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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의 문이 그대들의 앞에 도래하였노라.

하늘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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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악대제
작품등록일 :
2021.01.04 16:26
최근연재일 :
2021.01.28 22:00
연재수 :
10 회
조회수 :
140
추천수 :
7
글자수 :
28,721

작성
21.01.24 12:00
조회
9
추천
0
글자
7쪽

7장

DUMMY

장물이라는 말은 기분 나쁘지만 돈으로 바꿔준다는 건 아주 제대로 찾았다는 뜻이었다. 나는 클로에의 주머니에 내가 가진 보석 몇 개를 넣었다.


"형씨, 이정도면 얼마나 나오는데?"


클로에는 보석을 책상 위에 팽개치며 말했다. 신기하게도 그렇게 거칠게 집어던진 보석은 굴러 떨어지지도, 다른데로 튀지도 않고 처음 던진 책상에 그대로 고정되었다.

말 그대로 책상을 반쯤 뚫고 들어가 고정되었다.

나는 가벼운 손짓만으로 나무로 된 책상을 저렇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나도 모르게 어깨가 떨렸다.

클로에가 잠시 이쪽을 힐끔 보더니 슬픈 눈을 지었다.


"보석의 상태가 좋지 않지만, 촉매로써 귀한 보석들이니 만큼 가격은 이 정도면 되겠습니까?"


루비는 강하고 물리적인 힘을 높혀주고, 사파이어는 루비보다는 무르지만 마법적인 능력을 높혀주고, 에메랄드는 가장 무른 만큼 다양한 변형이 가능하다. 마법사들에게 있어 보석은 자기 능력을 강화시키는 촉매이자 마석의 힘을 끌어낼 열쇠가 된다. 단순한 관상용으로도 쓸만하지만 촉매로도 쓸만하다.

나는 가격을 보면서 클로에에게 귓속말 하려 했지만 클로에는 의도적으로 머리를 옆으로 기울여 나를 피했다.


"적당한 것 같네."


무엇이 클로에의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것일까 싶었지만 난 뒤늦게 내가 클로에를 보고 어깨를 떨었다는 사실을 자각했다. 동업자가 자신을 두려워 한다는 것은 신뢰받지 못 한다는 생각을 심어줄 수 있다는 생각할 수 있겠다.

나는 아차 싶어 입을 벌리고 경악에 가득 찬 표정을 지었다. 생각도 못 한 결과에 큰 충격을 받아 머리가 굳는 것 같았다.

클로에에게 뭐라고 사과를 건네줘야 할지 몰라 내가 머리를 쥐어짜고 있을 때 클로에는 일을 다 마쳤는지 일부로 어깨로 나를 치고 지나갔다.

키 차이가 하도 많이 나서 어깨가 내 머리를 치고 지나갔다. 어지간히도 화가 난 듯 싶었다.


"...."


다시 보니 클로에의 표정이 굳었다. 화가 난 듯이 굳은 표정이었지만 어깨가 내 얼굴을 강타하고 내가 휘청거리는 것을 보더니 갑자기 표정이 굳은 것이다.

본인도 내 얼굴에 정통으로 맞추는 건 생각하지 못 한 듯 싶었다.


"저기....그....?

"미안."


클로에는 내 손목을 낚아채 자기 뺨 위에 올리며 말했다. 이 행동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잠시 의문이 들었다. 나는 클로에가 내 손을 자기 입가에 가져다 놓으려는 것을 혹시 주변 사람들이 볼까 싶어 손을 빼면서 말했다.

보통 사람이 보면 허공에 손을 뻗고 끌어당기더니 허공에 입을 맞추는 우스꽝스러운 꼴 밖에 되지 않을 거다.


"저도 죄송해요...."


본능적으로 손을 뺐지만 나는 또 다시 뒤늦게 내 행동에 클로에가 불쾌함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어 클로에의 눈치를 살폈다.

클로에는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 해 표정에 다 드러났다.


"괜찮아. 그렇지 않아도 무서울텐데 공포의 대상이 손등에 입을 맞춘다니. 거절할만 해."


딱히 그럴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았음에도 클로에는 내 행동을 그렇게 알아들은 듯 싶었다. 나는 머릿속이 새하얘지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뭐라고 대답하려 했지만 클로에는 말 없이 바닥에 떨어진 조그마한 돌을 지붕 위로 집어던졌다.


"꺅!"


나는 혹시 나한테 손을 들어올리나 싶어 순간 또다시 몸이 반사적으로 몸이 반응했다. 온 몸이 피떡이 되도록 얻어맞아도 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아픈건 아픈거다.


"윽!!"


지붕 위에서 신음 소리가 수 차례 울려퍼졌다. 나는 지붕에서 떨어진 사람들이 혹시 죽지 않았을까 싶어 품 속에 넣어둔 파이프 담배로 머리를 툭툭 건드렸다.

마법사인 듯 한데 다행히 머리부터 떨어지지 않아 멀쩡한 듯 했다. 오히려 떨어진 것 보다 돌팔매질에 당한 것에 더 큰 부상을 입은 것 같았다.


"이 사람들은 누굴까요."

"정보상측 사람 아닐까. 그 형씨들도 갑자기 찾아와서 신분증이나 위조해 달라고 하면서 장물을 돈으로 바꿔달라는 제안을 하는 수상한 사람을 그냥 둘 수는 없었겠지. 기분나쁘게시리...."


왠지 마지막 말이 내 가슴에 뚫린 구멍에 비수를 박고 다시 내 피를 붓는 것 같았다. 상처를 뽑지도 않은 채 살이 아무는 찝찝한 느낌은 몇 번이고 겪어봐서 알고 있기에 비슷하다고 느끼는 걸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이정도 보내는 정도면 들킨 것 같지는 않네요?"


미행을 붙인 건 그때 우리를 본 그 마족들이 아직 정보상에 연락을 넣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클로에의 실력을 알고 있다면 지금 미행을 붙이는 것은 오히려 위험부담이 더 큰 일임을 모를리가 없었다.

벌레도 죽이려 들면 더 꽁꽁 숨어드는데 더 높은 지성을 가진 인간이나 마족은 오죽 할까?


"그건 다행이네. 최악의 경우에는 정보고 신분증이고 뭐든 간에 다 쓸어버릴 생각까지 했는데."


보통 사람이 말했으면 웃어 넘길 수 있었을까, 그건 겪어보지 않아서 모르는 일이지만 클로에가 저렇게 말하면 정말 행동으로 옮길까 걱정되었다.

나는 굳이 약을 주지 않아도 충분히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아 지긋지긋한 추적자들을 뒤로 하는 클로에를 따라갔다.


"파이프 담배는 뭐야?"


나는 그 말에 말 없이 웃으면서 품 속에 파이프 담배를 집어넣었다. 담배를 좋게 보지 않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었다.


"요즘은 구하기도 힘들어서 피울 수도 없네요."


예전에는 좋은 건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몸에 해로울 뿐이었다. 예전에도 몸은 나빴지만 지금은 50m 달리는데 20초나 걸린다. 그 짧은 거리를 달리는데 숨이 차서 숨을 몇 번이나 고르고 달려안 한다는 것이 절망적이었다.

동물들 부리는 능력이 없었다면 도망치기는 커녕 진작 잡혀갔으리라.

어려서부터 피운지라 이제는 끊기도 어렵고, 생각만 하면 손이 떨린다.


"흐음, 이번에 끊는게 어때?"

"담배 살 돈도 없고....끊을까요."


한 번 시작하면 끊는게 힘들었다. 담배든 뭐든 끊는건 늘 힘든 일이다. 클로에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전 사건 때문에 가뜩이나 어색한 기류가 더 강하게 감돌았다. 짐을 숨겨 놓은 마을 밖까지 향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지만 우리 둘 사이에는 대화가 존재하지 않았고 그동안 내 속이 타들어가는 것 같았다.

나는 클로에가 무슨 말을 꺼낼까 싶어 클로에의 등만 바라보았고 내가 먼저 말을 꺼내야 할지, 무슨 말을 꺼내야 할지 고민했는데 이 어색한 기류가 내 고민에 더해져 나는 점점 초조해졌다.

입에 고이는 침조차 바싹 말라 삼키기 힘들게 되기 전에 먼저 말을 꺼냈다.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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