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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리스펜릴 님의 서재입니다.

용사에게 패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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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리스펜릴
작품등록일 :
2021.07.07 22:15
최근연재일 :
2021.12.15 22:50
연재수 :
1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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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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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글자수 :
91,372

작성
21.07.15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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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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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2쪽

006-상급포션(3)

DUMMY

006-상급포션(3)



"치리아님"


이 말에 그녀는 눈을 부라렸다.

그러자 상대방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며 다시

말을 이었다.


"메이오님, 비둘기가 독수리를 만났습니다.

물약은 잘 전달된 거 같습니다."


메이오라 불린 금발의 늘씬한 미녀는 이에 한숨을

내쉬었다. 비록 왕국 내에서 뛰어나다는 재녀들을

모으고 모았지만 군사적 개념에서 암호나

기밀관련 개념은 너무 부족하고 모자라서 그녀가

보기엔 적들이 다 알아듣는 뻔한 수준이라서 한심했다.


과거 마왕군과 전쟁을 이끌던 천재 메이단 재상의 기분을

조금은 알거 같은 기분이다.


부하이자 부관으로서 그를

보조했던 메이오는 거의 모든 변수에 대응하고

마치 어디 선가 가져온 듯한 전략과 묘수를 뽑아내던

그를 '하늘이 내린 천재'라는 표현 말고는 다른 적합한

단어가 없었다.


그런 그가 친절한 교사처럼 인내심을 가지고

자신들을 인도하던 모습을 바라 보다가 이젠

그가 없어 자신이 그 역활을 하게 되며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자 금방 여러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하니

답답했다.


"그냥 암호는 때려치고 말해"


아니 답답한게 아니라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적들은 오랜 노하우와 두터운 인재와 풍부한 재원을 확보하고

자신들을 압박하고 무엇보다 명분과 대의를 모두 쥔 용사까지

확보하고 자신들의 수장을 쳤는데


그걸 사전에 예상치도 대응하지도 못하고

마땅한 보복 방법도 없었다. 메이오는 자신의 친부가

얼마나 자신에 비하면 뛰어난 자인지 절감하고 있는 중 이다.


그리고 그동안 자신들이 심각히 자만했음을 인정치

않을 수 없었다.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했고

제국은 물론 왕국의 재녀들을 다 끌어모은 엘리트 집단이라

생각했는데 실상은 메이단 폰 아르슈비츠 재상의 원맨쇼

였던 거다.


'세계경영'


마왕의 침공으로 인류의 세계는 매우 협소해져 있었고

비록 좁은 범위에서 제한되긴 했으나 그는 잠시 이 세계를

쥐며 마왕군과 대결했다.


그렇기에 인류는 멸종하지 않았다.

아무리 소드마스터 라는 초인이라지만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어디까지나 그 개인의 천재성에 기인한다고 밖에 할 수 없는 거다.


이점은 그의 정적 이랄 수 있는 구 귀족들마저 인정한 것.


'용사?'


용사는 그 개인의 무력으로는 인류의 정점이랄 수 있지만

지도자로서는 아예 비교가 불가능한 자다.

차라리 발정 난 돼지가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당장 메이단 그가 없는 며칠간만 하더라도 인류연합국은 심각한

내분과 분열이 보이고 마왕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지도상 과거 인류영토의 80프로를 여전히 점거하고

있는 마왕군의 잔당 앞에서 내전을 벌이다간

금세 멸망하고 말 것이다.


더더욱 메이단의 존재가 필요한 시기가 아닐수없다.


"상급포션이 그에게 확실히 전달된거지?"


"네넷! 확실합니다. 비둘기...아니 그레이스는 상급 포션으로

그를 치료하고 있습니다. 어쩜 이미 완치 되었을지도, 어머

그렇다면 그가 소드마스터로 복귀할수있는건가요?"


단숨에 발그레 볼을 붉히며 두 손으로 자신의 볼을 감싸는

부하를 보며 메이오는 이 심각한 상황에서 연예세포만 발달한듯한

머저리에게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그렇게 연애가 좋으면 시집이나 가버려라!'



***


"용사는 뭐해?"


메이는 말하기 어려워졌다.

평소 그녀는 말이 많기로 명성이 자자했고 이점을 늘 단점으로

지적 받아 왔는데 용사에 관해서 만큼은 공주님께

할 말이 없었다.


시녀들 간의 은밀한 네트워크를

장악하고 있는 메이는 그간 자칭 용사께서

치마만 두르면 애 어른 할 거 없이 다 건드렸다는 걸

어떻게 말씀 드린단 말인가?


지금도 어느 귀족가의 여식과 인류의 종족 번영에

관한 심대한 고민을 몸으로 실천하고 계시다고 말할 수 는

있었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오늘은 남작가의 이젤이던가?"


메이는 마치 천둥이 치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엘리스 프로렌스 알렉산드라 리들은 마왕전쟁이전부터

치열한 왕가속에서 독살과 암살과 권력암투속에서

성장해 스스로 수많은 정적과 경쟁자를 물리치며


마왕전쟁에서 더더욱 빛을 발해 현재 살아있는

유일의 적통 후계자로 그녀를 악평하는 이들은

'처세술의 공주'라고 비난하지만 그만큼 눈치가 빨랐다.


아무리 메리가 숨긴다고 하지만 그녀가 용사의 본성을

모를까?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틈만 나면 엘리 공주에게

음담패설을 늘어놓으며 또 그게 여성을 꼬시고 호감을

표하는 거라고 착각하고 있으니


아무리 인내심이 강한 처세술의 공주라도 감정을

숨기기가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앞서 선도해온 인물과 비교되어도 너무

심하게 비교된다.


'메이단 폰 아르슈비츠'



***


그는 고향 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릴때부터

병풍처럼 느꼈던 거대한 산과 산맥들, 개척되지 않은

야생의 지역으로 변방으로 알려진 그곳이 지금은

이렇게 가깝게 느껴지는 건 실제로도(?) 가깝기 때문이다.


라인 왕국의 수도는 아직 탈환되지 않았고,

임시수도로 탈환된 도시 네빌이 그 역활을 하고 있었으니까


불과 2년전 까지는 저 산맥을 방어선으로

메이단의 고향 아르슈비츠 성이 임시수도 역을 강요받았다.


최대 수용인원이 천명도 되지 못한 성곽이 왕국과 온

대륙의 수도가 되기엔 부족했고 전쟁전 그래도 3만이상의

인구를 수용하던 변경의 거점 네빌이 지금은 꽤 괜찮은

인류의 중심지 역활을 하고 있으나, 마왕이 죽음을 맞이한

지금은 조만간 많은 영토가 회복될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가장 적절한 시점이 아니였을까?

자신의 낙향시기가 말이다. 이제 마왕군과 첨예하게 대립하던

젊은 재상 메이단의 시대는 끝이 나야 한다.


다음 시대는 용사의 시대겠지.

그리고 용사는 불굴의 투지로 마왕군에게 빼앗긴 토지들을

되찾을테고, 메이단 자신은 끔찍하고 고통스러웠던

인류생존을 건 재상의 직위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어찌보면 후련하기도 한 감상.

그는 시원한 북풍을 맞이해 그런 맘이 들었다.


'고향에 가서 다시는 나오지 말자'


지겨웠던 권모술수여 안녕! 길었다 10년 간의 안밖의 투쟁들

마왕군 이라는 적보다 우군의 귀족들과 정치가들이 더 적으로 다가왔던

많은 세월들, 버티기도 힘들었던 중압감을 받으며 멈추기 보다 앞서

나가야 했던 순간들, 이젠 다 끝이다.


후련하게 집으로 가자!


그런데 여신은 허락하지 않는가 보다

안개가 있는동안 필사적으로 추격자들을 따돌렸다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였다. 이 놈들도 필사적이고 전서구로 보이는 비둘기가

바쁘게 오가는 게 보였는데 그럴때마다 뭘 봤는지


에리히의 표현을 빌리자면 홀레 붙은 미친개처럼 달려들었다.

그러다보니 메이단 마저 왼팔에 검을 쥐고 몇 번을 싸웠다.


완전히 돌아온 외팔이를 재현하는 듯 하지만

아무리 과거 소드마스터의 명성이 있던 그라도

전성기의 실력을 보이지 못하고 도주하는데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과거 실력의 십분지 일이라도 발휘할 수 있다면

아무리 머릿수가 많아도 저 정도면 단번에

제압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 그랬다. 스스로 강함에 자만하고 있었던 게다

마왕까지는 아니라도 4천왕중에 하나와 평수를 겨룰수

있을 정도니 인간중에서는 최고라는 소리를 들었던것이

알게모르게 자만으로 자라나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마왕을 쓰러뜨린 용사가 등장하자

함정인걸 뻔히 알면서도 그와 검술을 겨누고 싶었던 거고

어찌보면 전생 경험이 있으면서도 이번 생에서

'젊음의 치기'를 부려 본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댓가로 지난 10년간 쌓아온 모든 것을 허망하게

잃었다. 그래서 처절하게 메이단은 자신에게 되뇌이고 되뇌였다.


스스로가 패배했음을.

패배자임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그렇다고 '이생망'이 될 수 는 없지."


"주인님 가끔 모를 소리를 하는데

남들 앞에서는 그러지 마요"


그간의 고생으로 에리히의 꼴은 말이 아니다.

희색셔츠를 기본으로 검은 메이드복의 긴치마는 다 찢어져

핫팬츠 수준으로 짧아지고 드러난 신발과 허벅지는 상처투성이에

지저분한 누더기로 온 몸을 도배한 꼴이다.


게다가 여름마저 춥다고 알려진 아르슈비츠 영지가 코앞이 아닌가?

훌쩍이며 연신 흐르는 콧물을 닦으며 정리되지 못한 머리카락을 연신

올리며 묶는 모습은 거지마녀나 다름없었지만

또한 자연스러워 아름답다 느껴진다.


그리고 치마가 짧아진 덕분에 허벅지에 숨겨둔 무기들을 볼 수 있었다.

부엌칼은 기본이였고 표창에 다양한 도구들이 치마안에 즐비했다.


지금의 메이단에게 든든한 조력자였다.


"곧 오른손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라며 매일매일 틈날때마다 포션을 발라주는 그레이스는

처음과 그리 달라진 모습을 볼수없지만 그녀 또한 매우 지저분해진건

숨길 수 없었다.


일행의 짐은 처음보다 많이 줄어있었다.

먹을 것과 마실 것 그리고 다양한 잡동사니가 전투나 생존으로 사용되고

버려지고 소모되다 보니 발생한 현상이고 점차 줄어드는 짐에

기쁘다기보다 걱정과 염려가 앞서는 도주행은 아직 끝난건 아니였다.


"챙!"


메이단은 독수리마냥 날아오는 화살 하나를 칼로 쳐냈다.


"포기하지 않는군"


"곧 아르슈비츠 영지니까요. 포기할수없겠죠."


"미친놈들! 엿이나 먹어라!"


침착한 그레이스의 반응과 달리 사춘기를 감출수없는

에리히는 무의미하게 돌하나를 던져 화났음을 표현했다.


네빌에서 도주한지 며칠이나 지났을까? 일주일 보름?

추격자 일행과 싸우기도 했지만 가끔 수목한계선 너머로

올라오는 몬스터나 그 무리와도 싸우기도 했다.


가끔은 삼파전으로 단체전으로 붙기도 했지만

언제나 그 와중에서 인원수가 가장 적은 메이단 일행은

불리했다. 그리고 그 일행의 둘이 여자라서 외부적으로 볼 때

전투력은 가장 약했고 또 한 명은 외팔이다.


그래서 더 철저하게 처절하게 싸웠다.

덕분에 추격자들은 근접전으로는 이런 고지대에서

의외로 메이단 일행에게 먹히지 않는다는 걸 배웠다.

그래서 지금 하고 있는 건 백보에서 이백보 사이에

거리에서 끈질기게 추적하면서 가끔 활을 한발씩

쏘며 휴식을 못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역습을 대비하곤

먹고 마시고 잠도 못자게 해서 지쳐쓰러진 상대를

손쉽게 잡는 사냥법인 모양이다.


"챙!"


다시 화살이 날아왔고 익숙한듯 메이단은 검으로 쳐냈다.

그리고 그레이스에게 짜증냈다.


"화살남은거 없나? 아님 주워서 쓸수없나?"


"세 발 남은 거 다 쓴게 삼일전 이였습니다. 각하

그리고 부서지거나 균형이 깨진 화살을 다시 쏘는 건 무리입니다."


그렇다는 군.


"흠"


쳐들어가 죽일까?


이전 생 같으면 식전 탄산음료 하나 깔까? 라는 식으로

사람의 죽음을 논하지 않겠지만 이곳은 판타지 감성이

충만한 곳이라 생과 사는 모두 하늘에 맡긴다.


간단히 말해 죽음이 너무 쉽고 흔하다는 것이다

저들이 포기하지 않고 저렇게 필사적인 이유는 전서구를

통해 충분히 알수있다. 피가 묻어 있는 전서구 안에 뭐가

담겨 있는지 바보라도 알수있으니까,


로파야 대륙에서 노예나 하층민의 삶도 고달프지만

끊임없는 권모술수와 암투가 넘쳐나는 귀족의 삶도

쉽지많은 않다.


때문에 전생에 비교적 평범하고 게으르다는 소릴듣던

그도 이곳에서도 어쩌다보니 문무를 겸비한 소드마스터까지

올랐다. 더해서 마왕군이 침공하다보니

불세출의 전략천재소리까지 들었다.


정말 판타지 영웅의 삶이 였지만,

그가 바라던 삶은 아니였다. 이전 생이 자꾸 떠오른다.

영웅과는 먼 소시민의 삶, 그래 그것을 꿈꿨을뿐인데


로파야의 여신은 왜 이다지도 자신에게 냉담한 걸까?


그리고 이변이 일어났다.

파도 치듯 마나가 들끓는게 느껴졌다.

자신들을 공격하던 추격대가 뒤를 돌아보며 뭐라 소리치는

순간 파란 빛이 번쩍이며 붉은 핏물이 터져나오며

단번에 적들에게 죽음의 심판이 내려진다.


판타지 세상에서도 참으로 판타지스러운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 죽음들 가운데로 메이단 일행조차 깨끗하게

보일 정도 참으로 거지꼴의 표본이 자가 걸어 나왔고


메이단은 인상을 구겼다.


"거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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