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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쌤님의 서재입니다.

어게인 조선에서 힐링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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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쌤
작품등록일 :
2023.10.17 09:41
최근연재일 :
2024.02.05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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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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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3.12.2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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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56화 먹방

DUMMY

#56





***

광해군은 생각했다.

'도대체 신선도령이 누구인가?'


어디를 가도, 그의 이름 뿐이었다.

- 신선도령이 북벌을 추진한다고요?

- 신선도령이 도로를 만들자고 주장한다고 합니다.

- 신선도령이 마차를 타고 나타나 전하께서 용마차를 선물하신다고 합니다.

- 신선도령이 도마도를 대령했다고 합니다.


도대체 그자는 누구인가?

오늘 그를 만났다.


처음에 도인으로 생각했다.

눈에서 광채가 나오는 신선 정도.


막상 실물을 보니 훤칠하게 잘생긴 형같은 느낌.

이렇게 젊은 사람이 그리 많은 일을 했다고?

믿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장난스럽게 난처한 질문만을 했다.

하지만, 흔들림 없이 자신의 이야기만을 했다.


그런데, 맙소사

나에게 자신의 마음을 보여줄 수 있도록 자질을 보여달라?

당장이라도 경을 치고 싶었다.

하지만, 아바마마가 애지중지하는 사람.

거기다 용마차라도 제때 준비가 안 된다면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한 발짝 물러났다.

그랬더니 선물을 준다고 하더니

메뉴판이라는 것을 준 도령.


온통 이상한 이름의 음식들.

무엇을 먹어야 할까?

게다가 상대는 신성도령 아닌가?


고민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었다.

요리 이름만으로는 도저히 어떤 음식인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저···. 이 치킨이라는 것은?"


"아 치킨이 드시고 싶으십니까?"

"아..그런건 아니고, 어떤 요리인가 궁금해서."

내가 어쩔 줄 몰라는 하는 것이 재미있다는 듯.

신선도령이 이야기를 했다.


"곱게 포장된 선물을 다 뜯어서 내용물을 보고 선택하는 법은 없습니다. 그냥 보고 선택만 하시면 됩니다."


'이런, 외통수에 걸렸구나.'

상대를 잘 구슬리거나,

빈틈이 있으면 약점을 잡으려 하였는데.

오히려 상대의 손바닥 안에서 놀아난 꼴이 되었다.


이제는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

치···. 킨.

이름도 신기하군.

묘하게 즐~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연유는 무엇인가?


감자탕.

국물인 거 같은데,

감자? 신선도령이 키웠다는 그것인가?


자장면.

자장가도 아니고 면은 또 무엇인가?

왜인지 어마마마가 싫다고 하게 생겼는데?


피자.

현재는 재료 부족으로 판매중지 상태라니?


그 외에도 기상천외한 음식들.

하지만, 그럼에도 턱에서 침이 고이는 연유는 도대체가 무슨 일이란 말인가?


신선도령을 바라보자, 녀석이 웃고 있었다.


"혹시, 다음번에 다른 음식도 먹어볼 수 있나?"

"기회가 된다면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그나마 다행이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손가락으로 메뉴를 가리켰다.

***



'선택한 음식이 제법이네.'

많은 메뉴 중 가장 첫 번째 메뉴를 선택했다.


만약, 조선에서 과거급제에 낙방하면 치킨집을 차리려고 했었는데, 광해군이 치킨을 선택할 줄이야.


과거, 대학생 때 학비를 벌기 위해서 갖가지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중에 음식점 서빙부터 해서 재료 손질도 많이 했었고, 가장 길게 한 아르바이트가 바로, 치킨집.


그때를 생각하면서 뒤뜰에 요리 세팅을 했다.

광해군도 재미있다는 듯 한쪽에 앉아서 나를 보고 있었다.


쪼로로로로.

그릇에 물을 1000미리 리터 정도,

설탕 한스푼, 소금 한스푼 반을 넣고.


쪼로~록!

식초도 한스푼을 넣었다.


이 당시에는 비싼 후추도 반스푼.

탁탁.


대파를 순풍 순풍.

크게 썰고,

휘리릭.

휘적휘적!


설탕과 소금이 녹을 때까지 잘 섞었다.

다 섞은 후.


탁탁탁!

숟가락에 묻은 물기를 털어준다.

왜 이렇게 하냐고?

멋있잖아.


마지막으로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닭고기를 퐁당 물속에 담근다. 그리곤 잠시 숙성을 시킨다.


잡내가 빠진 닭고기 꺼내 행주로 물기를 정성스럽게 닦아주고, 밀가루를 넣었다. 이날을 위해 준비한 옥수수!! 가루도 넣어준다.


밑간을 위해 소금과 고춧가루, 마늘 등을 넣어주고.

베이킹파우더를 넣어줘야 하지만 없어서,

쌀가루를 조금 넣어준다.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재료를 잘 혼합한 후, 절반 정도는 덜어내어 계란을 풀어 반죽한다. 잘 안 풀리면 물을 조금 더 넣어주고 계속 저어준다.

계속 팔이 빠져라 저어준다.

무조건 저어준다.


휴우~


아궁이에 어느덧, 땔감의 불이 잘 올라왔다.

솥단지를 걸고, 기름을 부어 넣어주었다.


퐁퐁퐁퐁퐁~

기름이 끓어오르면서 내부에 공기가 솟아올랐다.


궁궐이라서 그런지 아낌없이 재료를 사용할 수 있어서 좋네.


계란을 넣은 반죽에 닭고기를 쉐킷 쉐킷해주고,


아까 반을 남긴 밀가루 혼합가루에서 뒤적뒤적해주면,

계란의 찐득함 때문에 적당하게 맛있는 밀가루 코팅이 되었다.


탁탁탁, 가루를 잘 털어주고,


촤이이이익~!

뽀글뽀글 기포가 잘 올라오면,

적당한 기름온도!!



드디어, 닭고기를 넣는다.

퐁!

치이이이익.


퐁퐁!

치이이이이~

뽀글뽀글..


흥겨운 기름에 튀겨지는 소리와 함께,

그렇게 잘 익도록 뒤적여준다.


"완송~!"


앞으로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치킨이 나왔다.


치킨을 꺼내놓을 때마다,

바스락!

마치 자갈을 밟는 것처럼,

딱딱하게 잘 튀겨진 밀가루 소리가 청각을 자극했다.


'꿀꺽'

광해군도 음식의 진가를 알아본 듯했다.

그러고 보니 치킨엔 맥주인데, 맥주가 없어서 조금 아쉽네.


잘 익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치킨을 소담스럽게 접시에 담았다.

그리고 그 옆으로 후추를 살짝 넣은 소금까지.


크흠. 내가 봐도···.

냄새가 미쳤다.


광해군에게 먼저 먹으라고 주었지만,

어쩐 일인지 먹지 않고 있었다.


옆을 쳐다보자.

호위무사가 나 보러 먼저 먹으라는 시늉을 한다.


'아, 내가 기미상궁 역할인가?'

왕은 아니지만, 그래도 독살에 위험성을 걱정하는 모습.

어찌 보면 조선의 왕으로 태어나는 것이 축복이 아닐 수도 있지.


먼저 먹으라고 한 것은 광해군이니.

책임도 광해군이 져야 할 터.


나는 잘 읽은 닭다리를 들어 올렸다.

닭다리를 들자, 광해군의 한쪽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욕심만 많아가지고, 남은 닭다리 마저 먹으면 될 것을···.


조선시대에 궁에서,

왕자와 먹는 닭다리라···.

상황이 묘했지만 무슨 상관이냐.



나는 그대로 닭다리를 입안에 쑤셔 넣었다.


"캬하아악큠"

부스럭 부스럭!

와삭 와삭!

입안에서 과자가루가 부서지듯,

듣기 좋은 소리가 나왔다.


꿀꺽.

내가 닭다리 하나를 깔끔하게 먹어 치우자.

광해군의 눈빛이 달라졌다.

이거 하나만 먹으니까 아쉽네.


"제가 하나 더 먹어도 되겠습니까?"


"어허, 어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닭다리를 먹는단 말이냐!"

화가 난듯한 광해군, 화를 이어나가기엔 식어가는 치킨이 있었다.


"무엇하느냐. 어서, 어서 그 음식을 냉큼 이리로 가져와라. 어~서~!!"

놀란 호위무사가 호다닥 달려와, 내 손에서 치킨을 담은 접시를 빼앗아 갔다.


'아, 한 개만 먹고 끊기가 너무 아쉬운데.'

기름이 묻어있는 손가락을 쪽쪽 빨면서 광해군을 바라보았다.


"허어억···. 후룩 불로···."

콰직. 콰자작.

콰르지직.

입안에서 튀김 부분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우아아아아. 어···. 어찌 이런 맛이!!!"

후룹. 쩝쩝..


옆에 있던 호위무사가 너무 불쌍해 보였다.

마치 음식을 먹는 주인 옆에 있는 불쌍한 강아지 같은 모습.


내 이럴 줄 알았으면 몇 마리 더 튀길 것을···.

그거 미안하게 됐소이다.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허어어어···. 허. 허어 참."


순식간에 살이 없어지고,

뼈와 함께 한탄만이 남기 시작했다.

광해군이 살과 뼈를 잘 발라버릴 줄 아는 남자라는 것을 증명하듯 입을 거치고 남은 뼈에는 살이라는 부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광해군이 먹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현대의 먹방계 스타를 보는 것 같았다.

적당히 마른 몸매인데, 끝없이 입으로 쓸려 들어 가는 음식물.


탁.

그렇게 마지막 입에서 나온 닭뼈를 상에 내려놓았다.


"대단하구나, 대단해. 내 살다 살다. 이런 미친 맛은 처음이니라!!!"


역시, 케이 치킨은 못 참지.


"어찌. 어찌 이런 음식이 존재한단 말인가! 정말로 대단하구나."


음식을 맛있게 먹어준 광해군을 흐뭇하게 보고 있었다.


"혹시, 다른 메뉴판에 있는 것도 이런 맛인가?"

"뭐, 입맛에 따라 순위는 바뀔 수 있지만, 전부 음식 맛은 있지요."


"그 웃음은? 그렇다는 것이군. 다른 것을 먹기까지 또 얼마나 기다려야 한다는 것인가. 신이시여 왜 저에게 이런 시련을 내리십니까!"

좌절하는 광해군의 어깨를 두드려 주고 싶었지만,

그러다가는 요절이 날 것이기에 참았다.


"다음번 활약을 기대합니다."

나는 아쉬워하는 광해군을 뒤로하고 궁을 나갔다.


***

사열식 전날.

아침부터 분주하게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왕의 행차라는 것은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면서, 대형 행사였다.


선조가 나를 찾는다는 소식에 대전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평소보다 무언가 꾸민 듯한 모습의 선조가 앉아있었다.


"오호, 왔는가?"

"신 이건우, 전하를 뵈옵니다."

"흠, 역사적으로 처음 있는 날인데 그냥 마차만 타고 왔다 갔다 하기가 좀 그렇지 않은가?"


"음. 더 특별한 것을 원한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렇지, 역사에 길이 남을 만큼···."

찐득한 웃음이 선조의 입술에서 배어 나왔다.


"그렇다면 연설을 해보시는 것은 어떤지요?"

"연설?"

"네, 백성들에게 왕의 뜻을 직접 말로 전하는 것입니다."


"오호, 그것도 나름으로 의미가 있겠구나.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들에게까지 효과가 있겠군."

"네 다만, 전달하는 것에 한계가 있으니, 미리 전할 말을 이야기꾼들에게 나누어주고, 중앙에서 북을 치면 동시에 한목소리인 양 이야기를 하게 하면 어떨까 합니다."


"그것도 재미있겠구먼, 자네랑 이야기하면 참으로 신기한 것들이 많아."

"부끄럽지만, 연설문의 초안을 조금 가져와 보았습니다."

"역시, 척하면 척이군."


"잠시 읽어봐도 되겠는가?"

"네, 그리하시지요."

나는 연설문 초안을 선조에게 건넸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북방의 붉은 언덕 위에서 나의 후손들이 초원에서 뛰어놀 수 있을 거라는 꿈이.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조선의 기운이 뜨거운 저 대륙과 남쪽 섬에서도 먼저 열기를 가질 거란 꿈이.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나의 백성들이 그들의 신분이 아니라 각자의 장점으로 판단되는 그런 나라에서 살게 될 거라는 꿈이.


조선이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해줄 것인가 묻지 말고,

여러분이 조선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하십시오.


그렇다면 조선은 더욱 좋아질 것입니다.


조선의

조선에 위한

조선을 위한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십시오.


그리고 나는 아직까지 배가 고픕니다.



유명한 당대의 연설문을 죄다 표절한 글.

아쉽지만 선조가 알 턱이 없지.


선조의 만족스러워하는 눈빛.

이 정도면 성공이려나?


***

[노토 부락]

"암반, 최근 건주 누르하치가 심상치 않습니다. 그 세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고 하옵니다."

"흠. 그렇다면 이 일을 어찌해야 한단 말이냐?"

로툰이 침음성을 냈다.


이제까지는 조선에 번호로써 나름 지역의 맹주역할을 해온터.

번호라 조정에서 정2품 정헌대부의 직책을 받은 군신관계 맺음이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자신의 왕권을 지키기 위한 일.


누르하치의 갑작스러운 성장으로, 최근 압박을 느끼고 있었다.

조선에 요구를 해봤자, 어차피 다른 나라 사람 아닌가?

로툰의 고민은 깊어졌다.


"급보이옵니다. 북쪽 일부 부락이 누르하치의 세력으로 항복하여 스스로 들어갔다 하옵니다."


거칠게 친 탁자가 부르르 떨렸다.


이대로라면 조만간 부족 전체가 위험했다.

'더 안전하고, 따뜻한 땅이라···. 두만강 넘어 조선밖에 없는 것인가?'

고민은 그리 깊지 않았다.


어차피 이대로라면 우르하치에 먹히든, 조선의 일개 신하가 되든 하나.

"전군을 소집하라. 두만강 이남으로 공략한다."

결단을 내린 로툰이었다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내일 크리스마스라 처음으로 휴재를 하게되었습니다. 넓은 마음으로 이해 부탁드립니다. 월요일 날부터 다시 열심히 글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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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69화 남벌 +2 24.01.06 2,030 50 15쪽
68 68화 샤브샤브 +2 24.01.05 1,977 62 13쪽
67 67화 대승 +1 24.01.04 2,043 61 13쪽
66 66화 몰이사냥 +1 24.01.03 1,982 60 13쪽
65 65화 첫 비행 +2 24.01.02 2,029 58 14쪽
64 64화 훈련은 전투다. +2 24.01.01 2,061 60 13쪽
63 63화 범이 내려온다(3) +2 23.12.31 2,076 60 13쪽
62 62화 범이 내로온다(2) +1 23.12.30 2,059 54 14쪽
61 61화 범이 내려온다. +2 23.12.29 2,177 59 12쪽
60 60화 개전(4) +1 23.12.28 2,240 64 14쪽
59 59화 개전(3) +3 23.12.27 2,236 56 16쪽
58 58화 개전(2) +3 23.12.26 2,260 58 13쪽
57 57화 개전 +4 23.12.25 2,381 61 16쪽
» 56화 먹방 +4 23.12.23 2,333 58 12쪽
55 55화 광해군 +2 23.12.22 2,405 61 12쪽
54 54화 허균과 허봉(3) +2 23.12.21 2,341 64 13쪽
53 53화 허균과 허봉(2) +3 23.12.20 2,347 62 12쪽
52 52화 허균과 허봉 +7 23.12.19 2,462 65 12쪽
51 51화 전운 +6 23.12.18 2,625 62 14쪽
50 50화 수박과 옥수수 +2 23.12.17 2,692 71 13쪽
49 49화 어찌 만족하셨는지요? +12 23.12.16 2,733 72 13쪽
48 48화 장원급제 +2 23.12.15 2,743 74 13쪽
47 47화 북벌(3) +3 23.12.14 2,642 68 13쪽
46 46화 북벌(2) +4 23.12.13 2,680 6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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