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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얼 님의 서재입니다.

어벤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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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경대
작품등록일 :
2020.03.08 09:09
최근연재일 :
2020.07.22 15:09
연재수 :
119 회
조회수 :
38,871
추천수 :
980
글자수 :
596,627

작성
20.06.2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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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0쪽

98.실험이 부른 결과(2).

DUMMY

“내 눈으로 봤다.”

“말도 안돼! 봤다고?”

“그래.”


경천이 나섰다.

“누님, 우리를 일반적인 사람과 같다고 생각하면 안돼요. 나만해도 그때당시 직접적인 위험을 감지했으니까요.”

“....어째, 나 같은 일반인은 알수없는게 당연하다는 말처럼 들린다?”

“그게 사실이니까요.”


강호의 목소리가 차갑게 들렸다.

“경서가 쓸데없는 짓을 한 이유로 이젠 언제 어느 때 외계의 침략이 있을지 걱정해야 한다는 얘기야.”

“...정말인거 같네..”


강호의 눈이 서늘하게 빛났다.

“내가, 거짓말 한 적이 있었나?”

“어, 아니 그런 말이 아니고..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거야?”

“뭐가 오든 기다렸다 대응하는 수밖에 없지.”

“지구인보다도 월등한 무기를 가진 외계인이 올수도 있다면서?”

“차원을 넘어 온다는 자체만으로도 우리보다 월등하다고 봐야 되겠지.”

“아아, 그럼 어떻게 해..?”

“걱정할 것 없다. 나도 너희들도 그 누가 됐든 희생이야 어쩔수 없겠지만, 인간의 저력이라면 어떤 난관이라도 해쳐나갈수 있을테니까. 하하, 그러고 보면 선견지명이라도 있었나 보다, 러시아에 대피소를 만들어놓았던 걸 보면 말이지.”

“그게 정말 쓸모가 있는거야?”

“호, 그 말은 경천이가 상처받을만한 발언인데.”

“미안해, 나야 모르고 한 말이니까.”

“맞아요, 모르고한 말이니 괜찮습니다.”

“어찌됐든 정보원들이 나를 주시하기 시작한 모양인데, 이거 골 아프게 생겼군.”

“내가보기엔 아무래도 형님의 능력을 알게된 것 같습니다, 그러니 이제부턴 행동에 제약을 받게 되겠지요?”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누가됐든 내가 하는 일에 딴죽을 건다면 위험이 도래하기 전에 제거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겠지.”


“하, 내가 너무 생각 없이 일을 저질렀구나.”

경서는 자괴감에 빠져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철저한 준비 없이 실험을 벌인 대가로 지구를 위험에 빠트리게 됐다는 질책을 받아도 전혀 할말이 없게 된 것이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지 불안한 생각만 들었다.

눈으로 보기엔 마치 광물처럼 보이는 마르키즈는 농축된 에너지 덩어리임이 틀림없었다. 아직도 어떤 종류의 에너지인지 분석을 해내지 못했지만 무서울 정도로 농축된 미지의 에너지는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보였다.

“넌 도대체 정체가 뭐냐?”


경서는 침식을 잃고 골머리를 싸맸다.

오랜시간이 경과한 뒤에야 조금이나마 에너지가 가진 속성을 알아낼수 있었다.

마르키즈는 죽은 것도 그렇다고 살아있는 것도 아닌 괴수들의 원천적인 힘이 봉인되어 있는 에너지 집합체로 사용하기에 따라 생체에너지를 흡수할 수도 죽음의 에너지를 뿜어낼 수도 있었다. 또 그 역으로도 활용할 수가 있었다.


“죽은 자를 움직이게 할수있는 힘이라니.. 이건 말도 안돼! 맞아 그럼 런던사태 때 나타났던 좀비와 스켈레톤들이.. 어떻게해서 나타나게 된건지 이제 이해가 가는구나. 그것들은 되살아난게 아니었어, 다만 마르키즈의 에너지로 인해 본능적으로 생기에너지를 흡수하기 위해 인간들을 쫓아다닌 것뿐이었어. 에너지로 움직이고 있는 괴물이니 결국 총으로도 해결할 수가 없었던거지. 마르키즈를 이용해 에너지를 흡수해버리면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게 되는걸테고.”


하나의 난제를 풀어낸 경서의 입가로 만족스런 미소가 떠올랐다.

이걸 잘만 이용하면 얼마든지 괴물을 상대할 무기를 만들어 낼수 있을 것 같았다. 이미 머릿속으로는 마르키즈를 어떻게 장착하고 어떻게 조종해야 하는지 착착 설계도가 그려지고 있었다.


그동안 마르키즈의 비밀을 밝혀내느라 지친 경서는 책상에 엎드려 잠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경서도 미처 모르고 있던 것이 있었다. 마르키즈가 살아있는 에너지라고 의심을 했으면 당연히 조금 더 조심을 해야만 옳았지만 잠에 곯아떨어진 경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몰랐다.

마르키즈에서 흘러나온 검은 기류가 잠들어있는 경서의 콧속으로 스며들어갔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잠들어있던 경서가 자리에서 일어나 몽유병환자처럼 비틀거리며 마르키즈가 놓여있는 작업대로 향했다. 그리고 양자가속기를 작동시켰다.


궤도를 돌며 지구촌을 감시하던 과학위성들과 첩보위성들이 거의 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고장을 일으켰기에 강대국들은 늦을세라 엄청난 비용을 들여 재빠르게 또다시 로켓을 쏘아 올렸지만 사고가 나기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기엔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미 공군 우주사령부소속인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는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갔다. 새로운 위성의 궤도수정과 안정화를 위한 작업 때문이다.


그 와중에 미 항공우주국의 우주망원경 하나가 살아남았다. 바로 우주 적외선망원경기지라고 불리던 스피처망원경이다. 스피처 우주 망원경은 보통의 다른 위성처럼 지구를 중심으로 하는 지심궤도 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태양을 중심으로 하는 일심궤도 상에 있으면서 지구를 따라서 궤도운동을 한다. 이유는 극저온-449.77파렌하이트를 유지해야만 작동하는 망원경을 냉각시키기 위한 액체헬륨을 절약하기 위해서였다.


노라드는 급한 대로 미 항공우주국의 스피처망원경을 공유할 것을 요청했고 항공우주국은 흔쾌하게 승낙했다. 다른 무엇보다도 안보가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스피처의 MIPS(Multiband Imaging Photometer 다밴드 영상광도계)는 3-180 ㎛ 파장 대역에서의 영상 및 측광을 측정하고 5-100 ㎛ 대역에서의 분광측광을 담당하는 스피처 망원경의 분광스펙트럼이 먼 우주의 이상 현상을 포착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분광기의 스펙트럼에 나타나는 파장은 적색파장 쪽으로 흑색파장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 확연하게 보였다.


분석실의 과학자가 놀란 나머지 비명소릴 질렀다.

“뭐, 뭐야‼ 이, 이게 이럴수 있는건가?”

“왜, 무슨 일인데 그래?”

“이 이걸 보라고!”

이미 적색파장으로 다가가던 흑색파장이 적색과 합쳐졌고 모니터의 지자기장측정 그래프와 전하를 측정하던 모니터의 그래프가 미친 듯이 날뛰었다.

“이게 뭐야?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거지?”

보이지 않는 암흑에너지가 지구의 한점으로 내려 꽂혔다는 것을 아무도 몰랏다.


그때 화진 연구실의 한 공간이 검게 녹아들 듯 구멍이 뚫리고 아스트랄계로 연결된 통로가 열렸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경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경서는 자신도 모르게 구멍으로 발을 디뎌 넣고 있었다.

그리곤 빨려들어 사라졌다.

마기가 빠져나간 마르키즈가 가루로 변해 사라져버리고 구멍이 닫혔다.


강호는 호령의 진노어린 포효를 듣고 경서에게 또다시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기에 경천과 같이 연구소로 달려가는 내내 자책감에 시달렸다.

“하아, 내 실수다, 역시 마르키즈를 그곳에 남겨두는 것이 아니었어. 결국 차원의 문을 열고 들어간 것 같은데.. 경서가 그 정도로 간담이 크지 않다는건 확실하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연구소는 초상집 분위기였다.


박이수회장은 패닉상태에 빠져있었다.

애꿎은 경비책임자만 부동자세로 선채 끝없는 질책을 받고 있었다.


“연구실에서 꼼짝도 하지않고 있던 애가 사라졌다는걸 날더러 어떻게 믿으라는건가⁉”

“...저희도 답답할 뿐입니다. 보안카메라에도 외부침입의 흔적은 없습니다.”


연구실의 문이 열리고 강호가 들어서는 것을 본 박이수회장의 눈에 핏발이 섰다.

저놈, 경서가 바로저놈과 엮이고 나서부터 좋은일은 하나도 생기지 않았었다는 생각이 들자 거친 음성이 새어나왔다.

“누가 자네더러 여기에 오라고 했나!”


강호는 어이가 없었지만 무남독녀의 실종으로 인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라 생각하고 대꾸하지 않았다.

자신이 경서에게 도움을 받은 것도 많지만 엮여서 좋았던 일 보다는 나쁜 일이 더 많았다는걸 회장은 모른다.


강호는 작업대 위에 미약하지만 남아있는 마력장을 느낄수 있었다.

결국 내 짐작이 맞았군. 하지만 상태가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 박이수에게 설명을 해줄 방법이 없었다.

지금은 무슨말을 한다 해도 귀에 들어오지 않겠지.

어떻게 하면 좋을까? 시급한 문제지만 양자가속기를 사용하자면 기다리는수 밖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자연히 목소리가 차가울 수밖에 없다.

“따님의 생사가 달린 문제입니다. 기다리고 있을테니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시면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강호는 자신의 전화번호가 적힌 종이를 테이블에 놔두고 밖으로 나갔다.

연락을 할지 안할지 이제 선택은 박이수회장의 몫이다.


경천이 옆에서 투덜거렸다.

“아무리 그래도 도와주러온 사람인데, 이렇게 대할수도 있는겁니까?”

언짢기는 강호도 마찬가지였지만 심정을 이해할수 있기에 다독였다.

“무남독녀가 사라졌으니 황망慌忙한 심정에 그럴거다. 니가 이해해라.”

“...참 그 누나도 정말 대책 없는 사람이네요. 그렇게 주의를 줬는데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있는 욕심 때문이지, 자기라면 뭐든 해낼수 있을거라는 욕심이 눈앞의 위험을 가려버린거다. 그러니 너도 조심해라, 네 실력을 과신하다보면 무모한 일을 저지를수도 있으니까.”

“흐흐, 전, 제 주제를 정확하게 알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주작은 불을 먹고사는 화기의 집약체다. 그러니 성정이 급하고 게다가 폭급한 성질을 가지고있지. 주작이 거느리는 남방칠숙南方七宿 역시 마찬가지다. 요괴를 상대하는데 있어 최악의 경우는 성질에 못 이겨 스스로 산화散華하는 수도 있으니 조심하란거다.”

“거참 어떻게 스승님괴 똑같은 말을 하시네요.”

“그냥 내 눈에 보이는게 그렇다는 거다.”

“알았어요. 그런데 어느 차원으로 넘어간 걸까요?”

“나도 알수는 없지만 마르키즈 스스로 왔던 곳으로 회귀한 거겠지.”

“설마 죽지는 않았겠죠?”

“가보기전에야 낸들 그걸 어떻게 알겠냐? 너무 늦지나 않으면 좋겠는데.. 박이수 회장이 연락을 할지 나도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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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108.주세용의 욕심(2). +2 20.07.07 128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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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102.경서를 찾아서(3). +2 20.06.29 123 6 11쪽
101 101.경서를 찾아서(2). +2 20.06.26 134 6 11쪽
100 100.경서를 찾아서(1). +2 20.06.25 143 7 11쪽
99 99.실험이 부른 결과(3). +2 20.06.24 132 4 11쪽
» 98.실험이 부른 결과(2). +2 20.06.23 127 6 10쪽
97 97.실험이 부른 결과(1). +2 20.06.22 140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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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94.해운대(2). +2 20.06.17 140 4 11쪽
93 93.해운대(1). +2 20.06.16 164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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