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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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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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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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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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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쪽

엔터업계의 백화점이 되어간다. (2)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마이클 리바 장례식에 다녀오고 난 후.

앨런 포스터가 다짜고짜 현실적인 부분을 끄집어냈다.


“<스타크래프트> 프로덕션 디자이너를 새로 찾아야 해.”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

영화는 계속되어야 했다.


“개스너씨는 어때?”


류지호가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Tsogang> 끝나고 다음 영화 제안 받은 거 있대?”

“디렉터 마샬의 차기작에 합류하기로 했나... 고민 중인가. 아마 그럴 걸?”

“LOG에서 제작하는 뮤지컬 판타지 영화?”

“응, 그거.”

“개스너씨 정도의 베테랑도 별로 없지 싶은데.....”

“연달아 미술을 맡았던 <007> 시리즈에서 특별히 흠잡을 건 없었어. SF 장르를 소화해 본 경험은 없지만, <워터월드>나 <트루먼쇼> 같은 대형 세트를 다뤄 본 경험도 있고.”

“일단 개스너씨에게 제의해 볼 게.”


이어서 JHO Pictures와 관련한 경영적 문제 몇 가지를 의논했다.

딱히 지적할 부분은 없었다.


“조지와 점심 먹기로 했는데 같이 갈래?”

“어떤 조지?”

“Skywalker Films의 조지.”

“오후에 StreamFlicks 관계자와 미팅이 있어.”

“알겠어.”


JHO Pictures에서 업무를 마친 류지호가 베벌리힐즈의 회원제 레스토랑에서 조지프 루카스와 점심을 먹었다.

식사 중에 뜬금없는 이야기가 나왔다.


“은퇴 공언이야 양치기 소년처럼 지금까지 하도 많이 하셔서 그렇다고 치고... Skywalker Films을 제게 넘기시겠다고요?”

“응.”

“왜요?”

“....이번 참에 완전히 은퇴를 할 생각이야.”


‘퍽도 그러시겠습니다.’


류지호가 튀어나오려는 말을 도로 삼켰다.

툭 하면 은퇴 운운하는 조지프 루카스는 업계 사람들에게 양치기 소년 소리까지 듣고 있다.


“여름이 오기 전에 회장과 최고경영자 직을 캐슬린에게 넘겨줄 생각이야.”


류지호 기억에도 이맘때 Skywalker Films을 LOG Company에 매각했다.

지난해부터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고.

언론과 업계에서는 그 사실을 모른다.

LOG Company 이사회에서도 모르고.

수뇌부들끼리만 말이 오고 가는 상황이다.


‘협상이 잘 안 되나.....’


LOG Company와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자신을 이용하는 것이라 류지호는 가볍게 생각했다.


“몸값을 얼마나 올리려고요?”

“얼마에 팔릴지는 내 관심사가 아닐세.”


류지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알기에도 조지프 루카스는 돈에 휘둘릴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대쪽 같은 성품 때문이 아니다.

조지프 루카스는 슈퍼리치다.

매해 저작권 수입으로만 4,000만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대부분 <스타워즈> 프랜차이즈에서 발생하는 수입이지만, 그 외에도 재산이 꽤 많다.

자녀에 대한 재산상속 문제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부자라서 세금을 더 많이 내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말까지 하는 양반이지.’


Skywalker Films 매각대금을 한 푼이라도 더 받으려고 아등바등 댈 이유가 없다.

거장 감독 소리 듣는 입장에서 품위가 떨어지는 일이기도 하고.


“아이거씨와 제법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아는데.... 아니었어요?”

“그는 꽤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이지.”


그러니까.

죽이 잘 맞는 LOG Company를 놔두고 뭐 하러 자신에게 그런 제안을 한 것인지.


“그는 <스타워즈>의 방대한 역사와 캐릭터들의 중요성도 매우 잘 이해하고 또 어떻게 보호하고 발전시킬지도 알고 있지.”


그렇기에 류지호에게 인수를 제안한 것이 뜬금없었다.


“빅7의 회장답지 않게 내게 예의와 존중을 다 하고 있어. 내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애쓰고 있기도 하고. 좋은 친구야.”

“그러니까요.”


LOG Company가 꽤 공을 들이고 있고.

Skywalker Films 매각대금을 LOG 주식으로 받으면, 이사회에도 들어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굳이 류지호에게 회사를 넘길 이유가 없다.


“LOG에는 프랜차이즈의 마술사라는 미스터 할리우드가 없으니까.”


‘하다하다 프랜차이즈의 마술사라는 소리까지 듣게 되네....!’


이 말을 비평가가 하면 욕이다.

공장제 공산품처럼 발전 없는 서사가 반복되는 영화를 만든다는 이야기니까.

그런데 조지프 루카스가 하면 칭찬이다.

왜냐하면 그가 바로 1977년 SF블록버스터 <스타워즈> 시리즈를 통해 무비 프랜차이즈의 전성시대를 열어젖힌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즉 조지프 루카스의 <스타워즈>는 블록버스터 영화의 미래를 제시한 것뿐만 아니라, 영화상영 외에 부가적으로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나와 스티브가 무비 프랜차이즈를 하던 시대와 현재는 많이 달라졌어. 설명하지 않아도 네가 아주 잘 알고 있을 거다. 시리즈 영화에서 감독 한명이 삼부작을 관장하지 않는다면, 중요한 것이 제작사 즉 프로듀서의 역할이지. 사실 JHO 산하 영화사들의 수많은 프랜차이즈들이 시리즈를 거듭하면서도 꼬이지 않는 것이 네 덕분이라는 걸 나는 알고 있어.”


원작이 있는 프랜차이즈 영화조차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각종 설정 충돌이나 소재고갈에 시달리게 마련이다.

게다가 충성팬들의 기대까지 계속해서 커진다.

서사의 발전이 없다면 캐릭터만으로 시리즈를 이어가기 쉽지 않다.

이전 삶에서 <다이하드>, <터미네이터>가 그런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었다.

그런 것들이 프로듀서로서는 보통 부담이 아니다.


“사람들은 Timely 영화를 개빈 페이지가 모두 컨트롤한다고 알고 있지. 하지만 네가 이미 10년도 전부터 그 방대한 영화 세계를 계획했다는 것을 알 만한 사람은 알지.”


칭찬이 듣기에 싫진 않다.

그럼에도 이야기가 겉돌고 있다.

본론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혹시 사장에 캐시를 앉혀야 한다는 조건이 있어요?”


캐시 케네디는 류지호의 UCLA 선배 프랜시스 마샬의 부인이다.

ET Entertainment에서 수많은 흥행작을 만들어낸 A급 프로듀서다.

스티븐 아들러 감독이 가장 선호하는 프로듀서이기도 하고.

그의 영화 거의 대부분을 프로듀싱한 인물이 캐시 케네디다.

류지호와도 오래전부터 친분을 이어오고 있다.

이전 삶에서 <스타워즈> 프랜차이즈를 망친 원흉으로 지목되었는데.

이번 삶에서 제아무리 류지호와 친분이 쌓여 있다고 해도 도저히 변호를 해줄 수 없는 부분이다.


“그녀는 꽤 괜찮은 제작자야.”


류지호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다만 여성운동에 대한 강박, 예스맨적인 성향이 문제다.

제아무리 LOG Company 내부적으로 정치적 올바름에 미쳐 돌아가더라도 프로듀서는 영화를 대함에 있어서 균형과 절제를 유지해야 하는데.

그녀가 <스타워즈>를 비롯한 LOG Company에서 제작한 영화들은 그렇지 못했다.


“그녀도 훌륭하지만, 더 뛰어난 프로듀서가 있지. 바로 내 눈앞에. 게다가 연출능력까지 탁월하고.”

“....?”

“과거처럼 <스타워즈>에 깊이 관여하지 않을 생각이야. 요즘 세대에게 내 이야기가 올드할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나를 대신해서 거대한 세계관을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아는 지휘자가 필요해.”

“<스타워즈> 시리즈를 좋아하긴 합니다만, 광적으로 즐기지는 않아요.”

“알아. 네 녀석은 내 영화보다는 프랭크나 마르틴의 영화를 더 좋아하지.”


사실이다.

조지프 루카스는 최고 경영자, 영화 기획자, 특수 효과와 음향 엔지니어, 편집자로서의 능력은 뛰어난 편이다.

영화산업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긴 선구자로써 영화에 대한 비전도 가지고 있고.

다만 영화예술 혹은 작가주의적 관점에서 볼 때 그의 친구들만 못한 것이 사실이다.

<스타워즈> 광팬에게조차 <스타워즈>와 <대부> 중에서 어떤 영화가 미국영화역사에서 좀 더 가치가 있냐고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대부>라고 대답할 테니까.


“감독의 폭주를 막으며 함께 시리즈를 발전시킬 수 있는 프로듀서 혹은 감독. 내가 없는 <스타워즈>에서 과연 누가 그걸 해낼 수 있을까. 캐시? 아니면 LOG의 아이거가?”


그들은 매우 바쁜 사람들이다.

지금은 조지프 루카스에게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줄 것처럼 굴겠지만.

그들이 Skywalker Films을 수중에 넣은 후에 어떻게 돌변할지는 알 수 없다.

천하의 조지프 루카스라도 해도 끈 떨어진 연 신세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것을 대비해 조지프 루카스가 LOG Company 지분을 요구하는 것이고.

그럼에도 이전 삶에서 뒷방 늙은이 취급을 받았지만.


“조지에겐 미안한데... 혹시 말입니다.”

“혹시 뭐?”

“정부가 추진하는 버펫세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정리하려고 하는 거예요?”


류지호는 진짜? 설마 아니지?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언론에서 떠들어대는 것보다 내 수입이 더 많아.”


할리우드에서 수입만으로 스티븐 아들러와 자웅을 겨룰 수 있는 몇 안 되는 부자가 조지프 루카스다.

스티븐 아들러는 꾸준히 영화도 제작하고 직접 연출도 하고 있지만, 딱히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지 않음에도 조지프 루카스는 할리우드 자산가 탑10에 반드시 들어간다.


“난 누구처럼 세금을 회피할 수단이 그렇게 많지 않고. 사실 내가 가진 저작권을 아이들에게 물려주려고 했었지. 그런데 아이들 전부가 거부했어. 너도 Digital dominion과 관련한 소문을 들었을 거야. LMI가 세계 최고의 VFX회사라고 하지만, 재무구조는 썩 좋다고 말 못해. 매년 늘어나는 수입만큼 세금도 상당하지. 내가 왜 그런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지 회의가 들 때가 많다.”

“미국의 세금 계산이 더럽게 복잡하긴 하죠.”


조지프 루카스가 물을 한 모금 마셔 마른 입술을 축였다.


“LOG와 JHO의 가장 큰 차이점은 Jay 너의 존재라고 할 수 있어. 아이거씨가 이사회에서 신망을 얻고 있다고 해도 모든 걸 자기 멋대로 할 순 없지. 캐시는 말할 것도 없고. 그런데 너는 달라.”

“오해에요. 저도 그린라이트 권리 5편에 한해서만 권리를 무제한으로 쓸 뿐. 트라이-스텔라도 여타 스튜디오와 다를 바가 없이 돌아갑니다.”

“정말 그럴까?”


모두들 류지호가 실질적으로 JHO Company의 영화 사업을 지휘·통제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지호 류는 쓰레기 취급 받을 만한 B급 영화까지 기획·제작하고, 상업영화 최전선의 블록버스터도 기획·연출·제작하며,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까지 능수능란하게 다룬다. 마치 할리우드의 다양한 모습을 한 인간이 온 몸으로 표현하는 것처럼.]


그처럼 언론에서 현재진행형 전설적 행보라면서 포장해 띄워주기 때문이다.

조지프 루카스조차 영화감독만 제외하고, 모든 것이 완벽한 영화인 소리를 듣는다.

헌데 류지호는 ‘all-rounder’ 소리를 듣는 거의 독보적인 영화인이다.


“나도 감독으로써 커다란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사는 한 명의 노인이야. 처음 <스타워즈>를 기획하고 제작할 때 메이저 스튜디오로부터 당했던... 그 때의 수모와 모멸감이란.... 당시 20세기 PARKs가 내게 했던 온갖 갑질들은 지금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 상처이지.”


류지호가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가 자신의 것임에도 따로 JHO Pictures를 통해 자신의 영화를 제작하는 이유다.

할리우드 비즈니스에서 사공이 많아도 너무 많기 때문에.


“내가 빠져도 <스타워즈>가 스튜디오로부터 존중 받길 원해.”

“흥행이 보장된 시리즈라서 누구도 함부로 다루진 않을 겁니다.”


다만 감당할 수 없는 프로젝트라는 것이 문제다.


“혁신적인 도전이나 모험을 하지 않으려 들겠지. 앞으로 <스타워즈>에서 새로운 시도가 나올까?”


류지호도 우려하는 부분이다.

이전 삶처럼 <스타워즈>가 기획되고 제작된다면.

미래가 그렇게 밝지만은 않을 것이기에.

정치적 올바름은 둘째 치고 무분별한 기획으로 마구잡이로 관련 콘텐츠를 둑 터진 댐처럼 쏟아낼 테니까.


‘TCU도 그러다가 말아먹었지.’


미국에서 워낙에 거대한 팬덤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떤 개판을 쳐도 돈은 벌 수 있겠지만.

위대한 SF걸작 프랜차이즈란 칭호는 빛을 바랠 터.


“새로운 시리즈가 흔한 오락영화로 탄생하는 것도 문제지만, 어설픈 작가주의 블록버스터가 만들어지는 것이 좋은 일인지 생각해 볼 문제에요.”


이전 삶에서는 장기기획 시리즈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각 에피소드의 스토리가 별다른 계획도 없이 각 편의 감독/각본가의 손에만 맡겨졌다.

그 결과 참사가 벌어졌다.

영화 스토리와 완성도가 중구난방이 됐다.

말이 좋아 감독 재량권이다.

엄밀히 말하며 프로듀서로서 직무유기 혹은 책임회피일 수 있다.

왜?

LOG와 캐시 케네디에게 <스타워즈>의 방대하고 깊이 있는 세계관과 캐릭터 각각의 서사는 크게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으니까.

충성팬들의 기대를 적당히 만족시키면서 시대의 화두인 'PC주의‘ 주제의식을 막강한 마케팅 능력을 활용해 새로운 팬을 유입시키는 것에 써먹으면 그만이었으니까.

자기들 딴에는 정치적 올바름 캠페인을 콘텐츠에 입힘으로써 선한 영향력의 기업으로 이미지를 굳히길 바랐겠지만.

정작 결과는 정반대로 흘러갔다.

팬들이 생각하는 것과 스튜디오가 지향하는 것은 달랐다.

LOG Company에게 있어서 <스타워즈>는 풍부하고 깊이 있는 서사를 다양하게 시도해 볼 수 있는 좋은 프로젝트가 아니라, 엄청난 현금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패스트푸드 식당의 스테디셀러 메뉴일 뿐.

반면에 류지호에게 <스타워즈> 프로젝트는 어설프게 접근했다가는 그간 쌓아놓은 명성까지 한 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는 유리그릇처럼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빅 프로젝트고.


“제가 소유한 영화사들에 프랜차이즈가 넘쳐 나는 건 아시죠?”

“알다마다. 그래서 내가 LOG와 협상하면서 자네 때문에 흔들리고 있지.”


딱히 JHO Company는 <스타워즈> 프랜차이즈가 아쉽지는 않다.

그 보다 더 막강한 TCU가 있고, 007 시리즈가 있으니까.

새롭게 장기시리즈 채비를 마친 <분노의 질주> 시리즈도 있고.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도 건재한데다가 SnowStorm 실사화 프로젝트도 차근차근 준비되고 있다.

<트와일라잇> 시리즈에 이어 <메이즈 러너> 판권도 확보해 놓은 상황이다.

로비 잭슨은 <호빗> 시리즈를 통해 다시 한 번 <반지의 제왕> 신화를 이어가기 위해 칼을 갈고 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시리즈만으로 거의 매달 블록버스터를 배급해야 할 판이다.

그러니 <스타워즈>가 없다고 해서 아쉬울 것이 전혀 없다.

저작권 수입 부분은 다른 문제이긴 하지만.


“혹시 다음 삼부작에 대한 트리트먼트가 나와 있어요?”

“있지.”

“LOG에도 보여줬어요?”

“미쳤나? 누구에게도 보여준 적이 없네.”

“혹시 제가 읽어볼 순... 없겠죠?”


조지프 루카스는 단번에 거절하진 않았다.

여지를 약간 남겨두었다.

어차피 21세기 PARKs와 <스타워즈> 배급계약도 끝났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스튜디오와 새롭게 파트너십을 이어갈 계획이다.


“프로덕션만 매각하세요?”

“비디오게임 부문과 VFX 부문 그리고 내가 각본을 쓰고 제작한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 저작권도 포함될 걸 세.”


사실상 주요 자산을 모두 매각한다는 의미다.

Skywalker Films는 조지프 루카스가 백퍼센트 지분을 소유한 사실상 개인회사다.

LMI는 두 말 하면 입 아픈 세계 최고 VFX 업체고.

Skywalker-Arts는 <스타워즈> 기반 비디오게임 개발사다.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는 스티븐 아들러가 연출하고 유니벌스 스튜디오가 배급했지만, 각본과 제작은 조지프 루카스가 했다.

따라서 저작권 지분 대부분이 조지프 루카스에게 있다.


“제가 <스타워즈> 연출을 하길 바라세요? 아니면 지금까지 조지가 했던 역할을 내가 해주길 원하세요?”

“둘 다.”


류지호에게 연출을 맡길 생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새로운 트릴로지 감독이 내정된 상태는 아닌 모양이다.

류지호가 <스타크래프트> 실사화를 준비한다는 사실은 철저하게 보안에 붙여져 있다.

스태프로 내정된 이들 모두가 비밀유지 각서를 썼다.

캐스팅 디렉터와 로케이션 매니저는 엉뚱한 대본을 들고 다니며 관계자와 접촉하고 있다.

그러니 조지프 루카스가 모를 수밖에.


“지분으로 받길 원하신다면 트라이-스텔라 지분을 드릴 순 있어요. 다만 언제 회사가 상장될지 알 수 없어요. 주식에 대해 장외시장에서 거래할 수 없도록 제한도 걸릴 거예요. 지분을 처분하고 싶다면 트라이-스텔라에 팔아야 하고.”

“상관없네. 매각 대금은 모교에 기부를 할 생각이니까.”

“괜찮겠어요?”

“뭐가?”

“변덕쟁이 노인네라고 떠들어댈 텐데.”

“난 아이거씨에게 어떤 약속도 한 적이 없어. 비난을 받게 된다면 내가 아니라 네가 듣지 않을까?”

“그것도 그렇겠네요.”


무려 1년 반의 시간 동안 공을 들이고 있는 M&A건이다.

그걸 류지호가 가로챈다면.

LOG Company가 무척 화가 날 것이다.


‘그런 일이야 이 바닥에서 비일비재하니까....’


어쨌든 Skywalker Films 관련 M&A는 7월에 들어서서 마무리된다.

거의 2년 걸쳐 비밀스럽게 공을 들였던 LOG Company가 아니라, 엉뚱하게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가 인수를 하게 된다.

트라이스타 엔터테인먼트는 주식과 회사가 가진 모든 자산(저작권 포함)을 41억 달러라는 비교적 헐값(?)에 사들인다.

미국인들에게 가장 사랑받고 있는 시리즈 <스타워즈>까지 JHO Company Group의 일부가 된다.

덤으로 <인디애나 존스>까지도.


[<스타워즈>의 제작·연출을 담당했던 조지프 루카스는 “35년간 <스타워즈>가 한 세대에서 다른 세대로 전해지는 것을 보는 것이 큰 기쁨이었다”며 “새로운 시리즈는 새 인물에게 넘겨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1977년에 시리즈 첫 편이 세상에 나온 이래로 1983년까지 3부작이 제작됐다. 1999년부터 2005년 사이 기존에 나온 각 시리즈의 속편 격의 내용으로 3부작(프리퀄)이 개봉됐다. 트라이-스텔라에서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7>과 <에피소드 8>, <에피소드 9>를 향후 2~3년마다 영화로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조지프 루카스는 영화 제작에서 물러나 고문을 맡을 예정이다. 조지프 루카스가 했던 역할은 미스터 할리우드 지호 류가 이어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감독 선임도 류지호가 담당할 예정이다. 지호 류는 “팬들이 새로운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 “조지가 이미 다음 삼부작의 방대한 이야기의 틀을 만들어 놓았다. 7번째 시리즈는 빠르면 2015년에 극장에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본다”라고 말해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 The Hollywood Reporter.


이는 단순히 영화사 하나가 인수·합병된 사건이 아니다.

이 M&A건 이후로 미국 미디어업계의 이합집산이 더욱 치열해지기 시작한다.

중요 캐시카우 하나를 빼앗긴 LOG Company는 새로운 대형 M&A를 준비하기 시작하고.

케이블 업계로부터 다양한 M&A 이슈가 터지기 시작한다.


✻ ✻ ✻


류지호의 한국영화 시나리오 사단을 이끌고 있는 김윤희가 김재경 작가와 함께 미국으로 날아왔다.

프로젝트 <홍어 장수>를 의논하기 위해서다.

표해시말(漂海始末)이라는 정약전이 쓴 책이 있다.

어물장수 문순득이 3년 2개월 동안 경험한 모험담에 관한 기록이다.

정약전이 전라도 흑산도에서 유배 생활을 하던 중에 문순득이 경험한 외국에서의 경험들을 실학자적 관점에서 정리했는데, 200여 년 전의 류쿠, 스페인 제국 필리핀 도독령 루손 섬, 마카오와 청나라의 풍속·언어·생활상 등을 생생하게 담게 있다.

비밀리에 TV시리즈로 기획되고 있는데, 대본을 류지호 사단이라고 불리는 김윤희 작가팀이 쓰고 있다.


“작년에 시청률 30%를 넘기는 드라마가 두 편이었어요. <웃어라 동해야>와 <시크릿 가든>. 다솜과 BS가 나름 선전했지만 선배의 <불한당> 기록을 깨지 못했네요.”


드라마 톱20위 안에 다솜과 BS 계열 드라마는 한 편도 없다.

김재경 작가가 애써 긍정적인 면을 부각했다.


“그래도 장르의 다양성 측면에서 많이 좋아졌습니다.”


이전 삶에서는 2010년대 중반부터 한국 드라마의 주류 경향이 완전 바뀌었다.

그때부터 신데렐라 이야기가 저물면서 연애물의 인기도 함께 하락했다.

그 자리를 범죄 추리물이 차지했고.

미국과 일본 드라마의 영향이 여전히 지대한 상황에서 그들 것과는 분명히 구별되는 한국식 범죄 추리물 드라마가 K-드라마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차별점이라고 해서 별 건 아니다.

가족의 죽음 같은 개인적인 트라우마를 지닌 주인공이 문제 해결을 위해 사력을 다하는 모습을 메인 줄거리로 한다던가, 권력형 비리를 소재로 한 사회비판적 내용이 배경으로 자리 잡는 것 정도.

그 같은 한국식 장르물의 토대를 이번에는 김윤희 작가팀이 쌓아가고 있다.


“전문직 드라마는 여전하고?”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직업세계를 계속해서 고민 중이에요.”


류지호는 다솜미디어를 통해서 과거에서 접할 수 없었던 소방관, 119대원, 검사, 광역수사대의 영역을 드라마로 구현했다.

그것도 제법 전문적인 세계로 접근해서.

나름 시청률도 나와서 시즌제 드라마의 원형을 제시하기도 했다.


“기자들이 멋대로 가져다 붙인 한국형 장르 드라마는 절대 쿨 할 수가 없어. 쿨 하려고 노력하지 마.”


직업정신과 재능으로 중무장한 한국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미국 드라마처럼 쿨 하게 뭔가를 해보려고 해도 도저히 쿨 할 수가 없다.

자신이 처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인공은 인생을 갈아 넣을 듯이 사건 해결에 매달리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사건의 정점이나 배후에는 언제나 정계⸱재계⸱언론계의 권력자들이 자리하고 있다.

일개인이 대적해서 승리할 수 없는 적들이다.

그러니 한국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매번 직장은 물론이고 인생과 생명까지 걸어야만 한다.

누군가 소중한 이를 잃은 상실감, 그를 상쇄시키는 끈끈한 인간관계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두 개의 문제가 새롭게 나타나고, 도저히 상대가 될 것 같지 않은 권력자들과 맞서야 하니 죽음까지 불사할 수밖에 없다.

그토록 힘든 상황에서도 자기 일처럼 도와주는 동료가 생긴다.

한편에서는 믿었던 사람이 배신하고.

동료들이 하나둘 피해를 입거나 심할 경우 희생당하기도 한다.

그런 것을 겪어나가며 눈물을 흘린다.

한국식 장르물이 가진 신파의 개연성이다.


“기자들이 말하는 소위 한국형 범죄물은 톤 앤 매너만 차갑게 보일 뿐, 이야기가 전반적으로 뜨거워. 그렇기에 매 작품마다 남자 주인공이 눈물을 뚝뚝 흘릴 수가 있지. 본래라면 쿨 하지 못한 모습인데, 워낙에 드라마가 뜨거운 인물의 이야기로 점철되다 보니 남자의 눈물에 개연성이 생겨버리는 거야.”


해외 시청자들은 충분히 납득하는데.

정작 한국 시청자들은 질색하는 부분이다.


“그 같은 드라마 기조는 앞으로도 10년은 더 우려먹을 수 있을 거야.”

“선배는 남자 주인공이 우는 거 질색하지 않아요?”

“어쩌겠어. 잘생긴 남자 주인공이 질질 짜는 걸 해외에서도 좋아라 하는 걸.”


이 시기부터 갑자기 한국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들이 유독 눈물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여자의 눈물보다 강력한 무기라면서, 한국 드라마의 하나의 감성 코드로 자리 잡게 된다.


“자꾸 감정표현이 쌈마이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주 시청층의 연령대가 높아져 가니까.”


점점 젊은층은 TV를 보지 않는다.

주 시청층이 중년 이상이 되어 가고 있다.


“그래도 많이 발전했죠? 선배가 보기에 아직도 짜쳐 보이겠지만.”

“해가 갈수록 느끼지는 것이지만 한국의 창작자들은 좋은 의미에서 남의 것을 진짜 잘 베껴. 단순한 모방을 뛰어넘어 한국에 맞는 구수한 맛을 낼 줄 아는 것 같아.”


김윤희가 웬일로 칭찬을 다 하느냐는 표정으로 류지호를 쳐다봤다.


작가의말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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