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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얼 님의 서재입니다.

어벤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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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경대
작품등록일 :
2020.03.08 09:09
최근연재일 :
2020.07.22 15:09
연재수 :
119 회
조회수 :
38,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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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0
글자수 :
596,627

작성
20.06.1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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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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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93.해운대(1).

DUMMY

밀려오는 요기덩어리를 본 경천의 입에서 징그럽다는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으으, 저 엄청난 요기를 그냥 없애버릴 방법은 없을까요?”


이미 강호의 손엔 사인검이 쥐어져있었다.

자연스럽게 천목이 열리고 사인검에서 네가닥 빛줄기가 튀어나와 요기의 구름을 쫓아 나갔다.

파지직.

신기와 맞닿은 요기가 합선이라도 된 것처럼 스파크가 튀면서 흩어졌다.

인간들을 향해 밀려오던 요기가 천적이라도 만난 듯 주춤거렸다.

신수神獸의 신기를 피해 바다 속으로 파고들어간 요기는 유키가 의념을 담은 요력을 심어놓았던 것과 달리 인간에게 파고들수가 없자 바다 속에 있는 각종연체동물과 물고기 종류를 가리지 않고 파고들었다. 순식간에 뻥튀기 하듯 덩치를 키운 문어와 낙지등 연체동물과 물고기들이 미친 것처럼 뭍을 향해 달려들었다.

경천이 어이없는 얼굴로 강호를 돌아보았다.

“흐흐, 이젠 별게다 덤벼드는군요.”

“뭐가됐든 저것들이 사람한테 빙의 안한 것만 해도 다행이지.”


결연한 표정이 된 경천이 야무지게 입을 열었다.

“그건 그렇지요. 저것들 다 죽여 없애면 되겠지요?”

“그렇지, 아무리 허접한 요괴라도 숫자가 많아서 힘은 좀 써야 되겠지만 말이지.”


어느새 주작의 힘을 등에 업은 경천도 화염도를 뽑아들고 있었다.

“간다!”

몸을 날린 강호의 사인검에서 눈을 태워버릴 것같이 밝은 네줄기 빛 쏟아져 나와 요괴들을 덮쳐갔다.

끼에엑!

소름끼치는 비명을 남기고 빛에 노출된 요괴들이 먼지처럼 흩어져갔다.


몇 마리의 거대한 문어가 먹물을 토해내고 그 속으로 몸을 감췄다.

또다시 사인검에서 네줄기 밝은 빛이 튀어나가 먹물 속에 숨어 몸을 감추고있는 문어를 찢어발겼다.

어떻게든 강호를 피해 뭍으로 올라가려는 요괴들은 뒤를 받치고 있던 경천의 화염도에 불타올라 사라졌다. 가까운 바다 속의 모든 물고기들이 요괴가 된 것인지 끈질기게 밀려들어 결국 육지에 올라 발을 디디는 놈까지 있었다.


사방을 날듯이 뛰어다니며 요괴를 처리하던 경천의 지친 목소리가 들려왔다.

“허억.. 헉, 이거 아무래도 다 막아내기엔 우리 둘만으로는 힘들 것 같은데요?”

“힘내! 할수있는데까지 하는거다!”


기다렸다는 듯 호령의 포효가 요수를 향해 터져나갔다.

크르릉! 크앙‼

호령의 울음소리는 잠시나마 요괴들의 몸을 굳어지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지금이다 모조리 태워버려‼”

마지막 힘을 다 쏟아내는 듯 경천의 도에서 거대한 화염이 쏟아져 나와 모래사장을 휩쓸고 지나갔다.


강호는 지쳐 너부러진 경천을 보호하며 몰려드는 요괴를 처치하고 있었다.

‘일단 육지로 올라온 놈들은 경천이 막았다고 하지만 나머지 놈들을 어쩐다?’

다행하게도 바닷가 도로위를 가득 메웠던 사람들은 거의 다 사라지고 남아있지 않았지만 몇 명의 기자로 보이는 사람들만이 남아 쉴새없이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다.


저! 위험한 짓을. 그들은 이미 경고를 들었을 텐데도 요지부동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자신은 물속에서 기어 나오는 놈들을 막아내기에도 벅찼다.

시내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총소리가 들려왔다. 쯧, 그 와중에도 빠져나간 놈들이 있는 모양이로구나.


“허, 경천이 상태를 보니까.. 이거 우리가 너무 늦은 건 아니지?”

응?

언제 왔는지 다행하게도 경천의 사형제 둘이 강호의 옆에 내려섰다.

“어떻게 두 분만..?”


청룡이 별일 아니라는 듯 담담하게 말했다.

“사부님과 현무는 시내로 빠져나온 놈들을 처리하고 있는 중이야. 우선 이 징그러운 것들부터 치워버리고 얘기하자고.”


말을 하는 청룡의 주위로 물방이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물방울은 곧 얼음알갱이로 변해 햇빛에 반짝거리는 장관을 보였다.

합合! 분分! 타打!

기합과 함께 낱낱의 얼음알갱이가 거대한 얼음덩이로 뭉치더니 날카로운 칼날로 쪼개져 요괴를 노리고 날아갔다.

강호는 찬탄을 금치 못했다.

‘허, 저거야 말로 광역 공격기술이로구나.’


백호의 필살기도 놀랍기는 마찬가지였다.

조그만 솜뭉치 같은 것이 손바닥에 모여들어 점점덩치를 키워가다 요괴들의 종심에 날아가 한순간 확 터져나갔다.

털?

아무리 봐도 짐승의 털처럼 보였다.

영기를 품은털이라. 이름 그대로 라면 그럼 저게 백호의 털이라는 건가?

침처럼 날아간 털이 요괴의 몸에 박히는 순간 먼지처럼 흩어져 사라졌다.

이 사람들이야 말로 정말 대단한 능력자로구나.

“이정도면 대충 정리가 된 것 같지요?”


고개를 저으며 강호가 바다를 가리켰다.

“저걸 없애기 전엔 끝났다고 할 수가 없을겁니다.”

“흠, 하긴 저게 남아있는 한 끝이라고 할순없겠네요.”

“아무래도 요괴와 관련이 있는거겠지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안개에 덮여 모호하게 형체를 감추고 있는 탑처럼 보이는 저건 요괴를 배양해내는 그 무엇일 것임에 틀림없어 보였다.


강호는 장인보에게 전화를 걸어 배를 준비해달라고 주문했다.

-해안경비보트면 되겠습니까?

“충분합니다.”

-바로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백호가 말리듯 입을 열었다.

“사부님도 거의 끝내신 모양인데 이왕이면 기다렸다 같이 가시도록 하지요?”

“그러면 저야 좋지요. 하지만 배가 오기 전까지 오셨으면 좋겠는데..”

청룡이 자신있게 대답했다.

“곧 오실겁니다.”


부우웅!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한쪽에서 해양경찰의 고속보트가 나타났다.

조종수가 연신 불안한 얼굴로 바다를 쳐다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명령에 따라 어쩔수 없이 오긴 했지만 더 이상 이곳에 머물러 있기 싫다는 기색이 역력히 보였다.


그런 모습을 본 강호가 청룡과 백호를 보며 입을 열었다.

“우선은 불안해하는 저 조종수를 위해서라도 보트에타고 기다리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조종수를 쳐다본 둘은 어색하게 웃었다.

그가 일반인이라는 생각을 미처 못한 때문이다.

“히히, 저 친구입장에선 이곳에 있는게 무섭긴 하겠네요.”

때마침 도로위로 낯익은 옥정도인玉鼎道人과 현무가 나타났다.


이 사람들은 도대체 뭐하는 사람들이기에 괴물들이 무섭지도 않은가?

현무를 본 조종수는 놀라고 말았다.

‘저 여잔 또 뭐고?’


조종수의 기준으로 볼 때 선녀 같이 예쁜 여자가 괴물과 싸운다는데 충격을 받았다.

남자는 곧 죽어도 가오라고 믿고 있는 조종수는 여자 앞에서 겁먹은 모습은 죽어도 보일 수 없다는 생각에 배에 힘을 주고 떨리는 몸을 가누려고 애를 썼다.

주작이 자신을 쳐다보는 것을 본 조종수는 얼굴에 웃음을 지으려고 애를 쓰던 중에 갑자기 볼 살에 경련이 일어나 푸들푸들 떨렸다.

“호호호, 긴장하셨나 봐요? 괜찮아요. 그렇게까지 겁먹으실 것 없어요. 문제가 없도록 우리가 지켜드릴거니까요.”

‘아, 쪽팔려..’

조종수는 부끄러움을 참지 못하고 물속으로 뛰어들고만 싶었다.

‘에휴, 모처럼 보는 이상형 앞에서 이게 무슨 개망신이냐!’

조종수는 붉어진 얼굴을 감추느라 조타기에 머리를 처박을 수밖에 없었다.


청룡이 민망해서 어쩔줄 모르는 조종수에게 그런 마음을 다 안다는 듯 넌지시 말했다.

“쪽팔린 건 잠깐이니 이제 그만 갑시다.”

“헛! 네? 넵! 가야죠!”


거칠게 키를 돌린 조종수는 정신없이 가속 레버를 힘차게 밀었다.

“어어~, 이놈의 보트가!”

갑작스런 가속에 깜짝놀란 보트는 번쩍 선수를 들었다 놓았지만 막상 조종을 하던 조종수 자신외엔 아무도 놀라는 사람이 없었다.

‘아~, 이 이런 개망신이...’

민망함을 감추려는지 보트는 빠르게 미지의 구조물을 바라보며 달려갔다.


안개를 앞에 두고 보트가 멈춰 서자 청룡이 물었다.

“스승님, 이대로 들어갈까요?”

청룡의 말은 들은 조종수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새파랗게 질렸다.

이미 겁을 집어먹었다는걸 알고 있던 강호는 말을 안할 수가 없었다.

“그럼, 이 친구는 어떻게 하고요?”

“하긴 이렇게 겁을 먹어서야..?”

“어떻게 한다? 우선 먼저 안의 상황을 보고나서 결정해야 할 것 같구나.”


물이라면 자신이 있는 강호가 나섰다.

“제가 먼저 들어가서 상황을 보지요.”

대답도 듣기 전에 강호의 몸이 빨려 들어가듯 안개 속으로 사라졌다.

“엇! 그럼 나도..” 현무가 뒤따라 뛰어들었다.

“에이 모르겠다, 그럼 나도.”


옥정도사가 황당한 듯 제자들이 사라진 안개 속을 쳐다보다 백호를 보며 어쩔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넌 그냥 여기서 기다리고 있거라.”

말만 남겨놓고 안개 속으로 뛰어 들었다.


백호가 황당한 표정으로 미스트를 노려보다 조종수를 보며 구시렁거렸다.

“이럴줄 알았으면 우리가 직접 몰고 올 것을 정말 안 들어가 볼래요? 아마 세상에서 두 번 다시 구경 못해볼텐데?”

조종수는 주저앉아 정신없이 고개만 흔들었다.

자신이 뭔 잘못을 저질렀다고 이런 일에 차출을 당해 여기까지 왔는지 혼이 빠져 달아날 지경이었다.

‘크흑.. 씨팔, 돌아가는대로 사표를 내버릴까? 낼 때 내더라도 일단은 살아 돌아가야 내더라도 낼거아냐.’


TV에서는 갑작스레 부산에서 벌어진 알 수 없는 사태에 대해 별다른 사설 없이 동영상만 틀어주고 있었다.

하기야 인간의 영역이 닿지 않는 상황에 대해 해설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수 없지.

시청자들은 인외寅畏의 상황에 공포마저 느끼고 있었다.

정부역시 곤혹스런 입장에 처해있긴 마찬가지였다.


미국은 LA를 벗어난 괴수들에 의해 동부지역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중이었고 방송에서 연일 정부를 규탄하고 있는 중이었다.

다만 유일하게 피해를 입지 않고 있는 것은 인디언 보호구역이었다.

그것을 본 학자들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는 인디언이 모시고 있는 토착신앙과 연관이 있으리라는 예측을 조심스럽게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인디언들은 자신들은 백인들과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듯 어떠한 대꾸도 하지 않았다.


.


비상사태로 소집돼 있는 국무위원들을 보며 대통령이 넌지시 물음을 던졌다.

“저자들이 누군지 모르겠지만 이런 상황을 모면할 타개책으로 이용해먹을 방법은 없을까?”

보고를 위해 청와대에 들어와 있던 유종인 2차장의 등줄기로 소름이 돋았다.

저들은 섣불리 건드리면 재앙이 될 인물이라는걸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 인간이 미쳤나!’

저절로 목구멍까지 욕이 차올랐지만 꿀꺽 삼키고 용기를 내 떨어지지 않는 입을 열었다.

“각하, 저 사람들은 건드리면 안됩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차장씩이나 되가지고 위급상황 시 대통령령으로 인력을 동원할수 있다는걸 모르고 있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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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108.주세용의 욕심(2). +2 20.07.07 127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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