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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얼 님의 서재입니다.

어벤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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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경대
작품등록일 :
2020.03.08 09:09
최근연재일 :
2020.07.22 15:09
연재수 :
1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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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96,627

작성
20.06.1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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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92.현무관주 운산자(2)

DUMMY

중앙군사위원회의 합동함모부에서는 댜오위다오 인근에서 일어난 선진호의 사건만으로도 머리가 터져나갈 지경이었는데 동부전구에서 들어온 보고에 또다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바다에 이상한 물체가 떠있다고 했지만 정찰위성으로는 아무것도 보이는 게 없지 않소?”

“저거? 저게 무슨 일이야! 상하이를 확대해봐!”


모니터에 보이는 상하이의 해안가엔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뭍으로 올라서는 괴물들을 향해 해군기지의 병사들이 총을 난사하고 있었지만 괴물들은 총을 맞으면서도 꾸역꾸역 뭍으로 올라서고 있었다.


시민들은 대피명령을 내리기도전에 시내를 빠져나갔고 운산자는 상청검을 들고 군인들을 돕기 위해 바닷가로 달려갔다.


결국 괴물들에게 물어 뜯겨 죽는 병사들이 속출하자 위준명은 후퇴명령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괴물에게 물려죽은 죽은 병사들은 순식간에 뼈와 가죽만 남았다.

더 이상 사태가 악화되기 전 중앙군사위원회 합동참모본부는 71집단군에 비상동원령을 내리고 동부전구를 지원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중국에서 벌어진 모든 상황은 인터넷을 타고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이미 몇 번에 걸친 소동으로 충격에 빠진 세계는 대처방안을 찾기에 혈안이 됐다.

정부가 대처방안을 찾는 사이에 개인들도 각자도생을 위한 생존방안을 찾고 있었다. 지하로 굴을 파서 대피소로 삼으려는 사람부터 나무꼭대기에 집을 짓는 사람 그저 멍하니 하늘만 쳐다보고 있는 사람 그 와중에 세상의 종말이 왔다며 온갖 듣보잡종교의 지도자들이 때를 만난 듯 미쳐 날뛰었다. 많은 사람들이 온갖 종교집회장소로 몰려들어 기도를 드리고 있는 모습이 뉴스에 나와 시청자자들에게 극도의 불안감만 심어주고 있었다.


그 시간, 강호도 머물고 있던 호텔에서 일행과 함께 중국에서 벌어진 상황을 TV로 지켜보고 있었다.

“이제 시작이구나. 기다리고 있던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속보를 본 모두의 입에서 한숨이 새어나왔다.

“아! 저럴수가..”

“정말 세상에 망조가 든ㄹ기라도 한건가?”

“에이, 설마.. 이게 설마 실화 일리가...?”



자신의 힘이 닿을 수 없는 곳이니 안타깝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다 도인복장을 한 노익장의 활약을 보게 됐다.

총으로도 어쩔수 없던 괴물들이 노인의 칼에 맞아 쓰러지며 먼지로 변해 흩어졌다.


“역시.. 능력자는 어디에나 있는 거였어.”

그때 TV밑으로 자막이 지나가고 장면이 바뀌었다.

“저, 저건? LA아냐?”


중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역시 속수무책으로 괴물들의 공격을 받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수라장이 된 도심에 공격헬기를 동원한 미군은 괴물을 향해 무자비하게 총탄을 쏟아 붇고 있었다.

여기를 제일먼저 칠 것 같았는데 역시 지난번 인천에서의 실패 때문인가?

얼마나 많은 것들이 몰려온 건지 모르겠지만 쉽지는 않을거다.


.


운산자는 자신의 한계가 다해오고 있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차마 자리를 피할 수가 없었다.

본산에 연락은 해 놓았지만 도우들이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괴물을 없애는 것은 자신이 가진 선기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걸 잘 알고 있었기에 능력이 되는 한 한명의 군인이라도 더 구해내고 싶었다.

하지만 저 바다위에 일렁거리며 떠있는 신기루를 없애기 전까진 끝없이 계속될 싸움이란걸 스스로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사형제들이 올 때까진 어떻게든 버텨야 할텐데..

운산자는 점차 고갈 되가는 선기를 느끼면서도 후퇴하는 군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거침없이 괴물을 베어나갔다.

괴물들이 자신을 노리고 몰려들고 있다는 것을 느낀 운산자는 더 이상 못 견딘다는 생각에 죽어가는 병사들을 뒤로 두고 피눈물을 머금고 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우선은 피해야 한다. 복수는 나중에 해도 충분해.

운산자의 뒤를 미처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괴물들이 쫓아 달렸다.

소주시내로 들어온 운산자는 현무관으로 들어갔다.

이럴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강신의 술을 베풀었을 것을 후회가 밀려들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선기가 고갈된 지금 강신의 술을 베풀었다가는 댓가로 목숨을 내놓아야 할것이란걸 잘 알고있었지만 어쩔수 없는 일이다.


삼청전으로 들어가 법기를 챙긴 운산자는 강신술을 베풀기 전 원시천존에게 제례를 드리기 시작했다.

이미 신력으로 보호되고 있던 문도 부서져 내리기 시작했다.

옷을 벗은 운산자는 자신의 팔과 다리에 경면주사로 부적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자신의 목숨을 건 것이다. 신력을 사용한 댓가로 살아난다하더라도 신체의 한부분은 영원히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는것이다.

운산자는 이를 악물고 마지막 한 획을 칼질을 하듯 그어 내렸다.

그러면서 나타哪吒의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렸다.


“나타哪吒는 강신하라! 急急如律令!”

주문과 함께 써내려간 부적에서 빛이 새어나와 운산자의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완벽하게 베풀어진 강신술에 선기대신 넘치는 신력을 느끼면서 운산자는 자신의 정신을 잃었다.


요괴들은 자신들의 천적이나 마찬가지인 선기를 느끼고 주춤거렸다.

사람이든 귀신이든 요괴든 되살아나지 못할 소멸은 두려운 법이다.

선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중 느닷없이 강제로 인간계로 끌려 내려와 운산자의 몸으로 들어오게된 나타는 분노에 휩싸여 있었다.


“흐흐흐, 저런 허접한 요괴들 때문에 내 즐거운 시간을 뺏겨야 하다니..”

나타는 자신의 옆에 있는 상청검을 잡아 휘둘렀다.

파직! 빠지직‼

칼끝에서 일어난 시퍼런 번갯불이 요괴들을 쓸어갔다.

번개에 맞은 요괴들이 무더기로 먼지처럼 흩어져 사라지자 요괴들이 괴성을 남기고 몸을 돌려 도망가기 시작했다.


“감히 어딜 도망가려고!”

분노한 나타의 부르짖음에 요괴들은 혼비백산해 흩어졌지만 현무관 안에 들어선 요괴들은 하나도 남김없이 소멸되고 말았다.

하하하!

나타는 자신이 할 일을 마쳤다는 듯 밝은 빛을 뿌려내고 사라진 자리에 운산자만이 쓰러져있었다.


운산자의 긴급한 연락을 받고 옥주궁에서 먼 길을 달려온 다섯 도사들이 소주시내에서 분탕질을 치고있는 요괴들을 눈에 보이는 족족 제거하고 현무관에 들어섰을 땐 옷을 벗고 쓰러져있는 운산자만 보였다.


신력은 함부로 빌려다 쓸 수 있는 기운이 아니다. 만령자는 운산자가 강신술을 사용했다는걸 바로 알아보고 놀라고 말았다. 그래도 그 덕분에 현무관이 온전하게 남아 있을수 있었다는걸 알았다. 우리가 조그만 더 일찍 서둘렀더라도.


쓰러져있는 운산자의 모습을 본 만령자가 한탄을 했다.

“쯧, 얼마나 급했으면 혹독한 댓가를 치르게 될 강신술까지 사용을 했을꼬? 얼른 안으로 데려가 편하게 뉘여 주거라.”


.


결국 한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부산 기장앞바다에 정체를 알수 없는 뭔가가 나타났다는 소식을 장인보가 전해왔다.


“둘이 갈테니, 헬기를 준비해주시오.”

“알겠습니다, 바로 준비해서 호텔 옥상으로 보내겠습니다. 그리고 미리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지요.”


그래, 이런 사람도 있는게 정상이겠지.

“경천아 부산앞바다에 뭐가 나타났단다, 가보자. 아무래도 위험할 테니까, 가을인 여기서 기다리고 있는게 좋겠다.”


급격히 어두워 진 가을의 얼굴을 봤지만 그래봐야 같이 갈 곳이 못된다는걸 자신도 잘 알고 있을거다.

“가요, 답답하게 여기서 남의나라에서 벌어진 일이지만 TV나 보면서 분통이나 터트리고 있는 것보단 낫겠지요.”


투숙객들이 호텔로 다가오는 헬기를 보고 놀라서 허둥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저거 왜 저래? 추락하는거 아니지?”

“아니 아무래도 옥상에 착륙하려는 거 같은데? 여기 누구 높은 놈이 와있는 건가?”

“아이 씨, 이건 또 무슨 민폐야?”

“무슨 사정이 있나보지 뭐.”


호텔 측에서 안내방송을 하는 소리가 들렸다.

위급한 환자가 발생하여 긴급후송을 위해 헬기가 옥상에 착륙하니 놀라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허, 너하고 난 졸지에 위급환자가 돼버렸구나.”

“흐흐, 그러게요.. 거 참, 누가 머리를 쓴 건지 정말..”


옥상에 내려앉은 헬기의 문이 열리고 장인보의 얼굴이 보였다.

“국정원에서 하는 짓이 그렇지 뭐. 어쨌든 타기나 하자.”


둘이 올라탄 헬기의 문이 닫히자 기다렸다는 듯 최고속도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실시간 보고로 바다위에 거대한 안개덩어리 같은 것이 멈춰 섰다는 연락이 있었습니다.”

“안개덩어리요?”

“마치 안개덩어리처럼 보인다고 합니다.”

“그게 보는 사람에 따라 각각 다른 모양으로 보이는건가? 아니면 정말 안개덩어리인걸까?”

“가서 눈으로 보기 전에야 알수가 없겠지요.”

“아무래도.. 그렇겠지?”

“하긴 TV로만 봐도 정형적인 모양은 아닌 것 같았으니까.”



모래사장에 착륙한 일행은 바닷가 도로위에 사람들이 모여서서 먼 바다를 쳐다보며 수군거리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사람들이 정말.. 겁들도 없군.”

“도대체 어쩌려고 통제를 안하는 겁니까? 저들이 다 괴물로 변해도 괜찮다는 얘긴 아니겠지요?”

“사람들이 괴물로 변한다구요?”

“허, TV에 나온걸 보고도 아직 모르고 계셨습니까?”

“그런 현상은 못본 것 같은데요?”

“형님 아무래도 그건 우리에게만 보인 것 같은데요?”

“무슨 말이야?”

“요기에 오염돼 변해버린 인간인지 뭔지 구별할 능력이 일반인에게 없을 테니까 말입니다.”

“그런가?”


경천이 장인보를 쳐다보며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쨌든 사람들을 괴물로 만들고 싶지 않다면 어디로든 피신시키세요.”

경천의 말에 장인보가 난감한 기색으로 사람들을 쳐다보다 한숨을 지었다.

“자네도 알다시피 우리나라사람들이 어디 말을 잘 들어먹던가?”

지금도 모여든 사람들을 해산시키려는 경찰들과 실갱이 하는 모습이 보였다.


“.....저 정도면 팔자소관이니 당해도 어쩔수 없겠지.”

“드디어 시작인 모양입니다.”

소름끼치는 검은 기류가 문어발처럼 수면을 미끄러지듯 밀려오는 것이 보였다.

“국장님도 더 늦기 전에 피하시는게 좋을겁니다.”


장인보가 미안한 얼굴로 힘들게 입을 열었다.

“잘.. 부탁드립니다.”

뭘 잘 부탁한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빨리 보내야 하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대기하고 있던 헬기에 올라타자 조종사가 어지간히 겁이 났는지 꽁지가 빠져라 최대의 속도로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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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118.웨어울프족의 최후. +2 20.07.21 100 5 12쪽
117 117.7시스터즈의 종말(4) +3 20.07.20 115 5 11쪽
116 116.7시스터즈의 종말(3) +2 20.07.17 110 5 11쪽
115 115.7시스터즈의 종말(2) +2 20.07.16 106 6 11쪽
114 114.7시스터즈의 종말(1) +3 20.07.15 111 6 11쪽
113 113.원기소의 구조. +2 20.07.14 120 7 11쪽
112 112.양등휘의 선택. +2 20.07.13 119 8 11쪽
111 111.주세용의 욕심(5). +2 20.07.10 122 6 11쪽
110 110.주세용의 욕심(4). +2 20.07.09 122 8 11쪽
109 109.주세용의 욕심(3). +2 20.07.08 139 8 11쪽
108 108.주세용의 욕심(2). +2 20.07.07 127 5 11쪽
107 107.주세용의 욕심(1). +2 20.07.06 134 6 11쪽
106 106.란도르프의 선물. +2 20.07.03 131 4 11쪽
105 105.경서를 찾아서(6). +2 20.07.02 145 7 11쪽
104 104.경서를 찾아서(5). +3 20.07.01 128 8 11쪽
103 103.경서를 찾아서(4). +2 20.06.30 127 8 10쪽
102 102.경서를 찾아서(3). +2 20.06.29 123 6 11쪽
101 101.경서를 찾아서(2). +2 20.06.26 134 6 11쪽
100 100.경서를 찾아서(1). +2 20.06.25 143 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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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98.실험이 부른 결과(2). +2 20.06.23 126 6 10쪽
97 97.실험이 부른 결과(1). +2 20.06.22 140 6 11쪽
96 96.흑사회주 곽원홍(2). +2 20.06.19 133 6 11쪽
95 95.흑사회주 곽원홍(1). +2 20.06.18 139 4 11쪽
94 94.해운대(2). +2 20.06.17 140 4 11쪽
93 93.해운대(1). +2 20.06.16 164 5 11쪽
» 92.현무관주 운산자(2) +2 20.06.15 148 6 11쪽
91 91.현무관주 운산자(1) +2 20.06.12 188 4 11쪽
90 90.영국손님의 방문. +2 20.06.11 159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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