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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얼 님의 서재입니다.

어벤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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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경대
작품등록일 :
2020.03.08 09:09
최근연재일 :
2020.07.22 15:09
연재수 :
119 회
조회수 :
38,856
추천수 :
980
글자수 :
596,627

작성
20.06.26 16:08
조회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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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1쪽

101.경서를 찾아서(2).

DUMMY

“환경을 봤다시피 폐허 속에서 살수 없는건 사람이나 짐승이나 매일반 아니겠나.”

머리가 절로 끄덕여진다.

“이제는 어쩌다 행사가 있는 날이 아니면 고기라곤 구경도 하지 못하게 돼버리고 말았지.”

생명이 살아가는 건 어디나 똑같은 모양이다.

“어떻게든 마족을 해치워야 하겠군요.”

“맞는 말일세, 하지만 살아남기에만도 급급한 우리 힘만으로는 역부족이야.”


같은 인간으로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지금으로선 어떻게 해야 도울수있는건지 감도 잡을수 없다.

“우선 내일 마족들을 염탐하고 난뒤 다시 얘기해보시도록 하지요.”

“그렇게 하세. 이만 편히 쉴수있도록 자리를 비켜주는게 예의겠지.”


낯선 곳에서의 하룻밤이지만 경천이 피곤했는지 옆 침대에서 가늘게 코고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자려고 누웠던 강호는 눈만 말똥말똥해졌다.

어쩌다 이런 곳 까지 오게 됐는지 그저 어이없는 웃음만 나올 뿐이다.

난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 세발막대를 휘둘러도 가로거칠것없는 홀몸이라 걱정될 것은 없지만 해결해야할 은원을 놔둔채 이곳에 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나와 무슨 상관이라고 이곳까지 왔는지 여하튼간에 내 오지랖도 이정도면 수준급이로구나. 엎치락뒤치락하다 언제 잠이 들었는지 몸이 흔들리는 서슬에 깨고 말았다.


경천이 소리쳤다.

“강호형님! 그만 일어나시죠.”

“아우-, 아무래도 내가 어지간히 피곤했던 모양이다.”

“그러게요, 몇 번을 흔들어도 깰줄을 모르더라고요. 이제 마족이 산다는 곳으로 가봐야지요.”

“그래, 아침식사마치는 대로 가보자.”

“헤헤, 아침은 포기하시죠, 여긴 식량부족으로 하루 두끼만 먹는답니다.”

“허.. 여기 사정이 그 정도로 안좋은거야?”

“그렇다네요.”


자신의 포대에 들어있는 식량이라야 얼마 되지도 않기에 이 사람들을 도와줄 엄두도 나질 않았다.

어디 구할 대라도 있다면 도와주겠지만 이곳 사정을 전혀 모르니 방법이 없다.

“쯧, 어쩔 수 없지. 모린에게 가보자.”


“어서 오게. 잠은 잘 잤는지 모르겠군.”

“네, 모린님 덕분에 잘 쉬었습니다.”

“언제 갈텐가?”

“가능하다면 지금이라도 바로 가고 싶습니다.”

“포털게이트는 성안에 있으니 언제든 가능하지.”

“그럼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

“가봅시다. 따라오시오.”


성내의 한켠에 외따로 떨어져있는 건물로 간 모린이 굳게 닫혀있는 문을 신중하게 열었다.

강호의 눈엔 건물이 검은 강철로 감싸인 것처럼 보였다.

“마족이 침략하기 전인 옛날엔 이 포털게이트를 자주 사용을 했었지만 마족들의 침략이후로는 사용을 아예 할 수가 없었네.”

“그건 왭니까?”

“그것들이 옛날에 이곳의 좌표를 읽고 침략해 왔었기 때문이지. 그때 희생당한 일족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이 아파. 그래서 그 후로 마족이 이곳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온갖 마법으로 떡칠을 하다시피 해놓은 거라네.”


문이 열리고 일행은 안으로 들어섰다.

바깥과 달리 안은 깨끗하게 관리돼있었다.

“이것도 마법의 효과인 겁니까?”

“그렇다네. 안그러면 못쓰게 망가질 테니까.”

바닥에 새겨진 문양에서 은은한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품에서 푸른빛이 도는 돌을 꺼내든 모린이 일행을 돌아보며 주의를 주었다.

“이제 자네들이 게이트로 들어가면 난 곧바로 이곳의 게이트를 폐쇄할걸세. 이유는 이미 설명해줬으니 잘 알고 있겠지? 이제 마족이 있는 곳으로 이동시켜 줄테니 저 문양의 가운데로 올라서도록 하게.”

그러고 보니 별이 겹쳐진 문양의 꼭지점마다 돌이 박혀있는 것이 보였지만 단 하나의 꼭지점에만 돌이 빠져있었다.


일행이 될 안내인까지 문양위에 올라서자 모린이 비어있는 꼭지점에 돌을 박았다.

금빛기둥이 바닥에서 올라와 일행을 감싸는 것을 본 모린이 마음속으로 부디 무사하기를 마음속으로 빌었다.

강호일행이 빛기둥 속으로 흩어지듯 사라져버린 문양에서 돌을 빼낸 모린이 다시 밖으로 나가 입구를 잠갔다.


강호일행이 빛과 함께 나타난 곳은 짙은 어둠이 안개처럼 몰려있는 곳이었다.

끈적끈적할 정도로 기분 나쁜 안개가 몸을 파고들기라도 할 것처럼 일행의 주위를 감싸고돌자

얼굴이 검게 물든 가을의 입에서 괴로운 신음소리가 새어나왔다.

강호는 그런 가을의 등에 손바닥을 대고 선기를 불어넣었다.

가을은 그제야 편안한 얼굴로 되돌아 갈수 있었다.


“이건 아무래도 그냥 일반적인 안개나 어둠이 아닌 것 같은데?”

“형님이 느끼기에도 그렇지요?”

안내인인 금발의 청년이 긴장한목소리로 입을열었다.

“지금 느끼고 계시는 이게 바로 마족들의 방어막 역할을 하는 마기입니다. 이곳에 오래있어 봐야 하나도 몸에 좋을 것이 없으니 따라오시지요.”


일행은 앞장서서 뛰어가는 안내인의 뒤를 묵묵히 따라 뛰었다.

특수군 출신인 가을이 힘들어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안내인의 체력이 보통이 아니로군.”

“그러게요, 아무래도 이곳의 중력과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안내인이 들고 있는 창에서 앞을 분간할수 있을 만큼 황금빛이 호롱불처럼 새어나와 길을 밝히고 있었다.

저건 무슨 능력일까?

궁금했지만 지금은 그런걸 묻고있을 때가 아니라는건 알고 있었다.

들판을 지난 길은 어느새 말라죽어버린 고사목이 시체처럼 즐비하게 서있는 산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언제 안개가 있었냐는 듯 검은 구름이 짙게 끼어있는 하늘이 보였다.


“이제 여기서부터는 걸어도 됩니다.”

“이곳을 언제 와봤던 적이 있는겁니까?”

안내인의 얼굴에 분노가 어렸다.

“이곳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살아있는 생명체가 없습니다. 이렇게 죽어가는 세상이 될 오랜 세월동안을 마족들과 싸움이 계속돼왔습니다. 후-우.. 그러던 중에 이미 멸종을 당한 종족도 있고요. 싸움을 하는 동안 이곳에 몇 번 와보기도 했었기에 알고있는 겁니다.”


멸종이라는 말에 안타깝긴 했지만 뭐라 위로할말이 없었다.

어느새 정상에 올라선 일행은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놀라고 말았다.

저건 성이잖아? 절벽너머로 외따로 떨어진 기둥 같은 절벽위로 검은 고성이 보였다.


“허.. 저건 또 뭐야?”

고성위에 낮게 드리운 먹물처럼 짙은 구름이 쉼 없이 첨탑위로 벼락을 떨어트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벼락이 떨어질 때마다 성이 푸른빛으로 물들다 다시 또 검게 변하는 모습이 보였다.

“저거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자연적인 현상은 아닌 것 같은데..”

“그렇지요? 그보다도 저길 건너갈 길이 있긴 한 걸까요?”


하지만 경천과 가을의 대화와 달리 강호는 다른 것을 보고 있었다.

“잘 봐라, 길이 문제가 아냐. 절벽 앞에 돌무더기처럼 보이는거 있지, 봤냐?”

강호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에 수십개가 넘는 돌무더기가 군데군데 놓여 있었다.

“그런데, 그게 왜요?”

“저것들 돌무더기가 아냐. 자세히 봐, 너도 느낄수 있을 테니까.”

“거리가 멀어서 그런가.. 아직 잘 모르겠는데요?”

“그래? 어차피 가야할 길이니 가까이 가서보자.”


성이 가까워지자 안내인의 조심스런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서 잠시 멈추시지요.”

“왭니까?”

“아까 말씀하신 저것들 리디노스데몬입니다.”

“리디노스데몬?”

“돌로된 마귀라는 뜻입니다. 어지간해선 파괴할수도 않습니다. 저것들과 싸움에서 우리 일족대부분이 무참하게 희생당했지요.”


강호는 천목으로 돌무더기 가운데 박혀있는 마르키즈의 악기를 보고 있었다.

그렇게 오랫동안 싸움을 해왔다면서 마르키즈를 파괴하기 전에는 죽일수 없다는걸 모르는 건가?


싸움이 시작될 것을 직감한 강호는 가을이 걱정되자 안내인에게 부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저 정도숫자라면 나와 동생의 힘만으로도 충분하니 안내인께서는 이곳에서 동생과 함께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네? 저 악마들을 두 사람의 힘만으로 처치한다고요?”

“그렇소.”

“가보자, 경천아.”


위험을 느끼긴 했지만 평범해 보이는 돌무더기가 리디노스데몬이라 부르는 괴물이라는 말에 경천이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대꾸했다.

“그러지요.”

“저 괴물들의 약점을 알고있으니 그렇게 긴장할 것 없다.”

“저게 뭔지 형님의 눈엔 보인다는 말..?”

“아니. 보이진 않아도 알 것 같다. 발밑을 잘 봐라 돌무더기가 있는 땅과 여기의 땅 사이에 경계가 있는게 보일거다.”


자세히 살펴보던 경천의 눈에 줄이라도 처진 것처럼 완연하게 검은 색으로 구분되어진 땅이 보였다.

“아, 보입니다.”

“저쪽을 밟는 순간 괴물들이 깨어 날거다. 저것들이 일어나 움직이기 시작하면 약점이 있는 위치를 알려줄테니까 화염도로 깨트려야한다.”

“근데 약점은 어떻게 아신 겁니까? 혹시 런던사태 때 그 괴물들과 같은 괴물들인 겁니까?”

“맞아, 내가 보기엔 똑같은 동력원이 분명해.”

“그럼 우리가 제대로 찾아온게 맞는 거군요.”

“그렇다고 봐도 될것같다.”

“그렇다면 저 음침한 성안에 말썽꾸러기 경서누님이 있겠네요?”

“그렇겠지. 조심하고 천천히 들어가 보자.”


끄그그극!

경계를 넘자 소름끼치는 소리를 내며 돌무더기가 일제히 일어났다.

이족보행을 하는 돌 괴물이 일어선 크기를 보자 저릿한 느낌이 등골을 쓸고 지나갔다.

족히 삼미터는 넘어 보인다.

“허, 저렇게 컸었나?”


쿵쿵쿵! 쿵쿵쿵쿵!

새빨간 눈으로 주변을 돌아보던 괴물이 머리통만한 주먹을 치켜들고 마치 지진이 난것처럼 땅을 울리며 달려들었다.

틀림없이 보였던 마르키즈의 기운은 막상 괴물이 일어서서 움직이자 숨어버렸다.

“헉! 이게 뭐야? 어디로 숨어버린거지?”


자신만만하게 사인검을 뽑아든 강호는 갑자기 돌변한 상황에 당황했다.

당황하긴 경천도 마찬가지였다.

“형님! 이.. 이 괴물들.. 어디가 약점인 겁니까⁉”

“기다려봐! 괴물들의 약점이 사라졌어. 나도 어떻게 된건지 아직 잘 모르겠다.”


쒸잉!

머리통만한 주먹이 경고도 없이 빠르게 날아들었다.

맞부딪치면 죽는다는 경고가 사정없이 머리를 울렸다.


“이게 뭐냐! 갑자기 마르키즈의 기운이 어디로 사라져버린 거지?”

강호는 쉴새없이 날아드는 주먹을 피해 괴물들의 가랑이사이를 빠져 다니며 사인검을 휘둘렀다. 신기에 두들겨 맞은 부분이 허옇게 변색되며 부서져 내렸지만 마력으로 곧바로 또다시 복구되는 것이 보였다.


“이런 X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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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102.경서를 찾아서(3). +2 20.06.29 122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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