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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주 님의 서재입니다.

잉카의 전사

웹소설 > 일반연재 > 전쟁·밀리터리, 일반소설

가뱅이
작품등록일 :
2021.04.27 15:49
최근연재일 :
2021.12.08 10:00
연재수 :
18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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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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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0
글자수 :
1,081,089

작성
21.06.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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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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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글자
11쪽

1부-3 민중의 힘(3)

DUMMY

알바로의 두 눈이 동그래지며 놀랐다. 그 정도 정치인들을, 지금 상황에서 동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상원의장이나 하원의장 정도가 있을 뿐이다.


“그게 사실이라면 망설일 필요가 없습니다. 먼저 나서는 자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습니다!”


알바로는 직원을 불러 지시를 하고 어디론가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직원은 사무실벽에 매달린 TV를 켰다. TV에서는 광고를 하는 소리가 사무실을 울렸다. 광고가 끝나고 뉴스특집이라는 자막이 지나가고, 아나운서의 흥분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알바로는 전화기를 든 채로 TV를 응시했다. 아직 뉴스의 화면을 구성하지 못했는지 아나운서와 주재기자의 전화연결을 들려주고 있었다. 정말 싱싱한 뉴스였다. 알바로가 다시 전화기에 대고 큰소리로 떠들기 시작했다. 라파엘도 자리를 벗어나 휴대전화를 꺼내들었다.


국민당수는 지금 야당지도자인 꾸에르와 앉아있었다. 점심약속의 만남이다. 식사를 끝내고, 차를 마시며 지난번의 쿠스코연설과 국민당당수의 리마진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국민당의 라마입성을 축하합니다. 많은 발전이 있기를 바라겠소!”

“고맙습니다. 이렇게 훌륭하신 분의 축하를 받기는 처음입니다.”


꾸에르가 만족한 얼굴로 이루카를 보았다.


“앞으로 험난한 일정이 많을 것이요. 너무 나서지 않고 중도를 지키신다면, 국민들의 많은 지지도 받을 수 있을 것이요. 중요한 정책에 있어서는 서로 합심해서 목소리를 내도록합시다. 내가 적극적으로 돕겠소!”

“감사한 말씀입니다.”


그때 꾸에르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양해를 구한 꾸에르가 전화기를 들었다.



“꾸에르입니다.”

“반군들이 모두 소탕되었답니다.”

“뭐야?”


잠깐의 통화를 끝낸 꾸에르의 얼굴이 붉게 물들어 있었고, 자세는 당황스런 모습이었다. 일어서려다 다시 앉은 꾸에르가 이루카를 보며 입을 열었다.


“당수, 반군이 모두 소탕되었답니다. SL과 MRTA 지도부의 죽음을 확인했다는 것이요!”


이루카는 조용히 앉아 꾸에르의 흥분한 모습을 볼뿐이었다. 꾸에르는 이 여자가 아직 정치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자리를 떠나려고 일어섰다. 사무실에 돌아가 대책을 세워야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정치신인과 노닥거릴 시간이 없었다.


“꾸에르, 저에게 잠시만 시간을 더 주시지요. 할 말이 있습니다.”


꾸에르는 잠시 망설이다 자리에 엉덩이를 걸치고 다시 앉았다. 이루카가 꾸에르의 두 눈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꾸에르, 이제 당신은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계획이 있을 것 아닙니까?”

“그거야······. 이제부터 대책을 세워야지요. 누가 알았겠소? 이 적절한 시기에 그들이 모두 사라질 줄은 정말 하늘도 몰랐을 것이요!”


창밖에는 벌써 군중들의 함성이 들려오고 있었다. 이루카가 잠시 후, 시선을 돌렸다.


“제 생각입니다만, 대통령의 결단은 변함없을 것 같습니다. 강경하게 나올 것이란 말이죠!”


꾸에르도 고개를 끄떡이며 긍정을 했다. 그렇다면 다음 수순은 정해져 있었다. 국민을 등에 업고 시 위에 참가하는 방법이다. 지금은 시위라고 하겠지만 후일에는 민주화를 위한 항거로 기록되어질 것이다.


“그럼 당수도······.”

“그렇습니다. 저는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이 한 몸 거리에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국민들의 앞장에 설 것입니다.”


꾸에르는 적지 않게 놀라웠다. 마치 준비를 한 것처럼 차분하게 말하는 이루카를 보니, 좀 전에 준비 운운하며 안절부절 한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그리고 국민 앞에 서겠다는 말을 듣고 다시 한 번 놀랐다.


대개의 시위는 열성지지자들이 앞장을 서서 길을 뚫으며 전진했고, 지도자급은 안전한 뒤에서 시위를 조정하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이다.


“준비라면 마음에 준비를 말하는 것이요? 시위란 그런 것이 아닙니다. 국민을 동원하고, 그들을 그들의 분노를 이용해서 목적하는 바를 얻어야 하는 것이요. 마음가지고는 어떤 일도 할 수 없습니다.”


이루카는 지금 당장이라도 2000명을 동원하겠다고 했다. 그러니 연합세력을 만들어 시위를 이끌고 대통령궁으로 향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말을 했다. 꾸에르는 입을 벌렸다가 얼른 다물고 말았다.


이제 막 도착한 지방당의 당수가 수도 리마에서 2000명을 동원하겠다니 믿기지도 않았다. 하지만 허튼소리는 아닌 것 같았다. 꾸에르 자신도 지금 동원하라면 500명 정도도 안 될 것 같았다. 자신은 시위대가 형성되면 그 앞에서 연설로 그들을 사로잡아 이끌 생각이었던 것이다.


꾸에르는 의자에 몸을 묻었다. 국민당수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용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다.


“오늘이 목요일이요. 3일안에 끝내지 못하면 우리가 반정부인사로 찍혀 잡혀 들어갈 것입니다. 계획을 만들어 봅시다. 우리가 이길 방법 말이요!”


쿠스코의 홀리스는 모든 일정을 중지하고 차량을 끌어 모으고 있었다. 한쪽에선 리마로 갈 시민들이 쿠스코광장에 속속 모여들고 있었다. 하지만 교통편이 너무 부족했다. 고민을 하던 홀리스가 어디론가 전화를 했다.


“페리아의 홀리스입니다. 이대식 상무님 부탁합니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통화를 마친 홀리스는 큰 숨을 내뱉으며 얼굴이 풀렸다.


잠시 후, 홀리스는 호텔의 김준 방에 앉아있었다. 김준은 창가에 서서 쿠스코광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광장에는 모여드는 인파가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돌아선 김준이 홀리스의 앞에 앉았다.


“홀리스, 리마에서는 뭐라고 합니까?”

“검토한 결과로는 3일안에 끝내지 못하면, 오히려 몰릴 것이라는 판단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 생각이 맞는 것 같습니다.”


김준은 가만히 고개를 끄떡였다.


“할 수 있는 지원은 모두 해야 합니다. 물러설 데도 없지 않소?”

“그렇습니다. 이제 물러서면 도리어 당하게 되었습니다.”


홀리스가 나가고 카로스가 들어왔다. 카로스가 자리에 앉자 김준이 입을 열었다.


“카로스, 네가 해줄 일이 있다. 중요한일이다!”


이루카는 아리마스광장이 보이는 사무실 창가에 섰다. 뒤에서 라파엘이 걱정스런 모습으로 서있었다. 광장에는 이미 수많은 군중들이 모여서 대통령의 의회해산을 철회하라고 외치고 있었다.


아직 친위조직은 참여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루카는 지금 밖으로 나가려하고 있었다. 라파엘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며, 이루카를 만류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는 중이다.


“라파엘, 저들이 저렇게 외치고 있는데 나만 이곳에 있을 수는 없단 말입니다.”

“당수님, 지금 친위조직들이 준비가 다 되어갑니다. 조금 있으면, 저 군중들은 지휘자가 없어 허물어지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니 잠시만 기다리시면 다시 불길을 당길 수 있을 겁니다.”


이루카는 고개를 흔들며 자리에 앉고 말았다. 알바로는 자리에서 계속 통화중이었다. 꾸에르와는 저녁 7시에 광장입구에서 만나기로 했었다.


라파엘이 상하원의 끈이 연결된 의원들과 대학교수들, 지금까지 후원해준 인사들에 모두 나오도록 종용했기 때문에, 앞으로 전개될 7시의 시위대는 지금과는 판이한 양상을 보일 것이 틀림없었다.


라파엘이 시계를 보더니 사무실 문을 열었다. 밖에는 10여명의 건장한 사내들이 검은색 작업복차림으로 대기하고 있었다.


“오늘은 시작일 뿐이다. 당수님을 확실하게 보호해야한다.”

“예, 알겠습니다.”


그들은 라파엘의 부하들로 전문교육을 받은 군 출신 들이다.


“당수 곁으로 접근하는 자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막아라. 정 할 수없을 때는 상대에게 몸을 붙여라 무슨 말인지 알겠지?”

“잘 알고 있습니다.”


돌아선 라파엘이 이루카를 바라보았다. 기다리던 이루카가 라파엘과 눈이 마주치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바지에 티셔츠 차림의 편한 복장이다. 이루카가 거리로 나서자 10여명의 사내들이 앞뒤로 붙어서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위를 살피며 걸었다.


일행이 광장의 남쪽입구에 다다르자, 그곳에는 수많은 군중들이 웅성거리며 서있었 다. 앞서나간 알바로가 소리치자 20여명의 사람들이 군중들 뜸에서 빠져나왔다. 알바로가 빠르게 이야기를 하자, 사내들은 다시 군중들 사이로 묻혀들었다. 그때 꾸에르가 이루카의 옆으로 다가왔다.


“당수, 분위가 좋습니다. 이제 시작합시다. 내가 앞장서겠소!”

“그래 주시겠습니까?”


이루카가 꾸에르의 뒤를 따랐다. 두 사람은 나란히 군중들 앞으로 다가갔다. 군중들 앞에는 소형트럭을 개조한 무개차가 한 대 서 있었다. 꾸에르가 올라가고, 이루카가 뒤따라 올라섰다. 꾸에르는 준비한 핸드마이크를 들었다.


“여러분, 영원한 야당 꾸에르입니다.”


군중들이 함성을 울리며 외쳤다.


“개헌반대! 개헌반대!”


꾸에르는 손을 들어 함성을 멈추게 하고, 개헌반대의 필요성을 짧게 외쳤다. 마지막순간까지 여러분과 함께하겠다는 말을 끝으로, 마이크를 이루카에게 넘겨주었다.


사실 군중은 2000명이 못되었다. 꾸에르의 동원능력이 따라주질 못한 것이다. 국민당직계조직이 1800명 정도이고, 나머지는 일반 시위대가 합류한 것으로 추측됐다. 이루카는 핸드마이크를 들었다.


군중들이 웅성거렸다. 하지만 이루카는 전혀 위축되지 않고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국민당 대표인 이루카입니다.”


군중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두 손을 흔들었다.


“이루카! 이루카! 이루카!”


이루카는 군중들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제가 오늘 여러분의 등을 타고 올라 저 독재자를 끌어내리겠습니다!”


함성이 이어졌다.


이루카는 개헌반대를 넘어서 대통령을 하야시키겠다고 역설하고 있었다. 옆에 서있던 꾸에르는 잠깐 혼란스러웠다. 개헌반대를 뛰어넘어 아예 대통령을 끌어내리겠다는 말은, 지금까지의 시위와 성격이 다른 것이다.


이제 군중들은 탄핵을 외치고 있었다. 꾸에르의 등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실패하면 역적이 되는 성격의 시위였다. 하지만 국민당수는 거침없는 표현으로 군중을 사로잡고 있었다.


“여러분, 내 한 몸 죽어 이 땅에 민주주의가 온다면, 오늘! 제가 죽겠습니다!”

“와아! 와!”


“나를 따르십시오!”


이루카는 말을 외치고 무개차에서 내려와 군중들 앞에 섰다. 군중들은 외치기 시작했다.


“이루카! 이루카!”


일부 연출된 것이기는 했지만, 열기는 뜨거웠다. 군중심리라는 것은 무서운 것이다. 분위기에 휩쓸리다보면, 연약한 한 명의 개인도 탱크 앞에서도 당당히 맞설 수 있는 분위기가 되었다. 군중을 이끈 이루카와 꾸에르, 그리고 많은 의원들이 앞장서고 군중들이 그 뒤를 따랐다.


광장을 한 바퀴 돌며 함성을 지르는 이루카와 군중들이다. 이미 광장에 집결해있던

힘빠진 시위대는, 새롭고 힘찬 함성에 고무된 듯, 다시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었다. 군중들의 숫자가 순식간에 배가되어 분위기는 흉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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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1부-3 대권으로 향하는(3) +1 21.06.27 786 11 13쪽
86 1부-3 대권으로 향하는(2) +3 21.06.26 828 13 12쪽
85 1부-3 대권으로 향하는(1) +3 21.06.26 861 13 13쪽
84 1부-3 마피아 지배자(8) +1 21.06.25 827 11 12쪽
83 1부-3 마피아 지배자(7) +1 21.06.24 811 12 13쪽
82 1부-3 마피아 지배자(6) +1 21.06.23 816 13 12쪽
81 1부-3 마피아 지배자(5) +1 21.06.22 835 15 13쪽
80 1부-3 마피아 지배자(4) +1 21.06.21 807 15 13쪽
79 1부-3 마피아 지배자(3) +1 21.06.20 824 11 13쪽
78 1부-3 마피아 지배자(2) +1 21.06.19 831 14 11쪽
77 1부-3 마피아 지배자(1) 21.06.19 842 15 13쪽
76 1부-3 배신(2) +1 21.06.18 823 17 12쪽
75 1부-3 배신(1) +3 21.06.17 881 14 14쪽
74 1부-3 민중의 힘(4) +2 21.06.16 863 13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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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1부-3 민중의 힘(2) +1 21.06.14 869 13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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