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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루찌님의 서재입니다.

드림 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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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루찌
작품등록일 :
2023.05.10 19:29
최근연재일 :
2023.10.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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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798,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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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7.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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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7화

DUMMY

"그게 뭔 소리야...? 평생 이곳에서 썩는다고?"




경비대장이 케인과 하스가 지하 감옥에 얼마나 갇혀 있을지 알려주지 않은 이유가 어차피 평생을 갇혀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한 갤리타스.




하스는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평소 장난기 가득한 성격의 갤리타스가 이번에도 눈치 없는 장난을 친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만큼은 아무리 그런 갤리타스라도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그 말이 사실에 가깝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케인... 이러다간 켈딘은커녕 평생 맥주 한 잔도 못 하겠어!!"




점차 현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하스가 망연자실하며 소리쳤고, 그의 입에서 나온 켈딘이라는 이름에 갤리타스가 반응했다.




"켈딘?"




"아, 그래..."




이제는 더 이상 숨길 것도 없어진 케인은 갤리타스에게 지금 나타난 켈딘에 대해, 그리고 지금까지 자신이 어떤 여정을 왜 하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어두컴컴한 지하 감옥에서 꽤나 긴 시간 동안의 이야기가 이어졌고 평소와는 다르게 진지한 얼굴로 얌전하게 경청하며 듣던 갤리타스가 말을 꺼냈다.




"그런 일이 있었군... 케케케켁! 멍청한 인간 놈들. 결국에는 자멸하는구나."




"하아... 이곳에서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은 없겠지..."




"배부른 소리를 하는 군 케인. 이곳은 판타나의 지하 감옥이다. 탈옥이 가능했더라면 진작에 저 녀석들이 먼저 했을 거다."




갤리타스는 감옥에 갇힌 다른 수감자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확실히 그의 말대로 지하 감옥에는 범죄를 저지른 수많은 사람이 있었고 그중에는 악명이 높은 거물의 모습도 보였다.




그리고 바람이 통할 구멍조차 없어 축축하고 어두운 이 지하 감옥의 출입구는 단 하나뿐이었고,




그 마저도 삼엄한 경계 탓에 감히 탈옥을 넘볼 수 있는 자가 없었다.




"외부의 도움 없이는 절대 나갈 수 없겠군..."




"그것도 힘들 거다. 내가 아직도 여기 갇혀 있는 게 그 증거지."




갤리타스가 엄청난 부와 수많은 부하들이 있음에도 여전히 지하 감옥에서 썩어가고 있다는 것은




단순히 다른 도시의 감옥들처럼 매수나 물리적인 방법으로 탈옥이 가능하지 않다는 뜻이었다.




"설령 그게 가능하더라도 문제다.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감옥을 나가게 된다면 평생 왕국에 쫓기게 되는 신세가 될 테니까."




"정당한 방법?"




"형량을 전부 채우는 것 말이다 케인. 너나 나처럼 중범죄를 저질러 남은 여생을 이곳에서 보내야 하는 놈들은 시체가 되어 나갈 수 있겠지만."




콰앙!!!




"제기랄!!! 망할 인간 녀석들!!!"




대화를 하던 갤리타스는 자신이 처한 암담한 상황에 갑작스레 본인을 가둔 철창을 강하게 치며 화를 내었다.




하지만 케인은 괴팍한 갤리타스처럼 화를 낼 힘조차 들지 않았다.




"이제 켈딘을 막을 수 있는 건 셀리나와 카츠뿐인가..."




케인과 함께 다니며 켈딘의 계획에 알고 있는 사람 중 감옥에 갇히지 않은 셀리나와 카츠가 유일하게 그를 막을 수 있는 존재였다.




"... 됐어 케인. 애초에 우리끼리 상대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놈이었고, 카츠가 합류했다 하더라도 힘든 싸움이었을 거야."




하스는 반쯤 포기한 상태로 차가운 벽에 기대어 말했다.




"... 정말 아무 방법도 없는 걸까."




늘 쉽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려던 케인도 지금 만큼은 차마 헛된 희망을 품을 수가 없는 듯했다.




이제는 그저 평화로운 엘프 숲도 내버려 둔 채 자신을 따라 여정을 나선 셀리나가 켈딘이 재앙을 가져오기 전까지 만큼이라도 의미 있고 행복한 삶을 살길 바랄 뿐이었다.




철커덩!!




그런데 그때, 이러한 케인의 작은 희망마저 짓밟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크읏!"




"... 셀... 리나...?"




바로 조사를 받기 위해 잠시 떨어졌던 셀리나가 결국 메모리션에 의해 케인 일행과 연관이 있다는 것,




그리고 시라카스에서 메모리션으로 위장했다는 사실을 들키게 되었고 지하 감옥에 갇히게 된 것이었다.




그야말로 한줄기 빛 마저 존재하지 않는 끔찍하고 어두운 상황.




한데 목과 손에 두꺼운 수갑이 채워져 있는 셀리나의 옆에 케인에게 익숙한 얼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루크?"




"케인."




그는 바로 케인 일행과 갤리타스가 판타나의 지하 감옥에 갇히게 한 장본인인 수사관 루크였다.




그러나 케인은 그에게 어떤 것도 따질 수가 없었다.




루크는 수사관으로써 해야 할 일을 충실히 한 것이었고




무엇보다 케인은 자신이 저지른 범죄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지금 여기서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손 놓게 된다면 켈딘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최소한 루크에게 상황이라도 설명한 뒤 경비대, 혹은 왕궁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케인 자신이 여기서 평생을 보내야 한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어쩌다 이렇게 된 겁니까 케인. 내가 당신을 잡아넣기는 했어도 이런 짓을 벌일 만한 사람은 아니었을 텐데요..."




루크는 철창에 갇힌 신세가 되어버린 케인을 안쓰럽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그도 그럴 것이 케인은 루크가 잭을 쫓던 때 수사에 아주 큰 도움을 주었었고,




루크가 봐왔던 그의 모습은 그저 꿈 마법을 사랑하고 성실하게 살아왔으며 범죄를 당했으면 당했지 절대 저지를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제가 당신을 공개 수배까지 하며 잡아들인 이유는 당신이 왜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 묻기 위함입니다. 대답에 따라 형벌이 달라질 수도 있어요."




"헹!! 케인, 저놈을 믿지 마라!! 결국엔 널 잡아 처넣으려고 무력을 사용한 놈이야. 그리고 저 녀석 때문에 시라카스의 빈민가는 더더욱 삶의 빛을 잃었어! 너와 관련된 더 많은 사람을 잡아가기 위한 거짓말이다!!"




케인을 향한 루크의 물음에 갤리타스가 격하게 반응하며 소리쳤다.




"케인 저를 믿어야 합니다. 저는 당신이 이런 짓을 괜히 벌였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극명하게 갈리는 루크와 갤리타스의 의견 중에서 케인은 한쪽을 선택해야 했다.




갤리타스의 주장처럼 원칙을 중요시하고 수사관이라는 본인의 의무를 철저히 수행하는 루크가 케인을 속이기 위한 거짓된 제안일 수도 있었다.




"당신과 하스 벨렘미르는 물론 저 자, 갤리타스까지 감형될 수 있습니다."




"케인!! 난 신경 쓰지 마라!! 크아아아악!!"




더욱 달콤하게 다가오는 루크의 제안.




갤리타스는 계속해서 루크를 믿지 말라며 소리쳤지만 그 모습이 되려 케인의 마음을 흔들리게 할 뿐이었다.




사실 케인에게 별다른 선택지가 있는 것은 아니기는 했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켈딘을 막고 세상에 빠져나온 또 다른 악몽들을 회수하는 것.




둘째로는 하스와 셀리나 등 주변인이 적어도 자신으로 인해 피해받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곳에서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면 어느 하나 이루어지는 쪽이 없었다.




때문에 설령 루크의 제안이 거짓이라 하더라도 최소한 상황은 알려 켈딘으로 인해 벌어지는 재앙을 막아야만 했다.




"... 잭의 수사를 돕고 며칠 뒤에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고?"




"네, 원인은 알 수가 없으나 어째선지 악몽을 담아뒀던 포션들이 전부 깨져있더군요. 상황이 좋게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몰랐습니다. 하리인 마을에 트롤이 나타나기 전까지는요."




결국 케인은 루크에게 모든 것을 사실대로 말하려는 듯했다.




"하리인 마을에서 트롤이...?"




"믿기 힘드신 거 압니다. 하지만 정말 오래전 토벌 되었던 트롤이 나타났고 마을 경비대도 몇 죽어나갔죠."




"... 그게 사실이라면 왜 그때 사실대로 말하지 않은 겁니까?"




"악몽의 존재들이 나타났다는 것을 세상이 알게 된다면 더 큰 혼란을 가져올 테니까요. 그리고 꿈 마법은 더더욱 많은 규제를 받게 되겠죠. 그러기 전에 스스로 바로 잡아야겠다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저도 압니다. 왕국에 사실대로 말하고 도움을 받았더라면 오히려 더 빨리, 더 안전하게 끝날 수도 있었다는 사실을요. 꿈 마법을 지키고 싶었던 제 욕심이란 것을 인정합니다..."




케인은 지금까지 하스와 셀리나에게 하지 못 했던 솔직한 속마음을 털어놓음과 동시에 그 이후로 지금까지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그리고 왜 그런 행동들을 해야만 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나갔다.




"케인... 저에게 해준 이야기들이 믿기 힘들다는 것은 알고 계시겠죠..."




그런데 루크는 갤리타스만큼 의리와 우정을 중요시하여 케인을 신뢰하는 사람이 아니었고 갤리타스와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그 말이 사실인지 확인해 볼 필요는 있겠네요. 정말 켈딘이 되살아나 복수 때문에 이곳 판타나로 왔다면 그것대로 문제일 테니."




그러나 루크는 이러한 말들을 자신의 판단하에 쉽게 넘길 수가 없었다.




수사관이란, 아무리 미친 자의 허황된 말이라도 왕국과 왕국 사람들에게 위험이 될만한 문제가 있다면 그 진위 여부를 파악해야 하는 위치였다.




"믿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케인은 그런 루크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하며 고개를 숙였다.




"아직 완전히 믿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당신이 말한 이야기가 모두 사실이라면, 완전히 무죄가 되진 않더라도 어느 정도 감형은 될 겁니다."




루크는 케인의 심각한 이야기에 마음이 썩 편치 않은 듯 찡그린 얼굴로 한참 동안 그를 바라보더니 켈딘을 찾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말을 꺼냈다.




"우선 판타나의 뒷골목을 통해 들어온 자들이 있는지 확인해 볼 생각입니다. 그러다 보면 당신 말이 사실인지를 알 수 있겠죠. 혹시 그를 찾기에 더 좋은 방법이 있으면 말해주십시오."




루크의 물음에 케인이 잠시 생각에 빠지더니 이내 무언가 떠오른 듯 대답했다.




"흑마법이란 생명력을 마나처럼 사용하는 마법입니다. 켈딘은 그 생명력을 보충하기 위해 이곳까지 오면서 수많은 생명들을 앗아갔죠.




하지만 아직 더 많은 생명력이 필요할 테고, 그 생명력을 대량으로 얻을만한 곳에 그가 있을 겁니다."




"생명력을 대량으로 얻을만한 곳이라면... 상점가나 도심 중앙 쪽에 있겠군."




"아마 그렇겠죠. 사람이 가장 많이 모일 때를 노릴 겁니다."




"후우, 알겠습니다. 확인해 봐서 손해 볼 것은 없으니... 혹시 켈딘을 추적하는 데에 도움이 될 만한 단서가 떠오른다면 언제든지 경비병을 통해 전달해 주시죠."




일단 케인의 이야기를 믿고 켈딘을 찾기 위해 노력해 본다고 하는 루크의 말에 케인은 조금이나마 희망을 가진 채로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이내 루크가 지하 감옥을 나가고, 어둠 속에 갇힌 케인 일행은 답답한 마음에 적막함을 이어갈 뿐이었다.




작가 김루찌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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