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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얼 님의 서재입니다.

어벤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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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경대
작품등록일 :
2020.03.08 09:09
최근연재일 :
2020.07.22 15:09
연재수 :
119 회
조회수 :
38,865
추천수 :
980
글자수 :
596,627

작성
20.07.1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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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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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13.원기소의 구조.

DUMMY

게리는 초청거절의 이유를 그동안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던 증거사본을 첨부해 일본으로 보내고 자신의 일본방문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단서를 붙였다.

〈귀국이 그 포로수용소장을 사형시키거나 이미 죽었다면 그 후손에게라도 사형을 집행한다면 구경하기 위해서라도 기꺼이 방문해 주겠소.〉


구지케는 자신이 꺼져가는 불에 휘발유를 끼얹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큭, 이런 빌어먹을! 정말이지 제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구나. 이일을 어떻게 하면 좋지?”



구지케가 고민에 빠져있는 시간.

양등휘는 소속 부대원들과 함정뿐인 동굴 속에 들어와 있었다.


몇 걸음 걷지도 못한 사이에 상당수의 대원을 쏟아지는 화살에 잃고 말았기에 건드리면 터질 것 같이 잔뜩 독이 올라 있었다.

군용의 밝은 랜턴불빛도 어찌된 영문인지 이곳에선 1m앞도 제대로 보이질 않았다.

회즉사回則死 돌아갈 길은 이미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겁을 먹은 대원하나가 뒷걸음질을 치자 바닥이 무너져 내렸던 것이다. 얼마나 깊은지 총알을 꺼내 던져보았지만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너희도 봤다시피 돌아갈 길은 없어졌다. 앞으로 전진 하는 수밖에. 가자!”

잠깐 걸어가던 중 갑자기 대원하나가 목을 붙잡고 쓰러졌다.

시체를 확인한 대원이 놀란 눈을 크게 떴다.


“앞에 뭐냐?”

“중독현상으로 보입니다!”

“뭐? 중독이라고? 해독제 가진 것 있지 않나?”

“네, 주사했습니다만... 이미 사망했습니다.”

“.... 모두에게 미리 해독주사를 맞혀라.”

“네.”

양등휘를 대신해 원기소가 대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전원 해독주사를 놓고 전진한다.”


뭐가 물어대는지 따끔한 순간 머리가 핑 돌면서 어지럽긴 했지만 견딜만했다.

두 번째 관문을 넘은 건가?

“으흐흑... 이번엔 또 뭐가 나올까?”


생각이 끝나자마자 소름끼치는 비명이 들려왔다.

“아악!”

“바닥을 조심해라! 창이 튀어 나온다!”

그 말에 모두가 얼어붙은 듯 꼼짝도 하지 못했다.


궁리 끝에 원기소가 방법을 찾아냈다.

“아무래도 발걸음의 진동을 감지하고 창이 튀어나오는 것 같은데.. 수류탄으로 진동을 일으키면 무력화 될 것도 같습니다.”

“그럼 해봐.”

“알겠습니다.”


“수류탄 투척준비! 가능한 멀리 투척하도록.”

“투척! 모두 엎드려!”

콰쾅‼

고막이 터질 것 같은 굉음과 폭발풍이 동굴을 쓸고 지나갔다.

진동에 바닥을 뚫고 쏟아져 나온 창이 천정에 부딪혀 불똥을 피워냈다.

원기소의 입에서 한숨이 새어나왔다.

“하, 또 한고비 넘겼구나.”


지칠대로 지쳐 무릎사이로 머리를 파묻은 원기소는 스스로를 원망하고 있었다.

“내가 어쩌자고 운산자를 찾아갔던 것일까?”


새는 모이 때문에 죽고 사람은 재물 때문에 죽는다는 운산자의 말이 귓가에 어른거렸다.

“내 무덤을 내가 팠구나. 이곳에서 얼마나 죽을지...”


양등휘의 악을 쓰는 목소리가 원기소를 깨웠다.

“지금 이러고 있을 시간 없다! 정신 차리고 모두 일어나! 도사의 말대로라면 시간이 없다, 가야한단 말이다!”


맞긴 맞는 말이다, 가야지 원기소는 힘겹게 몸을 일으켰다.

“맞아, 입구가 사라지기전에 어떻게든 앞으로 나가야지.”


앞장서서 걸어가던 대원이 갑자기 사라졌다는 것을 안 순간 또다시 모두의 몸이 굳어버렸다.


양등휘가 악을 써댔다.

“함정이다! 모두 발밑을 조심해라!”


원기소는 주워들고 왔던 창을 이용해 바닥을 두드렸다.

덜컹.

순식간에 바닥이 열렸다 닫히는 것이 보이자 소리쳤다.

“바닥을 두드려 안전한곳을 골라 디뎌라!”


강호와 경천이 머물렀던 동굴의 끝에 도착했을 때는 불과 10여명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10m높이의 절벽을 내려갈 길이 보이지 않았다.

“어쩔 수 없다, 옷을 벗어 밧줄을 만들어라.”


어렵게 바닥에 내려선 대원들의 눈에 토용이 늘어서있는 것을 본 순간 보물이란 생각이 떠올랐다.

대원의 손이 토용을 만지려는 순간 뭔지 모를 위험을 느낀 원기소가 소리쳤다.

“만지지마라!”

하지만 이미 늦었다.

어느새 칼을 뽑아든 토용에게 대원하나의 목이 잘려 바닥에 뒹굴었다.


“이런 씨발‼ 무슨 진흙덩어리가..”

아무리 둘러봐도 살아 움직이는 토용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개뿔이 보물은..‼”


타타타탕! 타타탕!

당황한 대원들이 토용을 향해 무차별 총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원기소는 토용들에게 몰려 이리저리 도망 다니던 중 바닥의 돌에 사각형의 홈이 파여져 있는 것이 보였다.

이건?

“국장님!”


총을 쏴대던 양등휘가 잔뜩 질려버린 얼굴로 원기소를 쳐다보았다.

“왜⁉ 뭐야!”

“도사님한테 부적 받으신거 있죠?”

“그런데?”

“묻지 말고 얼른 꺼내주십쇼!”

“여, 여기!”


원기소가 부적을 손에 받아 쥐는 순간 바로 눈앞에서 양등휘의 목이 힘없이 떨어졌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꼴을 본 원기소가 멍하니 양등휘의 머리를 쳐다보다 아무생각 없이 부적을 홈에 끼워 넣었다.

그와 동시에 주변 풍광이 이지러지면서 원기소가 사라졌다.



“어떻게 된 거야? 주세용을 찾겠다고 떠난 양등휘는 아직도 연락이 없나?”

“그렇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삼십명이 넘는 인원이 아무도 통신도 되질 않는다니...

가만 부직을 태우고 갔던 헬기조종사는 어디로 갔었는지 알 것 아닌가? 수송부에 가서 불러오게.”


부장의 부름에 어리둥절한 조종사가 상황실로 들어섰다.

절도 있는 동작으로 경례를 한 조종사가 부장을 쳐다보았다.

“찾으셨습니까?”

“그래, 자네가 17국 국장을 태우고 갔던 곽태의 조종사가 맞나?”

“네, 그렇습니다.”

“어디로 갔었고 뭘 했었는지 상황을 얘기해 보게.”


곽태의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일이야? 벌써 오일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나?

곽태의는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그대로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

“그랬단 말이지? 그곳을 다시 가봐야겠다. 출동준비해라.”

“알겠습니다.”


타격대요원들과 부장을 태운 세대의 헬기가 국안부 헬기장을 이륙해 북쪽으로 날아갔다.

곽태의는 트럭이 줄지어 늘어서있는 석총의 앞으로 착륙시켰다.

그리고 그곳에 쓰러져있는 원기소를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저기 원기소부부장이 쓰러져있습니다!”

이미 타격요원들이 원기소 주위를 에워싸고 있었다.

제정신을 찾지 못한 원기소는 자신을 둘러싼 타격대원들 틈에서 끊임없이 헛소리를 내뱉고 있었다.

“으으.. 토용괴물... 토용괴물이... 모두를...”


“이곳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빨리 가자!”

원기소를 태운 헬기가 급하게 날아올랐다.

“이곳에선 시린허오터시가 가장 가깝습니다.”

부장이 소리쳤다.

“알아서 빨리 가!”

“.....”


F-2크리닉의 옥상헬기장에 도착한 것은 30분 정도가 경과한 후였다.

개원이래 처음으로 무장한 군인들을 맞은 병원은 정신없이 움직였다.

직접 나서서 원기소를 진찰한 원장은 이마에 흘러내리는 땀을 닦으며 국안부장이라는 자에게 결과를 보고를 하고 있었다.

“기력이 탈진한 것 외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습니다. 며칠 안정만 취하면 곧 회복될겁니다.”

“며칠? 당장 대화를 할수 없을까?”

“....대화정도만 라면 지금은 안정을 취하느라 재워놨으니 저녁때쯤이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아, 깨어날 때까지 기다리지.”


시체처럼 늘어져 주렁주렁 수액을 매달고 있는 원기소를 쳐다보는 국장의 눈에 싸늘한 한기가 돌았다.

‘저놈을 죽이는 한이 있더라도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알아내야만 한다.’


*


“이런 빌어먹을! 하필이면 모임을 미국에서..? 이렇게 되면 유키공주님이 그곳으로 가기가..?”

구지케는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 세계적인 기업들의 회장 스케줄을 조사한 결과 간신히 인도 두샹그룹의 샤리한과 미라클의 게리회장 일정이 겹치는 부분을 찾아낼수 있었다.


사업적으로 접점이 전혀 없는 두기업의 회장이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이국땅에서 만난다는 건.. 이들이 7시스터즈의 일원이라고 의심할만한 조건이긴 한데 왜, 하필이면 미국이냐고.

“어떻게든 그놈들을 손안에 넣어야하는데 방법이... 변장이라도 하고 가야하나?”

일곱명 중에 둘이 어떻게 죽었는지 전혀 짐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구지케는 모임자리에 사라진 둘과 아직 정체를 밝혀내지 못한 나머지도 나타나리라 믿고 있었기에 어떻게든 이번기회를 절대로 놓칠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자신의 수족인 야마타이를 총동원 하는 한이 있더라도 그들을 세뇌시켜 수족으로 삼아야 한다는 집념만이 머릿속에 가득찼다.


‘어떻게 알아낸 기회인데 그냥 넘긴단 말이냐, 절대로 그냥 넘길 수 없지.’

구지케는 비밀리에 일족에게 지령을 내렸다.

그때부터 명령을 받은 부하들은 두셋씩 짝을 지어 관광객으로 위장을 하고 미국으로 떠났다.

그 숫자가 삼십을 넘었다. 야마타이족 전력의 절반이 넘는 고수들이 모종의 임무를 받고 미국으로 떠난 것이다.


.


면밀히 주시하고 있던 모임정보는 에릭에게도 들어왔다. 하지만 주세용이 제거된 지금은 어쩔까 망설이고 있는 중이었다. 다 정리해버리면 좋기야 하겠지만 아틀라스입장에서 경제충격을 흡수하는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란 생각이 들어서다.


7시스터즈의 지배지분구조를 어느정도 알고있는 에릭으로서는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놈들은 필요악이다. 그놈들의 기업집단이 사라지면 당장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닥칠 것이다. 하지만 포식집단인 그놈들을 방치하기엔 그놈들로 인해 무너지는 정상적인 기업들의 피해가 만만치 않았다. 자신들이 점찍은 기업은 한꺼번에 달려들어 공격적으로 찢어발기기에 표적이 되고도 견뎌낼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었다.


고민을 하던 에릭은 결정을 강호에게 떠넘기기로 하고 슈라인 위원회의 모임장소를 메일로 보냈다.

“...알아서 하겠지.”


.


옥정도인과 경천의 사형제들은 방 한칸을 가득채운 강호가 꺼내놓은 영락제의 보물 앞에서 이 짐 덩어리는 뭐냐는 표정으로 강호의 얼굴만 시큰둥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경천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눈엔 그저 귀찮게 됐다는 표정 뿐 다른 사심이 보이질 않았다.


경천과 함께 러시아에 들려 가을을 데리고 태백의 사신문으로 온 것이 어제다.

그리고 아침이 되자 이런 소동을 벌인 것이다.


“허.. 이런 애물단지를 이곳에 풀어놓은 이유는 뭔가?”

“도사님밖에는 믿을 곳이 없어서입니다. 제가 알기로 어려움을 겪는 많은 곳에 후원을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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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117.7시스터즈의 종말(4) +3 20.07.20 115 5 11쪽
116 116.7시스터즈의 종말(3) +2 20.07.17 110 5 11쪽
115 115.7시스터즈의 종말(2) +2 20.07.16 106 6 11쪽
114 114.7시스터즈의 종말(1) +3 20.07.15 111 6 11쪽
» 113.원기소의 구조. +2 20.07.14 121 7 11쪽
112 112.양등휘의 선택. +2 20.07.13 119 8 11쪽
111 111.주세용의 욕심(5). +2 20.07.10 122 6 11쪽
110 110.주세용의 욕심(4). +2 20.07.09 122 8 11쪽
109 109.주세용의 욕심(3). +2 20.07.08 139 8 11쪽
108 108.주세용의 욕심(2). +2 20.07.07 127 5 11쪽
107 107.주세용의 욕심(1). +2 20.07.06 134 6 11쪽
106 106.란도르프의 선물. +2 20.07.03 131 4 11쪽
105 105.경서를 찾아서(6). +2 20.07.02 145 7 11쪽
104 104.경서를 찾아서(5). +3 20.07.01 128 8 11쪽
103 103.경서를 찾아서(4). +2 20.06.30 127 8 10쪽
102 102.경서를 찾아서(3). +2 20.06.29 123 6 11쪽
101 101.경서를 찾아서(2). +2 20.06.26 134 6 11쪽
100 100.경서를 찾아서(1). +2 20.06.25 143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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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98.실험이 부른 결과(2). +2 20.06.23 126 6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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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96.흑사회주 곽원홍(2). +2 20.06.19 133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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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94.해운대(2). +2 20.06.17 140 4 11쪽
93 93.해운대(1). +2 20.06.16 164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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