를 대표해서 왔다면 이유는 뻔하다. 해경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우릴 도와주게. 해공 어르신의 염원을 실현시키고 말겠네.”

고구려의 신물이 당인의 손에 떨어져 훼손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기에 해공은 한마루 같은 건달을 마다하지 않고 부탁했다. 하지만 해공의 마음에 어찌 신물만이 있었겠는가. 신물을 통해 고구려의 군론이 하나 되기를 바랐을 것이며, 그 단합된 힘으로 이뤄지는 조국의 광복을 그렸을 것이다.

고씨를 물리치고 우두머리가 된 해씨는 이제 명실상부한 고구려의 중추다. 모든 힘을 한데 모아야한다면 당연히 해씨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힘을 바탕으로 조국의 광복을 위해 매진하면 되는 것이다. 반드시 그렇게 돼야 한다고, 해경은 믿었다.

한마루는 검오를 바라보았다. 검오가 말했다.

“우리의 주장은 자네일세. 결정도 자네가 해야지.”

한마루가 꿀꺽 침을 삼키며 말했다.

“제가 여기 있는 이유는, 연오랑을 보고 싶은 마음 때문입니다. 해씨의 입장을 분명하게 들었고,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충분히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먼저 연오랑을 만나고 싶습니다. 그를 만나기 전에는 어떤 결정도 할 수 없는 심정입니다. 함부로 결정할 일이 아니기에, 충분히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검오는 쓴웃음을 지었다. 충분히 생각해본다고는 하지만 연오랑의 한마디면, 한마루는 그대로 할 것이 뻔하다. 해경도 그것을 짐작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우리는 이미 연오랑의 의지와 목표를 해청을 통해 분명하게 전해 들었네. 회합이 추진되고 있다네.”

한마루가 크게 반가워했다.

“해청을 이미 만나셨군요!”

해청 역시 고추가의 후손이다. 해청 본가에서도 직계에 속한다. 해경과는 오촌 사이가 된다. 해씨는 당연히 해청과의 관계를 내세워 연오랑과 협상을 추진했던 것이다.

“연오랑과는 언제……?”

“어르신들께서 추진하시는 일인 만큼, 나는 구체적인 사항은 알기 어렵네.”

듣는 사람이 많은 만큼 조심해야할 상황이다.

“주위 상황이 어수선하고 위험할 텐데, 본가로 가겠는가? 안전할 걸세.”

고씨를 물리치고 전권을 잡은 이상 두려울 것이 없다고 여겼지만, 변수는 항상 존재하는 법이다. 전혀 예상치 못한 그 변수가 너무 빨리 들이닥쳤다.

우당탕.

부술 듯 문을 밀치고 들어온 사람은 온통 피투성이였다. 그가 누군지 알아본 해경이 놀라 부르짖었다.

“상(翔)아!”

동생이었다.

“형, 빨리 빨리. 고밀사, 고밀사가 습격….”

벌렁.

해상은 더 견디지 못하고 벌렁 쓰러졌다. 쩍 갈라진 가슴에서 피가 철철 흘렀다. 해경이 놀라 부르짖으며 해상을 살폈지만, 숨이 이미 막바지에 이르렀다. 부르르, 몸을 떨더니 끝내 숨을 멈추었다.

“상아!”

해경이 비통하게 울부짖으며 동생의 시신을 끌어안고 흔들었다. 하지만 이미 숨이 끊어진 사람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다.

“고밀사……!”

해경이 부드득 이를 갈았다.

벌떡.

몸을 일으킨 해경은 당장 칼을 빼들고 달려 나가려했다. 해찬이 말렸다.

“어떤 상황인지…….”

해경은 듣지 못했다. 두 눈에서는 분노가 활활 타오르고, 악다문 이 사이에서는 복수를 원하는 신음만이 흘러나왔다. 해경은 그대로 문을 밀치고 밖으로 달려 나갔다.

흐흐.

멀리 갈 필요는 없었다. 해상을 죽인 자들은 해경과 해찬마저 죽기를 원했다. 집 주변을 포위한 것을 보면 한마루일행까지 노린 것 같았다.

한마루가 먼저 일행을 돌아보며 소리쳤다.

“쏴!”

산지니와 양사월이 먼저 알아듣고 즉각 각궁을 풀어 시위를 얹었다.

핑핑.

“으악.”

“켁.”

솜씨가 뛰어나고 거리가 가까웠던 만큼, 겨냥은 빗나가지 않았다. 해경 앞을 막아선 자 둘이 피하지 못하고 가슴 복판에 화살을 맞아 거꾸러졌다. 양현중, 장문휴, 오상명도 급히 각궁을 부려 화살을 날렸다.

“악.”

피하지 못한 자들이 비명을 토하며 비틀거렸다. 한마루가 호통 쳤다.

“선비님과 산지니가 노인을 보호한다. 돌파!”

검오와 산지니가 즉각 해찬 옆으로 붙었다. 양사월과 양현중이 한마루 좌우에 붙어 섰으며, 장문휴, 오상명이 그 뒤에 섰다. 한마루는 즉각 비도를 날리며 앞을 향해 돌격했다.

“으악.”

비도는 상대의 허벅지와 발목을 노렸다. 그들의 목을 노리는 사람은 따로 있었다. 고리칼이 번쩍 허공을 갈랐다.

“크아악.”

가슴이 갈리고 목이 잘려나갔다. 해경의 한마루의 비도에 앞서 달려 나갔다. 분노와 복수에 미쳐 돌아버린 해경의 고리칼이 번쩍일 때마다 팔다리가 잘리고 목이 떨어졌다. 그를 위협하는 자들은 비도와 화살이 대신 처리해주었다. 한마루는 즉시 생각을 바꾸었다. 해경을 필두로 돌격진을 형성하여 포위를 돌파했다.

헉헉.

그토록 무시무시하게 미쳐 날뛰던 해경도 극도로 지쳐 급기야는 주저앉고 말았다.

“상아, 상아. 으허허헝.”

해경이 땅을 치며 통곡했다. 분노에 눈이 돌아 미쳐 날뛰며 적을 도륙했지만, 동생의 시신마저 챙겨오지 못했다.

“모조리, 모조리 잡아 죽인 후에 돌아오겠다. 상아, 못난 형을 용서해다오.”


해씨는 참변을 면치 못했다. 하룻밤 사이에 벌어진 참상이 너무 끔찍하여 믿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고씨와의 가전에 참여했던 해씨들이 고밀사의 악독한 매복에 걸려 참변을 면치 못했다. 초무열은 물론 홍문의 막내제자 서문춘까지 동원된 막강한 전력이었다. 가문의 우두머리에 속하는 인원이 대부분 치명적인 매복에 걸렸다. 도망쳐 살아남은 사람이 몇이나 될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가전에서 패한 고씨와는 비교할 수 없는 참혹한 결과였다.

“이럴 수는 없다. 이럴 수는 없어!”

절망과 비통이 절규가 되어 메아리쳤다.





살면서 가장 중요한 날은 오늘입니다. 즐겁게 보내세요~


작가의말

비가 정말 대차게 오시네요. 피해없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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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화해의 요령 제칠장 화해의 요령~3. +6 13.07.23 4,553 90 13쪽
153 화해의 요령 제칠장 화해의 요령~2. +8 13.07.21 5,406 9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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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화해의 요령 제육장 선후는 누가 정하는가~4. +8 13.07.17 3,504 89 12쪽
150 화해의 요령 제육장 선후는 누가 정하는가~3. +7 13.07.15 3,897 79 11쪽
» 화해의 요령 제육장 선후는 누가 정하는가~2. +6 13.07.13 4,646 99 11쪽
148 화해의 요령 제육장 선후는 누가 정하는가~1. +8 13.07.11 4,908 101 11쪽
147 화해의 요령 제오장 고씨, 수치를 당하다~4. +3 13.07.09 4,371 68 13쪽
146 화해의 요령 제오장 고씨, 수치를 당하다~3. +6 13.07.07 3,825 67 11쪽
145 화해의 요령 제오장 고씨, 수치를 당하다~2. +6 13.07.05 4,110 63 10쪽
144 화해의 요령 제오장 고씨, 수치를 당하다~1. +9 13.07.03 4,397 6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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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화해의 요령 제사장 강해져야 하는 이유~3. +6 13.06.29 4,481 72 12쪽
141 화해의 요령 제사장 강해져야 하는 이유~2. +5 13.06.27 3,692 63 11쪽
140 화해의 요령 제사장 강해져야 하는 이유~1. +7 13.06.25 3,735 7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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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화해의 요령 제삼장 각자의 몫~1. +7 13.06.17 5,015 6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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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화해의 요령 제이장 다루치와 대면하다~3. +5 13.06.13 5,214 66 11쪽
133 화해의 요령 제이장 다루치와 대면하다~2. +5 13.06.11 5,348 6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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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화해의 요령 - 제일장 진실은 때로 아프다~4 +6 13.06.07 4,835 6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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