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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의 서재입니다.

이번 생은 회장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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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테드K
작품등록일 :
2024.05.14 14:59
최근연재일 :
2024.07.01 21:00
연재수 :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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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269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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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22,339

작성
24.06.05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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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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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글자
13쪽

제9화 너 블랙맞지?

DUMMY

#009화 너 블랙맞지?






경일고등학교 저녁 시간.

재신은 민혜진을 만나 학생회장선거 준비 상태를 확인했다.


“어때 잘 돼?”

“그럼 잘 되지. 안 될 게 뭐 있어? 너 나 무시하냐?”


착각으로 인한 고백을 한 그날 이후 민혜는 굉장히 공격적으로 변했다.

이해했다.

얼마나 수치스러울까.

만약 재신이 회귀하지 않았다면 크게 싸웠겠지만, 정신연령이 한참 높은 재신은 그저 귀엽게 생각했다.

부끄러워서 저러는 게 우습기도 했고.

오래전부터 나를 좋아해준 사람이었는데, 예뻐해 줘야지.

가만.

재신은 지난 생을 생각했다.

민혜진이 그래서 태산그룹에 그렇게 오래 있었나?

그녀의 실력은 세계 정상급.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그녀를 스카우트 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녀는 끝까지 태산그룹을 지켰다.

재신이 몰락한 이후에도 자리를 지켰다.

잠깐 지난 생각에 잠겨있던 재신에게 민혜진이 말했다.


“야, 무슨 생각해? 더 할 말 있어? 없으면 나 간다.”

“아니, 혜진아. 잠깐만. 저리 우리 사이가 너무 어색해진거 같아서.”

“우리 원래 모르는 사이였거든??”

“아, 그건 그렇지. 그래도 좀 더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혜진아, 나는······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게 자연스러운······.”


-푸우웁


웃음이 튀어나와 더 말할 수 없었다.


“야잇!! 이 새끼가 진짜!! 이게 진짜!”


-악


민혜진이 발이 재신의 발을 콱 즈려 밟았다.

맞아도 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너무 재밌다.


“미, 미안 장난이야 장난!”

“너, 한 번만 더 자연스럽니 어떠니 하면 나 일 안 한다.”

“아, 알았어. 미안해.”

“후우!”


얼굴이 부끄러움과 분노로 새빨게진 민혜진이 손으로 부채질을 했다.


“재신아!”


등뒤에서 충신이가 불렀다.


“둘이 데이트는데 방해해서 미안한데 교문에 너 찾는 사람들 있어.”

“뭐라는 거야 진짜!! 짜증나게.”


민혜진이 충신을 위아래로 노려보며 말했다.


“아, 미안미안. 그림이 너무 좋아서.”

“누가 나를 찾아?”


재신은 재빨리 화제를 바꿨다.


“아, 그게 조폭들 같은데.”

“그래? 나 찾는 게 아니라 나 잡으러 온 거네.”

“선생님 부를까?”

“아니야. 내가 가보면 되지. 이런 일로 소란 피우고 싶지 않아.”


재신은 벤치에서 일어나 교문으로 가려고 몸을 틀었다.

민혜진이 벌떡 일어나 재신의 옷을 잡았다.


“안돼. 가지 마, 위험해.!”

“응?”


왜 갑자기 왜 이래?


“깡패들이라고 하잖아. 여기 있어. 내가 선생님한테 말할테니까?”

“나 걱정해주는 거야?”

“뭐라는 거야! 재수없게.”


눈을 흘기지만 그 속에 걱정이 묻어 있다.


“걱정하지마. 혜진이 너가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된 나는······.”


-콱, 퍽.


발로 밟고 정강이를 찼다.

이 연타.

아. 장난이 과했나?


“네 맘대로 해, 이 새끼야!”


민혜진이 획하고 돌아섰다.

장난 그만 쳐야겠다.


재신은 교문으로 갔다.

아니나 다를까 곽용철과 그의 부하들이었다.

이렇게 되면 어쩔 수 없지.

땅만 팔고 끝내려고 했는데.

아주 제대로 털어 먹어줘야겠다.

이것들이 어리다고 호구로 보나.

재신의 입꼬리가 비스듬히 올라갔다.


“가요.”

“뭐?”


곽용철은 당황했다.

도망 치는 놈을 잡아서 납치하듯 데려가려 했다.

그런데 느긋하게 걸어 나오는 것도 모자라 직접 가자고 한다.


‘간이 없는 존재인가? 뇌가 없는 놈인가?’


종잡을 수 없었다.

다만 이것이 X세대라고 부르는 신세대의 행동양식 같다고 어렴풋이 느꼈 수 있었다.


‘뭐, 콘크리트에 목까지 담기면 생각이 많이 바뀔 거다.’


그때였다.


“도련님, 정리할까요?”


이두일이 살짝 긴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재신은 이두일을 한 번 위아래로 훑은 다음 좌우로 사람들을 보았다.

세명도 벅차보였는데.

스무명은 아직 무리다.

그리고 이미 표정에서 약간 쫄아있다.

빨리 정신차려야 될 텐데.


“아니요. 그럴 필요 없어요.”

“저도 같이 가젰습니다.”

“그건 당연한 거고요.”


나만 보내려고 한 겁니까?

재신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두일이 아저씨를 보았다.


“아, 네.”


은근히 손 많이 가는 스타일이네.


“끌고 가!”


곽용철의 말에 재신이 인상을 쓰며 살짝 손을 들어 그들을 제지했다.


“지금 영화를 너무 많이 보신 거 같은데요. 주변에 사람들 시선 안 느껴져요?”


학생들을 비롯해 지나가는 시민들이 힐긋거리고 있다.


“만약 여기서 제가 질질 끌려가면 바로 경찰에 신고할 걸요?”

“뭐? 네가 뭐라도 돼?”


곽용철과 그 부하들이 비웃었다.


“친구가 건달들에게 끌려가면 당연히 신고하지 않겠어요?”


신고하면 어떻게 될까?

일반인도 아니고 태산그룹 재벌 3세다.

지난 생에 재계 서열 10위권의 재벌가 도련님이 술집에서 깽판치다 한 대 맞았다.

그날 그 지역 조폭이 작살났다.

재벌의 힘이란 그런 것이다.

물론 개인적으로 그 새끼는 좀 더 처맞았어야 했다.

어쨌든 아직 인터넷도 보급되지 않아 무서울 게 없는게 재벌 그룹이다.

경찰도 찾기 위해 모든 정보망을 풀가동하겠지.

그러면 복잡해 진다.

재신은 그런 상황을 원하지 않았다.


“······.”


곽용철은 뭐라 반박할 수 없었다.

조용히 해결하는 게 최선이다.


“그럼 조용히 저 차에 타.”


곽용철은 낡은 봉고를 가리켰다.


“됐고요. 내가 따라 갈테니까 주소나 말해봐요.”

“뭐?”


곽용철의 눈꼬리가 잠깐 동안 파르르거렸다.


“저런 냄새나는 차는 타고 싶지 않아요.”


계속해서 체면을 구기는 곽용철.

재신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신경을 깊게 긁었다.


‘냄새나는 차? 내가, 이 싸가지 없는 놈을 반드시! ······두고보자.’


이제는 온몸으로 파르르 떠는 곽용철이었다.


그때 재샌의 벤츠 S클레스가 옆으로 와 멈춰 섰다.

곽용철을 비롯한 조직원들이 흠칫놀라며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96년도 S클레스다.

2020년 강남 그랜저 S클레스가 아니다.


“빨리가요. 빨리 해결하고 집에 가야죠. 할아버지 기다려요. 주소요.”

“그, 그래.”


곽용철이 당황한 표정으로 있다가 재신에게 주소를 불러줬다.


“그럼 먼저 가서 기다릴게요.”

“아, 알겠다.”


그의 눈동자가 벤츠의 아름다운 뒤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모시는 회장님의 차보다 더 좋은, 한국에서 보기 힘든 차였기 때문이었다.

그 순간 처음으로 자신이 사람을 잘못 건드렸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재신의 S클레스가 불러준 주소에 도착했다.

허름한 창고가 있는 곳이엇다.

차에서 내린 재신은 안으로 들어갔다.


“도, 도련님. 위험할 수 있습니다.”

“괜찮아요. 뭐, 어떻게 하겠어요.”

“그래도······.”

“무서우면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요. 제가 해결할게요.”

“네?”


이두일 이 상황이 꿈만 같았다.

이게 지금 정상적인 청소년의 반응라고 생각해야 하는가?

고작해야 고등학교 2학년이다.

아무리 재벌 3세라고 해도 수 십명의 조폭들을 상대하는 데 손끝 하나 떨지 않는다.

전세계를 돌아다니면서 특수작전을 수행했던 자신도 지금 긴장에 온몸이 굳어지고 있고 있는데.


‘아, 이건 살쪄서.’


몸이 둔해지니 겁이 늘었다.

내일부터 다이어트다.’

하여튼 지금 도련님은 온몸이 팽팽해질 만큼 긴장된 이 순간에도 놀랄만큼 자연스러워 보였다.

표정도 걸음걸이도.

전교 꼴등이라더니 정말 뇌가 없으신건가?

아니야.

그러기엔 너무 똑똑하다.

도저히 판단할 수 없는 이두일이었다.


어느새 안으로 사라진 재신을 본 이두일은 전화기를 꺼냈다.


“회장님, 두일입니다. 도련님이 위험한 상황입니다.”

“뭐야 자세히 설명해봐.”


황거산의 목소리가 순식간에 커졌다.


이두일은 지금까지 자신이 알고 있는 일을 비교적 자세히 설명했다.

몰론 자신의 수준에서.


“그러니까 어떤 새끼가 우리 재신이를 납치를 했다는 거지?”

“아, 그건 아닙니다. 직접······ 그러니까 제 발로 오셨습니다.”

“그래?”


황거산은 의아했다.

조폭들에게 겁을 먹고 움직인 건 아니다.

그렇다면 분명.


“경찰에 신고하겠습니다. 도련님 안전이 중요하시니까요.”

“아니야, 놔둬 봐. 생각이 있으니까 그렇게 했겠지.”

“그러다 만약 큰일이라도 나시면.”

“괜찮아. 누가 감히 태산그룹 손자에게 해꼬지를 해. 않그래?”

“그건 그렇습니다만, 저쪽은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럴겠지. 재신이 놈이 일부러 판을 이렇게 꾸미는 거 같은데. 일단 지켜봐. 위험하면 직접 개입하고. 지킬 수 있지?”

“······네.”

“두일아, 대답이 왜 이리 늦어? 너 진짜 국정원 블랙 맞지? 응? 맞는 거지?”

“네, 회장님. 진짭니다. 제가 지키겠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너 같으면 걱정 안되겠냐? 이······.”


황거산은 참았다.


“앞으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야이. 열심히 아니고 잘! 잘. 두일아 잘하자.”

“네.”

“전화기 켜 놓고.”

“배터리가······.”


-쾅!


황거산은 쾅소리가 나도록 책상을 내리쳤다.


‘아우 이 모자란 놈.’


황거산의 입에서 험한 말이 나올 뻔했지만 잘 참았다.

나이 덕분이었다.


“한 실장한테 주소 알려줘.”

“네, 회장님.”


전화를 끊은 황거산은 잠깐 고민한 다음 한동훈 실장을 불렀다.


“통화했어? 어떤 놈이야?”

“네. 미래개발이라고 하는데 데이터에 없는 회사입니다.”

“뭐하는 놈들이야?”

“간단히 조사해 보니 그냥 조폭들 같습니다.”


조폭이고 또 너무 작은 회사라 척척박사 한동훈 비서실장도 파악할 수는 없는 그런 수준의 회사였다.


“조폭? 재신이가 왜 조폭이랑 엮어있지?”

“조사해 볼까요?”

“아냐, 직접 물어보지. 녀석 전교 학생회장 선거한다더니 포기했나. 설마······.”


황거산의 미간의 급격히 좁혀들어갔다.


“······선거에 조폭을 동원하는 건 아니겠지?”

“그건 아닐 겁니다. 아무리 도련님이 다소 폭력적이고 생각이 없고 ······또 지금까지 많은 폭력 사건을 일으켰지만 다 사적인 복수였습니다. 이런 공적인 지위를 얻기 위해 폭력을 쓰진 않았습니다. 그정도 ㅁ두뇌를 사용하시는 분은 아닐 꺼라 생각됩니다.”

“크흠.”


손자에 대해 가감 없이, 직설적으로 말하는 게 살짝 거슬렸다.


“그놈들 주소 확인했지?”

“네.”

“조폭들이 무슨 짓 할지 모르니까 우리 보안요원들 좀 보내.”


기본적으로 태산그룹 보안요원들은 경찰 특공대, 군정보사나 국정원등의 특수부대 출신 요원들이다.

일당 백의 능력을 가진 능력자들.


“10명정도만 보내겠습니다.”

“아니······ 다 보내.”

“네? 안 됩니다. 건물 보안이 허술해집니다. 만약에 사태에 대비해야 합니다.”

“쓰읍.”


황거산이 눈썹을 살짝 세웠다.


“감히 어떤 놈이 태산그룹 본사에 쳐들어 온다고 그래. 괜찮아.다 보내.”

“아, 알겠습니다.”


아닌척하지만 결국은 손자가 걱정되는 황거산이었다.

평소에는 관심없는 척, 싫어하는 척하다가 이런 일이 생기면 늘 예상과 다른 태도를 보이는 그였다..

태산그룹 로봇라는 별명을 가진 한동훈 비서실장은 그게 잘 이해되지 않았다.


혼자 남은 황거산은 다시 보고서를 확인했다.

태산그룹 계열사 태산건설의 경영실적이었다.

해외 수주도 좋고, 국내 수주도 좋다.

다만 국내 주택 사업이 영 부실하다.

경쟁사들은 아파트 건설로 쉽게 쉽게 돈을 긁어 모으고 있는데 태산건설은 순위가 살짝 처진다.

그렇다고 많이 처지는 건 아니고 3위 정도 한다.


“1위를 해서 그 자식 코를 콱 눌러줘야 하는데.”


쉽지 않겠지.

주택 공급의 절대 강자 사성건설을 넘어서는 건 올해도 쉽지 않아 보인다.

사성건설은 재건축, 재개발에 강자다.

그들을 이기려면 재건축, 재개발 사업에 뛰어들어야 하는데 양아치 조폭이 득실대는 곳에 발을 담그고 싶지 않았다.

사실 그건 핑계고 현실적인 문제는 따로 있었다.

재개발과 재건축을 사성건설과 대일건설이 양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가 여간 만만치 않다.

몇 번 시도했지만 적자만 보고 털려 나왔다.

두 회사가 태산건설을 사력을 다해 견제했기 때문이다.


작년 사성건설 실적이 안 좋아서 올해 조금 기대했다.

그런데 쉽지 않다.

다른 건설회사는 수주소식을 알려오고 있는데 태산건설은 감감 무소식이다.

벚꽃이 흐드러지기 전에 큰 수주 하나를 따내야하느데. 올해도 쓸쓸히 떨어지는 벚꽃만 봐야 할 것 같았다.


그 시각 재신은 허름한 창고 안으로 들어갔다.

영화에서 자주 본 장면이 눈앞에 그대로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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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제11화 날강도 +2 24.06.07 4,268 66 13쪽
10 제10화 그게 누구야? +3 24.06.06 4,385 63 14쪽
» 제9화 너 블랙맞지? +2 24.06.05 4,478 59 13쪽
8 제8화 돈은 창고에 두세요 +3 24.06.04 4,539 64 13쪽
7 제7화 일단 정리부터 하고요 +4 24.06.03 4,681 60 14쪽
6 제6화 놓칠 수 없는 기회 +2 24.06.02 4,910 63 13쪽
5 제5화 일당백 +7 24.06.01 5,167 74 13쪽
4 제4화 역사는 반복된다 +5 24.05.31 5,475 73 14쪽
3 제3화 저도 그거 하고 싶어요 +5 24.05.30 6,178 81 13쪽
2 제2화 두 번째 인생의 목표 +5 24.05.29 7,061 85 14쪽
1 제1화 돌아왔다 +14 24.05.29 8,595 10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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