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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얼 님의 서재입니다.

어벤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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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경대
작품등록일 :
2020.03.08 09:09
최근연재일 :
2020.07.22 15:09
연재수 :
1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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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863
추천수 :
980
글자수 :
596,627

작성
20.06.1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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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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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90.영국손님의 방문.

DUMMY

채드가 궁금한 듯 물었다.

“그럼 형님은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기게 된 건지 알고 있다는 말씀입니까?”

“모든 침략이 그렇지 않나? 이 세상을 정복하고 싶다는 더러운 욕심 때문이지.”

“이 땅에서 뭘 얻자고 그러는 걸까요?”

“아마 모르긴 몰라도 그것들이 살아가는 세상이 파괴된 환경 때문 일거란 생각이든다. 어떤 이유로든 더 이상 자신들의 세계에서 살아갈 수가 없게 된다면.... 우리도 마찬가지겠지만 살 곳을 찾아 떠나야하지 않을까?”

“.....그거야 말로 피할 수 없는 생존싸움이겠군요.”

“그렇다. 살아갈수 있는 좋은 환경은 생명이 있는 것이라면 그 무엇에게든 필요한 법이니까 말이지. 그래서 바이칼호 주변에 임시대피소를 만들어 놓긴 했지만 많은 사람을 수용하기는 어렵다. 여러분들도 살아남자면 이제부터라도 능력껏 대피장소를 만들어 놓고 최대한 많은 식량을 비축해 놓아야 할거야.”

“......”

황당한 설명을 들은 모두는 말이 없어졌다.


*


터질 것 같은 총리의 분노를 정신없이 받아낸 영국 SIS는 강호와 경천의 행방을 찾고 있었다.

“허, 이런 병신들 같으니라고! 도대체 밥 먹고 하는 일이 뭔가? 사태해결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들이 일언반구 말도 없이 국내를 빠져나갈 동안 정보국은 잠만자고 있었다는건가⁉”

“그게.... 사고 뒤처리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흐흥, 내가보기엔 국장은 모든 내용을 알고 있어서 그들이 필요 없다고 판단하고 방치했다는 생각이 드는걸? 그러니 내일까지 사건의 발생원인과 재발방지대책 그리고 괴물의 대응방법 등을 작성해 내 책상위에 올려놔야 될거요. 그렇지 못한다면 무능한 당신의 사직서라도 올려놔야 되겠지.”


프란시스 부장의 얼굴에 먹구름이 끼었다.

정신없이 허둥대는 사이에 증발하듯 사라져버린 둘을 찾아야만 총리의 분노도 가라앉힐수 있고 하이게이트에서 벌어졌던 황당한 상황을 조금이나마 알수있을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각 나라의 주재대사관마다 훈령을 보내놓았지만 어디에서도 행방을 찾을수 없었던 그들이다. 그러다 러시아에서 행적을 찾았다는 소식이 들어왔고 프란시스 부장은 러시아 정보총국에 전화를 걸어 방문허락을 받자마자 비행기에 올랐다.


정보국 수장이 다른 나라를 방문하려면 그나라 정보국의 허락이 있어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영국을 방문해달라고 하면 좋겠지만 만약 안오면..? 이라는 생각에 움직이지 않는 무거운 궁둥이를 들어 옮기게 된 것이다.


“에휴.. 지금은 그들이 갑이니 어쩔 수 없지.”

휴우.. 비행기에 올라타 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자 프란시스 부장의 입에서 그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이 새어나왔다.

나중에야 어찌됐던 일단 만나러가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였다.


그자들은 뭐지? 만약 그자들이 아니었다면 런던은 이미 쑥대밭이 됐을거란걸 잘 알고 있었다.

정말로 초능럭자들인가? 어쨌든 만나보면 알겠지.

느긋한 성격과 다르게 비행시간 내내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


마크가 문을 두드리고 머리를 들이밀며 말했다.

“손님이 찾아오셨는데, 만나보실 겁니까?”


경천과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 얘기 중이던 강호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손님? 날 찾아올 사람은 없는데? 도대체 누구기에 여기까지 날 찾아왔다는거야?”

“SVR(러시아 해외정보국)과 SIS의 프란시스 부장이 동반해서 찾아왔습니다.”

“허-, 알지도 못하는 그 사람들이 왜? 어쨌거나 멀리서 일부러 온 모양인데 들어오라고 하지 뭐.”

“알겠습니다.”

마이크의 동기인 마크와 맥퀸은 두 번인가 싸우는 모습을 보더니 그때부터 상관을 대하듯 깍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강호는 그 모습이 어색하기만 했다.

뭐, 아무리 그러지 말라고 해도 말을 안들으니..


강호는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간신히 참으며 손으로 의자를 가리켰다. 입을 열면 웃음이 터져 나올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흐흐흐, 훌쭉이와 뚱뚱이냐?

러시아인은 해골처럼 말랐고 영국인은 비대한 체구를 주체하지 못하고 줄줄 흘러내리는 땀을 연신 손수건으로 닦아내고 있었다.


“두 분이 여기까지 이렇게 날 찾아오신 이유는 뭡니까?”

“그게.. 궁금한 것이 있어서.. 혹시 알려줄수 있을까하고 왔습니다.”

“하하, 뭐가 그렇게 궁금한지 말씀을 해보시지요.”


프란시스가 막 입을 열려는데 마크가 찻잔을 들고 들어와 테이블에 놓았다.

“우선 차부터 한 모금 드시고 천천히 말을 해보시지요.”


차를 한모금 마신 프란시스가 입을 열려는데 문이 열리고 채드와 마이크가 들어섰다.

“손님이 오셨다면서요?”

“어, 영국 정보부하고 러시아 정보부에서 오셨다네. 인사들 하시지요, 이친구가 바로 이곳의 주인입니다.”


프란시스는 터지기 일보직전 이었다. 마음은 급해죽겠는데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불청객으로 찾아온건 자신이니 인사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에휴, 난 영국에서 온 프란시스외다.”


러시아인은 자신은 이 자리와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듯 말없이 앉아있었다.

강호도 그러거나 말거나 상관없다는 빙글거리는 표정으로 구경만 하고 있었다.

대충 인사를 나누고 모두가 자리에 앉자 아틀라스의 후계자라는 말을 듣고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던 프란시스가 다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하이게이트에 있었던 분이 맞지요?”

“그렇습니다만?”

“정신없던 상황이라 미처 고맙단 인사도 못 드리고 했기에 이렇게 찾아오게 됐습니다.”

“그 뭐.. 인사를 받고자 한일도 아닌데 이렇게 일부러 찾아올 필요까지야..”

“하하, 궁금증도 풀겸해서 왔으니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묘한 표정이 된 강호가 되물었다.

“뭐가 그렇게 궁금하신지?”

“하이게이트에 나타났던 괴물들은 대체 뭐였습니까? 아무리 뒤져봐도 모든 게 흔적도 없이 사라졌더군요.”

“그야 이세상의 물건이 아니니, 당연히 이 땅에 남아있을수가 없는 거지요.”


프란시스와 말이 없던 러시아인의 얼굴에 황당하다는 눈빛이 어렸다.

“그 말은... 그럼.. 그것들이 다른 세상에서 온 거란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총으로도 죽일수 없다기에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럼 그 시체들이 되살아 난건 뭐였습니까?”

“그 괴물들을 불러들인 고차원의 괴물이 마기로 움직인 걸겁니다.”

“마기요? 그게 뭔가요?”

“하하, 나도 수박 겉핥기로만 알고 있으니 이 친구에게 물어보는게 빠를겁니다.”


강호가 테이블위에 있는 볼펜을 가리키며 물었다.

“경천아, 너 저 볼펜 움직일수 있지?”

“어? 내가 하는 건 형님도 알다시피 그때 그 좀비완 다른 건데요?”


강호가 넌지시 종용했다.

“뭐 어떠냐? 그거나 이거나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엔 대동소이 할 텐데.”

“에휴, 무슨 서커스를 하는 것도 아니고.. 알았어요.”


경천이 자세를 바로잡고 주문을 외우며 수인을 맺은 손가락으로 볼펜을 가리켰다.

그러자 쓰러져있던 볼펜이 벌떡 일어나 콩콩 뛰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경악어린 표정을 보던 강호가 이만하면 됐다고 경천에게 넌지시 알렸다.

“다들 보셨다시피 이게 기를 이용해 사물을 움직인 겁니다.”

“그럼, 그때 그 좀비들도?”

“아니, 이건 그냥 예로서 보여드린 것 일뿐 완전히 틀린 겁니다.”

“으음... 정말 믿기 힘든 일이로군요.. 내 눈으로 봤으니 안 믿을 수도 없는 일이고.. 그럼 혹시 그 괴물들이 어디서 온 건지..는 알고계십니까?”

“하하, 내가 무슨 신도 아니고, 그걸 어떻게 알겠습니까? 하지만 한가지는 대답해드릴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게 뭡니까?

“언제가 됐든 그것들이 틀림없이 또 온다는 것.”

“그게.. 정말입니까⁉”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다른 곳에 사는 당신이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이 배가 고픈데 이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봤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굶어죽지 않으려면... 다시 오겠지요.”

“바로 그겁니다. 이번에 오게 된다면 더 대규모 일겁니다. 이유는 말씀 안드려도 아시겠지요?

다시 실패하지 않겠다는..?”

“잘 아시네요, 그렇습니다. 내 생각이긴 하지만 과연 그것들만 있을까요? 또 다른 괴물 같은 건 없을까? 총알도 먹히지 않는 그것들이 이 땅을 점령하기 위해 연합이라도 하고 한꺼번에 들어온다면? 내 머릿속으로 여러 가지 생각이 듭니다.”


강호의 말대로 앞으로 벌어질 일이 눈앞에 보이는 것 같았다. 전쟁쯤은 아무것도 아닌 말 그대로 지옥이 열리는 것 같은 환상이 둘의 눈앞에 보였다.


질려버린 표정의 이방인들이 이구동성으로 물었다.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방법이 있습니까?”

“아무래도 민간인들의 안전이 가장 큰 문제가 되겠지요.. 사람들을 살리는게 최우선 과제이니 어떻게든 그 방법은 두 분이 찾으셔야 합니다. 여기 더 있어봐야 아무 소용없으니 돌아가서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는게 좋으실 겁니다.”


프란시스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정말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을 겁니까!”


어이없는 얼굴로 프란시스를 쳐다보던 강호가 나지막하지만 거역하기 힘든 단호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허, 상태를 보니, 이거 아무래도 내가 여태껏 헛소릴 지껄인 모양인데. 더 이상 해줄 말 없으니 그만 돌아가시오!”

망연한 얼굴로 앉아있던 둘은 어쩔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손님들이 돌아가고 나자 마이크가 걱정이 되는지 강호를 쳐다보았다.

“정말 네 말대로 그렇게 되는거야?”

“너도 내가 헛소리 하는 것처럼 보였냐?”

“아, 아니 그런건 아닌데.. 막상 그런 일이 닥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돼서 그러지.”

“너희들이 대피할 장소는 이미 만들어 뒀다고 말했잖아?”

“다른 사람들은 어쩌고...?”


강호의 얼굴에 어이없다는 표정이 떠올랐다.

“.....네 눈엔 내가 신인 것처럼 보이냐? 착각하지마라, 나도 너와 같은 인간일 뿐이다.”

“...방법이 없는 거야?”


강호는 웃을 수밖에 없었다.

“하하하, 이거 아무래도 내가 인정에 너무 끌려 너무 오래 이곳에 있었나 보다. 경천아 이제 그만 돌아가자.”


마이크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방법이 있으면 당연히 알려줬을 것을, 말실수한 것을 느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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