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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세명

시골 축구부의 내가 발롱도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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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세명
작품등록일 :
2020.08.03 14:57
최근연재일 :
2020.09.15 23:30
연재수 :
38 회
조회수 :
185,077
추천수 :
3,819
글자수 :
195,516

작성
20.08.20 23:30
조회
5,009
추천
89
글자
10쪽

11화 - 태림고

DUMMY

<11화 - 태림고>




최승룡을 스트라이커를 보조하는 역할로 쓰려는 성재민의 계획은 순탄하였다.

세트피스 훈련을 비롯한 속공, 지공 훈련에도 재민은 자신의 계획을 진행하였다.


재민이 공을 몰고 가다 일부러 세컨 볼을 만들어내 승룡이 처리하게끔 한다던가.

또는 침투 능력과 오프 더 볼 움직임이 그렇게 좋지 않은 승룡이 공을 몰면, 재민은 적진 깊숙이 침투하여 패스를 유도한다는 등.


─ 팡!


그러면 이렇게 여러명의 압박에 둘러싸인 최승룡은 어쩔 수 없이 패스를 찔러줄 수밖에 없다.

승룡의 높은 축구 지능에 이렇게 움직임이 좋은 자신에게 패스를 안 찔러 줄 수도 없을 것이라는 게 재민의 생각이었다.


─ 철썩!


"고오오오올-! 나이스 공격팀!"


승룡의 칼 같은 얼리 크로스를 받은 재민이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킨다.

자신이 어떻게든 수비수를 제치고 해결하고 싶었지만, 해주고의 수비수들의 강한 압박과 재민의 위치 선정은 승룡도 패스를 하게끔 하였다.


"제기랄."

"승룡아, 방금 패스 좋았어. 시야가 정말 넓구나?"


지금까지의 결과들, 그리고 주변 축구부원들의 이야기에 최승룡은 납득할 수 없었다.

분명 성재민이 뛰고 있는 저 자리는 본인의 자리인데, 자신은 후방에서 패스나 찔러주는 꼴이라니. 최승룡은 입술을 깨물었다.


팀에서 가장 많은 득점 찬스를 잡고 또한 가장 많은 득점을 해내는 포지션. 스트라이커.

최승룡은 그 포지션에 대한 자신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렇다면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자신이 2년 동안 어떻게 스트라이커로서 플레이했는지.


"야!! 발롱!!"


버럭 소리를 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는 성재민과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서있는 최승룡. 승룡은 재민에게 위협적이게 다가가 어깨를 툭 밀었다.


"내가 네 시다냐? 응?"

"그렇게 생각한 적 없습니다."

"됐고, 니 나랑 자리 바꿔. 알겠어?"


최근의 훈련들 속에서 승룡은 자신의 포지션이 애매모호해졌다는 것을 느꼈다.

최전방에서의 골사냥이 아닌 어중간한 공격 위치에서의 볼 배급 와 중거리슛.

사실 전부 성재민이 의도해낸 계획에 그렇게 된 것이지만...


─ 휘익!


휘슬소리와 시작되는 공격 상황에 대한 훈련. 자신의 원래 자리인 최전방으로 올라간 최승룡이 볼을 모는 성재민을 주시한다.

재민은 전방 압박을 벗겨내며 빠르게 볼을 몰고 빌드업을 시도하였다.

스트라이커 역할인 최승룡이 그 속도에 맞춰서 빈 공간으로 침투를 하여야 했지만.


─뻐엉!


수비가 텅텅 빈 공간으로 성재민이 빠르게 패스를 뿌렸지만, 승룡이 한 템포 늦으며 공격은 실패로 돌아갔다. 최승룡은 욕을 내뱉으며 모래바닥을 거칠게 찼다.


'바로 이게 승룡선배의 문제점이다. 자신을 향해 곧장 오는 공을 받고 개인기로 수비수를 제쳐내는 단조로움. 최전방의 공간인지를 못해서 스루패스나 역습에 대비를 전혀 못하고 있잖아.'


그 후로 몇 번이고 훈련을 반복하였지만, 최승룡은 자신이 성재민에게서 본 플레이를 해낼 수 없었다. 지공 상황에서 자신이 볼을 몰고 나가 수비수를 제쳐내고 몇 번 골을 넣는 것에는 성공하였지만, 갑작스러운 속공 상황이나 공간 창출 등에서는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씨발!!"


훈련이 종료되는 휘슬이 울리자 잔뜩 화가 나 욕을 내뱉는 최승룡. 입부한 후로 그렇게도 쉽게 느껴졌던 축구가 오늘은 그에게 무척이나 어렵게 느껴졌다.




***



축구부 훈련이 끝나고 하교를 하려는 재민을 누군가 불러 세웠다.

뒤를 돌아보니 막대사탕을 문 채 주머니에 손을 꽂고 있는 최승룡.


'금연한다더니.. 사탕으로 바뀌었냐...'


최승룡은 사탕을 와삭 깨물고 재민에게 다가왔다. 잔뜩 화난 표정으로.


"야 발롱도르. 네 새끼가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스트라이커는 내 자리야."


승룡의 말에 재민은 아버지 성대규가 해주곤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남자라면 언젠가 물러서지 않아야 할 순간이 온다라는 말씀.

재민은 승룡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여 말했다.


"선배도 아까 연습 때 보시지 않았습니까? 선배가 더 잘 느끼실 텐데요."

"뭐라고?"

"실력으로 승부 보죠. 모든 결정은 감독님이 내리실꺼니까요."

"이 개새끼가!!"


─턱!


최승룡이 성재민의 멱살을 잡았다. 한 손으로는 주먹을 쥐고는.

승룡의 분노로 떨리는 손이 피부를 타고 느껴졌다. 하지만 이건 엄연한 경쟁이다.

성재민은 최승룡 때문에 하고 싶은 축구를 하지 못한 적이 있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할 때의 기분은... 정말이지 더럽다. 하지만 이 것은 경쟁이다. 그리고 재민은 승룡처럼 비겁하게 무력으로 짓누를 생각은 없었다.


스윽.


성재민이 최승룡의 두 눈을 계속해서 똑바로 쳐다보자 놓이는 멱살.

승룡은 물고 있던 사탕을 바닥에 집어던지며 한마디를 툭 뱉고는 떠났다.


"꺼져."


그런 승룡의 뒷모습을 보며 재민은 생각했다. 실력으로 반드시 스트라이커의 자리를 쟁취해내고 말겠다고.



<퀘스트 발생>

퀘스트가 발생하였습니다.

(NEW!) 증명

에픽 퀘스트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스트라이커로서 입지를 굳히십시오.

스트라이커로 발탁되기 0/1

아래의 보상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1. 팀 내 입지 변화

2. 연계 퀘스트



***



늦은 오후, 집으로 돌아온 아들 성재민을 맞이하는 성대규.


"왔니?"

"다녀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가방을 집어던지고 시장에서 사 온 과일이나 닭고기 따위를 먹는다. 신기하게도 아들은 요즘따라 자신의 선수 시절과 비슷한 식단을 따르고 있었다.


'녀석.. 어디서 저런 걸 알아가지고..'


심지어 성대규가 농사지은 감자나 고구마의 무게를 잴 때 쓰는 저울을 이용하여 음식의 정량까지 맞춰 먹는다. 사실 아들은 성대규가 알래야 전혀 알 수가 없는 목소리가 하라는 대로 할 뿐이었다.


─50g 더.

'알겠어. 알겠다고.'

─탄수화물의 포도당은 최우선적인 에너지원으로 쓰이므로 신체활동에 꼭 필요한 에너지원입니다. 하지만 과다 섭취는 금물!

'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어. 대회에 맞춘 식단 맞지?'

─물론입니다. 탄수화물의 양을 서서히 늘리고 있습니다. 경기에서 짧은 순간에 폭발적인 에너지를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울에 밥그릇을 올렸다가 내리길 반복하는 아들의 뒷모습을 보며 성대규는 문득 생각에 잠겼다.


'내 아들 몸이 저렇게 좋았던가...?'



***



식사 후 조금의 휴식시간을 가진 성재민은 운동복차림으로 공과 물병, 그리고 손전등을 챙겨 다시 밖으로 나선다.

시간은 아직 6시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동네는 이미 껌껌했다.

작물들이 잘 자라지 못할까 봐 가로등을 전부 꺼놓기 때문이었다.


"자, 오늘도 시작해볼까?"

─가볍게 드리블부터!


집 뒤 언덕을 올라 대나무 숲에 도착한 성재민은 손전등을 켜놓고 여러 가지 드리블을 수행하였다. 일반적인 드리블부터 팬텀 드리블, 그리고 아버지에게서 카피한 드리블까지.


[드리블에 성공하였습니다.]

[드리블 100/100]


대나무 사이로 몇 번의 드리블을 성공시킨 성재민은 다시 공을 챙겨 대나무 숲을 지나 산을 뛰기 시작했다.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속도를 유지하며, 발 밑을 조심하며 몇십 분을 뛰었다. 다시 그의 앞에 생성되는 메시지 창.


[산악구보 일정치를 달성하였습니다.]

[산악구보 2.0km/2.0km]


숨을 고르며 도착한 산의 중턱. 두꺼운 나뭇가지의 껍질이 벗겨진 커다란 나무가 보였다. 재민은 풀쩍 뛰어올라 굳은살이 배긴 손으로 가지를 움켜잡았다.


"후욱! 후욱!"


광배근을 이용해 턱걸이를 해내는 재민. 온몸이 땀으로 젖어 옷을 벗자 드러나는 탄탄한 몸이 나왔다. 정해진 턱걸이의 개수를 수행하고 내려오자 그를 반기는 목소리.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퀘스트 완료>

(완료) 일일 기초 훈련

일일 반복 퀘스트

드리블 훈련 100/100

산악 구보 3.0km/3.0km

턱걸이 50/50

아래의 보상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

1. 근육량 증가

2. 폐활량 증가



"으차- 오늘도 끝났구나."

─꾸준히 잘 수행하고 있습니다.

"몸이 좀 불었나."


고개를 숙여 자신의 몸을 살펴보는 성재민. 언제 생겼는지 이제는 복근에 식스팩마저 생겼다. 빼빼 마른 정도는 아니었지만, 다소 슬림했던 그의 몸이 이제는 탄탄해져 있었다.


"체성분 체크를 해줘."

─체성분 체크 시작. 신장 174.2cm 몸무게 66.3kg 체지방률 11.4% 골격근량 33.4kg


일반인의 범주를 뛰어난 아마추어 운동선수급의 체성분. 그리고 운동을 한 뒤 이렇게 체성분 체크를 하는 것이 성재민의 일상이 되었다.


─ 시스템을 얻기 전인 36일 전보다 신장이 3cm 늘었고, 몸무게가 5kg 증가하였습니다.


성재민의 꾸준한 식단관리와 퀘스트를 통한 트레이닝을 통해 달성할 수 있는 결과였다.

직접 행동을 취하며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결과, 그에게 커다란 변화의 물결이 불어온 것이었다.


***


며칠 뒤, 예선전이 얼마 남지 않은 해주고의 운동장.

상대팀의 역습 상황에 대한 대비 훈련이 한창인 해주고 축구부원들.


─ 뻐엉!


"걷어내! 걷어내!"


라이트 윙어인 조우근이 높이 올려주는 공에 수비수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최승룡은 띄어준 공이 지면에 닿기 전에 발리슛을 때렸지만, 수비 측의 우태진이 온몸을 이용해 막아내었다.


"작년에 봤던 놈들도 아직도 있군."

"그러게, 새끼들 눈에 불을 켜고 열심히 하는구먼. 킥킥킥"


우태진에 몸에 튕겨 나온 세컨드 볼을 향해 최승룡이 빠르게 뛰었지만, 최승룡보다 먼저 볼에 도착해 수비수들을 제치고 골대 구석으로 휘감는 슈팅을 때리는 성재민.


─철썩!


재민이 골을 넣자 표정이 구겨지며 땅바닥을 차대는 승룡.

그리고 해주고 축구부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던 한 무리의 사내들은 담벼락에 모여 그 모습을 몰래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일행중 하나가 비열한 웃음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크크, 저 1학년 신입생 좀 하잖아?"


작가의말

작품에 나오는 지명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하며 허구임을 알립니다.

추천, 선호작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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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화 - 특훈 +10 20.08.18 5,379 98 12쪽
8 8화 - 특훈 +6 20.08.17 5,478 92 10쪽
7 7화 - 특훈 +9 20.08.16 6,070 95 9쪽
6 6화 - 특훈 +9 20.08.15 6,453 108 10쪽
5 5화 - 특훈 +7 20.08.14 6,748 116 12쪽
4 4화 - 벼락 +18 20.08.13 7,235 118 11쪽
3 3화 - 벼락 +9 20.08.12 7,630 136 12쪽
2 2화 - 벼락 +12 20.08.11 8,116 138 10쪽
1 1화 - 벼락 +13 20.08.10 9,998 13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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