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3. 팬티를 적실 만큼 맹렬한 걸로
#. 2017년 6월 8일
#-1. 미국, 하와이 오아후
#-2. 호놀룰루, 카후쿠 CDP
#-3. 카후쿠 고등학교
#-4. 풋볼 필드
알다시피, 풋볼은 공격팀과 수비팀이 나뉜다.
그중 공격팀엔.
달리는 능력이 중요한 두 개의 포지션이 있다.
러닝백(RB).
와이드리시버(WR).
팀 내에서 가장 빠르다는 선수들은.
보통 이 두 포지션에 모여있다.
물론.
카후쿠엔 해당하지 않는 말이긴 하다.
어째서냐고?
그야.
내가 있으니까.
삑-!
“모이의 승리!”
“너무 느리잖아, 피터!! 너무 느리다고!”
“FUCK!”
“그래도 좋은 승부였어. 인상적이었다곤 해둘게.”
“God Damn-! 너 존나 빠르네.”
“내가 좀 치거든.”
올 시즌, 우리는 좋은 와이드리시버를 추가했다.
피터 존 마타이라(Peter John Mataira).
작년까지는 밀릴라니에서 뛰었다.
피터는 본인이 팀에서 가장 빠르다고 믿었다.
조금 전까지는.
“쿼터백보다 느려서 어쩌자는 거냐!!”
“쟤는 미국 챔피언이거든요?”
“어디서 말대꾸? 버피 10개!”
“으아-! 진심이세요?”
“20개 하기 싫으면, 얼른 해.”
와이드리시버 코치님의 말에 대꾸한 벌로.
피터가 버피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런 내 곁으로는 에녹이 다가왔다.
호승심이 잔뜩 어린 눈빛과 함께.
얘도 나랑 뛰어보고 싶은 것 같다.
“한 판 붙어볼래?”
“··· 다음에.”
쫄았냐며 에녹을 도발해보았지만.
녀석은 평정심을 잘 유지했다.
음-
신중한데?
마음에 들어.
러닝백들은 저런 면도 갖고 있어야 한다.
본능적이면서도 냉정한 이중적인 모습.
아무튼.
쿼터백인 내가 어째서 팀의 쌕쌕이들과 달리기를 하고 있느냐면, 감독님이 이를 원했기 때문이다.
요즘 이쪽 기강이 살짝 흐트러졌다나.
그래서 냉큼 알겠다고 대답했다.
어깨를 으쓱하며.
감독님에게로 걸어갔다.
“이 정도면 만족하세요?”
“아주 좋아.”
“다행이네요.”
지금은 시즌을 준비하는 시기다.
그래서 포지션별로 따로 나눠 훈련한다.
개인 기량 성장에 집중하는 단계랄까?
“그럼, 전 다시 저쪽으로 갈게요.”
“그래. 그런데, 모이.”
“Yes Sir.”
“기록이 얼마랬지?”
감독님의 질문에 나는 씨익하고 웃었다.
다 아시면서도, 그냥 확인하고 싶으신 거다.
주변에 듣는 애들이 있으니까.
오늘만 벌써 몇 번을 물어보셨다.
거의 한 달 전의 일을 굳이 가져오면서.
하지만, 나는 지겨워 않고 대답했다.
“10.01. 뒤집어도 똑같은 미국 신기록이죠.”
“젠장. 네가 완전히 찢어버렸군.”
“언제든요, 감독님. 언제든요.”
지난 5월, 나는 하와이 고등학교 육상협회에서 주최한 지역 예선 대회에 학교 대표로 참가했다.
참가한 종목은 100m 하나였고.
난 10.01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하와이주(州) 기록이자.
동시에 미국 15-16세 기록이기도 했다.
그렇게 되면서는 전국대회 출전 자격을 획득했다.
매년 7월 말 USATF가 주최하는 전국 고등학교 육상 대회가 펼쳐지는데, 거기에 참가하게 된 것이다.
학교는 당연히 내가 출전하길 바랐다.
어쨌든 또 홍보가 될 테니까.
일단은 갈 생각이긴 했지만.
나중에 어떻게 될진 모른다.
풋볼이 최우선이니까.
“댐-! 완전히 조져줬는데?”
“어떠셔? 앙?”
쿼터백 훈련 장소로 돌아와.
솔-제이와 즐거움을 나눈다.
와이드리시버나 러닝백이 쿼터백에게 달리기로 졌다면, 보통은 평생의 놀림 소재가 된다.
하지만, 이번엔 그렇게 되진 않을 거다.
다들 내가 빠르다는 걸 아니까.
말했듯이 난 하와이에서 가장 빠르다.
물론 놀림이야 받겠지만.
그래봐야 하루 이틀?
길어도 사흘은 넘기지 않을 거다.
슬슬 다른 볼 일도 끝났고.
“시작하죠!”
난 존 모스 코치님께 훈련을 하자고 했다.
프리 시즌은 몸을 만드는 게 8.
기술을 갈고닦는 게 2다.
하지만 쿼터백들은 몸을 만드는 게 6.
기술을 갈고닦는 게 2.
플레이 북을 외우는 게 2다.
지금은 코치님이 특정한 작전의 이름을 대면.
우리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설명해야 한다.
일종의 퀴즈 시험이랄까?
대강, 이런 식이다.
“모이? 호놀룰루 스윙.”
“호놀룰루 스윙. 왼쪽 X. 30야드.”
“정답. 솔-제이? 모타운.”
“모타운···.”
이렇게 돌아간다고 보면 된다.
멀리서 보면 우리가 쉬는 줄 알 거다.
라인맨들이 필드를 연신 뛰어다니다 토를 하고, 리시버들도 토할 때까지 달리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풍경이니까.
저기가 전쟁터라면.
여긴 평화로운 학교다.
아, 내 정신 좀 봐.
이미 학교에 있지, 참.
아무튼.
대충 그렇다는 거다.
쿼터백은 늘 이렇게 시험을 본다.
다만.
“낚시 여행.”
“낚시 여행. X와 Z를 뛰게 하고, Y슬롯 패스.”
.
“메탈 슬러그.”
“샷 건. 타이트엔드 젯 스윕. 두 번째 박수.”
“틀렸어, 첫 번째 박수야.”
“젠장! 푸쉬업 10번요?”
“아니, 20번.”
틀렸을 때 단순히 X표만 받는 게 아니라.
육체적 대가를 치르는 게 다른 점이다.
작전을 틀린 솔-제이가 푸쉬업을 했고.
나도 기다리기 뭐해서 함께 동참했다.
시즌을 준비하는 한여름의 풋볼 필드.
따가운 햇볕도.
우리의 열정 앞엔 명함도 못 내민다.
***
#. 2017년 7월 16일
#-1. 미국, 하와이 오아후
#-2. 호놀룰루, 카후쿠 CDP
#-3. 카후쿠 고등학교
#-4. 체력단련실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이 되면.
근육맨들은 체력단련실에 모인다.
사람들은 우리가 매번 토할 때까지 훈련만 하는 줄 알지만, 그래도 나름 중간중간 흥미로운 요소를 섞고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거.
“힘내, 마르커스!! 넌 할 수 있어!!”
“우익!”
“GO! GO! GO! GO!!”
“으갸갸갸갸갹!”
“더 강하게 밀어! 더!”
“포기하지 마!!”
당연하지만.
이곳에 있는 대부분이 NFL 선수를 꿈꾼다.
그러기 위해 NCAA D1을 노리는 거고.
아무튼.
대학에서 3년 혹은 4년을 뛴 뒤에 NFL에 뛰어들려면, 우리는 콤바인(Combine)이라고 부르는 일종의 체력장에 참가한다.
당연히 모든 드래프트 참가자를 부를 순 없고.
NFL이 주요 선수들 위주로 모집하는 편이다.
그리고 거기에서 확인하는 것 중 하나가 이거.
225파운드(102kg) 벤치프레스다.
마르커스가 상쾌한 표정으로 벤치에서 일어선다.
이마에는 핏줄이 잔뜩 돋아 있다.
“후우-! Fuck! 느낌 오지네!”
“11개나 했어, 마르커스.”
“이 형님이 좀 친다 이거야! 좀 쳐 준다고!”
참고로 작년 마르커스는 225파운드 벤치프레스를 하나 밖에 들어 올리지 못했다.
더할 수 있었는데도 끈기가 부족해 쉽게 포기한 것도 맞았지만, 그래도 지금의 11개는 진짜 괄목상대할만한 결과다.
“그러면 2학년 라인맨 중엔···.”
“승자! 마르커—스 롬바르드!”
“이 약해빠진 것들! 어떠셔?!”
마르커스는 잔뜩 승리에 취했지만.
사실 1등을 못 하는 게 이상한 거다.
팀 내 2학년 라인맨들이라고 해봐야 대부분 200파운드가 안 되는 라인배커들이 90%고, 아마도 1위가 확실할 케나이 리우아는 우리 근육맨 소속이 아니다.
걔는 여자친구 때문에.
따로 시간을 낼 수 없다.
여기에 없는 대부분이 그런 경우다.
여자애들에게 잡혀 있는 거.
요맘때의 여자애들은 대부분 자기가 1번 학교가 2번 풋볼이 3번이길 바라고, 일주일에 다섯 번 데이트를 할 수 있는데도 그것이 서너 번으로 줄면 집요하게 괴롭힌다.
어디에서든 손에서 폰을 놓지 못하는 애들을 보면, 보통 그 이유를 이렇게 대답한다.
[“환장하겠다니까! 1분만 대답이 늦어도 날 잡아먹으려고 들어! 완전히 미쳐서는 날뛴다고!”]
그리고 장담하는 건데.
이런 애들은 실력이 갈수록 떨어진다.
훈련에 전혀 집중하지 못하니까
매일 같이 사소한 이유로 복도에서 몇십 분씩 다투다가 그 기분 그대로 필드로 오는데 집중이 되겠냐고.
풋볼 선수 남친을 이해하는 고등학생 여자애?
전국을 뒤지면 한 10명쯤 나올 거다.
“좋아. 다들 비켜. 이번엔 내 차례야.”
“조져버려, 모이!”
“마르커스. 암모니아 좀 줘봐.”
225파운드 벤치프레스를 하기 전.
암모니아 스틱을 코에 가져갔다.
이건 진짜 고약한 냄새가 난다.
공중화장실 소변기를 10년 묵혀둔 것 같달까.
일명 스멜링 솔트(Smelling Salt).
풋볼 선수들의 필수품이다.
“Let`s Go, Moi!!”
“Light Weight Baby-!!”
“후우-!”
카나이가 내 머리 위에서 보조를 도와주고.
나는 걸려있던 벤치를 뽑아 들었다.
가볍네. 가벼워.
암모니아 스틱으로 자극받은 뇌와 폐 덕분에.
225파운드가 깃털처럼 가볍게 느껴진다.
그리고 나는 곧바로 팔을 움직였다.
“후욱! 후욱!”
3.
6.
10.
15.
숫자가 더해질수록 주변의 목소리가 커졌고.
15개가 되었을 무렵엔 비명이 터져 나왔다.
“흐읍-!”
“16!”
“으그가가각!”
“17!!”
철컹.
최종 17개.
지금까진 신기록이다.
벤치에서 상체를 일으켜 세우자.
동료들이 내게 달려들었다.
“미친 새끼!! 17개?! 17개를 들어?!”
“마!! 이게 우리 쿼터백이다!!”
.
“모-이! 모-이! 모-이!”
“모-이! 모-이! 모-이!”
역대 NFL 드래프트 콤바인 225파운드 벤치프레스 기록은 1999년 저스틴 어니스트가 기록한 51개다.
20개 정도면 보통.
25개가 넘으면 조금 괜찮은.
30개가 넘으면 꽤 괜찮은.
35개가 넘으면 아주 괜찮은.
40개부터가 그해 최고들이다.
참고로 이런 기록은 당연히 라인맨들이 기록한다
그중에서도 D라인들이.
하지만 어쨌든 이건 19살 20살의 이야기고.
고등학생들은 10개만 넘어도 대박이다.
하지만, 이런 내 기록도 곧 깨어졌다.
챔피언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올해 확고부동한 주전 디펜시브 태클.
시아오시 라우힌고아.
얘가, 우리 중에서 힘이 가장 세다.
“COME ON-!!”
“LET`S GO!!!”
시아오시는 무려 24개를 들어 올리면서, 카후쿠의 장사(壯士)가 누구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쇠질이 뭐라고 기뻐하는 우리.
하지만 덕분에 이렇게.
“시-아! 시-아! 시-아!”
“시-아! 시-아! 시-아!”
서먹했던 관계에서 동료가 되었음을 깨닫고.
이젠, 동료에서 친구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모든 게.
단단한 팀을 만드는 뿌리가 되어준다.
그렇고 말고.
***
#. 2017년 7월 27일
#-1. 미국, 하와이 오아후
#-2. 쿠라우로아 CDP, 레이
#-3. 가빈 트래비스의 집
목요일.
감독님이 나와 애들 몇 명을 집으로 초대했다.
그래서 우린 작은 선물을 챙겨 레이에 왔다.
지금은 카나이 마우가와 대화를 하는 중이다.
카나이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난 여기에 오면서 바로 헤어졌어.”
“너도 여자친구 있었어?”
“응. 원래부터 헤어지려고 했었긴 해.”
“진짜? 왜?”
“전에 걔가 내 콘돔을 몽땅 바늘로 뚫었었거든.”
“뭐?? 그거 깬다.”
“누가 아니래.”
미국의 모든 지역이 그렇지만.
동네에 고등학교 풋볼팀이 있고.
또 그 팀이 잘한다면?
거기에서 뛰는 애들은 거의 스타 대접을 받는다.
인근의 모든 사람이 알고 있고.
풋볼팀 선수와 사귀는 건 연예인과의 연애다.
그런데 만약 그 선수가 단순히 잘하는 게 아니라 진짜, 그러니까 Division 1에 갈 정도로 잘한다면 여자애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남자애를 곁에 묶어두려고 한다.
거기엔.
임신도 포함이다.
고작해야 16살 17살에 애 아빠가 된 고등학교 풋볼 선수가 몇이나 될 것 같나?
100명?
200명?
천만에.
전국에 8,000명이 넘는다.
여자애들은 고등학교 선수가 D1에 간다고 하면 당장 NFL 진출이 확정된 것처럼 생각하는데, 대학에 가서 현실에 부딪히고 나면 바로 후회한다.
본인들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뒤늦게야 깨닫는 것이다.
충분한 풋볼 실력이 있는데도 가정이 생기는 바람에 전문대 같은 데서나 뛰는 애들을 많이 봐왔다.
그리고 나는 절대 그렇게 되지 않을 거다.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그래서 말하잖니.”
탁.
“연애는 대학에 가서 해도 된다고.”
탁.
음식이 담긴 접시를 우리의 앞에 놓아두신 감독님이 다시 주방으로 걸어가며 이렇게 외친다.
“그래서? 케나이는 어떻게 됐니?”
“아니래요!”
“오- 하늘이시여! 감사합니다!”
“진짜 다행이죠.”
여친 때문에 근육맨 모임에 가입하지 않은 애 기억하나?
최근 그 케나이의 여자친구가 학교를 발칵 뒤집었다.
임신했다고 소셜미디어에 올렸던 거다.
선명한 두 줄이 찍힌 테스트기 사진을 함께 업로드했는데, 그날로 케나이는 외출이 금지됐다.
또 매일 훈련장에 어머니와 함께 왔고.
끝나면 어머니와 함께 돌아갔다.
그리고 오늘.
우린 케나이 여자친구가 거짓말한 걸 알게 됐다.
아까 나랑 애들이 걔를 만나고 왔다.
왜 그랬냐고 물으니까.
헤어지자고 해서 그랬단다.
어이가 없어서.
미친 해변 같으니라고.
“그래도 케나이한테는 진짜 잘 된 일이에요.”
“맞아요. 걔 여자친구는 완전히 미친 애였거든요.”
“파티 걸에, 맨날 술에 취해있고.”
“대마에, 데낄라.”
“취해서 케나이 집 앞에 토도 했다던데?”
사실, 매년 이런 일은 반복된다.
고등학교 풋볼팀의 일상이랄까.
중요한 건 이러한 일이 벌어졌을 때.
팀적으로 이를 어떻게 다루느냐다.
이런 면에서 이번에.
우린 제법 잘 처리했다.
D1을 노리는 애들이 많다 보니, 누가 분위기를 조금만 망치려고 들면 여기저기에서 빠릿빠릿하게 나섰다.
물론 우리는 가끔씩 여러 이유에서 부딪히고.
때로는 격해진 감정으로 훈련을 하다가.
주먹다짐이란 결말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친하게 지냈지만.
마찬가지로, 이런 것도 일상 중 하나다.
감독님과 사모님이 자리에 앉으셨고.
우린 손을 모으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렇게 기도가 끝난 뒤에, 포크를 든 감독님은 전학생들에게 카후쿠에서의 생활을 물었다.
“그래서? 이곳은 어떠니?”
“좋아요. 숙소도 깨끗하고요.”
“나한테 절해. 그거 내가 만든 거니까?”
“듣긴 했지만, 절은 절대 안 해.”
“감독님 보셨죠? 얘가 배은망덕하다니까요?”
“잠시 조용히 하렴, 모이. 그리고?”
지금 이곳엔 나 빼면 죄다 전학생이다.
다들 지금까지는 전부 다 좋다고 했다.
그럴 수밖에.
작년부터 올해 5월까지 학교는 내 유니폼 판매로 무려 1,770만 달러를 벌어들였고, 상당한 금액을 풋볼팀 환경을 개선하는 용도로 사용했다.
덕분에 깨끗한 숙소.
완전히 새로워진 라커룸.
새로운 훈련 도구.
곳곳에 들어선 최첨단 기계들.
공짜로 먹을 수 있는 음료.
무엇보다.
버스.
본토에서도 우리 카후쿠보다 좋은 환경을 가진 고등학교 풋볼팀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가 됐다.
하와이엔 당연히 없다.
비교조차 되지 않을 거다.
“이런 곳에서 뛰게 되니까, 당연히 챔피언이 되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거 좋군.”
“네- 진짜로요.”
그리고 대화는 자연스레 다른 쪽으로 이어졌다.
카나이가 날 바라봤기 때문이다.
“모이, 얘가 앞장서서 분위기를 만들고 있어요.”
“갑자기 칭찬한다고?”
“진짜니까. 근육맨 그거. 하와이에서 모르는 애들이 없을걸? 다들 따라 하기 시작했다고. 하지만, 그래봐야 우리의 발끝에도 못 미칠 거야. 우리가 더 열심히 하니까.”
“젠장, 카나이! 그렇게 나오셔야지!”
수준이 높아진다는 건 바로 이런 거다.
제대로 된 애들은 제대로 된 말을 할 줄 안다.
난 얘들과 진짜 재미있게 풋볼을 할 것 같다.
“수비는 너희가 중심을 잡아줘야 해.”
“그럴 거야. 내셔널 챔피언이 되어야지.”
“바로 그게 내가 말하려는 거야.”
시즌이 기다려지는 거.
설마 나 혼자만 그래?
틀림없이 그게 아닐 거라는 걸, 동료들과 감독님의 눈빛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무척 궁금했다.
이 팀이 어디까지 성장할지.
또 어떤 결말을 보여줄지.
여름에 흘리는 땀이 결정할 거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는 점도, 새로운 시즌에 대한 기대를 잔뜩 높이고 있다.
여러 의미에서 새로워진 카후쿠.
우리는 진짜 엄청날 거다.
그래리고 난 그것과는 별개로.
“새로운 하카라고?”
“응. 어때?”
“나쁘지 않은데?”
8월 11일에 있을 개막전 때 보여줄.
새로운 하카를 준비 중이다.
하와이와 본토 녀석들이.
팬티를 적실 만큼 맹렬한 걸로.
***
[MexPreps Top 25 : No. 08 Kahuku – CBS Sports]
↳ No. 09 카후쿠 고등학교(하와이)
↳ 감독 : 가빈 트래비스
↳ 예상 성적 : 12승 1패(하와이 챔피언)
↳ 전국 랭킹 : 19위
↳ 지켜봐야 할 선수 : 드웨인 모이 스톤
6-2(187cm)/220(99kg)
상태 : 대학진학 미정
학년 : 소포모어
.
.
※ 2020 ESPN Football Top Prospects
-> Quarterbacks : Dual-Threat
Rk – No.01 : Dwayne Moi Stone
Hometown : Paia, HI / Kahuku Hs.
HT : 6-2(187cm)
WT : 220(99kg)
GRADE : ★★★★★★(120)
SCHOOL : UNCOMMITTED
Comment : 드웨인 모이 스톤은 지난 시즌 자신이 어디까지 NCAA 관계자들을 안달 나게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본지 사상 최초의 1학년 평가 만점에 이어, 본지 사상 최초 6-스타와 120점을 적게 만든 하와이 카후쿠의 쿼터백은 벌써 NFL 팀의 역사를 바꿀 거로 평가받는다.
최소 6년 뒤 NFL에 진출할 드웨인 모이 스톤 때문에, NFL 관계자들 사이에서 Tank for Moi란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
.
Scouting Report : 믿기지 않을 정도의 환상적인 육체와 운동능력을 과시하는 쿼터백.
아마도 전미 고교 러닝백과 와이드리시버의 99%보다 빠르게 달릴 수 있을 것임.
60야드 롱패스를 손쉽게 해낼 정도로 강한 어깨를 지녔으며, 빈자리에 선 동료를 발견하는 넓은 시야는 이제 갓 풋볼을 시작한 쿼터백이라는 걸 믿을 수 없게 만듦
무엇보다 놀라운 건 허들에서의 실수가 ‘아예’ 없고, 스스로 오디블로 임기응변을 할 수 있음.
당장 NCAA D1에 진출해도 주전을 차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진지하게 하도록 만듦.
한 마디로.
규격 외.
***
@ Snap Chat
@ Member 6
모이 - 각자 같은 라인 애들한테 전해줘.
모이 - 내일 1학기 첫날인데.
모이 - 지각하는 애들은 필드나 체력단련실에서 죽음을 맛보게 될 거라고.
카나이 – 확인했어
세코페 – 나도. 그런데, 내가 주장 아니야?
세코페 – 뭐, 상관은 없지만 ㅋㅋㅋㅋ
에녹 – 금방 전달함.
에녹 – 웨스가 너 저주할 거래
에녹 – 악몽 꾸면 네 책임이라고 ㅋㅋㅋ
에녹 – 시오네는 건방진 2학년 좀 어떻게 하라는데?
모이 – 좆까라해. 직접 와서 말하라고.
에녹 – 젠장. 존나 무서워 ㅋㅋㅋㅋ
모이 – 조셉은 왜 말이 없음?
조셉 – 지금 막 씻고 나옴.
조셉 – 바로 보낼게!
모이 – O라인은 오늘도 늦네.
카나이 – 마이카가 그렇지 뭐 ㅋ
세코페 – 내가 전달할게. O라인 방에도 있거든.
모이 – 고마워.
모이 – 그럼, 내일 보자!
모이 – 좋은 꿈 꾸고!
모이 – 난 플레이북 보다가 잠.
모이 – 수고!
***
[2017 시즌 첫 번째 경기 : 2017.08.11. VS 레일레후아 – 카후쿠 고등학교 홈페이지]
- 작가의말
바로 NFL 보길 원하시는 분들의 요구를
충족시켜드리지 못해 대단히 죄송합니다 ㅠ
나름 빠르게 적는다고 적는데.
아직 많이 부족한가 봐요 ㅠ
바로 다음은 2학년 시즌 첫 경기입니다.
전력이 엄청 좋아진 카후쿠입니다.
쉽고, 빠르고, 간단히.
재미있게 잘 적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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