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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얼 님의 서재입니다.

어벤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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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경대
작품등록일 :
2020.03.08 09:09
최근연재일 :
2020.07.22 15:09
연재수 :
1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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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0
글자수 :
596,627

작성
20.07.2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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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19.요괴의 최후.

DUMMY

“그럼, 나도 같이 가. 내 일본어실력이라면 도움이 될거야.”

“공주가 연관된 문제라 진짜 위험할 수도 있는데?”

“떼놀 생각하지마. 그래도 갈 거야.”

혼자 남아있기 싫다는걸 이해하지 못할바는 아니지만 어째 조금씩 거칠어지는 것 같다? 감춰져있던 본성이 나오는 건가?

“오늘 당장갈건 아니니까 좀 더 생각해보고.”


저녁을 먹고 난 자리에서 옥정도인은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보물들을 외국의 경매사이트에 올린 것을 알려주었다.

“생각보다 어려운 시설들이 많아서 그런 시설들 위주로 도와줄 방법을 찾고있는 중이네.”

“하하, 어떻게 사용하시던 그 부분은 도사님께 위임한 일이니 저에게 일일이 설명하실 것 없습니다.”

“내가 어쩌다 짐덩어릴 맡았어.. 그건 그렇고 일본 간다는 얘길 들었는데 어쩌려는 건가?”

“일단 사실 확인이 먼저입니다. 어찌할지는 그 다음이고요.”

“맞는 말일세. 그런데 요괴의 말이 사실일 경우도 문제를 풀기가 쉽지 않겠어.”

“...어떻게든 되겠지요.”

“일국의 공주일세, 막무가내로 해결할일이 아니니 신중하게 행동하길 바랄뿐이네.”

“명심하겠습니다.”

대답이야 쉽게 하지만 만일 요기를 가진게 사실이라면 어떤 일이 있더라도 그냥 둘수는 없는 노릇이지.


관광객들로 가득한 고쿄가이엔을 세명의 남녀가 유유하게 산책하고 있었다.

“어때?”

“미약하긴 하지만 확실히 요기가 느껴집니다.”

“이장도면 이곳 어딘가에 뭐가됐든 요력이 대단한 뭔가가 있고 뭔지 몰라도 그것이 있는 곳에서 요기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결계로 틀어막았다는건데....”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그것이 있을만한 장소부터 뒤져봐야겠지? 좋아, 이제부턴 각자 방향을 맡아 있을만한 곳을 뒤져보기로 하자구.”


두시간이 지난후 다시 만난 일행은 경천의 말을 듣고 있었다.

“요괴의 노린내가 심하게 나는 곳을 찾긴 했는데 하필이면 그곳이 출입금지지역입니다.”

“어딘데?”

“동어원에 있는 연못입니다. 그곳에 요력이 뭉쳐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결계사로서 능력을 가진 경천이 확인한 것이라면 거의 확실하다.

“그곳에 숨어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형님이 가지고 있는 기물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내가 가지고 있는 거라니?”

“왼손 중지에 끼고 있는 그 반지에 깃든 신력이라면 은신이 가능할 것 같던데요? 아닌가요?”


“이게 네 눈에 보여?”

“늑대인간들과 싸우고 나서부터 눈에 보이더군요.”


성좌의 반지? 제라르가 준 반지에 그런 능력이 있는 거라고?

“들은 것도 없고 어떻게 사용하는 건지 방법도 모르는데?”

“모든 신물은 주인으로 인식한 자의 의지와 신념으로 작동됩니다. 그러니 의념만으로 작동이 가능할 겁니다.”

“그럼 경비대 눈도 있으니 숙소로 돌아가서 시험을 해본 다음에 다시 와야 되겠구나.”

“그러는게 좋겠습니다.”


여지껏 끼고 다녔으면서도 성좌의 반지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모르고 있었다는데 허탈감마저 들었다.

그때 몰타에서 살아난게 우연이 아니었구나. 어쩐지.. 망령이 된 제라르까지 아까워하면서 주더라니.

경천과 가을이 어리둥절한 눈으로 온 방안을 훑어대고 있는 것이 보였다.

자신의 눈으론 자신의 몸이 확실하게 보이는데 남의눈엔 안 보이는 모양이다.

방에 있는 조그만 거울을 쳐다보았지만 거울 속에도 확실하게 자신의 모습은 비추지 않고 있었다.

“흐흐, 이거 아주 괜찮구나. 투명인간이라 써먹을데가 많겠는걸?”

오늘저녁이라도 그곳을 가볼까?

방 한가운데 다시 모습을 드러낸 강호가 경천과 가을을 보며 말했다.

“이정도면 오늘저녁이라도 그곳을 들어가 볼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해.”

“결계를 깨자면 제가 같이 가야지요.”

“넌.. 어떻게 들어가려고?”

“흐흐, 은신술은 저도 쓸수 있다는걸 미처 모르셨던 모양입니다. 예전에 디바인 마린사를 헤집고 돌아다닐수 있었던 것도 믿는 곳이 있으니 그랬던 거지요.”

“그래? 한결 힘이 나는군. 그럼 오늘저녁에 가는 걸로?”

“빨리 끝내버리고 일본은 온천이 좋다는데 관광이나 가시죠?”

“그러자.”

서로가 주머니 속에든 땅콩을 꺼내먹는 것처럼 쉽게 얘기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긴장은 감출수가 없었다. 일본의 왕은 국민들에겐 신과 동격이다. 그런 황실로 침투해 벌이려는 일이 어찌 쉬울 수가 있을까.


그날 저녁 가을을 숙소에 남겨놓은 둘은 동어원의 연못가에서 입구를 찾아다니고 있었다.

경천이 은신부隱身符를 써서 몸을 감췄다지만 강호의 천목엔 똑똑히 보였다.

“바로 여깁니다, 형님.”

강호의 천목으로 둥글게 소용돌이치고 있는 요기가 보였다.

“깰수 있겠냐?”

“원체 요력이 강해서 힘들긴 하겠지만 형님이 가진 신기와 힘을 합하면 어려울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안 그래도 동어원에 가까워지면서부터 요기를 감지한 사인검이 빠져나오려 몸부림치고 있는 중이다.

“요력이 원체 강력하다보니까 제가 파진부를 날릴 때 파진부에 선기를 실어주기만 하면 됩니다.”

“알았다.”


유키공주는 자신의 침실에서 손톱을 물어뜯고 있었다.

소서러와 함께간 파한마저 연락이 끊어지다니.. 어떻게 이럴수가 있는거지? 뭐가 잘못 된걸까?

“이건... 뭐지? 동어원의 연못이 갑자기 왜?”

자신의 요기와 연결된 연못의 결계가 터졌다는 것을 알게 된 유키의 신형이 사라졌다.


성공적으로 결계를 깨트리고 나서 나타난 계단을 통해 강호와 경천은 요력이 사라져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연못의 지하에 들어와 있었다.

“어후-, 저건 아주 소름끼칠 정도로 요기가 들끓고 있네요.”

벽에 붙어있는 동경에선 끔찍할 정도로 끈적거리는 요기가 쉼 없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부셔버려야 되겠지요?”

“아무래도 이게 요계의 통로인 것 같은데 그래야지.”


“건방진 인간들이 이곳엔 어떻게 들어온거지?”

어디서 나타났는지 꼭 어디선가본 듯한 여자가 손에 요기가 줄줄 흐르는 히미코의 검을 들고 둘을 노려보고 있었다.

“..유키?”


유키가 휘두르는 칼에서 요기가 줄기줄기 뻗쳐 나왔지만 강호의 손에 의해 튕겨나갔다.

고룡 란도르프가 준 건틀렛이 요력을 튕겨낸 것이다.

“어떻게 그럴수가 있는거지? 그런데.. 나를 알아? 이럼 내 짐작이 맞는가 본데..?”


은신을 풀지도 않았는데 우리를 알아보는걸 보면 요괴가 틀림없는 것 같다.

강호의 천목에 이상한 것이 보였다.

한 몸에 두 개의 영혼이 겹쳐져 있는 것처럼 보인 것이다.

“허, 혼백이 합쳐질 수도 있는건가? 이게 어떻게 된거지?”


스스로 사인검을 빠져나온 네 마리 백호가 유키를 둘러싸고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것만으로도 유키에게 깃든 영혼이 원흉이란 것을 알수있었다.

강호는 묻고 싶은 것이 많았지만 소용없는 짓이라는 것을 알았다.


당황한 유키가 히미코의 요검을 휘두르며 방어하려했지만 유키를 둘러싸고 회전하던 백호가 밝은 빛을 뿜어내며 한꺼번에 유키의 몸을 뚫고 지나갔다.

강호의 천목으로 보인 광경은 놀랍기만 했다.


두 마리 백호에게 잡힌 영혼을 두 마리의 백호가 뚫고 지나가자 합쳐졌던 영혼이 분리되며 히미코의 영혼이 유키의 몸 밖으로 튕겨나가는 모습이 보이고 영혼이 분리되는 충격을 견디지 못한 유키가 그 자리에 무너지듯 쓰러졌다.


끼에엑!

유키의 몸에서 떨어져나간 히미코의 유체는 소름끼치는 비명을 남기고 백호들에의해 갈가리 찢어져 소멸됐다.

“후우-, 이제 저 마경만 없애면 끝나는 것 같다.”

이미 경천이 고색창연한 동경의 테두리에 퇴마부를 덕지덕지 붙이고 있는 중이었다.

작업을 끝내고 수인을 맺은 경천의 손끝에서 불꽃이 날아가 퇴마부에 불을 붙였다.


새하얗게 타오르는 정화의 불꽃이 마경을 집어삼켰다.

불꽃이 사라진 자리엔 고운 가루만 남아있었다.

“정말 이걸로 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럴거야, 인천에 나타났던 괴수도 태백에 나타난 반인반수도 이것과 같은 기운이란게 느껴졌었거든.”

요력이 사라진 공간이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쩍쩍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제 그만 이곳이 무너지기 전에 유키를 데리고 나가자.”


연못가의 벤치에 유키를 내려놓은 경천이 아쉬운 듯 쳐다보고는 멀어져가는 강호의 뒤를 따라 뛰었다.


숙소로 돌아온 강호는 모처럼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만난 어머니는 벚꽃이 흩날리던 여의도에서 보았던 아버지와 함께 젊었을 때의 모습 그대로 환환 웃음을 짓고 있었다.

잠에서 깬 강호의 얼굴은 온통 눈물로 얼룩져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강호는 달빛이 밝은 마당으로 나섰다.

달빛이 어머니의 포근한 손길처럼 얼굴을 쓰다듬는 것을 느꼈다.

할 일을 마친 다음에 느낄 수 있는 후련한 마음이 들었다.

결국은 유키에게 덧 씌어졌던 영혼이 부모님의 원수였단 것을 직감으로 알수있었다.


“네 말했던 대로 오늘은 온천이나 갔다가 내일 돌아가는 거로 하자.”

“흐흐, 나야 좋지요.”


.


공주가 잠자리에서 사라진 것을 안 시종이 사색이 되어 공주를 찾아 나선 것은 어스름 새벽녘 이었다.

진땀을 흘리며 시종이 흔들어대는 서슬에 벤치에서 간신히 정신을 차린 유키는 길고도 긴 꿈을 꾼 것만 같았다.

“아니 어쩌려고 이곳에 나와 잠들어계시는 겁니까?”

“나도 모르겠는데? 내가 왜 여기서 자고 있었던거지? 뭔지 모를... 제대로 기억나지도 않는 아주 어둡고 긴 꿈을 꿨다는 것밖에 아무것도 모르겠어. 그런데 꿈속에 마지막으로 나타났던 남자는 누구였는지 기억이..?”


하-.

말을 마친 유키공주가 한숨을 내뱉었다.

“이제 그만 병이라도 나기 전에 들어가시지요.”

“들어가야지.”


천연인 온천물은 좋았지만 이용객들로 붐벼 불편했다.

“이건 아예 대중목욕탕이로군. 무슨 목욕탕에서 공연까지 하고?”

“이거 생각보다 별로다, 그만 대충 씻고 나가서 밥이나 먹자.”

“그러지요, 제가 보기에도 생각보다 아니네요.”

“가을인 나왔을라나?”

“안 나왔으면 식당에 가서 기다리지요 뭐.”

“그러자.”


식당도 온천욕을 즐기러 온 사람들로 붐볐지만 원체 식당이 컸기에 빈자리가 많아 다행이었다. 언제 나왔는지 창가자리에 가을이 그림처럼 앉아있었다.

“어? 왜 벌써 나왔어?”

“이런 곳의 문화에 익숙하지가 않아서인지 아무래도 좀 거북해.”

“그래? 우리도 좀 어색해서 일찍 나왔는데.”

“그럼, 밥이나 먹고 일찍 돌아가는 거로 하면 어떻겠습니까?”

“가을인 어때?”

“난 아무래도 괜찮아.”

“좋아, 뭐 이 나라에 미련이 남아있는 것도 아니고, 그럼 경천이 말대로 식사가 끝나는 대로 돌아가는 거로 하자.”


돌아가는 대로 정착이 가능할지 가을일 데리고 은호암을 찾아 봐야겠다.

그곳에 정착할수 있을까? 할 수만 있다면 하고 싶다.

그곳에 있을 호선도 보고 싶고..

어쩌면.. 그곳 이라면 나도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식사하시다 말고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십니까?

“어? 아, 이제 돌아가면 뭘 해야 하나 생각 중이었어.”

“아 하하, 그러고보니 저도 그러네요.”

“엉뚱하긴, 넌 수련에 매진해야지.”

“에이, 지금 형님과 하고 있는 일자체가 수련 아닙니까?”


가만 내가 뭔가 잊어버리고 있는 것 같은데 뭐지?

뭐지...? 보물지도! 영락제의 보물지도가 남아있었구나!


돈이라면 포대에 남아있는 금괴만으로도 대를 물려가며 살수 있을 정도로 충분했다. 거기다 가스전과 광산의 배당금까지, 그랬기에 영락제의 보물을 옥정도인에게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라 넘긴 것이고. 하지만 그 많은 재물을 가지고도 다 돕지 못할 정도로 어려움에 처한 자잘한 복지재단이 많다고 했었지.


그래, 그걸 언제까지 땅속에 묻어 놓을 이유는 없지. 그러고 보면 아직도 할 일이 남아있었구나.

“경천아, 돌아가면 좀 쉬었다가 보물이나 찾으러 가지 않을래?”

“보물이요?”

“영락제가 남겨놓은 보물.”


경천의 눈에 생기가 돌았다.

“아! 잊어버리고 있었네, 그거 정말이지요?”

“그럼 정말이지.”

“좋아요! 그런데 언제 갈 생각인데요?”

“우선 지리산으로 가서 내가 지낼 곳부터 확인을 좀 해놓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경천이 서둘렀다.

“지금 뭐하는 겁니까? 밥도 다 먹었는데 얼른 갑시다!”


-完-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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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118.웨어울프족의 최후. +2 20.07.21 100 5 12쪽
117 117.7시스터즈의 종말(4) +3 20.07.20 115 5 11쪽
116 116.7시스터즈의 종말(3) +2 20.07.17 110 5 11쪽
115 115.7시스터즈의 종말(2) +2 20.07.16 106 6 11쪽
114 114.7시스터즈의 종말(1) +3 20.07.15 111 6 11쪽
113 113.원기소의 구조. +2 20.07.14 120 7 11쪽
112 112.양등휘의 선택. +2 20.07.13 119 8 11쪽
111 111.주세용의 욕심(5). +2 20.07.10 122 6 11쪽
110 110.주세용의 욕심(4). +2 20.07.09 122 8 11쪽
109 109.주세용의 욕심(3). +2 20.07.08 139 8 11쪽
108 108.주세용의 욕심(2). +2 20.07.07 127 5 11쪽
107 107.주세용의 욕심(1). +2 20.07.06 134 6 11쪽
106 106.란도르프의 선물. +2 20.07.03 131 4 11쪽
105 105.경서를 찾아서(6). +2 20.07.02 145 7 11쪽
104 104.경서를 찾아서(5). +3 20.07.01 128 8 11쪽
103 103.경서를 찾아서(4). +2 20.06.30 127 8 10쪽
102 102.경서를 찾아서(3). +2 20.06.29 122 6 11쪽
101 101.경서를 찾아서(2). +2 20.06.26 134 6 11쪽
100 100.경서를 찾아서(1). +2 20.06.25 143 7 11쪽
99 99.실험이 부른 결과(3). +2 20.06.24 132 4 11쪽
98 98.실험이 부른 결과(2). +2 20.06.23 126 6 10쪽
97 97.실험이 부른 결과(1). +2 20.06.22 140 6 11쪽
96 96.흑사회주 곽원홍(2). +2 20.06.19 133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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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93.해운대(1). +2 20.06.16 164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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